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하이스쿨).jpeg

좋은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의, 소위 ‘school shopping’으로 학교가 위치한 지역 외 거주 학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학부모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홀로이드 하이스쿨(Holroyd High School)의 토론 수업장. 홀로이드 하이스쿨 홈페이지 발췌.

 

HSC 성적 등 ‘명성 얻은’ 학교 선택, 해당 지역 외 거주 학생 등록 비율 높아

 

광역시드니의 공립 하이스쿨에 재학 중인 학생들 가운데 거의 절반이 학교가 있는 지역 밖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자녀를 좋은 학교에 입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의 일명 ‘school shopping’으로 초등 과정을 마친 뒤 자연스럽게 거주 지역 내에 있는 하이스쿨에 입학하는 것은 과거의 일이 되고 있다고 금주 월요일(25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전했다.

광역시드니의 비전문계 학교 및 비셀렉티브 스쿨 학생 가운데 43%는 학교가 위치한 지역 밖에 거주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셀렉티브 및 스포츠-예술 등 전문계 학교를 포함하면 이 비율은 44%에 달한다.

NSW 주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학교가 있는 지역 외 거주 비율은 특히 여학교의 경우 50%로 가장 높다. 남학교 또한 48%로 크게 뒤쳐진 것이 아니다. 일반계 남녀공학 학교의 경우에도 재학생 4명 중 1명은 학교가 있는 지역 외 거주자이다.

거주하는 곳에서 멀더라도 좋은 학교에 입학하려는 소위 ‘school shopping’은 1980년대 후반 들어 거주 지역 내 학교에 입학해야 한다는 엄격한 규정이 완화되면서 늘어난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90개의 비전문계 및 비셀렉티브 하이스쿨 중 25개 학교는 절반 이상의 학생이 학교가 있는 지역 외에서 거주하고 있다.

특히 그레이스탠스(Greystanes)에 자리한 홀로이드 하이스쿨(Holroyd High School)은 해당 지역 외 거주 학생이 전체의 87%로 시드니 전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 학교에는 집중 영어교육 센터가 있어 많은 이민자 및 난민 자녀 학생들이 입학하며, 영어교육을 마친 후 이 학교를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홀로이드 하이스쿨은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데, 최근까지 인권운동으로 메달을 수여받은 도로시 호디노트(Dorothy Hoddinott) 교장이 학교를 이끌었다.

스트라스필드 사우스 하이스쿨(Strathfield South High) 또한 학교가 있는 지역 외 거주자가 73%로 높은 편이며, 시드니 서부 플럼턴 하이스쿨(Plumpton High)도 비슷한 수치이다. 이너웨스트의 매릭빌 하이스쿨(Marrickville High), 아서 필립 하이스쿨(Arthur Phillip High) 또한 3명의 학생 중 2명이 학교가 있는 외 지역에서 등록한 학생이다.

매릭빌 하이스쿨은 시드니의 많은 단일성별 학교(single-sex public schools) 가운데 학부모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아서 필립 하이스쿨은 파마라타(Parramatta) 도심에 자리한 지리적 여건으로 많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 중 하나이다. 특히 이 학교는 2억2,750만 달러를 들여 새로 조성한 자리로 옮길 예정이다.

학교가 위치한 지역 외 거주 학생 비율이 높다는 것은 해당 지역 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통학하는 비율 또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릭빌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뉴잉턴 칼리지(Newington College. Petersham 소재), 트리니티 그래머(Trinity Grammar. Summer Hill 소재), St Scholastica's College(Glebe 소재) 등 사립학교를 선택하고 있다.

반면 가장 인기 있는 학교들 가운데 일부는 해당 지역 내에서의 높은 선호도로 재학생의 다른 지역 거주 비율도 낮다.

이런 학교들로는 체리브룩 테크놀로지 하이(Cherrybrook Technology High. Cherrybrook 소재), 지난 2015년 개교 이후 인기를 얻고 있는 더 폰드 하이(The Ponds High. The Ponds 소재), 매년 좋은 HSC 시험 결과를 보이는 킬라라 하이(Killara High. East Killara 소재) 등이 꼽힌다. 체리브룩 하이스쿨의 지역 외 거주 학생 비율은 14%, 더 폰드 하이 및 킬라라 하이스쿨은 각 17%로 다른 학교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다.

