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에 20명까지 거주시켜…지역 카운슬과 유력 정치인들과 결탁

 

토마스 푸드 1.jpg

 

호주의 한 대형 육가공업체가 이민 노동자들을 강제로 모여 살게 하면서 저렴한 임금으로 수년간 이익을 본 혐의가 드러났다. 지역 카운슬과 유력 정치인들이 이 회사의 뒤를 봐주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금주 월요일(27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따르면, 호주의 최대 육가공업체인 '토마스 푸드’(Thomas Foods International)는 NSW 주 탬워스(Tamworth)에 위치한 자사 육류 가공공장에 고용된 이민자들을 한 방에 20명까지 함께 살도록 했다.

토마스 푸드의 데이비드 맥케이(David Mckay) COO는 지난 2015년 “호주 사람들은 직업윤리의식이 부족하고 마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을 선호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 2014년 3월 이 회사의 창업자 크리스 토마스(Chris Thomas)의 아들인 다렌 토마스(Darren Thomas) 현 CEO는 한 글로벌 푸드 컨퍼런스에 참석해 회사의 성공을 이민자들의 노동력 덕분이라며, “457비자와 417비자가 없었다면 우리 사업이 오늘의 성공을 이룩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착취하면서 겉으로는 그들을 위하는 척 한 것이다.

 

토마스 푸드의 임시직 노동자들 중에는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가 대부분이다. 이들이 한 고용주 밑에서 최대 6개월 간 이상 근무할 수 없고 체류 기간이 1년이란 점 등을 이용해 수많은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들을 저렴한 임금에 고용해왔다.

탬워스는 불법적인 수법으로 단기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일자리가 많은 지역으로 현재 한국인과 대만사람들이 특히 많이 고용되어 있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합법적인 임금을 지불하는 ‘백인 잡’(white labour)이며 숙박을 제공한다는 구인광고를 개제하고 노동자들을 모아왔다.

‘Tamworth Information Exchange Network’라는 이름의 한 페이스북(Facebook) 단체는 ‘다양한 거주 형태’, ‘지속적인 일자리’라는 말로 지역 양 공장에 직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이 공장도 토마스 푸드 공장의 웨스트데일(Westdale) 지점으로 탬워스에서 북서방면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토마스 푸드 회사는 지역 카운슬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탬워스 카운슬(Tamworth Regional Council)은 해당 공장에서 나온 공장폐수 처리 비용 및 규정 불이행 벌금 4개월치를 전부 면제해주기도 했다.

당시 콜 머레이(Col Murray) 탬워스 시장은 “토마스 푸드는 지역 최대 규모의 고용을 자랑하는 좋은 기업”라고 칭찬하며 이를 정당화했다.

바나비 조이스(Barnaby Joyce) 연방 부총리의 재선을 이끈 러셀 웹(Russell Webb)도 토마스 푸드와 오랜 사업 파트너라, 이 사건이 카운슬 회의에 부쳐지는 것을 막았다. 그는 토마스 푸드에 양을 판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노동자 구인광고와 페이스북 광고 배후에는 프랭크(Frank)란 이름을 사용하는 은팅링(En-Ting Ling)과 구인 에이전트인 데이비드 가오(David Gao)라는 두 인물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프랭크는 ‘하우스 마스터’(house master)로 해당 지역 농장, 공장 노동자들의 수많은 합숙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가오는 노동자들에게 합숙소를 소개해주는 방식으로 함께 일하고 있다.

해당 공장에서 근무했던 한 노동자는 “토마스 푸드 공장에서 일하려면 무조건 회사가 지정한 합숙소에서 살아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노동자는 “3명이 같이 사는 방이 1주일에 100달러”라고 했다. 그가 살던 집의 또 다른 두 방에는 각각 2명이 함께 살았고, 나머지 방에는 2층 침대가 있었으며, 거실에는 바닥에 침대 매트리스만을 두고 또 여러 명이 거주했다.

