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jpg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보통 하나의 백신이 개발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현재 COVID-19 백신 개발은 각 시험단계 사이의 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안전성 문제는 없다고 말한다. 사진 : RMIT University

 

전문가들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 기본 단계 무시한 것 아니다” 강조

 

전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백신 개발도 속속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160개의 후보물질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중 30여 물질이 3상 임상시험 중인 알려져 조만간 코로나 바이러스 대항체를 만들어줄 백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 3월, COVID-19가 세계적 전염병으로 명명될 때까지만 해도 이의 백신이 이른 시간 내에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하나의 백신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오랜 시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호주 연구팀을 비롯한 일부 국가의 백신 후보물질은 임상시험 단계에서 유망한 결과를 보여 기대를 갖게 한다. 의약품 규제 당국에 의해 승인되어 다수의 사람들(피시험자)에게 접종하는 마지막 단계의 시험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백신의 빠른 개발 속도에 놀라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놀라움은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

이전의 경우를 보면 새로운 질병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기까지 수년이 소요됐다. 심지어 오랜 연구와 많은 시험에도 불구하고 해당 백신을 만들어내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과학자들은 어떻게 하여 이처럼 빠르게 백신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또 그것이 최종 승인될 경우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각종 바이러스(disease X)에 대한 백신

 

과거, 백신 개발에 몇 년이 소요됐던 이유 중 하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백신의 기능을 살려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주 정부 산하의 과학기술연구기구인 CSIRO(Commonwealth Scientific and Industrial Research Organisation) 내 질병대비센터(Australian Centre for Disease Preparedness)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개발을 담당하는 트레버 드류(Trevor Drew) 박사는 “우리는 그것(COVID-19)이 무엇인지 알기 전부터 이 전염병에 대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호주 공영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를 ‘Disease X’라 명명했다”고 언급한 뒤 “어떤 바이러스가 올지는 몰랐지만 무언가 출현할 것을 예상했다”면서 “갑자기 COVID-19가 새로운 질병으로 나타났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새로운 질병을 대비하고자 하는 사전 계획 자금은 지난 2017년 미실현 질병 해결방안 마련을 위해 조직된 ‘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Innovations’(CEPI. 본부는 Oslo, Norway)로 인해 최근 수년 사이 가능해졌다.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 중에 있는 CEPI 자금 지원의 퀸즐랜드대학교(University of Queensland) 연구팀 백신 후보물질은 초기 ‘Disease X’와의 싸움에서 개발된 ‘분자 클램프’(molecular clamp) 기술에 기초하고 있으며, 유전자 구조가 제공되자마자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적응할 수 있었다.

뿐 아니라 COVID-19 백신개발 경쟁의 선두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도 이미 메르스(MERS) 및 에볼라(Ebola)를 포함해 다른 바이러스에 대비해 사람에게 매우 유사한 백신을 시험했기에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임상시험 또한 빠른 준비가 가능했다.

멜번 소재 RMIT대학교(Royal Melbourne Institute of Technology) 바이오 과학자인 카일리 퀸(Kylie Quinn) 박사는 “현재 파이프라인에 있는 백신 후보물질들은 이미 시행되고 있던 연구와 개발 중이던 백신 후보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절차가 백신개발 속도 높였다”

 

퀸즐랜드대학교 바이러스 학자인 커스티 쇼트(Kirsty Short) 박사는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들의 타임라인은 과학 자체의 속도 이상의 것에 기초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쇼트 박사는 “백신의 필요성이 분명하기에 이를 빠르게 추적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면서 “하지만 백신의 안전성이 무시되고 잇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7-2.jpg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는 배경은 일반적인 행정절차가 간소화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임상시험을 통해 성공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 퀸즐랜드대학교 연구팀의 백신 연구. 사진 : University Of Queensland 제공

 

하나의 백신이 실험실에서 개발되면 일반 대중에게 접종되기 전 다음과 같은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된다.

-시험 전 단계 : 전 임상(pre clinical)으로, 연구된 백신이 항체를 형성하고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지, 어느 정도의 용량이 필요한지를, 동물을 대상으로 시험한다.

-1단계 : 소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이다. 이 단계에서는 백신이 안전한지를 확인한다.

-2단계 : 사람을 대상으로 한 추가 검사로, 백신의 효과를 집중 확인한다.

-3단계 : 백신의 효과를 보다 폭넓게 확인하고자 보다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시험한다.

그런 다음, 백신을 출시한 후에도 이를 인체에 접종했을 때 안전하고 부작용이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이어가는 것(4단계)이다.

