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도박 1).jpg

퀸즐랜드 정부 통계국(Queensland Government Statistician Office)이 매년 집계하는 도박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17 회계연도 호주의 도박업계가 거둬들인 수입은 2천90억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0.7% 증가했다. 멜번컵(Melbourne Cup) 경마대회에서 베팅하는 사람들(사진).

 

성인 1인당 도박 비용 1만1천 달러, 스포츠베팅 증가 비율 15%

 

호주의 갬블(gamble)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카지노, 클럽, 펍의 포커머신(poker machine)에 경마와 경견 등의 레이싱(racing gamble), 여러 종류의 로토(lotto)는 한 순간 ‘백만장자’ 또는 천만장자‘라는 행운을 주기도 하지만 심각한 도박 중독자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호주인의 평균 도박 지출을 크게 높이고 있다.

최근 퀸즐랜드(Queensland) 주 정부가 내놓은 보고서는 호주인들의 도박 규모가 매우 높으며 특히 기존 도박 형태 외 갖가지 스포츠 베팅(sports betting)과 온라인을 통해 레이싱 게임에 거는 베팅 규모가 크게 늘어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퀸즐랜드 정부 통계국(Queensland Government Statistician Office)이 매년 집계하는 도박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17 회계연도 호주의 도박업계가 거둬들인 수입은 2천90억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0.7% 증가했다. QLD의 이 자료는 호주의 가장 포괄적인 도박 관련 스냅샷으로 간주된다.

 

종합(도박 2).jpg

스포츠 베팅 및 경마 도박이 증가하고 있지만 ‘포키족’들의 도박 규모와 비교하면 크게 뒤쳐져 있다. 호주인들이 포커머신과 카지노에서 하는 도박 비용은 연간 1천680억 달러에 달한다.

 

호주 성인 1인당 평균 도박 지출은 거의 1만1천 달러에 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드니 세인트 빈센트병원(St Vincent's Hospital)의 도박중독자 치료 프로그램 책임자인 케이트 페네시(Kate Fennessy) 박사는 “우리(도박 중독자 치료 담당자들)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한 번 베팅에 1천 달러를 거는 사람들을 본다”는 말로 도박 중독자들의 심각성을 설명하면서 “베팅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분명 잃게 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통계에 따르면 2016-17 회계연도, 호주인들이 포키(pokies)와 로또, 카지노, 경마(및 경견), 스포츠 베팅 등 모든 종류의 도박에서 잃은 비용은 237억 달러였다. 이는 18세 이상 성인 1인당 1천251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종합(도박 3).jpg

스마트폰의 앱(app)을 통해 손쉽게 베팅할 수 있다는 점이 스포츠 도박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도박 형태로 볼 때 가장 큰 변화는 스포츠 베팅이 크게 증가한 것이며, 그 증가 비율은 15%에 달했다. 경마에서의 손실은 7%가 늘어났다.

문제는 소수 도박 중독자들의 손실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페네시 박사는 “도박을 하는 이들 대부분은 로또를 구입하거나 유명 경마 카니발에서 20달러 정도를 지출하는 수준이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너무 큰 비용을 도박에 걸고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대학교 ‘도박치료 및 연구센터’(Gambling Treatment and Research Centre) 임상심리학자인 크리스 헌트(Chris Hunt) 박사는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스포츠 베팅 및 경마에 베팅을 할 수 있기에 중독자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젊은 남성들이라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시드니에서 목공사로 일하는 매트 포토칼리(Matt Portokalli)씨는 스포츠 베팅을 즐기는 연령대의 중간층인 27세로, 그의 즐거움은 스마트폰을 통해 베팅을 하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앱(app)과 마찬가지로 아주 간소화된 절차로, 한 번만 클릭하면 된다”는 말로 스포츠 베팅을 즐기게 된 배경을 털어놓았다.

포토칼리씨는 AFL(Australian Football League), NRL(National Rugby League) 또는 멜번컵(매년 11월 첫 주 화요일 멜번에서 열리는 호주 최대 경마대회) 등 빅 경기에서 2개월에 한 차례 베팅을 한다. 그러나 그는 “스포츠 베팅에 빠져 엄청난 자금을 잃고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른 이들을 많이 보았다”고 말했다.

