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jpg

퀸즐랜드 해변의 아름다움은 모래가 침식되지 않고 늘 그대로 유지되도록 하는 ‘연안표류’(longshore drift) 때문이다. 하지만 무분별한인 지역개발은 이를 막았고 인위적인 시설로 모래의 이동을 만들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사진은 저녁 무렵의 골드코스트 비치(Gold Coast Beach). 사진 : City of Gold Coast

 

개발로 막힌 ‘연안표류’, “인위적 시설은 장기 해결방안 아니다”

 

지리학 용어 가운데 ‘Longshore drift’(연안표류)라는 것은 파도가 해안에 비스듬히 부딪쳐 생기는 모래 등의 움직임을 가리킨다. 해안선을 따라 퇴적물이 연안을 이동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해안선에 비스듬하게 사빈(sand beach. 모래가 많이 퇴적된 해안지형)을 올라가는 쇄파(breaker. 사빈해안의 근처나 암석 등에서 부서지는 파도) 또는 육지를 향해 부는 바람에 의해 해안에 평행하게 흐르는 연안류가 발생하는데, 이 연안류에 의해 침전물의 연안표류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해안표류’는 NSW 주의 퇴적물을 퀸즐랜드로 운반해 이 지역의 아름다운 백사장과 모래섬을 만들고 있다. 퀸즐랜드 해변이 NSW 주의 비치들에 비해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2-2.png

호주 동부 해안은 남동쪽으로 강한 파도 상태를 보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것이 북쪽으로 모래 퇴적물을 밀어낸다. 그림 : ABC 방송

 

전 세계 여행자들의 인스타그램 사진 스폿이기도 한 퀸즐랜드 해변들은 이를 만들어내는 퇴적물, 퇴적물을 운반하는 날씨 패턴 모두에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역사는 이 미묘한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 얼마나 쉬운 것인지를 보여준다.

퀸즐랜드대학교(University of Queensland) 지리학 전문가인 다니엘 해리스(Daniel Harris) 박사는 연안표류에 대해 “파도가 해안과 비스듬히 도착할 때 발생한다”고 설명하면서 “호주 동부에서는 남동쪽으로 강한 파도상태를 보이며 이것이 북쪽으로 퇴적물을 밀어낸다”고 덧붙였다.

 

2-3.png

‘연안표류’(longshore drift)로 인해 호주 동부 해안의 모래를 쓸어내고 다시 쓸어 모은다. 그림 : ABC 방송

 

남쪽으로 향한 파도는 지구 대기 순환의 결과인 남동풍이 퀸즐랜드 해안 쪽으로 공기를 밀어올린다.

해리스 박사는 이런 현상으로 인해 매년 50만 세제곱 미터의 모래가 NSW 주와 킌즐랜드 경계 지점의 ‘Snapper Rocks’를 지나 북쪽으로 쓸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은 NSW 주와 동부 해안의 남단에서 쓸려오는 것이다.

 

해변의 모래를 희게 만드는 것은?

 

하와이 또는 지중해를 여행했던 이들은 호주의 많은 해변이 상당히 밝은 색을 띠고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해리스 박사는 “밝은색의 모래는 일반적으로 그 구성인자와 역사의 조합”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해안의 모래는 주로 규산질이다. 즉 대부분 투명하거나 흰 광물인 실리카 모래 또는 석영으로 이루어져 있다. “해안의 모든 모래는 암석의 침식과 풍화작용에서 나온 것으로, 이것이 그 구성의 원천”이라는 설명이다.

 

2-4.jpg

퀸즐랜드 해변의 아름다움을 지속시키려면 모래가 쓸려나간 뒤 다시 보충되어야 한다. 사진 : Visit Brisbane

 

반면 검은 해변은 보통 인근의 화산과 연관되어 있다. 이 화산들은 밝은 모래 해변에 비해 신선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퇴적물을 제공한다.

해리스 박사는 “모래가 가장 희게 보이는 곳에서는 담수가 밝은 백사장으로 침수돼 오랜 시간 색이 제거되는 모래언덕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래를 구하기 위한 노력

 

이 복잡한 자연적 과정은 1960년대, NSW-QLD 경계 인근의 트위드 강(Tweed River)에 보트가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훈련용 벽을 380미터가량 확장하면서 중단됐다. 이로 인해 퀸즐랜드 남부 해안으로의 모래 공급이 끊겨졌다.