쇼트 박사는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은 이전의 백신 개발처럼 이런 단계를 거치고 있지만 각 단계 사이에 지연될 수 있는 시간이 단축되었다”고 설명한다. 즉 시험을 가속화하는 방안으로 1단계를 거치면 이어 다시 시험대상자를 모집, 등록하고 다음 단계를 위한 서류작업이 필요한데, 이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으로, 쇼트 박사는 “1단계에서 3단계로 건너뛰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RMIT대학교 카일리 퀸 박사는 “백신 시험을 단계별로 진행하는 데 있어 종종 연구자금이 문제가 되곤 하지만 COVID-19 백신 개발을 위한 전 세계적 추진은 후속 단계에 대한 자금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1, 2상 및 3상 시험을 거치는 과정에서 개발 중인 백신이 진정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된다”는 퀸 박사는 “이런 시험 자체가 매우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며 “현재의 위험은 (백신의) ‘안전성’이 아니라 재정상의 위험”이라고 덧붙였다.

 

제약회사들, 재정적 도박

 

실험실에서 백신이 개발되면, 이를 제조할 제약회사가 필요하다. 이는 일반적으로 시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작되지 않는 또 다른 시간소모 단계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기대로 제약회사들은 재정적 도박을 한다. 아직 시험 단계에 있는 수백만 개의 백신을 제조하는 것이다. 만약 이들이 제조해 시험 중인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된다면 백신은 즉시 출시될 수 있다.

쇼트 박사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의 3상 시험을 위해 백신을 제조한 제약회사들은 수백만 명이 접종할 수 있을 만큼의 양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제조해 놓은 약품이 3상 시험에서 실패하는 경우 제약회사는 엄청난 비용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사용할 수 없는 백신을 너무 많이 생산해 놓았기 때문이다.

 

개발 후에도 ‘안전’ 모니터링

 

개발된 백신이 출시된 이후 희귀한 부작용 또는 장기적으로 이상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은 이미 백신개발 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1-2상 시험에서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한 후 3상 시험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접종해 다시 한 번 부작용을 확인하는 기회이다. 퀸 박사에 따르면 1-2 및 3상 시험에 참여한 이들은 접종 후 1~3년 동안 모니터링 되며, 이를 접종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여부를 계속 확인하게 된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

 

