종합(안작 1).jpg

호주 및 뉴질랜드 연합군으로 구성된 안작 부대의 갈리폴리 반도 상륙일(1915년 4월25일)을 기념하는 안작 데이(ANZAC Day)는 오늘날 전 세계 모든 전장에서 희생된 호주 참전 군인들을 추모하는 기념일로 자리 잡았다.


‘안작’의 유산은 고난의 시기에 서로를 돕는 ‘동료 의식’



오늘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호주 및 뉴질랜드 젊은이들로 급조된 안작 부대(Australian and New Zealand Army Corps) 군단이 터키 갈리폴리 반도(Gallipoli Peninsular)에 상륙한 지 꼬박 99년이 되는, 안작 데이(ANZAC Day)이다. 실패한 전쟁을 통해 오히려 호주인의 단결과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됐던 이 날은 오늘날 호주인들이 가장 의미를 두는 국가 기념일이기도 하다. 안작 데이를 맞아 ‘안작’ 관련 몇 가지를 짚어본다.



■ 안작의 뜻은...


안작(ANZAC)은 ‘Australian and New Zealand Army Corps’의 머리글자를 따 붙인 명칭으로 호주 및 뉴질랜드 육군 군단을 뜻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짧은 시간, 영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에 이름을 남긴 ‘안작’은 이후 호주 군인은 물론 국민들의 자부심이 되고 있다.



■ 안작 데이는 무슨 날...


호주 및 뉴질랜드 군인들로 구성된 ‘안작 부대’가 영국군 사령부의 요청에 따라 터키 갈리폴리 반도(Gallipoli Peninsular) 반도에 상륙한 날(1915년 4월25일)을 기념한다. 호주는 영국 식민지 시절(1901년 호주 연방이 구성되기 이전)부터 전 세계 주요 전쟁에 참전해 왔으며, 뉴질랜드와 연합군을 구성해 작전에 참전한 것은 처음이다.



■ 호주인들에게 안작 데이가 주는 특별한 의미는...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당시 호주는 연방국가로 출발한 지 13년에 불과했다. 호주의 연방 정부는 전 세계 국가들에게 ‘호주’라는 이름을 확고히 하고자 했다. 이런 즈음, 영국-프랑스 연합군으로부터 지원 요청이 접수됐다. 이전부터 영국 왕실에 대한 충성도가 높았던 호주는 뉴질랜드 군과 함께 안작 부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이 부대는 이번부터 훈련되어 온 직업 군인들이 아니라 급조된 군단으로, 제대로 된 훈련 기회도 없이 이집트를 거쳐 연합군의 요청에 따라 터키 갈리폴리 반도에 투입됐다. 안작 부대에 떨어진 명령은 독일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 터키 군이 지키는 이 반도를 차지하는 것이었다.


영국-프랑스 연합군의 지원부대로 참전한 안작은 갈리폴리에서 독립된 작전구역을 할당받았다. 하지만 이 작전은 본래 영국 사령부의 무모한 작전이었다. 거의 절벽으로 이루어진 갈리폴리 반도의 산꼭대기에는 이미 터키군의 위력적인 화포가 준비되어 있었다. 참호 하나 없는 이 반도를 올라 터키 방어군을 제압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명령에 따라 상륙작전을 개시한 안작 부대는 적의 화력에 무수히 목숨을 잃었다. 8개월여에 걸친 작전 수행 기간 동안 호주 군은 무려 8천명이 전사했으며 부상자도 엄청났다. 이 전쟁 소식은 호주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영국군 사령부의 잘못된 작전 계획으로 젊은이들이 희생되자 영국을 모국으로 생각했던 호주인들 사이에 강한 국가 정체성이 싹트기 시작했다.


뿐 아니라 8개월여의 전투에서 안작부대 군인들 간에 싹튼 진한 전우애는 죄수 유배시절부터 이어온 동료의식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작전은 실패했고 안작 부대는 갈리폴리에서 철수했다. 실패한 작전, 참해한 전쟁이지만 이를 통해 호주는 고난의 시기에 서로를 돕는 진한 동료의식(Mateship)을 키우게 됐고, 이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오는 안작의 전통이며 또한 호주인들에게 남긴 정신적 유산이기도 하다.



■ 안작 데이 기념행사는...


안작 부대가 갈리폴리 반도에 상륙한 4월25일은 작전 이듬해인 1916년 공식적으로 ‘Anzac Day’로 명명됐고 런던시가지 행진, 이집트 호주군 캠프에서의 행사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개최되기 시작했다. 1916년 런던에서 최초로 안작 부대 시가 행진이 열리자 영국의 한 일간지는 갈리폴리에서의 안작 부대의 용맹성을 인정, ‘갈리폴리의 기사들’(the knights of Gallipoli)이라는 제목을 달기도 했다. 호주에서도 부상을 입고 귀국한 참전 군인들을 선두로 퍼레이드를 시작했고, 또한 군인 모집을 비롯해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고취하는 행사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20년, 안작 데이는 비단 제1차 세계대전에 뉴질랜드 연합군과 함께 참석한 전쟁 기념에서, 나아가 이전까지 호주가 참전한 모든 전쟁에서 희생된 6만여 호주 군인들을 기리는 국가 현충일로 의미가 확대됐다.


이어 1927년 호주의 모든 주(state)에서 안작 데이를 공휴일로 선포했으며, 오늘날과 같은 안작 데이 기념행사(집회, 도심 퍼레이드, 희생자 추도식 등)는 1930년대 중반 굳어졌다.