헌트 박사에 따르면 ‘도박치료 및 연구센터’를 찾는 이들의 35%는 경마 및 스포츠 베팅에서 도박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이다. 그는 “1년에 50만 달러를 이 도박으로 잃은 사람을 보았다”며 “그 정도는 아니지만 위험한 수준으로 많은 금액을 도박으로 날리는 이들은 수천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헌트 박사는 물론 세인트 빈센트병원의 케이트 페네시 박사는 사람들의 도박 패턴이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부분적으로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그 배경이기도 하지만 보다 큰 이유는 집중적인 광고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종합(도박 4).jpg

호주인의 도박 지출이 여전히 높은 이유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한다. 사진은 호주 최대 경마대회인 멜번컵(Melbourne Cup) 경마대회의 한 장면. 사진 : aap

 

헌트 박사는 “스포츠 베팅과 기존의 갬블링(gambling) 사이에는 지속적인 상호 거래가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호주 최고 스포츠 리그로 꼽히는 AFL, NRL 및 크리켓 리그인 ‘Cricket Australia’는 모두 도박회사가 후원사 중 하나이다. TV의 스포츠 방송에 도박 광고가 큰 스폰서가 된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페네시 박사는 “스포츠 베팅 접근 용이성 및 이를 촉진하는 광고 등에 우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스포츠 베팅 및 경마 도박이 증가하고 있지만 ‘포키족’들의 도박 규모와 비교하면 크게 뒤쳐져 있다. 호주인들이 포커머신과 카지노에서 하는 도박 비용은 1천680억 달러에 달한다.