 

2-5.png

NSW 주와 QLD 주 경계 지점에 있는 트위드 강(Tweed River) 하류에 보트가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든 ‘Training walls’는 연안표류 현상을 막아버렸다. 그림 : ABC 방송

 

해변은 폭풍,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자연스럽게 썰물처럼 흐르지만 1970년대부터는 트위드 강의 훈련용 벽 북쪽에 있는 키라(Kirra)의 맑은 해변(Kirra Beach)이 어려움에 처했다. 폭풍으로 씻겨간 해변의 모래가 더 이상 자연적으로 퇴적되지 않은 것이다.

당국은 해안의 침식을 막기 위한 제방(groyne)을 설치하는 등 주 경계 북쪽에 있는 해변의 모래를 유지시키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해안의 침식은 계속됐다.

NSW 환경부에 따르면 1980년대 후반 NSW와 QLD 주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트위드 강에 훈련용 벽이 만들어진 후 40여 년이 지난 2001년 ‘우회퇴적물’(sand bypassing)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2-6.png

지난 2001년 시작된 ‘Tweed River Sediment Bypassing Program’에 따라 만들어진 450미터 길이의 제트(jetty). 이 아래 10개의 분사 펌프(jet pump)를 설치해 인위적으로 모래가 북쪽으로 쓸려가도록 했다. 사진 : Gold Coast Waterways Authority

 

NSW 환경부에 따르면 영구적으로 설치한 모래 퇴적물을 위한 제티(jetty)는 450미터 길이로, 해저에 10개의 수중 분사 펌프(jet pump)를 설치해 모래를 이동시킨다. 이는 펌프는 해저 또는 트위드 강 외부로 모래를 내보내지 않고 ‘해안표류’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모래가 해변에 운반되도록 하는 인위적 장치인 셈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모래가 흩어지지 않고 제티(jetty)를 따라 트위드 강 하류 및 퀸즐랜드 주 해변으로 쓸려가는 것이다.

해리스 박사는 “주목해야 할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이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인력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퇴적물의 자연적인 흐름을 방해한 인위적 개발이 제거되지 않는 한 해변의 모래를 유지하는 데에는 이 같은 펌핑 작업이 지속되어야 한다”면서 “이는 자연환경의 모든 부분에서 장기적 해결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

 