NSW 교사연합(NSW Teachers Federation)의 모리 멀헤론(Maurie Mulheron) 회장은 학교가 위치한 지역 외 거주 학생 비율이 높다는 것은 학생들이 먼 거리를 다녀야 한다는 것으로, 이는 우리의 중등교육 시스템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수학교를 설립해 운영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계층이 선택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주었다”며 “이런 이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것이 지역 학교인데, NSW 주의 중등교육 시스템은 이런 선택 계층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홀로이드 하이스쿨의 호디노트 전 교장은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있어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정부가 한 번 정책을 도입하면 이전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면서 “만약 정책이 바뀌어 거주 지역 내 학군에서만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사립학교 입학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요인으로 인해 학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더 많은 학교에 지원하게 된다. 여기에는 학교까지의 교통, 학교의 지원과 특별 활동, 그 결과 및 명성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고학력이 되면서 학생들이 혼자서 학교에 다닐 수 있고, 학부모는 자녀의 대학 입학을 가늠하는 HSC 성적과 같은 요소를 고려하기에 소위 ‘school shopping’은 초등학교보다 하이스쿨에서 더 넓게 확산되고 있다.

하이스쿨교장회의(Secondary Principals Council)의 크리스 프레스랜드(Chris Presland) 대표는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과 관련해 포부를 갖고 있으며 거주 지역 내 학교보다는 사회적 이점을 갖고 있는 학교를 원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부모들이 점차 ‘시드니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는 데에 많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높은 사회-경제적 여유를 가진 지역에서는 공립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레스랜드 대표는 “학부모들은 학교 사이의 차이에 대해 과장된 생각을 갖고 있는데, 진실은, 학교간 차이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좋은 학교가 있는 지역으로 이주하기도 한다. 이런 사례는 체리브룩 테크놀로지 하이스쿨 입학을 위한 학부모들의 노력이 두드러지며,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데에는 이런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NSW 주 하이스쿨 학생의 60%는 공립학교에 재학하며 그 외 가톨릭 재단 또는 사립학교에 재학하고 있다.

NSW 교사연합의 멀헤론 회장은 초등학교를 마치고 하이스쿨에 입학하는 데 있어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초등학교를 마친 학생들이 어느 하이스쿨에 진학했는지에 대한 자료조차 없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공공정책 싱크탱크인 ‘정책개발센터’(Centre for Policy Development)의 크리스 보너(Chris Bonnor) 연구원은 “각 학교들은 지역 내 거주자들의 입학 지원서를 받아야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 사실상의 선택적 시스템을 만들어내면서 학교가 있는 지역 외 거주 학생들도 입학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시드니 북동부 벨로스(Belrose)에 거주하는 학부모 지오바나 보칸푸소(Giovanna Boccanfuso)씨는 내년도 자녀가 입학할 하이스쿨로 인근 프렌치 포레스트(Frenchs Forest)에 있는 포레스트 하이스쿨(Forest High School) 등록 서류를 작성했다며 “포레스트 외 지역에서 입학 신청을 한 비율이 61%에 이른다”고 말했다. “심지어 인근 알람비 헤이츠 초등학교(Allambie Heights Public School) 학부모들 또한 학교 명성 때문이 이 학교 입학지원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어 “자녀가 친구들과 함께 있고 싶어 그 학교를 원하는 것”이라며 “친구들과 함께 하이스쿨을 다니면 아이들이 더 편하고 행복해 보인다”고 말했다.

 

■ 학교가 위치한 지역 외

거주 학생 비율 높은 학교

-Holroyd High : 87%

-Strathfield South High : 73%

-Plumpton High : 72%

-Beverley Hills Girls High : 71%

-Arthur Phillip High School : 78%

 

