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월요일 1).jpg

한 주(week)가 시작되는 날은 무슨 요일일까. 현재 국제표준화기구(IOS)는 월요일을 시작일로 정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는 일요일을 한 주의 첫 날로 간주하며, 종교-문화적 관습에 따라 서로 다르게 보는 국가들이 많다.

 

공식적인 주의 시작일은 월요일... 종교에 따라 다르게 간주할 수도

 

Which day do you consider the start of the week?

한 주(week)가 시작되는 날은 무슨 요일을 기준으로 할까. 또 월(month)의 첫 주는 어느 요일까지를 말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 기준에는 국제 표준이 있고, 그에 따르면 한 주의 시작은 월요일이 맞다. 물론 이를 일요일로 보는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달력을 보면 일요일부터 표기되며, 달력 제작 업체들도 주문자의 특별한 당부가 없는 경우 일요일로 시작하는 달력을 제작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인식 차이는 종교적 영향 때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종교에 따라 한 주의 시작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우에는 월요일을 한 주의 첫날로 간주하지만 미국은 일요일을 시작 일로 보고 있다. 이슬람 국가의 달력은 안식일이 금요일이기에 토요일을 가장 앞에 놓는다.

 

그렇다면 월(한 달)의 첫 주가 되는 기준은 무슨 요일일까. 만약 특정 월의 첫날인 1일이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있다면 그 주를 첫 주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이에 대해서도 국제 표준이 있다. 그 달의 1일(첫 날)이 목요일 또는 그 이전에 들어 있는 경우에는 그 주를 월의 첫 주로 간주한다. 그러나 1일이 금, 토요일이라면 그 다음 주를 해당 월의 첫 주로 인식한다. 그러니까 목요일이 월 첫주의 기준이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이런 혼동은 어디에서나 흔히 발견된다. 호주 또한 마찬가지. 최근 ABC 방송에 따르면 얼마 전 다윈(Darwin, Northern Territory) 지역 기상청(Bureau of Meteorology) 예보관이 ‘한 주의 첫날’이라고 언급한 것을 놓고 ‘한 주가 시작되는 날은 과연 무슨 요일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종합(월요일 2).jpg

다윈 기상청의 안젤린 프라사드(Angeline Prasad) 예보관. 피지 출신인 그녀는 자신이 일기예보를 전하면서 ‘한 주의 시작’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청취자들 사이에 그 시작일이 일요일인지 월요일지 혼란스럽다는 논란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월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알고 있는 다윈 기상청의 안젤린 프라사드(Angeline Prasad) 예보관은 최근 ABC 다윈 라디오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이번 주의 시작’이라고 말하면 어떤 날을 말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워하는 사람이 실제로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 주의 시작 요일을 다르게 인식하는 경우, 기후 예보와 특히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피지(Fiji) 출신인 그녀는 피지의 경우 월요일을 시작일로 간주하기 때문에, 일기예보를 전하면서 이날을 염두에 두고 ‘한 주의 시작’이라고 말하지만 청취자 입장에서는 일요일인지, 월요일을 말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퀸즐랜드대학교(University of Queensland) 언어-문화대학원 롤랜드 서섹스(Roland Sussex) 명예교수는 먼저 “한 주의 ‘진정한’ 첫 날은 사람들이 어느 지역에 거주하는가에 따라 다르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을 전제한 후, 이어 “공식적인 국제 표준은 월요일이지만 이에 대한 논쟁은 각 종교와 문화에 따라 달리 만들어지는 달력으로 인해 혼동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요일을 첫 날로

간주하는 이들은 누구?

 

서섹스 교수에 따르면 일요일을 한 주의 시작일로 생각하는 이들은 유대인(Jewish) 및 기독교 전통을 따르는 이들일 가능성이 높다. 유대인 및 성경(Bible)을 따르는 기독교인들의 경우 토요일이 안식일이기에 한 주의 시작은 일요일이 된다. 또한 미국, 캐나다, 남아메리카의 대부분 국가들, 중국, 일본, 필리핀 또한 일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여긴다.

 

그렇다면 호주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북부 호주(NT)에 거주하는 칼(Carl)이라는 ABC 라디오 청취자는 “해(sun)가 뜨는 날이 한 주의 시작이므로 일요일이 주 첫날이 되어야 한다”는 재미있는 의견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뎀보(Dembo)라는 이름의 청취자는 “이렇게 생각해 보라. 일요일이 한 주의 시작이고 월요일에 업무가 시작된다면 하루를 쉬면서 한 주를 시작하는 것이 된다”고 말한다. 결국 월요일이 주의 시작일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또 다른 청취자 필(Phil)은 일요일이 첫날이라는 의견이다. 그는 “유대교, 기독교 외 여러 종교에서 일요일은 쉬는 날로 정하고 있다, 거기서 한 주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취자 데이브(Dave)는 이런 질문이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는 주장이다. “일요일은 달력의 첫 날이고 월요일은 업무의 첫 날이 되는데, 이를 놓고 어느 날을 ‘첫 날’로 보는가 하는 문제는 그저 혼란만 안겨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월요일을 첫 날로 보는

공식 표준은...

