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전기차 1).jpg

호주의 전기차 보급은 전 세계 주요 국가와 비교해 더딘 편이지만 업계는 이를 대비하고 있으며 조만간 시장 상황을 크게 바꾸어놓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사진은 브리즈번에서 선샤인코스트까지 매일 출퇴근 하는 코버스 테블란체(Kobus Terblanche)씨. 그는 전기차로 바꾼 뒤 저렴한 차량 운용비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 Kobus Terblanche

 

“장기적 차원에서 연료비 절감... 아직은 높은 차량 구입비 감당 어렵다” 반응

 

브리즈번(Brisbane, Queensland)에 사는 코버스 테블란체(Kobus Terblanche)씨는 하루 25달러의 휘발유 비용을 절약한다고 계산하면, 매일 긴 출퇴근 시간이 그리 힘들지 않다.

지난해 9월, N사의 전기차를 구입했을 때, 그는 운용비를 얼마나 절감할 수 있을런지 잘 알지 못했다. 이후 현재까지 6개월 동안 브리즈번과 선샤인코스트 사이를 왕복(약 200km)하면서 약 3,000달러의 연료비를 절약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약 7.20달러가 들어가는데, 내 차와 같은 크기의 내연기관 자동차라면, 휘발유로 약 32달러가 들 것”이라는 그는 “자동차 엔진에서 나오는 소음을 듣지 않거나 진동을 느끼지 않는 자동차가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했었다”며 “이 차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거주하는 퀸즐랜드 주 정부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EV)는 현재 QLD 주에 등록되어 있는 모든 자동차 가운데 0.16%(6,000대)에 불과하다. 전 세계적 흐름과 비교할 때 보급은 상당히 더딘 편이다. 하지만 전기차 업계는 미래 변화를 대비하고 있으며, 이는 어느 순간 자동차 시장을 흔들 수 있다.

시드니 기반의 에너지 공기업 ‘오리진 에너지’(Origin Energy)의 기업전략 및 e-mobility 부서 책임자인 차우 레(Chau Le)씨는 “전기차의 초기 비용과 운용비를 포함하는 총 소유 비용(total cost of ownership. TCO)은 향후 12~24개월 이내 호주에서 처음으로 기존 자동차와 대등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녀는 최근의 높은 휘발유 가격으로 인해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시점이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레씨는 두 유형의 자동차 비용이 동등해지는 시점은 연간 2만5,000km 이상을 주행하는 소비자가 먼저 만들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QLD 주 정부는, 4기통 내연기관 자동차의 경우 100km를 주행하는 데 14.25달러가 소요되는 반면 무공해의 전기차는 약 3달러가 들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전기차협의회(Electric Vehicle Council)는 서비스 및 수리비용에서도 EV가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70% 낮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 같은 추정은 약 3만 km 주행에 한 번씩 정비를 하면 되는 것으로, 테블란체씨가 전기차로 바꾸는 가장 큰 이유가 됐다. “잘못될 수 있는 한 가지는 충전 스위치 켜는 일을 잊는 것뿐”이라는 그는 “많은 거리를 주행할 수 있으며 마모될 부품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종합(전기차 2).jpg

시드니 기반의 에너지 공기업 ‘오리진 에너지’(Origin Energy)의 e-mobility 부서 책임자 차우 레(Chau Le. 사진)씨. 그녀는 전기차의 초기 비용과 운용비를 포함하는 총 소유 비용(total cost of ownership. TCO)이 향후 12~24개월 이내 호주에서 처음으로 기존 자동차와 대등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 : Chau Le

   

글로벌 시장 동향을 분석하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BCG)은 일부 고급 전기차의 경우, TCO 측면에서 유사한 내연기관 자동차와 거의 동일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회사의 기후분석 전문가 제임스 틸버리(James Tilbury)씨는 “차량가격 면에서 소형 SUV도 EV와 조만간 거의 동동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기차 가격은

언제쯤 내려갈까...

 

장기적으로 비용 효율성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전기차 이용을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것은, 높은 차량 가격으로 인해 초기비용 부담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단기간에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BCG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400여 EV 모델이 있는 데 반해 호주에서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은 38개이다. 이중 5개만이 6만 달러 미만 가격이다.

틸버리씨는 “소형 EV는 휘발유 또는 디젤 자동차에 비해 약 1만2,000달러, SUV는 2만5,000달러가 더 비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일부 고급 전기차의 경우 비슷한 규모의 내연기관 차량과 가격이 거의 동일하지만 소형 승용차나 SUV의 경우 차량가격은 연료 엔진을 장착한 비슷한 크기의 차량 가격을 크게 벗어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리진 에너지’의 레씨도 EV의 초기 비용이 더 저렴해지기까지는 약 5년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보다 큰 세단이나 SUV 차량 가격이 높은 편이기에 이런 모델에서 EV 가격이 더 일찍 동등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주에 더 저렴한

EV가 없는 이유는

 

호주전기차협의회(Electric Vehicle Council)에 따르면 호주에서의 전기차 판매는 2020년 이후 3배 증가한 2만655대로, 지난해 판매된 EV는 전체 신차 판매 가운데 2% 비중이다.