전체적으로 포키 및 카지노에서 잃은 비용은 연간 17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8세 이상 호주 성인 1인당 894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문제는, 호주인의 도박 지출이 여전히 높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많은 도박 중독자들을 상담해 온 페네시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이 문제는 간단한 게 아니다. 다만 여러분이 ‘도박중독자들이 문제’라고 말한다면, 이들은 또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는 호주의 뿌리 갚은 문화의 하나’라고 말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도박 1).jpg (File Size:58.5KB/Download:15)
  2. 종합(도박 2).jpg (File Size:68.4KB/Download:18)
  3. 종합(도박 3).jpg (File Size:61.3KB/Download:16)
  4. 종합(도박 4).jpg (File Size:62.2KB/Download:18)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501 호주 기후변화와 관련된 극한의 날씨, “세계유산 위협하는 공통의 적...”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0 호주 시드니 주택 시장의 ‘FOMO’ 심리, 3개월 사이 7만 달러 가격 폭등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499 호주 Year 12 학생들, 대학 입학시 원격 수업보다는 ‘캠퍼스 활기’ 원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498 호주 ‘주거 스트레스’, 지방 지역으로 확산... 민간단체들, “정부 행동 필요”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497 호주 연방정부 최초의 ‘Wellbeing budget’, 호주인들 ‘더 부유하고 장수’하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96 호주 정부 예산, 200달러 흑자 전망되지만... “올해 ‘생활비 경감’ 추가 조치 없을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95 호주 ‘School zones’ 속도위반 적발 가장 많은 시드니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94 호주 12년 만에 가장 무더웠던 북반구의 7월, 올 여름 호주의 예상되는 기후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93 호주 스리랑카와 호주의 국가정체성 탐구 소설, 올해 ‘마일즈 프랭클린 문학상’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92 호주 Auction theory... 경매 통한 거래방식이 부동산 시장에 암시하는 것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91 호주 ‘파워풀 여권’ 순위... 호주 186개국-한국 189개국 무비자 방문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90 호주 심화되는 이상기후... 시드니 다수 교외지역, 더 많은 ‘tree canopy’ 필요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89 호주 시드니 지역에서의 ‘은밀한’ 코카인 사용량,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치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88 호주 호주와 뉴질랜드 모두 인플레이션 수치 하락 중... 일부 주요 국가들 비교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87 호주 호주 실업률 다시 하락... RBA, 8월 통화정책 회의서 금리인상 가능성 ↑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86 호주 대다수 호주인들, “이민자 유입 너무 많다”... ‘적다’는 이들은 극히 일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85 호주 중앙은행 미셸 블록 부총재, 차기 총재 선임... 금리 인하 시작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84 호주 세금신고 정보- 새 회계연도의 세무 관련 변화... 환급액, 더 낮아질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83 호주 FIFA 주관의 첫 여자축구 국제대회, 그리고 1세대 ‘Matidas’의 도전과 투혼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82 호주 Mind the price gap... 기차라인 상의 각 교외지역 주택가격, 큰 차이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81 호주 치솟은 기준금리와 높은 인플레이션... 호주인 절반, ‘재정적 위기’ 봉착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80 호주 ‘재택근무’는 ‘획기적’이지만 CBD 지역 스몰비즈니스에는 ‘death knell’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79 호주 NSW 정부, 주택계획 ‘Pilot program’으로 5개 교외지역 ‘신속 처리’ 방침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78 호주 “아직은 모기지 고통 적지만 젊은 임차인들, 높은 임대료로 가장 큰 압박”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77 호주 HSC 시험 스트레스 가중... 불안-집중력 문제로 도움 받는 학생들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76 호주 NSW 보건부, 급성 vaping 질병 경고... 일단의 젊은이들, 병원 입원 사례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75 뉴질랜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3번째 키위사망자 발생 보고 일요시사 23.07.19.
6474 호주 2022-23년도 세금 신고... 업무 관련 비용처리가 가능한 항목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73 호주 잘못 알고 있는 도로교통 규정으로 NSW 운전자들, 수억 달러 ‘범칙금’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72 호주 차일드케어 비용, 임금-인플레이션 증가 수치보다 높은 수준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71 호주 2023 FIFA 여자 월드컵... 축구는 전 세계 여성의 지위를 어떻게 변모시켰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70 호주 시드니 주택임대료, 캔버라 ‘추월’... 임대인 요구 가격, ‘사상 최고치’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9 호주 입사지원시 기업 측의 관심을 받으려면... “영어권 이름 명시하는 게 좋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8 호주 세계 최초 AI 기자회견... “인간의 일자리를 훔치거나 반항하지 않을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7 호주 개인소득세 의존 높은 정부 예산... 고령 인구 위한 젊은층 부담 커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6 호주 일선 교육자, “계산기 없는 아이들의 산술 능력, 가정에서부터 시작돼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5 호주 SA 주 8개 하이스쿨서 ChatGPT 스타일 AI 앱, 시범적 사용 예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4 호주 NSW, ‘세입자 임대료 고통’ 해결 위해 Rental Commissioner 임명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3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카운슬, ‘Dodgeball Sydney’와 함께 ‘피구’ 리그 마련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2 호주 CB 카운슬, 어린이-고령층 위한 대화형 게임 ‘Tovertafel’ 선보여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1 호주 Millennials-Gen Z에 의한 정치지형 재편, 보수정당 의석 손실 커질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60 호주 고령연금 수혜 연령 상승-최저임금 인상... 7월 1일부터 달라지는 것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9 호주 다릴 매과이어 전 MP의 부패, NSW 전 주 총리와의 비밀관계보다 ‘심각’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8 호주 호주 대학생들, ‘취업 과정’ 우선한 전공 선택... 인문학 기피 경향 ‘뚜렷’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7 호주 보다 편리한 여행에 비용절감까지... 15 must-have travel apps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6 호주 각 대도시 주택시장 ‘회복세’, “내년 6월까지 사상 최고가 도달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5 호주 주 4일 근무 ‘시험’ 실시한 기업들, 압도적 성과... “후회하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4 호주 연방 노동당, QLD에서 입지 잃었지만 전국적으로는 확고한 우위 ‘유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3 호주 호주 RBA, 7월 기준금리 ‘유지’했지만... 향후 더 많은 상승 배제 못해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2 호주 NSW 정부, 각 지방의회 ‘구역’ 설정 개입 검토... 각 카운슬과 ‘충돌’ 위험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