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jpg

기침이나 재채기에서 나오는 액체 기포들로 인한 전파에 대해서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물체의 표면을 접촉함으로써 감염될 위험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사진 : Unsplash

 

“물체 표면 접촉을 통한 감염 가능성, 명확한 증거 없지만 위험은 있다”

 

공기 중의 바이러스 전파를 통해? 아니면 사람들이 자주 접촉하는 물체의 표면을 통해? 어느 쪽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을까?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 7개월 이상이 지났음에도 이에 대한 방역 문제는 여전히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전염병 발생 초기, 봉쇄를 통해 어느 정도 감염을 차단했던 다수 국가들에서 새로운 감염 확진 사례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COVID-19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관련 학자들의 연구 또한 계속되며,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공기 중의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내용 또한 마찬가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공기 중의 침방울을 통해 감염되는 것과 관련된 조언을 강화했다.

그렇다면 물체의 표면을 통한 전염은 어떨까. 최근 전 세계 일부 국가 또는 지역에서 새로운 감염자가 속출하는 2차 전염사태가 발생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궁금증도 늘어간다. 보건당국 또는 의료진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물체 표면과의 접촉이 일부 지역의 무더기 감염 원인인가, △감염자 속출 지역에서 나오는 물품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냉장-냉동고에서 바이러스는 얼마나 오래 생존할 수 있는가 등으로 압축된다.

이와 관련, 전염병 전문가들은 공기 중의 침방울을 통한 전염과 관련해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초기에 비해 더 많은 연구 결과가 있지만 표면 접촉을 통한 전파 관련 정보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한다.

 

▲ 코로나 바이러스가 물체의 표면에서 생존하는 시간은= 전염병 학자이자 WHO의 전문가 패널 위원인 NSW대학교 매리-루이스 맥로우스(Mary-Louise McLaws) 교수는 독감, SARS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바이러스 또한 사람들의 기침 또는 말을 하면서 튀어나오는 호흡기 속의 침방울을 통해 직접 전염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WHO는 물체의 표면 접촉을 통한 전파에 대해 ‘덜 일반적인 감염자 확산 모드’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된 연구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른 유형의 물체 표면에서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의 연구진들은 실험을 통해 △72시간 후에도 스테인리스 스틸 및 플라스틱 표면에서 살아 있는 바이러스가 탐지되며, △마분지(cardboard) 표면의 바이러스는 24시간 이상 생존하지 못하고, △구리 표면의 바이러스는 4시간 이후 탐지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 한편 바이러스가 있는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함으로써 COVID-19에 감염되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 물체 표면 접촉을 통해 감염될 위험은=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호흡기 질환에 대해 이미 제시되어 있는 사실을 근거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는 표면이나 물체를 만진 후 본인의 입, 코 또는 눈을 비비는 경우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CDC는 “그러나 이것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주요 요인은 아니다”는 의견이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University of Toronto) 전염병 예방-통제 전문가인 수지 호타(Susy Hota) 교수는 이번 전염병 사태가 지속되면서 표면을 통한 전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2-2.jpg

전염병 학자들은 현재까지 물체의 표면을 통해 감염된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그 위험이 결코 ‘0’이 아니며 한 가정 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을 보면 표면 접촉이 바이러스 전파의 중요한 요인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사진 : Federal Group

 

호타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초기 연구는 이 바이러스가 최대 6일간 물체의 표면에서 생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처음 생각했던 것만큼 위험하지는 않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녀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COVID-19 연구에서 누군가 표면 접촉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퀸즐랜드대학교(Queensland University) 바이러스 전문가 이안 맥케이(Ian Mackay) 박사는 “공기 중의 침방울을 통해 전염된다는 증거가 늘어나면서 물체 표면에서의 전파 위험이 낮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면서 “문제는, 종종 누군가 어떻게 하여 감염이 되었는지를 명확하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맥케이 박사를 비롯해 전염병 학자들은 물체의 표면을 통해 감염될 위험이 결코 ‘0’이 아니며 한 가정 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을 보면 표면 접촉이 바이러스 전파의 중요한 요인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디킨대학교(Deakin University) 전염병 학자인 캐서린 베넷(Catherine Bennett) 교수는 “사람들이 공유된 환경에서 감염되었을 경우 서로가 똑 같은 표면을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런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물체를 만지기 전에 손을 씻는 것은 필수이며, 또한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베넷 교수의 조언이다.