 

이동 수단이 획기적으로 발달하고 산업화 및 국제간 무역이 활성화되면서 1946년 국제표준화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IOS)가 구성된 후 달력의 개념은 바뀌게 된다.

서섹스 교수는 “IOS 기준으로 한 주의 시작은 월요일”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IOS를 따르는 국가로는 유럽, 중동, 러시아, 뉴질랜드가 있다.

 

교육 컨설턴트이자 언어연구원인 수-벨린다 미한(Sue-Belinda Meehan)씨는 “국가간 비즈니스가 늘어나면서 월요일이 일요일을 밀어낸 셈”이라고 설명했다.

ABC 북부 호주 라디오가 청취자 의견을 접수한 바에 따르면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이들은 월요일을 한 주의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피터(Peter)라는 청취자는 “주식시장에서도 월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여긴다. 이는 업무 방식, 달력 설정 방식이며 또한 이것이 세상에 (시간이) 작동하는 방식”이라는 말로 월요일을 지지(?)했으며 항공 관련업에 종사하는 잭(Jack)이라는 사람은 “항공업계에서는 월요일을 출발 시간표의 첫째 날로 설정하고 있으며 일요일은 일곱 번째 날로, (나는) 그에 맞추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줄리(Julie)라는 청취자는 “‘주말’(weekend)이라는 단어를 감안하면 일요일이 한 주의 끝을 암시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서섹스 교수는 “미국은 IOS에 따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은 전 세계에 상당한 비즈니스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은 여전히 일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엄밀히 말해 정해진 규칙은 없다”는 얘기다.

 

종합(월요일 3).jpg

호주는 공식적으로 월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산업계 또한 이 날을 첫 날로 간주한다.

 

문화적 요소는

달력을 복잡하게 한다

 

서섹스 교수는 이어 “시간대와 종교, 문화적 관행 사이에서 주말과 주중에 대한 인식은 전 세계에 걸쳐 다르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대다수 이슬람 문화는 토요일을 한 주의 출발로 간주한다는 것.

그는 “더 혼란스러운 것은, 일부 지역의 문화를 기반으로 한 달력은 한 해 전체를 재설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늘날 이란 사회는 전적으로 그들만의 달력을 갖고 있으며, 한 해의 시작을 3월로 본다”는 게 서섹스 교수의 설명이다. 사실 한국에서 여전히 통용되는 음력 문화도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그는 “달력은 매우 복잡하지만 만약 이 달력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태양력에 비해 더 정확하다는 것을 알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호주는 어디에

맞추는 것이 적합할까

 

