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jpg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해외여행이 금지된 가운데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 각 지역 여행자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WA 주 먼 북부, 브룸(Broome)에 있는 케이블 비치(Cable Beach)의 낙타 여행. 사진 : 호주 관광청(Tourism Australia)

 

해외여행 제한 속, 지역 관광 회복 조짐... 업체들, 올 여름시즌 ‘기대’

 

서부호주 브룸(Broome, Western Australia)에서 여행자 대상 관광 공원을 운영하는 발레리 더글러스(Valerie Douglas)씨는 요즘 ‘행복한 비명’을 내고 있다. 지난여름 산불과 올 들어 확산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 인적이 끊겼던 그녀의 공원에 근래 여행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때문이다. 더글러스씨는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없다”며 여행자 방문을 반겼다.

서부호주(WA) 주도인 퍼스(Perth)에서 북쪽으로 1천700킬로미터 거리, 킴벌리 지역(Kimberley region)의 서쪽 해안 타운인 브룸(Broome)은 WA 북부의 대표적 휴양지이며 호주 진주(pearl) 산업을 이끄는 작은 도시이다. ‘인도양을 바라보는 비밀 휴양지’라는 명성의 브룸은 강한 햇살이 만들어내는 대지와 바다의 짙은 색상으로 여행자를 매혹시키며, 케이블 비치(Cable Beach)의 석양은 브룸을 소개하는 데 있어 빠뜨릴 수 없는 명소이다.

특히 브룸은 은퇴 이후의 삶을 즐기는 호주의 ‘그레이 노마드’(Grey Nomad)들이 캐러밴을 끌고 ‘한 번 정도는’ 지나치는 곳으로, 성수기(6월에서 8월 사이)가 되면 인구 1만4천 명의 이 도시에 월 평균 5만 명 가까운 여행자(절반 이상이 그레이 노마드들)들이 밀려든다.

 

7-2.jpg

브룸에 자리한 ‘Malcolm Douglas Crocodile Park’의 악어들(사진). 악어와 함께 호주의 야생동물을 볼 수 있는 이 공원은 7월 스쿨 홀리데이 기간 동안 방문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사진 : Malcolm Douglas Crocodile Park

 

브룸에 자리한 ‘Malcolm Douglas Crocodile Park’ 소유자인 더글러스씨는 최근 자신의 악어 공원을 찾은 엄청난 수의 여행자들에 대해 “경이스럽다”고 표현했다.

그녀는 이어 “서부호주의 두 번째 스쿨 홀리데이는 7월로, 이 시기에 부름 방문자가 크게 증가한 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면서 “발리(Bali)로 떠나는 여행자들이 브룸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악어공원 방문자들에 대해 설명하느라 자신은 물론 안내원들 모두 목소리가 쉴 정도였다”는 더글러스씨는 “지난 10여일 동안 저녁으로 간단한 토스트만 먹어야 했다”며 여행자들로 인해 바쁘게 보내던 시간을 떠올렸다.

그녀의 말대로 브룸의 숙박업소들도 스콜 홀리데이 기간, 빈 방이 없을 정도였으며 지역 레스토랑 또한 고객들로 북적였다.

 

WA 전역서 여행자 늘어

 

최근 서부호주(WA) 각 지역의 국내 여행자 증가는 비단 브룸에서 뿐만이 아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스스로를 격리시켜야 했던 이들이 ‘아웃백 종족’으로서의 본성(?)을 드러낸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에디 로이드(Eddie Lloyd)씨는 지난 3월 서부호주 전역을 둘러보는 장거리 여행을 마친 뒤 퍼스(Perth) 남쪽의 해안도시 뷔셀턴(Busselton)에서 다시 북쪽으로 향해 브룸 남쪽 필바라 지역(Pilbara region)의 항구도시 카라타(Karratha)에서 캠핑을 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필바라 주변 지역을 돌며 이전에 가보지 못했던 곳을 꼼꼼하게 들러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7-3.jpg

최근 브룸(Broome)을 찾는 여행자들이 늘어난 데 대해 관광업 관계자들은 해외여행이 금지되면서 스콜 홀리데이 기간에 발리(Bali)를 찾던 이들이 브룸으로 발길을 돌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저녁 무렵의 케이블 비치. 사진 : Viator

 

‘필바라 관광협회’(Pilbara Tourism Association) 배리 해리슨(Barry Harrison) 회장은 매일 수백 명의 여행자들이 ‘카라타 여행자 정보센터’(Karratha Visitor Center)를 거쳐간다“고 말했다.