탬워스의 한 지역 주민은 6개월 전 불법적인 거주 형태로 렌트가 금지된 남부 탬워스 지역 멜로스 스트리트(Melrose Street) 상의 한 방 3개짜리 아파트는 ‘쓰레기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집 바닥에 전부 매트리스가 깔려져 있었고 한 집안에 12명 정도가 사는 것 같았다”며 “카운슬이 알면서도 모르는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탬워스 힐뷰(Hillvue)의 에보니 클로스(Ebony Close)에 위치한 한 집에는 대만인 등 15명의 이민자들이 함께 살고 있다. 방이 9개, 화장실 3개인 이 집에 렌트비는 한 명당 105달러였다.

지역 주민들은 이들이 무단으로 버린 쓰레기와 길가에 주차된 이들의 차량들로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랭크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한 집에 15명이 사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라며 부인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집들은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가 거래했다는 부동산 ‘S.J. Cole & Co’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프랭크가 2015년 서명한 부동산 렌트 계약서에는 탬워스의 댄 스트리트(Denne St.)에 위치한 집의 주당 렌트비가 270달러로 기록돼 있으나 실제로 매주 쉐어 노동자들로부터 360달러의 렌트비를 받았다.

데이비드 가오는 페어팩스 미디어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부도덕한 하우스 마스터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프랭크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두둔했다.

 

