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여성 의식 1).jpg

호주인의 삶과 다양한 의식을 알아보는 올해 'Australia Talks National Survey'에서 여성들의 결혼관을 알아본 결과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있어 결혼이 필수라는 의식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Pexels

 

 

파트너와의 관계-주택소유 등 젊은 여성들, 다른 미래 꿈꾼다

 

자신타 그레고리(Jacinta Gregory)씨는 자신이 결혼을 원하는 것인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 하지만 결혼을 하는 순간, 자신의 삶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는 알고 있다.

 

“내가 결혼을 한다고 고려하거나 한 여성이 결혼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버지가 거기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 정말 슬퍼진다”는 그녀는 “왜냐하면, 그(파트너 내 아버지처럼)는 그러지 않을 테니까”라는 것이다.

 

이어 그녀는 “그는(파트너는) 내가 있어도, 또 내가 없어도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결국 그는 (남편이나 파트너로서의) 자리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결혼 후) 사이가 틀어진다 해도 여전히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관계이고 내 삶의 큰 부분이기에 슬프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말하는 그레고리씨는 결혼이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라고 생각하는 많은 여성 중 한 명이다.

오스트레일리아 토크스 내셔널 서베이(Australia Talks National Survey, 매년 시행하는 이 조사는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실시되지 않았다, 이하 서베이)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1년 사이, 결혼이 낡은 제도라고 생각하는 18-29세 사이 여성은 11%포인트가 증가했다.

 

해당 연령대의 여성 중 43%가 결혼을 구시대의 제도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2019년 조사 결과 32%에서 크게 높아진 비율이다.

 

시드니 남서부, 캠벨타운(Campbelltown)에 거주하는 그레고리씨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우리가 기독교인이 되기를 원했다”는 그녀는 “결혼 전 성관계는 원치 않았으며 가톨릭의 가르침대로 관계를 가질 것을 원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녀가 상상하는 미래는 그것과 매우 다르다. 여기에는 많은 여성들처럼 그녀가 주택 소유에 관여하지 않는 생활 방식도 포함된다.

 

실제로 18-24세 젊은이들의 74%는 주택을 소유하는 것이 더 이상 필수사항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 수치는 젊은 여성들에게서 더욱 높아 무려 82%에 이른다.

 

가격이 크게 치솟은 시드니의 주택시장에서 소외되어 있는 것이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지금은 마음을 비웠다는 그레고리씨는 현재 ‘세상에서 가장 친한 두 명의 다른 여성’과 함께 살고 있다.

 

“우리는 서로를 아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그녀는 “플라톤적 우정이지만 서로에 대한 많은 사랑과 헌신으로 인해 낭만적인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결혼에 대한 생각, 변하고 있다

 

근래 들어 호주 젊은 여성들 사이에 결혼이라는 제도가 구식이라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지만 서베이 응답자의 절반(51%)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또 18-24세 계층에서의 같은 응답은 38%였으며 18%는 ‘모르겠다’는 답변이었다.

 

종합(여성 의식 2).jpg

올해 'Australia Talks National Survey' 결과를 보면 2019년에서 2021년 사이, 결혼이 낡은 제도라고 생각하는 18-29세 사이 여성은 11%포인트가 증가했다. 해당 연령대의 여성 중 43%가 결혼을 구시대의 제도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2019년 조사 결과 32%에서 크게 높아진 비율이다. 사진 : Pixabay / 5688709

 

멜번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변호사 마니 카우르 버마(Mannie Kaur Verma)씨는 부모가 원하지 않더라도 좋은 파트너를 만나면 결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왔다.

 

그녀는 “엄격한 집안에서 남자와 데이트 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고 23세 또는 25세 등 특정 연령이 되었을 때에야 데이트를 하거나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허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21세 때 좋은 파트너를 만났고, 주저 없이 결혼을 했다. 당시 그녀의 부모는 딸이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했고 심지어 친척 가운데는 반대 의사로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버마씨는 “나이가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것(결혼)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고 책임질 자세가 되었다면, 그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결혼과 함께 어린(?) 나이에 또 하나의 중요한 결정을 내렸고, 이제 28세인 지금,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그녀는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젊은이들에게 있어 결혼과 자녀를 갖는다는 것이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파트너를 돕는 가족의 지원을 인정했다.

