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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정부가 연간 해외에서 유입되는 이민자 수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호주 산업계가 기술인력 부족 폐해를 우려하며 더 많은 것을 잃게 된다는 심각한 경고를 표했다. 사진은 ‘호주 비즈니스 카운슬’(Business Council of Australia)의 제니퍼 웨스타코트(Jennifer Westacott) 위원장. 그녀는 이민자 감축이 아니라 ‘적절한 인구 증가 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Business Council of Australia’, 정부 ‘이민 축소’ 계획에 경고

 

“지금 호주가 필요한 것은 인구 증가를 잘 관리하는 것이다.”

금주 월요일(12일)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가 대도시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혼잡을 이유로 해외에서 유입되는 이민자 수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이민자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호주 산업계가 이 같은 정책안을 강하게 경고했다고 금주 수요일(21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전했다.

‘호주 비즈니스 카운슬’(Business Council of Australia)의 제니퍼 웨스타코트(Jennifer Westacott) 위원장은 이민자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고령 인구를 대체할 수 있는 ‘적절한 인구증가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력하게 제기했다. 젊은 노동력을 위해 이민자 수용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웨스타코트 위원장은 “(인구 증가로) 대도시가 혼잡으로 압박감을 겪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그렇기에 정확한 도시계획을 입안하고 지역개발을 추진함으로써 호주로 유입되는 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녀는 이어 “우리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역 개발에 집중하고 보다 효과적인 인구성장 관리 방법을 진지하게 고려하고자 각 주 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제안했다.

호주 비즈니스 카운슬의 이 같은 입장은 연간 19만 명에 이르는 해외 이민자 수용을 3만 명 감축할 방침이라는 모리슨 총리의 발언 직후 나온 것이다.

‘호주 산업그룹’(Australian Industry Group)의 이네스 윌콕스(Innes Willox) 회장도 같은 입장으로, “경제 성장에 따라 산업계가 받는 기술인력 필요성 압박감이 가중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정부는 이들 기술자를 유치하는 영주이민 프로그램을 보다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 문호 개방을 통해 기술을 가진 젊은 인력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윌콕스 회장은 이어 “특히 해외 이민자 유치는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필요한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에도 절대적”이라고 덧붙였다.

호주 상공회의소(Australian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 또한 이민 수용 축소 계획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동 단체의 제임스 피어슨(James Pearson) 회장은 “이민자 수용을 줄이겠다는 방안은 모든 호주인이 우려해야 할 사안”이라며 “숙련 기술을 가진 이민자, 특히 고용주가 지명한 기술 이민자가 호주 경제 및 인구 구성 측면에서도 엄청난 이익을 제공한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호주 현지에서 충원할 수 없는 기술 인력을 확보함으로써 현지 기업이 성장하도록 도우며, 기업이 성장하면서 현지인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게 피어슨 회장의 설명이다.

비즈니스 카운슬의 웨스타코트 위원장은 “이민자를 수용해 호주 인구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호주 노동자는 물론 기업들로 하여금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길”이라며 “해외에서 유입되는 이민자들이 매력을 갖고 정착할 수 있도록 지방분권화를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모리슨 총리는 “집권 여당인 자유-국민 연립이 새로 유입되는 이민자를 지방 지역으로 분산하기 위해 현 이민정책을 바꿀 수는 있지만 영주 이민자를 대도시에서 강제로 이주시키는 요구는 배제해 왔다”고 말했다.

멜번대학교 인구통계 학자인 피터 맥도널드(Peter McDonald) 교수는 시드니와 멜번의 이민자 감소는 호주 전역의 다른 도시 및 지방 지역 노동력을 고갈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맥도널드 교수는 “두 대도시의 노동인구가 줄어들면 퍼스, 애들레이드, 심지어 뉴질랜드에서 노동력을 구해야 한다”면서 “이는 다른 도시 입장에서 아주 나쁜 소식이 아닐 수 없으며, 결국 이민자 수용을 줄이는 계획은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의견에 대한 반박도 있다. 이민자 감축을 지지하는 호주인구연구소(Australian Population Research Institute) 밥 비렐(Bob Birrell) 연구소장은 “이 같은 논쟁은 허위”라고 주장한다.

그는 “시드니와 멜번의 주요 고용증가 요인은 인구 증가에 따른 추가 주택 및 공공 서비스 기반, 도시 빌딩 건설”이라며 “이 같은 성장 부분의 인력 수요를 줄이면 노동력 부족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민자 수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일부일 뿐이다. 호주부동산위원회(Property Council of Australia)의 켄 모리슨(Ken Morrison) 대표는 “현지인은 물론 새로 유입되는 이민자들 또한 대도시가 제공하는 여러 기회에 압도적으로 끌리게 마련이며, 그래서 다른 주요 도시들 또한 긍정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모리슨 대표의 의견 또한 비즈니스 카운슬의 웨스타코트 위원장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이민자 수용은 좋지 않은 계획이 아니다”고 말한 모리슨 대표는 “다만 좋지 않은 계획이 좋지 않은 계획을 만들어낸다”며 “중요한 것은 (이민자 수용) 규모가 아니라 (이민 정책과 인구 증가 관리가) 얼마나 잘 계획되어 있는가 여부”라고 강조했다.