  • |
  1. 7-1.jpg (File Size:52.8KB/Download:14)
  2. 7-2.jpg (File Size:59.5KB/Download:13)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601 호주 The best places to watch the sunrise and sunset in Sydney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9.
6600 호주 호주 작가 플레러 맥도널드, “미국 ‘Books3’가 작품 내용 도용” 제기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9.
6599 호주 ‘Comedy Wildlife Photo Awards’, 올해의 수상 후보작 공개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9.
6598 호주 “2024년 Australia Dat Awards, 후보자 추천을 바랍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9.
6597 호주 높은 생활비 압박 때문?... 지난 12개월 사이 NSW 소매점 절도, 47%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2.
6596 호주 지난 3년간의 HSC 점수 기준으로 한 새로운 평가... 성적 우수 학교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2.
6595 호주 “광역시드니 대부분 교외지역 주택가격, 일반 구매자 감당 어려워...”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2.
6594 호주 이번 세기에 실시되는 첫 국민투표, ‘Voice to Parliament’의 모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2.
6593 호주 NSW 공립 하이스쿨, 휴대전화 ‘금지’... 정신건강 전문가들, ‘우려’ 표명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2.
6592 호주 Royal Australian Mint, 찰스 3세 왕 새긴 1달러 동전 디자인 공개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2.
6591 호주 싱가포르 당국, 창이 공항의 자동화된 출입국 심사 시스템 ‘승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2.
6590 호주 “Do not lose your licence!”... CB 카운슬, 학교 주변 ‘도로안전’ 캠페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2.
6589 호주 호주 대학들, 전 세계 순위에서 점차 밀려... 12개월 전 비해 ‘낮은 위치’ file 호주한국신문 23.10.06.
6588 호주 ‘The third places’ 측면에서의 시드니, “Probably more than you think...” file 호주한국신문 23.10.06.
6587 호주 소셜미디어의 범죄 관련 게시물 영향, NSW 주 ‘자동차 절도’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10.06.
6586 호주 이자율 상승-추가 인상 압력 불구, 전국 대도시 주택가격 상승세 ‘지속’ file 호주한국신문 23.10.06.
6585 호주 “2자녀 호주 가구의 보육비용, 대부분 OECD 국가에 비해 훨씬 높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10.06.
6584 호주 미셸 불록 RBA 신임 총재, 첫 통화정책 회의서 ‘안정적 금리 유지’ 결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10.06.
6583 호주 부동산 시장 회복세라지만... 시드니 일부 지역 유닛, 5년 전 가격보다 낮아 file 호주한국신문 23.10.06.
6582 호주 '극단기후' 덮친 호주…빅토리아주 대형산불 후 이젠 홍수경보 file 라이프프라자 23.10.04.
6581 호주 기상청, 올 여름 ‘엘니뇨 선포’... 일부 도시들, 극심한 여름 더위 ‘위험’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8.
6580 호주 연방정부, 구직자들에게 디지털 ID 제공하는 ‘국가 기술여권’ 시행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8.
6579 호주 시드니 BTR 임대주택 건설, ‘높은 토지가격-실행 가능한 부지 부족’이 문제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8.
6578 호주 각 주택의 확산되는 전기 생산 태양열 패널, 발전회사의 전기가격 ‘잠식’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8.
6577 호주 ‘Voice to Parliament’ 국민투표 ‘가결’된다면, 호주 헌법 변경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8.
6576 호주 이제는 ‘$2 million club’... QLD 남동부 해안 주택, 200만 달러 넘어서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8.
6575 호주 “호주 근로자들, 생산성 둔화로 연간 2만5,000달러의 ‘몫’ 잃고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8.
6574 호주 원자재 가격 강세-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연방정부, 220억 달러 ‘예산 흑자’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8.
6573 호주 네 번째 감염파동 오나... ‘고도로 변이된’ COVID 변종, 호주 상륙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8.
6572 호주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 개인정보 보호-안전 문제 ‘우려’ 제기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1.
6571 호주 매일 2천 명, 입국 러시... 호주 인구, 역사상 최대 기록적 속도로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1.
6570 호주 Age Pension-JobSeeker-Youth Allowance 등 정부 보조금 ‘인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1.
6569 호주 연방정부의 100억 달러 ‘Housing Australia Future Fund’, 의회 승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1.
6568 호주 NSW budget 2023-24; 올해 예산계획의 Winner와 Loser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1.
6567 호주 NSW budget 2023-24; 늘어난 주 정부 세수, 올해 예산계획에 ‘반영’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1.
6566 호주 8월 호주 노동시장, 6만5천 명 신규 고용... 실업률 3.7% ‘유지’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1.
6565 호주 ‘Online Fitness to Drive’, 고령층 ‘운전면허 유지’ 결정에 도움 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9.21.
6564 호주 만성적 주택 부족 겪는 시드니, ‘매년 100억 달러의 경제적 타격’ 입어 file 호주한국신문 23.09.15.
6563 호주 NSW 주 정부, 의료부문 인력 확보 위해 학생 대상 ‘보조금’ 대폭 확대 file 호주한국신문 23.09.15.
6562 호주 NAPLAN 데이터, 학업성취 측면에서 단일성별 학교의 이점 ‘부각’ file 호주한국신문 23.09.15.
6561 호주 8월 시드니 주택경매 평균 낙찰률 72.1%, 전월대비 4.5%포인트 높아 file 호주한국신문 23.09.15.
6560 호주 ‘Voice to Parliament’ 국민투표일 확정... 조기-우편투표 가능한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9.15.
6559 호주 독립해야 할 나이의 호주 성인 남녀 40% 이상, ‘부모’와 함께 거주 file 호주한국신문 23.09.15.
6558 호주 전 세계 사무실의 업무용 데스크 3개 중 1개, 한 주 내내 ‘비어 있는’ 상태 file 호주한국신문 23.09.15.
6557 호주 ‘늘어난 기대수명-생활비 부담’으로 호주인들, 더 늦은 나이에 은퇴 결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6556 호주 연방정부, 새 ‘wage theft laws’ 상정... 임금착취 고용주에 ‘엄벌’ 적용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6555 호주 주택공급 부족으로 인한 시장 압박, 6개월 연속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6554 호주 연방정부의 ‘Pharmaceutical Benefits Scheme’, 이달 1일부터 시작돼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6553 호주 시드니 하버 ‘New Year's fireworks’ 관람 공공장소, 올해부터 ‘무료’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6552 호주 RBA, 3개월 연속 기준금리 4.1%로 ‘유지’했지만... ‘추가 인상’ 배제 안 해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