 

첫 딸을 출산했을 때 버마씨는 해외에 있는 파트너의 부모에게 호주로 들어와 함께 살자고 요청했다. 그녀는 “이제 우리는 그들(남편의 부모) 없이 사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어린 아이를 차일드케어 센터에 맡기는 것은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그녀는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가족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직장 일에도 큰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마씨는 다른 사람들이 결혼을 선택하지 않거나 가정을 꾸리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전적으로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어린 나이에 결혼을 결정한 것은 이후 자녀를 갖기로 한 것에서도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직장이나 내 삶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제 마음에는 언제나 ‘내 아이들이 이것을 어떻게 생각할까’ 또는 ‘아이들에게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자녀를 갖는 것에서도

이전과 다른 의식 드러나

 

니나(가명)라는 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관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중국계 이민자 자녀인 그녀는 “자신의 뿌리에 가까운 것을 좋아한다”면서 “이 막연한 전통주의는 또한 성별이나 가족 같은 것에 대한 전통주의와 같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성을 만나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대학에 입학한 뒤에는 여러 파트너와 만나 데이트를 시작했고 관계를 갖기도 했다. 당시 그녀는 여전히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종합(여성 의식 3).jpg

여성의 74%는 자녀를 갖는 것이 삶의 성취감을 찾는 데 필수적이라 생각하지만 남성은 48%만이 그런 견해를 보였다. 사진 : Pixabay / neildodhia

 

“그 부분(파트너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다지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는 니나씨는 “아마도 그런 것들은 제 나이에 겪는 경험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한 명의 파트너와 만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또한 가정을 꾸리는 것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지만 현재는 둘 모두 망설이고 있다.

 

올해 서베이 결과 여성의 74%는 자녀를 갖는 것이 삶의 성취감을 찾는 데 필수적이라 생각하지만 남성은 48%만이 그런 견해를 보였다.

 