 

모리슨의 이민자 수용 감축,

이유는 ‘도시 혼잡’

 

이에 앞서 모리슨 총리는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도시 혼잡’을 이유로 이민자 수를 상당 부분 감소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전 정부에서 재무 장관을 역임했던 총리는 과거 정부가 이민자 감축 계획을 언급할 때마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이민자의 경제적 효과”를 강조해 왔던 인물이다.

모리슨 총리는 금주 월요일(19일) 호주의 미래와 관련한 연설에서 “시드니와 멜번의 인구 증가가 도시 한계를 초월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총리는 “도로가 막히고 버스 및 기차는 사람들로 가득 차며 학교는 더 이상 입학생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인구 증가를 관리하는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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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19일) 호주의 미래와 관련한 연설에서 대도시 인구 증가로 인한 도시 혼잡을 이유로 이민자 수용을 제한할 계획을 언급하는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 산업계와 인구학자들은 기술인력 제한이 더 큰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그러면서도 모리슨 총리는 이민자 수용을 줄임으로써 도시 혼잡 해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연방 정부가 받아들이는 해외 이민자 수는 연간 19만 명 선으로, 모리스 총리는 약 3만 명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반면 모리슨 총리의 이 발언 몇 시간 전, 크리스토퍼 파인(Christopher Pyne) 국방장관은 총리에게 이민자 수를 줄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강하게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슨 총리 취임 이전 산업부를 맡았던 파인 장관은 ‘Sky News’와의 인터뷰에서 “도시 혼잡을 해결하는 방법은 호주로 유입되는 이민자를 지방 지역 배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은 이어 “정부가 ‘정책 설정’을 통해 이를 추진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의도적으로 인구 증가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모리슨 총리는 이민자로 인한 인구 증가 문제를 위해 다음 달 열리는 호주정부협의회(Council of Australian Government) 회의에서 각 주-테러토리 정부 지도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이민자 수용이 가능한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리는 “내 접근 방식은 상의하달식의 논의(top-down discussions)가 아니라 이민자 수용 정책에 대한 세부 사항(bottom up)부터 토론하자는 것”이라며 “이 논의를 통해 우리(호주)의 이민자 수용 한도를 하향 수정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모리슨 총리는 “타스마니아(Tasmania) 주와 같이 이민자를 통한 인구 증가가 필요한 지역이 불이익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며 젊은 이민자가 호주 인구 고령화를 늦추고 있음을 인정했다.

 

“이민자 감축,

도시혼잡 해결책 아니다”

 

모리슨 총리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멜번대학교 인구학자인 피터 맥도널드(Peter McDonald) 교수는 현 수준에서 연간 3만 명 정도의 이민자를 줄인다고 하여 도시 혼잡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시드니와 멜번에 유입되는 각 1만5천 명의 이민자가 줄어든다 해도 도시 혼잡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두 대도시의 혼잡 상황은 기반시설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이며, 이들 도시의 인프라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그는 “하나의 기반 시설 확대에 4-5년이 소요되는데, 이 기간에 혼잡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널드 교수는 “결국 이민자 수용을 감축하는 것은 노동력 부족을 초래할 것이며, 오히려 이것이 인프라 부족을 초래하고 혼잡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회계연도(2017-18년) 호주 정부가 받아들인 이민자는 16만2천 명으로 이는 애초 계획했던 19만 명에서 약 3만 명이 줄어든 것이다.

연방 도시 인프라 및 인구부(Urban Infrastructure and Population)의 알란 텃지(Alan Tudge) 장관 또한 이민자를 줄이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호주로 유입되는 영주 이민자를 줄일 경우 정부 예산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장관은 “이민자 감축에 따른 재정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정부 예산 부족은 시드니와 멜번 등 대도시 거주민이 직면한 도시 혼잡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텃지 장관의 이 같은 지적은 자유-국민 연립의 애보트(Tonny Abbott) 및 턴불(Malcolm Turnbull) 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냈던 모리슨 총리가 당시 정부의 이민자 감축 계획에 반대하면서 제시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재무장관이었던 당시의 그는 “호주 유입 인구를 8만 명 줄일 경우 연간 50억 달러의 예산 적자를 초래할 것”이라고 심각하게 경고한 바 있다.

이처럼 모리슨 총리의 계획에 연립 정부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제기되었으며 특히 경제 각 부분의 반발은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매월 정당 선호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페어팩스-입소스(Fairfax-Ipsos)의 10월 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유권자들은 이민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당시 조사 결과 45%는 연간 이민자 유입을 감소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며 52%는 이민자를 통한 호주 인구 증가 정책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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