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학들의 엽기적 신입생 신고식에 법적 철퇴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캠퍼스 내 성폭행 근절’이라는 제하의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주요 대학의 기숙사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신입생 신고식 등을 통해 갖은 성희롱과 변태적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폭로됐다.

한국 대학가의 신입생 환영회에서 드러난 추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호주 대학 캠퍼스 신입생 신고식은 광란 그 자체라는 평가다.

아울러 호주 대학가의 광란적 신입생 신고식은 주로 시드니 대학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부유층 자녀를 위한 고급 기숙사(college)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한국의 인터넷상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오프라인 무대로 옮겨졌다.   한국여성민우회가 최근 서울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달라진 우리는 당신의 세계를 부술 것이다-강간문화의 시대는 끝났다'는 주제로 자유발언 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행사 모습.  >

 

만성화된 변태적 성희롱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남학생들이 신입생 여학생을 희롱하기 위해 여학생이 사용하는 샴푸나 바디 샴푸 통 안에 자위행위를 벌이는 등의 변태적 성희롱 사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앞서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심층 보도에 따르면 시드니 대학의 일부 기숙사에서는 ‘매년 이른바 ‘O-Week’으로 통칭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주간 동안 ‘누드 럭비’. ‘속옷 입고 부시에서 버티기’, ‘교수 가운입고 하루 종일 벽돌 운반하기’ 등의 엽기적 전통이 존속되고 있다.

심지어 여학생 기숙사에서도 ‘발가벗고 달리기’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엽기적 성희롱은 같은 남학생들끼리도 벌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학생 선배들이 신입생 학생들에게 성행위 연상 장면을 담은 사진을 강제로 소셜미디어에 업로드하게 강요했고, 화장실에 못 가게 한 상태에서 수십잔의 술이나 음료를 마시게 한 후 방뇨케 하는 등의 믿기 어려울 정도의 엽기행각이 포함됐다.

 

선배들의 남학생 대상 성희롱, 자살의혹으로 비화

이런 가운데 지난 2012년 7월 7일 킹스크로스에서 주폭의  묻지마 주먹질에 희생돼 호주사회에 주폭 대책 여론을 들끓게 한 토마스 켈리 군의 남동생 스튜어트 켈리 군이 지난 2년 전  대학 신입생 신고식으로 인한 충격으로 자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두 아들을 비명에 보낸 켈리 씨 부부는 “시드니 대학 기숙사의 엽기적 신입생 신고식으로 둘째 아들마저 비명에 보냈다”며 “이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으나 대답 없는 메아리였다”고 울분을 통했다.

아버지 켈리 씨는 “기숙사의 다른 남자 선배들 다수가 스튜어트의 강한 저항과 호소에도 불구하고 입에 강제로 술을 쏟아 부었고 이후에도 당한 아들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스튜어트 군이 입주했던 시드니 대학 기숙사 당국은 가족의 항의에 따라 당시 상황을 조사했지만 의혹이 구체적인 사실로 입증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역사와 전통의 시드니 대 세인트 존스 칼리지, 엽기 전통마저…

 

지난 2012년에는 시드니 대학 캠퍼스 내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세인트 존스 칼리지 기숙사의 신입생 환영회에서 선배들의 강요로 술을 마신 신입생 여학생 1명이 실신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보고서 저자인 아나 허쉬 박사는 “혹독한 신입생 신고식, 과도한 음주 문화, 그리고 만연된 성희롱 문화 등으로 인해 대학 신입생들이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각별히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남학생들의 여성혐의주의적 자세와 성적 모욕감 즐기기의 엽기적 태도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보고서의 저자 가운데 한명인 아나 허쉬 박사는 “한마디로 잘못된 신입생 신고식 관행이 근본 문제”라고 질타했다.

허쉬 박사는 “문제를 제기한 다수의 학생들 모두가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었으며 다수의 학생은 기숙사를 떠나야 했거나 대학 생활 자체의 적응이 어려워지는 등 심각한 정신적 충격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7년 연방인권위원회의 캠퍼스 성희롱 및 성범죄 실태 보고서 발표에 발맞춰 시위를 벌이고 있는 호주국립대학(ANU) 학생들.>

 

호주인권위원회, 2017년 캠퍼스 성희롱 실태 백서 발간

 

이에 앞서 연방정부 산하의 호주인권위원회는 호주 대학 캠퍼스 안팎의 성희롱 및 성범죄 실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보고서에 발맞춰 성희롱 및 성범죄 예방을 위한 ‘10단계 지침’을 마련해 각 대학에 배포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학생 신입생 신고식 실태에 초점을 맞춘 이번 보고서를 통해 구체적인 사례가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대학생 자체적인 신입생 환영회나 신고식을 범죄행위로 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http://topdigital.com.au/node/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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