브룸의 더글러스씨처럼 해리슨씨 또한 근래 들어 여행자들이 크게 증가했음을 실감하고 있다. 그는 “아마도 내가 파악한 것보다 더 많은 여행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향했을 것”이라며 “한 여행자로부터 ‘코랄 베이(Coral Bay)의 캐러밴 파크가 2시간 만에 100여 대의 캐러밴으로 가득 차는 것을 보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서부호주 관광업체들,

예년의 7월에 비해 바쁜 시기 보내

 

겨울시즌이지만 여행자들은 호주의 남부 지역 여행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퍼스에 거주하는 미키 워커(Miki Walker)씨는 최근 남부호주 해안가의 작은 타운 월풀(Walpole)에서 휴가를 보냈다. 그녀는 “주 경계 봉쇄가 완전히 개방되지 않은 상태여서 서부호주 주 내에서 시간을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7-4.jpg

‘필바라 관광협회’(Pilbara Tourism Association)에 따르면 올 두 번째 스쿨 홀리데이 기간, 필바라 지역 방문자는 두드러진 증가를 보였다. 사진은 필바라 지역, 붉은 황토 사막에 핀 야생화. 사진 : Australia Northwest 관광국

 

월풀에서 여행자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제이슨 칼레야(Jason Calleja)씨는 주 경계가 봉쇄된 이후 여행자들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월풀은 인근에 ‘Valley of the Giant Tree Top Walk’가 있는 서부호주의 관광 명소 중 하나로, 칼레야씨에 따르면 이번 겨울 시즌 방문자는 다른 해의 같은 시기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었다.

월풀에서 멀지 않은 해안도시 알바니(Albany)의 여행자 정보센터(Albany Visitor Centre)는 이번 스쿨 홀리데이 기간, 숙박업소 예약이 284%나 증가했다.

 

지역 관광관련 업체들,

운영상의 어려움 지속돼

 

올 두 번째 스쿨 홀리데이 기간 동안, 서부호주 각 지역은 많은 여행자의 방문을 받았지만 먼 북부 지역은 여전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7-5.jpg

WA 주 남부 해안, 월풀(Walpole) 인근의 관광명소인 Valley of the Giant Tree Top Walk. 인구 400여 명의 작은 타운 월풀은 7월 스쿨 홀리데이 기간 동안 평소의 10배 많은 여행자들이 방문했다. 사진 : WA Parks and Wildlife Service

 

WA 최북단, 노던 테러토리(Northern Territory)와 경계 지점에 위치한 이스트 킴벌리(East Kimberley)는 NT 주 여행자들의 방문이 많은 곳이며, 다른 주에서 온 방문자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남부 지역이 서서히 증가하는 여행자들로 힘을 받고 있지만 이스트 킴벌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관광업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브룸의 악어 공원 운영자 더글러스씨는 최근 몇 주 동안 상당수의 관광객을 맞았지만 그녀의 사업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녀는 “우리는 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면서 “모든 것이 정상화되면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지역 관광업 전망은

 

WA 남부 지역 관광지 숙박업소들은 올 여름시즌을 앞두고 여행자들의 예약이 늘고 있다.

월풀의 사업자 칼레야씨는 올 하반기 성수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현재 서서히 증가하는 여행자,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의 정신적 위축을 이겨낸 사람들의 태도를 보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여행자 증가를 보다 분명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7-6.jpg

공원을 방문한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Malcolm Douglas Crocodile Park’ 소유자 발레리 더글러스(Valerie Douglas)씨. 그녀는 지난여름 산불과 이어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6개월 이상 문을 닫다시피 했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지역 관광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 : ABC 방송

 

브룸의 더글러스씨도 스쿨 홀리데이 이후에는 ‘그레이 노마드’(grey nomad. 은퇴 이후 캐러밴, 캠퍼밴을 끌고 전국을 여행하는 사람들)들이 브룸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9월 스쿨 홀리데이 시기에 또 한 번 많은 방문자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여름 산불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6개월 이상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는 그녀는 “예비 재정이 있어 버텼지만 이제는 준비된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더글러스씨는 이어 “내년 겨울시즌, 우리와 같은 관광업체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이들이 비즈니스를 계속하게 될런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

 