호주 육류산업 노조(The Australasian Meat Industry Employees Union)는 토마스 푸드 및 다른 사업체에 지역 주민들을 고용하도록 하는 새로운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의 그랜트 코트니(Grant Courtney) 사무국장은 “정부와 카운슬이 토마스 푸드와 결탁해 이들의 불법 관행에도 벌금을 면제해주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탬워스 카운슬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과거에도 19명이 거주했던 한 집을 폐쇄했다”며, “그러나 집 주인이 허락하지 않는 이상 집안에 무단으로 들어갈 수 없어 모든 집을 다 조사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토마스 푸드의 외국인 노동자 고용과 관련해 그는 “이 사건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이라며, “이 회사의 경우 현지 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토마스 푸드의 불법 관행들이 증명될 경우 해당 구인 에이전트와의 거래 계약을 취소시키겠다”고 전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토마스 푸드 1.jpg (File Size:52.7KB/Download:29)
  2. 토마스 푸드 1.jpg (File Size:52.7KB/Download:32)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551 호주 호주 주택위기 심화... 구입 경제성,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6550 호주 올해 겨울 시즌, ‘호주 기상 기록상 가장 따뜻한 계절’... 기상청 확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6549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카운슬, 태양열 패널 설치 주민에 자금 지원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6548 호주 ‘Intergenerational Report 2023’... 주요 그래프를 통해 보는 호주 미래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7 호주 NAPLAN 평가의 근본적 개편 이후 NSW 3분의 1 학생, ‘기준 충족’ 미달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6 호주 호주 다수 지역들, 올해 봄 시즌 높은 수준의 ‘심각한 산불’ 경보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5 호주 성적 괴롭힘 관련 ABS 전국 조사, 젊은 여성 35% 이상 ‘피해 경험’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4 호주 보건-의료 부문에 매월 5천 명 신규 인력 추가... 그럼에도 직원부족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3 호주 주택담보대출 상환 스트레스... 대출자들에게서 종종 보이는 실수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2 호주 “생활비 압박에 따른 ‘식품경제성’ 위기, 괴혈병-구루병 위험 높인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1 호주 단 7주 만에 수백만 달러... ‘돈세탁’에 이용되는 NSW 최악의 펍과 클럽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0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지역사회 지도자들, 폭력 문제 해결 위한 ‘한 목소리’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39 호주 40년 후 호주 인구, 거의 1,400만 명 추가... 총인구 4,050만 명 이를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8 호주 허위 고교 졸업장-영어평가서로 대학에... 시드니대, 상당수 ‘부정입학’ 적발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7 호주 “연방정부의 주택 계획, 향후 10년간 임차인들 320억 달러 절약 예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6 호주 “2023년의 ‘Matildas’, 여자축구-스포츠 이벤트의 ‘게임 체인저’로 기억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5 호주 ‘off-market’ 주택 거래... “일반적으로 매매가격 낮추는 경향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4 호주 Sydney Royal Wine Show 2023... 국내외 전문가가 선택한 최고의 와인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3 호주 NSW 각 학교 학생들의 교내 ‘베이핑 문제’ 심각... 교육부, 실태파악 나서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2 호주 SA 주 연구원들, 대변검사 없이 대장암 여부 확인하는 ‘조작’ 박테리아 설계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1 호주 지속되는 생활비 위기... ‘기후변화 행동’ 지원 호주인 비율, 빠르게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0 호주 캐나다베이 카운슬, 오랜 역사의 이탈리안 축제 ‘Ferragosto’ 개최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29 호주 7월 호주 실업률 3.7%... 일자리 14,600개 실종-실업자 3,600명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28 호주 CB 카운슬, 예술가-지역 청소년들이 만들어가는 ‘거리 예술’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27 호주 호주 여자축구, 사상 첫 월드컵 4강에 만족해야... 결승 진출 좌절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6 호주 호주 각 대학에서의 ‘표현의 자유’ 위협, 2016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5 호주 시드니 시, 헤이마켓에 한국-중국 등 아시아 문화 및 음식거리 조성 방침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4 호주 인플레이션 수치, 호주 중앙은행 목표인 2~3% 대로 돌아오고 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3 호주 NSW 주 정부, 신규 주택 위해 시드니 11개 교외 공공부지 재조정 알려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2 호주 수천 명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온라인상에서 각 지역의 잊혀진 역사 공유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1 호주 호주 전역 대도시 주택가격 오름세 보이지만... 상승 속도는 더디게 이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0 호주 라이프스타일-대도시보다 저렴한 주택가격이 ‘지방 지역 이주’의 주요 요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19 호주 CB 카운슬, ‘War on Waste’ 관련 무료 워크숍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18 호주 그림을 통해 보여주는 ‘좋은 것과 나쁜 것’ 사이의 양면성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17 호주 생활비 압박 속 ‘생계유지’ 위한 고군분투... ‘multiple jobs’ 호주인 ‘급증’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6 호주 대학 내 만연된 성폭력 관련 ‘Change The Course’ 보고서 6년이 지났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5 호주 획기적 AI 혁명, “수용하거나 뒤처지거나”... 전문가-학계-기업 관계자들 진단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4 호주 No dance, No gum, No 방귀! 10 of the silliest laws around the world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3 호주 공실 늘어가는 시드니 도심의 사무 공간, 주거용으로 전환 가능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2 호주 일단의 정신건강 전문가들, 장기간의 실직과 자살 사이의 ‘인과관계’ 확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1 호주 시드니 부동산 시장 회복세 ‘뚜렷’, 주택가격 치솟은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0 호주 “NSW 주 ‘유료도로 이용료 감면’ 대신 ‘바우처’ 도입해 통행량 줄여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09 호주 NSW 전역 캥거루 개체 크게 증가... 과학자들, 생물다양성 문제 경고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08 호주 “뜨개질 그룹에서 치매-손 떨림 예방하고 새 친구들도 만나보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07 호주 2022-23년도 ‘금융’ 부문 옴부즈맨에 접수된 소비자 불만, 9만7천 건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6 호주 ‘메트로 웨스트’ 기차라인 건설 지연, NSW 주택건설 계획도 ‘차질’ 위험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5 호주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가격 2.3% 상승... 일부 교외지역 성장세 두드러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4 호주 호주에서 가장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은 누구...? 노년층 아닌 중년의 남성들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3 호주 새로운 계열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초기 단계 환자에 ‘효과 가능성’ 보여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2 호주 올해 6월까지 12개월 사이, 광역시드니의 임대료 최다 상승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