니나씨는 한 남성을 선택해 결혼을 하거나 자녀를 갖는 일 중 둘 모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어머니에게 이야기하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와 그녀의 형제 모두 결혼하여 자녀를 낳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니나씨는 “아이를 가진 많은 여성들을 보며, 또 육아가 그녀의 온전한 일인 것처럼 느껴질 때, 그것 자체가 두렵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여성 의식 1).jpg (File Size:66.3KB/Download:19)
  2. 종합(여성 의식 2).jpg (File Size:86.6KB/Download:12)
  3. 종합(여성 의식 3).jpg (File Size:111.0KB/Download:18)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051 호주 The British Monarchy- 치명적 질환에 시달렸던 역대 군주들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50 호주 ‘Hi Mum’ 문자 메시지 피해 사례 급증... 지원단체, “손실 규모 빙산의 일각”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49 호주 호주의 대표적 공화제 전환 운동그룹, ‘헌법 개정’ 캠페인 전개 의사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48 호주 NSW 정부, 공공부문 직원에 연간 20일의 가정폭력 유급 휴가 제공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47 호주 NSW ‘Childcare’ 비용, 보다 저렴해질 듯... 주 정부, 관련 법안 상정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46 호주 부동산 시장 침체라지만... 시드니 주택 60% 이상, 10년 사이 가격은 두 배 뛰어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45 호주 NSW ‘Surf Life Saving’ 봉사자들, 주 전역 해변에서 ‘안전’ 활동 개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44 호주 60만 달러 미만 가격으로 ‘sea change’가 가능한 해안 타운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9.
6043 호주 세계보건기구의 COVID-19 분석, “아직은 아니지만 끝이 보인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42 호주 “COVID-19 감염, 다른 전염병 감염 위험 초래하는 면역체계 변화 시사...”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41 호주 The British Monarchy- 영국 왕실에서 가장 불운했던 이름, ‘King Charles’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40 호주 The British Monarchy- 엘리자베스 2세의 죽음, 왕실의 꿀벌에게도 ‘직접’ 알렸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9 호주 각 카테고리 영주비자 신청인들, “처리 과정이 복잡하고 자의적이다” 호소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8 호주 줄리아 길라드 전 총리, “군주의 죽음은 호주 헌법 검토할 좋은 순간 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7 호주 방역을 위한 ‘봉쇄’, 운전습관에도 영향... 도로교통 사망자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6 호주 타스마니아 자유당 정부, ‘포커머신 사전 손실 한도 설정 계획’ 발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5 호주 각 기업의 ‘구인광고’에 제시된 급여, 지난 7월까지 전년대비 4.1%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4 호주 일자리 붐, 고용 호황 속에서도 8월 실업률은 3.4%에서 3.5%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3 호주 “기준금리 추가 인상 있을 터이지만, 상승 속도는 점차 줄어들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2 호주 NSW 주 정부, ‘Queen Elizabeth II’ 이름의 새 공공광장 조성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1 호주 NSW 주, 기차-버스 등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30 호주 “암 학자들의 하루 한 잔 이상의 차, 사망 위험 낮추는 것과 연관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9.21.
6029 호주 Queen Elizabeth II's Death- 여왕의 서거가 호주에 의미하는 것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8 호주 Queen Elizabeth II's Death- 여왕 등장하는 호주 화폐는 어떻게 되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7 호주 Queen Elizabeth II's Death- 9월 22일, 여왕 서거 추모하는 일회성 공휴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6 호주 Queen Elizabeth II's Death- 왕위 승계 1순위 찰스, 영국 국왕으로 공식 선포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5 호주 연방정부 이민 시스템 변경... 논란 많았던 ‘투자자 비자’ 취소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4 호주 ‘pandemic migration’... “지방 지역에 문화충돌-계급격차 발생시켰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3 호주 ‘악수와 포옹’, 다시 일상적 행동이 되고 있지만... 준비는 된 것일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2 호주 시드니 중간 가격 이하인 100만 달러로 어떤 유형의 주택 구입 가능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1 호주 노동당 정부의 기후 관련 정책... ‘탄소배출 43%’ 목표, ‘법’으로 명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20 호주 국내선 항공기 탑승시 마스크 의무 해제, 감염자 격리도 7일에서 5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15.
6019 호주 고령 및 장애연금-간병인, 2주에 $30.90(독신)-$58.80(부부) 수당 올려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8 호주 Jobs Summit 2022- 숙련기술 인력 부족 문제 위해 이민자 상한선, 크게 확대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7 호주 Jobs Summit 2022- 팬데믹 이후 성별 임금격차 다시 확대...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6 호주 RBA, 5개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1994년 이래 가장 공격적 조치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5 호주 호주의 계절 상식- 봄은 언제 시작되고 날씨가 따뜻해지는 시점은 언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4 호주 호주인들, 정크푸드-알코올-도박-담배 등의 TV 광고에 ‘압도적 반대’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3 호주 각 산업 부문서 확산되는 인공지능 및 자동화... 여성 일자리, 빠르게 대체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2 호주 공권력 남용? 전염병 대유행 후 NSW 주에서 ‘알몸 검색’ 4,500건 이상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1 호주 휴가용 주택 수요는 여전히 강세... 5년 사이 최고 가격 상승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10 호주 연방정부의 연금 인상과 함께 NSW 주 정부도 ‘생활비 절감 혜택’ 제공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09 호주 “한줌의 땅콩, 체중감소-혈압 저하-심장 건강 유지에 도움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8.
6008 호주 COVID-19는 언제, 어떻게 종식될까... 최상-최악의 시나리오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
6007 호주 앤서니 알바니스 총리의 높은 대중적 지지도, 정점에 도달한 것일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
6006 호주 “가계비 절감을 위한 70억 달러 규모 지원, 적극 활용하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
6005 호주 2022년 들어 현재까지 전 세계 COVID-19 사망자 100만 명 넘어서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
6004 호주 NSW 주 지방의 ‘100만 달러 클럽’ 지역 늘어, 일부는 시드니 가격 능가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
6003 호주 11월부터 ‘1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 금지’... NSW 정부, 사전 지원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
6002 호주 멜번 외곽 교외지역 신규 주택 블록, 이전 규모에 비해 더 작아져 file 호주한국신문 22.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