  • |
  1. 2-1.jpg (File Size:86.6KB/Download:28)
  2. 2-2.png (File Size:404.0KB/Download:22)
  3. 2-3.png (File Size:359.8KB/Download:32)
  4. 2-4.jpg (File Size:81.8KB/Download:13)
  5. 2-5.png (File Size:565.5KB/Download:27)
  6. 2-6.png (File Size:422.5KB/Download:24)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701 호주 범죄 활용 위해 럭셔리 자동차 노리는 도둑들, 여전히 활개... file 호주한국신문 24.02.15.
6700 호주 Tide has turned... 주요 은행들, 담보대출 고정금리 인하 움직임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9 호주 Stage 3 tax cuts... 연방정부 계획이 호주 각 세대에 미치는 영향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8 호주 지난해 주택가격이 가장 많이 치솟은 광역시드니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7 호주 심화되는 시드니 주거지 부족 문제... “샌프란시스코처럼 될 위험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6 호주 올 1월 주택가격 0.4% 상승... 금리인하 예상 속, ‘오름세 지속’ 전망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5 호주 ‘Tourism Australia’ 선정, 2024년 최고의 해변은 ‘Squeaky Beach’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4 호주 RBA, 올해 첫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 ‘안정적 유지’ 결정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3 호주 NSW 정부, 시드니 새 공항도시 ‘Bradfield City’ 마스터플랜 공개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2 호주 NSW 주 초-중등학교 교사 당 학생 비율, 최고-최악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1 호주 ‘노화’ 영향 줄인다는 anti-ageing 스킨케어 제품들, 실제로 작용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90 호주 CB City-Georges River 카운슬, 산불 위험 최소화 전략 공개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8.
6689 호주 Reading fictions... 단순한 흥미 이상으로 더 많은 실질적 이점 제공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1.
6688 호주 Stage 3 tax cuts- 상위 소득자의 세금감면 혜택, 절반으로 줄여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1.
6687 호주 Stage 3 tax cut- 세금감면 변경안, winner와 loser는 누가 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1.
6686 호주 시드니 주택위기 보여주는 ‘충격’ 통계... 신규 공급, 5년 사이 42%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1.
6685 호주 2023년도 호주 부동산 가격, 8.1% 상승... 각 주별 주택시장 동향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1.
6684 호주 광역시드니 각 지역의 ‘urban canopy’, 서부 교외에서 빠르게 확산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1.
6683 호주 30년 넘게 ‘녹색 거리’ 담당했던 한 공무원, 이제는 ‘청정도시’ 조성 앞장 file 호주한국신문 24.02.01.
6682 호주 [아시안컵] '우승후보' 한국•일본•이란•호주, 첫 경기 나란히 '순항' file 라이프프라자 24.01.16.
6681 호주 연간 수십 만 명 달하는 이민자 유입... 호주, 수년간 높은 임대료 이어질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80 호주 HSC 2023- ‘Success Rate’ 최고 성적, North Sydney Boys High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9 호주 HSC 2023- 남녀 학생간 학업성적 격차, 지난 5년 사이 크기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8 호주 “스마트폰, 재난상황에서 생명 구하는 데 도움 될 수 있다”...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7 호주 시드니서 내집 마련?... 지난해 비해 연간 9만 달러 더 많은 소득 올려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6 호주 올해 NAPLAN 평가 데이터 분석... 공립 초등학교, ‘상위 우수성적’ 기록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5 호주 호주 여권 갱신비용, 거의 400달러로... 내년도 두 차례 오를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4 호주 Pretty extraordinary... 시드니 등 주요 도시 주택가격 상승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3 호주 아침에 커피를 거르면 두통이 온다구? ‘카페인 금단’, 그 과학이론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2 호주 주택구매, 보다 수월해질까... 올 11월 시드니 지역 경매 낙찰률 하락세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1 호주 NSW 주 정부, 28개 펍과 클럽 대상 ‘cashless gaming trial’ 승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12.21.
6670 호주 연방정부, 이민자 제한 ‘10개년 계획’ 발표... 순이민, 2년 내 절반 수준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9 호주 NSW 주 정부, Metro West 프로젝트 ‘지속’ 확인... 수만 채 주택 건설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8 호주 시드니 도심-동부 지역, ‘주거지 공간’에 대한 높은 프리미엄 지불해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7 호주 지나친 욕심을 가졌다고?... ‘세상 악의 희생양’, 베이비부머들은 억울하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6 호주 주택가격 반등-이자율 상승, 대출제한 강화로 ‘모기지 보증금’도 ‘껑충’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5 호주 대학교육 인기 하락? University Admissions Centre 지원, 크게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4 호주 시드니 시의 ‘New Year's Eve’ 이벤트, 핵심 주제는 ‘호주 원주민’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3 호주 Time for me to leave... QLD 팔라슈추크 주 총리, ‘깜짝’ 사임 발표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2 호주 근로자 인금인상? 높은 이자율-세금으로 실질소득은 ‘사상 최저 수준’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1 호주 1995년 발행 ‘$5’ 희귀지폐 있으면... 일단 보관하시라!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60 호주 높은 생활비 압박 불구하고 더 많은 호주인들, ‘개인의료보험’ 가입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59 호주 City of Canterbury Bankstown, 연례 ‘Meals on Wheels’ 시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6658 호주 부동산 개발자 등의 지방의회 의원 출마 ‘금지’ 관련 논쟁 ‘재점화’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6657 호주 NSW 주에서 허용된 ‘voluntary assisted dying’, 그 적용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6656 호주 기록적 인구 증가-높은 주택 임대료-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편한 진실’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6655 호주 광역시드니 3분의 2 이상 교외지역 단독주택 가격, 100만 달러 넘어서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6654 호주 일부 도시 외 주택가격 ‘안정’ 추세, 아파트 임대료는 지속적 ‘상승 중’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6653 호주 미환급 ‘메디케어’ 혜택 2억3,000만 달러... 환자 은행정보 ‘부정확’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6652 호주 Sold to the university... 대학들, 국제학생 에이전트에 1억 달러 이상 지불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