자료 소스 : Australian War Memorial(www.awm.gov.au/commemoration/anzac-day/)


정리 :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77 호주 호주 젊은층에서 불법 ‘아이스’ 복용 크게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16.03.03.
576 호주 AFP, 향후 10년 내 경찰 인력 절반 ‘여성’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16.03.03.
575 호주 고령자 케어-보건 분야, 향후 새 직업군 창출 예상 file 호주한국신문 16.03.03.
574 호주 시드니 부동산 시장 둔화, “성급한 전망이었다” file 호주한국신문 16.03.03.
573 호주 “호주인들, 비만 관련해 탄산음료 업계에 불만 제기 필요...” file 호주한국신문 16.03.03.
572 호주 주말 시드니 경매, 일부 지역 낙찰가 폭등 file 호주한국신문 16.03.03.
571 호주 호주 프리랜서 보도사진가, ‘세계 보도사진 대전’ 대상 file 호주한국신문 16.02.25.
570 호주 “100달러 고액권, 범죄자들의 탈세로 이용...” file 호주한국신문 16.02.25.
569 호주 동성애자 탄압... NSW 정부, 38년만에 공식 사과 file 호주한국신문 16.02.25.
568 호주 ‘앵무새 죽이기’ 저자 하퍼 리, 89세로 타계 file 호주한국신문 16.02.25.
567 호주 ‘Sydney, 1788-2014, Taken before its time’ file 호주한국신문 16.02.25.
566 호주 “시드니 ‘Lockout Laws’, ‘라이브 업소’에도 타격” file 호주한국신문 16.02.25.
565 호주 호주 젊은이들에게 ‘평생 직업’ 개념 사라져... file 호주한국신문 16.02.25.
564 호주 “새 슈퍼감염 모기, ‘지카’ 바이러스 치료에 도움...” file 호주한국신문 16.02.25.
563 호주 수천의 저소득 가정, 원활한 인터넷 사용 어려움 file 호주한국신문 16.02.25.
562 호주 시드니 마약 조직, 하루 120명에 마약 판매 file 호주한국신문 16.02.25.
561 호주 전문가들, “시드니는 여전히 좋은 부동산 투자 지역” file 호주한국신문 16.02.25.
560 호주 NSW 아핀 로드(Appin Road), 호주 최악의 위험도로?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8.
559 호주 호주 인구 빠르게 늘어, 16일 새벽 2400만 명 돌파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8.
558 호주 연립 여당 지지도 ‘시들’, 말콤 턴불 인기도 식어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8.
557 호주 시드니 경기 호황, 호주 국가 경제 선도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8.
556 호주 호주 국민당, 바나비 조이스 의원 새 대표 선출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8.
555 호주 과격 테러리스트 샤로프 아내, 시리아서 사망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8.
554 호주 불법 마약 ‘택배’로 2주 만에 15만 달러 챙겨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8.
553 호주 NSW 노동당 의원, ‘Lockout Laws’ 재고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8.
552 호주 야데나 쿠룰카, 올해 ‘Blake Art Prize’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8.
551 호주 무서운 10대들, 대낮 길거리서 패싸움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8.
550 호주 ABS, 올 8월 센서스에 지역사회 협조 당부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8.
549 호주 시드니 주택가격 고공행진 이어가... 3침실 주택 150만 달러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8.
548 호주 호주 현지인들도 잘 모르는 시드니 하버의 섬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1.
547 호주 시드니 억만장자(super-rich)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1.
546 호주 “시드니 야간경제 몰락, ‘새 음주법’ 때문이다”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1.
545 호주 “교육 부문에서 우리 사회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1.
544 호주 정부의 세제개혁, 어디로 가나...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1.
543 호주 “높은 주택 임대료, 심한 ‘스트레스’ 수준...”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1.
542 호주 NSW 의회, “원주민 ‘잃어버린 세대’에 보상 이뤄져야...”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1.
541 호주 늦은 밤 호텔에 또 무장 강도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1.
540 호주 경기회복 조짐? 지난 1월 구직광고 1%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1.
539 호주 알 카에다에 납치, 조설린 엘리엇 여사 풀려나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1.
538 호주 NSW 주 상어위험 대처 프로그램, 실효성 ‘의문’?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1.
537 호주 시드니 경매 낙찰률, 지난해 봄 시즌 이후 최고치 file 호주한국신문 16.02.11.
536 호주 Best experiences in Australia: The things we do better than anywhere else file 호주한국신문 16.02.04.
535 호주 시드니, 주요 도시 중 소득 불평등 가장 심각 file 호주한국신문 16.02.04.
534 호주 호주인 정서, “아직은 군주제 지지 우세하다” file 호주한국신문 16.02.04.
533 호주 NSW 베어드 주 수상, GST 관련 새 제안 내놔 file 호주한국신문 16.02.04.
532 호주 ‘Lockout Laws’, 시드니 도심, ‘고스트 타운’ 되나... file 호주한국신문 16.02.04.
531 호주 패리 오키든, 드러나지 않았던 호주 최고의 부자 file 호주한국신문 16.02.04.
530 호주 스트라스필드 횡단보도서 젊은 대학생 숨져 file 호주한국신문 16.02.04.
529 호주 강풍에 지붕 날아간 아파트... 황당, 분통 file 호주한국신문 16.02.04.
528 호주 멜번 경매 시장, 올해에도 호황 이어갈 듯 file 호주한국신문 16.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