서섹스 교수는 “한 주의 시작을 무슨 요일에 두는가에 대한 옳고 그른 선택은 없다”면서 “공식적으로 호주는 IOS에 따라 월요일을 한 주의 시작일로 간주하지만 호주의 많은 사람들은 일요일을 시작으로 보는 문화-종교적 관행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한(Meehan) 연구원은 태평양 도서 지역에 거주하던 사람들은 의견이 다를 것이라는 프라사드 예보관의 입장에 대해 “프라사드 예보관은 피지 출신이기에 월요일을 한 주의 첫날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며, “피지 지역에 외국의 선교사들이 들어오면서 처음에는 한 주의 출발이 일요일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지만 오늘날 피지는 IOS 표준에 따라 월요일을 시작일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월요일 1).jpg (File Size:43.3KB/Download:38)
  2. 종합(월요일 2).jpg (File Size:73.9KB/Download:26)
  3. 종합(월요일 3).jpg (File Size:67.4KB/Download:36)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701 호주 범죄 활용 위해 럭셔리 자동차 노리는 도둑들, 여전히 활개...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0 호주 Tide has turned... 주요 은행들, 담보대출 고정금리 인하 움직임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9 호주 Stage 3 tax cuts... 연방정부 계획이 호주 각 세대에 미치는 영향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8 호주 지난해 주택가격이 가장 많이 치솟은 광역시드니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7 호주 심화되는 시드니 주거지 부족 문제... “샌프란시스코처럼 될 위험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6 호주 올 1월 주택가격 0.4% 상승... 금리인하 예상 속, ‘오름세 지속’ 전망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5 호주 ‘Tourism Australia’ 선정, 2024년 최고의 해변은 ‘Squeaky Beach’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4 호주 RBA, 올해 첫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 ‘안정적 유지’ 결정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3 호주 NSW 정부, 시드니 새 공항도시 ‘Bradfield City’ 마스터플랜 공개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2 호주 NSW 주 초-중등학교 교사 당 학생 비율, 최고-최악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1 호주 ‘노화’ 영향 줄인다는 anti-ageing 스킨케어 제품들, 실제로 작용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0 호주 CB City-Georges River 카운슬, 산불 위험 최소화 전략 공개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89 호주 Reading fictions... 단순한 흥미 이상으로 더 많은 실질적 이점 제공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1.
6688 호주 Stage 3 tax cuts- 상위 소득자의 세금감면 혜택, 절반으로 줄여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1.
6687 호주 Stage 3 tax cut- 세금감면 변경안, winner와 loser는 누가 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1.
6686 호주 시드니 주택위기 보여주는 ‘충격’ 통계... 신규 공급, 5년 사이 42%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1.
6685 호주 2023년도 호주 부동산 가격, 8.1% 상승... 각 주별 주택시장 동향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1.
6684 호주 광역시드니 각 지역의 ‘urban canopy’, 서부 교외에서 빠르게 확산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1.
6683 호주 30년 넘게 ‘녹색 거리’ 담당했던 한 공무원, 이제는 ‘청정도시’ 조성 앞장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1.
6682 호주 [아시안컵] '우승후보' 한국•일본•이란•호주, 첫 경기 나란히 '순항' file 라이프프라자 24.01.16.
6681 호주 연간 수십 만 명 달하는 이민자 유입... 호주, 수년간 높은 임대료 이어질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80 호주 HSC 2023- ‘Success Rate’ 최고 성적, North Sydney Boys High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9 호주 HSC 2023- 남녀 학생간 학업성적 격차, 지난 5년 사이 크기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8 호주 “스마트폰, 재난상황에서 생명 구하는 데 도움 될 수 있다”...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7 호주 시드니서 내집 마련?... 지난해 비해 연간 9만 달러 더 많은 소득 올려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6 호주 올해 NAPLAN 평가 데이터 분석... 공립 초등학교, ‘상위 우수성적’ 기록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5 호주 호주 여권 갱신비용, 거의 400달러로... 내년도 두 차례 오를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4 호주 Pretty extraordinary... 시드니 등 주요 도시 주택가격 상승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3 호주 아침에 커피를 거르면 두통이 온다구? ‘카페인 금단’, 그 과학이론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2 호주 주택구매, 보다 수월해질까... 올 11월 시드니 지역 경매 낙찰률 하락세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1 호주 NSW 주 정부, 28개 펍과 클럽 대상 ‘cashless gaming trial’ 승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0 호주 연방정부, 이민자 제한 ‘10개년 계획’ 발표... 순이민, 2년 내 절반 수준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9 호주 NSW 주 정부, Metro West 프로젝트 ‘지속’ 확인... 수만 채 주택 건설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8 호주 시드니 도심-동부 지역, ‘주거지 공간’에 대한 높은 프리미엄 지불해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7 호주 지나친 욕심을 가졌다고?... ‘세상 악의 희생양’, 베이비부머들은 억울하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6 호주 주택가격 반등-이자율 상승, 대출제한 강화로 ‘모기지 보증금’도 ‘껑충’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5 호주 대학교육 인기 하락? University Admissions Centre 지원, 크게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4 호주 시드니 시의 ‘New Year's Eve’ 이벤트, 핵심 주제는 ‘호주 원주민’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3 호주 Time for me to leave... QLD 팔라슈추크 주 총리, ‘깜짝’ 사임 발표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2 호주 근로자 인금인상? 높은 이자율-세금으로 실질소득은 ‘사상 최저 수준’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1 호주 1995년 발행 ‘$5’ 희귀지폐 있으면... 일단 보관하시라!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0 호주 높은 생활비 압박 불구하고 더 많은 호주인들, ‘개인의료보험’ 가입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59 호주 City of Canterbury Bankstown, 연례 ‘Meals on Wheels’ 시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58 호주 부동산 개발자 등의 지방의회 의원 출마 ‘금지’ 관련 논쟁 ‘재점화’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6657 호주 NSW 주에서 허용된 ‘voluntary assisted dying’, 그 적용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6656 호주 기록적 인구 증가-높은 주택 임대료-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편한 진실’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6655 호주 광역시드니 3분의 2 이상 교외지역 단독주택 가격, 100만 달러 넘어서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6654 호주 일부 도시 외 주택가격 ‘안정’ 추세, 아파트 임대료는 지속적 ‘상승 중’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6653 호주 미환급 ‘메디케어’ 혜택 2억3,000만 달러... 환자 은행정보 ‘부정확’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6652 호주 Sold to the university... 대학들, 국제학생 에이전트에 1억 달러 이상 지불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