중요한 궁금증은 여전히 남아 있다. ‘물체의 표면에 어느 정도의 바이러스가 있을 때 COVID-19에 실제로 감염이 될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를 대상으로 호흡기 중의 물방울 실험(droplet experiments)을 하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부분이다. 맥케이 박사는 “누군가 이에 대한 기발한 연구를 하기 전까지 100% 확실한 답변은 없다”고 말했다.

사실 이에 대한 직접적인 실험이 없는 상태에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복제하지 않은 실험실 기반의 시나리오이다.

과거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연구 목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기도 했다. 하지만 베넷 교수는 “COVID-19에 대해 아직 알려지지 않는 것들을 감안할 때, 이는 윤리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는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가 앞으로 6개월 또는 10년 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위험을 줄이는 길은= COVID-19 감염자와 같은 물체의 표면을 접촉함으로써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실제적 가능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있다.

맥케이 박사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는 물체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며 “해당 물체를 만지게 되는 경우 (본인) 얼굴에 손을 대기 전, 먼저 깨끗이 손을 씻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걱정이 된다면, 해당 물체를 24시간 또는 48시간 그대로 놓아둘 경우, (거기에 있을지도 모르는 바이러스로 인해)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외부에서 받는 소포는 햇볕, 바람, 먼지에 노출되므로 바이러스의 생존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베넷 교수는 “우편물이나 식료품 등에 손을 대야 하는 것에 대해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문의 손잡이, 리프트의 버튼 등 많은 이들의 손이 닿는 표면을 주의하라”며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

 