■ 학교가 위치한 지역 외

거주 학생 비율 낮은 학교

-Heathcote High : 12%

-Cherrybrook Technology High : 13%

-Barrenjoey High : 14%

-Northern Beaches Secondary College Cromer Campus : 15%

-The Ponds High School : 17%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하이스쿨).jpeg (File Size:79.3KB/Download:2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4601 호주 3D 횡단보도, 길 건널 때 더욱 안전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19.09.05.
4600 호주 올해부터 호주인들이 보다 쉽게 입국할 수 있는 국가는... file 호주한국신문 19.09.05.
4599 호주 호주 직장인 절반 가까이, “직장에서 외로움 느껴요” file 호주한국신문 19.09.05.
4598 호주 카운슬 쓰레기 수거 비용 왜 인상됐나? file 호주한국신문 19.09.05.
4597 호주 독서주간 ‘Book Week’ 맞아 돌아보는 호주의 도서출판 검열 제도 file 호주한국신문 19.09.05.
4596 호주 부동산 경기 회복 조짐... 주택 담보대출 금액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19.09.05.
4595 호주 시드니-멜번 교외 지역, 지난 10년 사이 인구 크게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19.09.05.
4594 호주 8월 마지막 주 경매, 매물 수 478채로 소폭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19.09.05.
4593 호주 NSW 기업체 절반 이상, “기술인력 부족해다” 하소연 file 호주한국신문 19.08.29.
4592 호주 ‘셀피’ 명소 사진 촬영 조심하세요... 사진 찍던 시드니 여성, 추락사 file 호주한국신문 19.08.29.
4591 호주 민간 부문 임금정체 지속, 올 2분기 공공 부문은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19.08.29.
4590 호주 호주 운전자 1천100만 명, 운전 도중 위험한 행동 저질러 file 호주한국신문 19.08.29.
4589 호주 지방 중심지 거주자들 대도시 비해 출퇴근 시간-모기지 ‘절약’ file 호주한국신문 19.08.29.
4588 호주 부동산 시장 ‘반등’ 징후... 전체 시장 회복세 이어질까 file 호주한국신문 19.08.29.
4587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사는 사람 맘대로? NO, 파는 사람 맘대로!” file 호주한국신문 19.08.29.
4586 호주 호주,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 북한 규탄 톱뉴스 19.08.27.
4585 호주 홍콩시위... 호주 대학 내 중국계 학생들간 폭력 충돌 위험성 고조 file 호주한국신문 19.08.22.
4584 호주 “야생 캥거루 조심하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19.08.22.
4583 호주 “원주민 시각에서 우리의 영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file 호주한국신문 19.08.22.
4582 호주 인구는 늘고 집값은 치솟고...“출퇴근 시간 너무 오래 걸려요!” file 호주한국신문 19.08.22.
4581 호주 Sydney Auction Report... 7월 경매 낙찰률 높아진 통계수치 file 호주한국신문 19.08.22.
4580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젊은 투자자들 “지금이 주택 구매의 적기...” file 호주한국신문 19.08.22.
4579 호주 공룡 미디어 그룹 ‘나인 엔터테인먼트’, 맥콰리 미디어 완전 인수 톱뉴스 19.08.20.
4578 호주 ‘산고’ 끝 통과 NSW낙태 허용법, 베레지클리안 주총리에 ‘진통’ 톱뉴스 19.08.20.
4577 호주 골드만 "호주달러 환율 전망 하향…3개월 뒤 0.68달러" 톱뉴스 19.08.20.
4576 호주 RBA 로우 총재 “실업수당 인상으로 경기부양하라” 톱뉴스 19.08.20.
4575 호주 호주 이민부, 글로벌 우수 인재 5천명에게 영주권 부여 톱뉴스 19.08.20.
4574 호주 NSW 초등학교 어린이들, 학교에서 무료 덴탈 체크업 받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19.08.15.
4573 호주 “어린 학생들에게 스포츠 참여 강요하면 평생 운동 못하게 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19.08.15.
4572 호주 소득 격차 따른 연간 복지비용, 전년 대비 크게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19.08.15.
4571 호주 GET OUT, STAY OUT and CALL TRIPLE ZERO(000) file 호주한국신문 19.08.15.
4570 호주 What's on in Sydney this weekend? file 호주한국신문 19.08.15.
4569 호주 화제의 자동차 - Pagani ‘Huayra BC Roadster’ file 호주한국신문 19.08.15.
4568 호주 광역시드니 지역별 주거 환경... 살기 좋은 동네는 어디일까? file 호주한국신문 19.08.15.
4567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첫 예비 주택 구입자들, 경매 입찰에 보다 ‘적극적’ 분위기 file 호주한국신문 19.08.15.
4566 호주 호주정부, 범죄 전력 비자 소지자 추방 강화 움직임 톱뉴스 19.08.13.
4565 호주 연방정부, 의회 조사위원회 구성 결정 톱뉴스 19.08.13.
4564 호주 낙태 허용 ‘2019 생식보건개혁법안’ 주하원 통과 톱뉴스 19.08.13.
4563 호주 강풍 동반 강추위에 잔뜩 움추린 호주 남동부 지역 톱뉴스 19.08.13.
4562 호주 시드니서 열린 CPAC…보수집결 톱뉴스 19.08.13.
4561 호주 공룡 미디어 그룹 ‘나인 엔터테인먼트’, 맥콰리 미디어 완전 인수 톱뉴스 19.08.13.
4560 호주 RBA, 기준금리 동결... “추가 인하 가능성 배제 못해”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4559 호주 WICKED CAMPERS 자동차 혐오광고, 호주 도로에서 추방된다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4558 호주 What's on in Sydney this weekend?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4557 호주 시드니 도심 지역, 자동차 제한속도 40km 구간 확대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4556 호주 크라운 카지노-아시아 범죄조직 연루 의혹 (2)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4555 호주 해외 유학생들 울리는 에세이 과제 대행 유령 작가들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4554 호주 House Price Report(2) - 시드니 일부 지역 주택 가격, 두 자릿수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4553 호주 House Price Report(1) - “시드니 주택 가격 하락세, 끝났다!”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
4552 호주 Treechanger들이 선호하는 시드니 인근 서버브는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19.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