  • |
  1. 7-1.jpg (File Size:60.2KB/Download:27)
  2. 7-2.jpg (File Size:150.6KB/Download:21)
  3. 7-3.jpg (File Size:69.8KB/Download:24)
  4. 7-4.jpg (File Size:81.9KB/Download:22)
  5. 7-5.jpg (File Size:123.7KB/Download:20)
  6. 7-6.jpg (File Size:102.3KB/Download:22)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751 호주 높은 기준금리-인플레이션 상황 속, 일부 교외지역 주택가격 크게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50 호주 호주 여성들, 나이 많아지면서 남성 비해 주거용 부동산 소유 더 많아지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9 호주 가을 자동차 여행... 경험자들이 꼽은 ‘Best road trips around NSW’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8 호주 ‘multiple jobs’ 근로자 확대, 지난해 마지막 분기에만 1.4%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7 호주 NSW 대다수 유권자들, Chris Minns 정부의 ‘고밀도 주택정책’ 지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6 호주 매일 9,000보 이상 걷기... 질병으로부터의 구체적인 ‘효과’ 밝혀져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5 호주 NSW 자유당 청년 조직 ‘Young Libs’, 노동당 주택정책 ‘지지’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4 호주 “새로운 AI 기술 관련 규제 위해 불필요하게 시간 낭비할 필요 없을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3 호주 빅토리아 ‘Division of Dunkley’ 보궐선거, 노동당 의석 유지되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42 호주 NSW 주 상위 학업성적 학교들의 교습 방식은 ‘explicit instruction’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41 호주 시드니 제2공항 인근 Leppington, 2018년 이후 주택가격 ‘최다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40 호주 지난해 11월 이후의 기준금리, 이달 셋째 주에 변동여부 확인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9 호주 주택부족-임대위기 지속되자 ‘투자용’ 부동산 구입자들, 다시 시장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8 호주 올해 ‘Melbourne Art Fair’, 경기침체 따른 예술품 시장 영향 드러내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7 호주 공립학교 학부모 연 평균 부담금 357달러, 사립은 평균 1만3,000달러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6 호주 올해 ‘Stella Prize’ 후보에 작가 캐서린 바본-케이트 밀덴홀 등 포함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5 호주 올 1월 인플레이션, 대다수 경제학자들 반등 기대치보다 낮게 ‘유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4 호주 호주 전 산업 부문에서 성별 임금격차 ‘뚜렷’... 해결 위한 조치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3 호주 NSW 주 집권 노동당의 유권자 지지도, 정부 구성 1년 만에 야당에 ‘역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2 호주 호주의 에어비앤비 숙소, ‘주택부족’ 문제에 미치는 영향 “크지 않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1 호주 의약품 규제 당국, 자궁내막증 치료 위한 신약 ‘승인’... 13년 만의 추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0 호주 연방정부, 5월 예산안 이후 ‘HECS 상환액 계산방식 변경 계획’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9 호주 호주 실질임금, 거의 3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 인플레이션 수치 앞질러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8 호주 “120만 채 주택건설? 연방정부, 주-테러토리에 대대적 조치 필요하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7 호주 NSW-빅토리아 주 소재 5개 사립학교, 학교 시설에 ‘막대한 자금’ 투자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6 호주 “첫 주택구입자들, 뒷마당 있는 단독주택 구입 더욱 어려워졌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5 호주 학생비자 승인 급락, “정부가 ‘교육 목적지로서의 명성’ 위험에 빠뜨린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4 호주 호주 어린이 3분의 1, “학교에서 ‘능숙한 읽기’ 배우지 못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3 호주 Political leadership... 연립 야당, 2022년 선거 이후 처음으로 노동당 앞서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2 호주 각 대학들, ‘캠퍼스 내 성폭력 방지’ 계획으로 ‘국가적 행동강령’ 적용 받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1 호주 흡연자는 실직 상태 또는 정신건강 이상?... “일반적 통념, 잘못됐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0 호주 “호주 유입 해외 이민자들 ‘지역경제 활성화-임금상승 효과’ 가져와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9 호주 유학생 비자승인 제한 관련 호주 주요 대학들, 연방 이민정책에 반기?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8 호주 실질적 호주 최고 권력자 ‘Prime Minister’의 배우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7 호주 앤서니 알바니스 총리-조디 헤이든 여사, SNS 통해 ‘깜짝’ 결혼계획 내놔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6 호주 높은 인플레이션-금리 상승에서도 NSW 경제, 일자리 생성 계속됐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5 호주 시드니 CBD 반경 10km 이내, 주택 구입 ‘most affordable suburbs’는...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4 호주 시드니 학부모들, 가계재정 압박-사립학교 학비 인상에도 불구하고...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3 호주 “올해 1월 들어 일자리 거의 추가되지 않았다”... 실업률, 4% 넘어서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2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시, 1천 명 이상의 새 ‘호주 시민’ 받아들여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1 호주 상당수 국민들 ‘주택부족-임대위기’로 고통 받는데... 의원들은 부동산 투자?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10 호주 지난 5년 사이 시드니에서 건설된 아파트, ‘3개 층만 더 높았더라면...’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9 호주 중앙은행, 생활비 압박에 허덕이는 가계에 ‘이자율 인하 희망’ 제공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8 호주 NSW 정부의 유료도로 통행료 환급 대상 운전자들, “지금 청구하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7 호주 경매 통해 주택을 매매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6 호주 오늘날 우리는 왜 ‘아름다움=고결, 추함=고쳐야 할 문제’로 인식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5 호주 도미닉 페로테트 전 NSW 주 총리, ‘negative gearing’ 검토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4 호주 미성년자 음주 관련 조사, “절반은 부모에게서 알코올 제공받았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3 호주 호주 내 해외유학생 수치, 기록적 감소... 학생비자 승인 20% 줄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2 호주 수백 만 명의 주택 소유자, 가격 상승으로 올 1월에만 약 3천 달러 수익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