  • |
  1. 2-1.jpg (File Size:44.9KB/Download:17)
  2. 2-2.jpg (File Size:110.4KB/Download:20)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751 호주 높은 기준금리-인플레이션 상황 속, 일부 교외지역 주택가격 크게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50 호주 호주 여성들, 나이 많아지면서 남성 비해 주거용 부동산 소유 더 많아지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9 호주 가을 자동차 여행... 경험자들이 꼽은 ‘Best road trips around NSW’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8 호주 ‘multiple jobs’ 근로자 확대, 지난해 마지막 분기에만 1.4%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7 호주 NSW 대다수 유권자들, Chris Minns 정부의 ‘고밀도 주택정책’ 지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6 호주 매일 9,000보 이상 걷기... 질병으로부터의 구체적인 ‘효과’ 밝혀져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5 호주 NSW 자유당 청년 조직 ‘Young Libs’, 노동당 주택정책 ‘지지’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4 호주 “새로운 AI 기술 관련 규제 위해 불필요하게 시간 낭비할 필요 없을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4.03.14.
6743 호주 빅토리아 ‘Division of Dunkley’ 보궐선거, 노동당 의석 유지되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42 호주 NSW 주 상위 학업성적 학교들의 교습 방식은 ‘explicit instruction’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41 호주 시드니 제2공항 인근 Leppington, 2018년 이후 주택가격 ‘최다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40 호주 지난해 11월 이후의 기준금리, 이달 셋째 주에 변동여부 확인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9 호주 주택부족-임대위기 지속되자 ‘투자용’ 부동산 구입자들, 다시 시장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8 호주 올해 ‘Melbourne Art Fair’, 경기침체 따른 예술품 시장 영향 드러내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7 호주 공립학교 학부모 연 평균 부담금 357달러, 사립은 평균 1만3,000달러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6 호주 올해 ‘Stella Prize’ 후보에 작가 캐서린 바본-케이트 밀덴홀 등 포함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5 호주 올 1월 인플레이션, 대다수 경제학자들 반등 기대치보다 낮게 ‘유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4 호주 호주 전 산업 부문에서 성별 임금격차 ‘뚜렷’... 해결 위한 조치는?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3 호주 NSW 주 집권 노동당의 유권자 지지도, 정부 구성 1년 만에 야당에 ‘역전’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2 호주 호주의 에어비앤비 숙소, ‘주택부족’ 문제에 미치는 영향 “크지 않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1 호주 의약품 규제 당국, 자궁내막증 치료 위한 신약 ‘승인’... 13년 만의 추가 file 호주한국신문 24.03.07.
6730 호주 연방정부, 5월 예산안 이후 ‘HECS 상환액 계산방식 변경 계획’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9 호주 호주 실질임금, 거의 3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 인플레이션 수치 앞질러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8 호주 “120만 채 주택건설? 연방정부, 주-테러토리에 대대적 조치 필요하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7 호주 NSW-빅토리아 주 소재 5개 사립학교, 학교 시설에 ‘막대한 자금’ 투자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6 호주 “첫 주택구입자들, 뒷마당 있는 단독주택 구입 더욱 어려워졌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5 호주 학생비자 승인 급락, “정부가 ‘교육 목적지로서의 명성’ 위험에 빠뜨린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4 호주 호주 어린이 3분의 1, “학교에서 ‘능숙한 읽기’ 배우지 못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3 호주 Political leadership... 연립 야당, 2022년 선거 이후 처음으로 노동당 앞서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2 호주 각 대학들, ‘캠퍼스 내 성폭력 방지’ 계획으로 ‘국가적 행동강령’ 적용 받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1 호주 흡연자는 실직 상태 또는 정신건강 이상?... “일반적 통념, 잘못됐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9.
6720 호주 “호주 유입 해외 이민자들 ‘지역경제 활성화-임금상승 효과’ 가져와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9 호주 유학생 비자승인 제한 관련 호주 주요 대학들, 연방 이민정책에 반기?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8 호주 실질적 호주 최고 권력자 ‘Prime Minister’의 배우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7 호주 앤서니 알바니스 총리-조디 헤이든 여사, SNS 통해 ‘깜짝’ 결혼계획 내놔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6 호주 높은 인플레이션-금리 상승에서도 NSW 경제, 일자리 생성 계속됐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5 호주 시드니 CBD 반경 10km 이내, 주택 구입 ‘most affordable suburbs’는...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4 호주 시드니 학부모들, 가계재정 압박-사립학교 학비 인상에도 불구하고...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3 호주 “올해 1월 들어 일자리 거의 추가되지 않았다”... 실업률, 4% 넘어서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2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시, 1천 명 이상의 새 ‘호주 시민’ 받아들여 file 호주한국신문 24.02.22.
6711 호주 상당수 국민들 ‘주택부족-임대위기’로 고통 받는데... 의원들은 부동산 투자?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10 호주 지난 5년 사이 시드니에서 건설된 아파트, ‘3개 층만 더 높았더라면...’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9 호주 중앙은행, 생활비 압박에 허덕이는 가계에 ‘이자율 인하 희망’ 제공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8 호주 NSW 정부의 유료도로 통행료 환급 대상 운전자들, “지금 청구하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7 호주 경매 통해 주택을 매매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6 호주 오늘날 우리는 왜 ‘아름다움=고결, 추함=고쳐야 할 문제’로 인식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5 호주 도미닉 페로테트 전 NSW 주 총리, ‘negative gearing’ 검토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4 호주 미성년자 음주 관련 조사, “절반은 부모에게서 알코올 제공받았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3 호주 호주 내 해외유학생 수치, 기록적 감소... 학생비자 승인 20% 줄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2 호주 수백 만 명의 주택 소유자, 가격 상승으로 올 1월에만 약 3천 달러 수익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