이런 가운데 EV를 원하는 이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동 협의회의 베야드 자파리(Behyad Jafari) CEO는 “현재 EV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며 “일부 모델의 경우 소비자는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전기차 3).jpg

글로벌 시장 동향을 분석하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BCG)의 기후분석 전문가인 제임스 틸버리(James Tilbury. 사진)씨는 “소형 SUV 차량도 EV 차와 조만간 거의 동동한 가격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진 : James Tilbury

   

가령 퀸즐랜드 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EV 모델 중 하나인 ‘Tesla 3’의 경우, 이 회사 웹사이트에 의하면 구입 후 차를 인수받기까지 6~9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자파리 CEO에 따르면, 이처럼 긴 대기시간은, EV 제조회사들이 엄격한 탄소배출 규정을 정해 놓은 다른 국가 전기차 시장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그는 “퀸즐랜드의 경우 최근 EV 구입에 대해 3,000달러의 보조금 제공과 함께 2036년까지 모든 신차 판매를 전기차로 한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연방정부 차원에서 EV로 전환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것이, 각 EV 제조사들이 호주로의 공급을 늦추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특히 호주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전기차를 구입하는 데 있어 많은 시간을 인내해야 한다”는 자파리 CEO는 “정부 차원에서 EV 판매 목표, 내연기관 차량의 단계적 폐지 계획, EV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인센티브가 없다”며 정부 정책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회사들이 투자 결정을 할 때 호주는 대상 국가 목록 맨 아래에 둔다”며 “대신 그들은 호주에 휘발유 차량을 판매한다”고 꼬집었다.

 

■ QLD 주 인기 EVs

-Tesla Model 3 : 55%

-Tesla Model S : 9%

-Nissan Leaf : 8%

-Tesla Model X : 7%

-Hyundai Kona : 4%

-Hyundai Ioniq : 4%

Source: Queensland government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전기차 1).jpg (File Size:74.7KB/Download:8)
  2. 종합(전기차 2).jpg (File Size:91.5KB/Download:13)
  3. 종합(전기차 3).jpg (File Size:121.9KB/Download:9)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477 호주 HSC 시험 스트레스 가중... 불안-집중력 문제로 도움 받는 학생들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76 호주 NSW 보건부, 급성 vaping 질병 경고... 일단의 젊은이들, 병원 입원 사례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75 뉴질랜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3번째 키위사망자 발생 보고 일요시사 23.07.19.
6474 호주 2022-23년도 세금 신고... 업무 관련 비용처리가 가능한 항목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73 호주 잘못 알고 있는 도로교통 규정으로 NSW 운전자들, 수억 달러 ‘범칙금’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72 호주 차일드케어 비용, 임금-인플레이션 증가 수치보다 높은 수준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71 호주 2023 FIFA 여자 월드컵... 축구는 전 세계 여성의 지위를 어떻게 변모시켰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70 호주 시드니 주택임대료, 캔버라 ‘추월’... 임대인 요구 가격, ‘사상 최고치’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9 호주 입사지원시 기업 측의 관심을 받으려면... “영어권 이름 명시하는 게 좋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8 호주 세계 최초 AI 기자회견... “인간의 일자리를 훔치거나 반항하지 않을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7 호주 개인소득세 의존 높은 정부 예산... 고령 인구 위한 젊은층 부담 커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6 호주 일선 교육자, “계산기 없는 아이들의 산술 능력, 가정에서부터 시작돼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5 호주 SA 주 8개 하이스쿨서 ChatGPT 스타일 AI 앱, 시범적 사용 예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4 호주 NSW, ‘세입자 임대료 고통’ 해결 위해 Rental Commissioner 임명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3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카운슬, ‘Dodgeball Sydney’와 함께 ‘피구’ 리그 마련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2 호주 CB 카운슬, 어린이-고령층 위한 대화형 게임 ‘Tovertafel’ 선보여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1 호주 Millennials-Gen Z에 의한 정치지형 재편, 보수정당 의석 손실 커질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60 호주 고령연금 수혜 연령 상승-최저임금 인상... 7월 1일부터 달라지는 것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9 호주 다릴 매과이어 전 MP의 부패, NSW 전 주 총리와의 비밀관계보다 ‘심각’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8 호주 호주 대학생들, ‘취업 과정’ 우선한 전공 선택... 인문학 기피 경향 ‘뚜렷’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7 호주 보다 편리한 여행에 비용절감까지... 15 must-have travel apps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6 호주 각 대도시 주택시장 ‘회복세’, “내년 6월까지 사상 최고가 도달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5 호주 주 4일 근무 ‘시험’ 실시한 기업들, 압도적 성과... “후회하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4 호주 연방 노동당, QLD에서 입지 잃었지만 전국적으로는 확고한 우위 ‘유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3 호주 호주 RBA, 7월 기준금리 ‘유지’했지만... 향후 더 많은 상승 배제 못해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2 호주 NSW 정부, 각 지방의회 ‘구역’ 설정 개입 검토... 각 카운슬과 ‘충돌’ 위험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1 호주 “높은 기준금리-인플레이션 수치에 불구, 호주 가계들 ‘탄력적’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0 호주 RBA 로우 총재 임기, 9월 종료 예정... 호주 첫 중앙은행 여성 총재 나올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9 호주 Uni. of Sydney-Uni. of NSW, 처음으로 세계 대학 20위권에 진입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8 호주 연방정부, 비자조건 위반 강요를 ‘형사 범죄’로 규정하는 새 법안 상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7 호주 시드니 제2공항 ‘Western Sydney Airport’, 예비 비행경로 공개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6 호주 시드니 주택가격 상승 전환... 부동산 시장 반등 이끄는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5 호주 겨울 시즌에 추천하는 블루마운틴 지역의 테마별 여행자 숙소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4 호주 ‘전 세계 살기 좋은 도시’ 목록에 호주 4개 도시, 12위권 이내에 포함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3 호주 호주의 winter solstice, 한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이기는 하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2 호주 정치적 논쟁 속에서 임차인 어려움 ‘지속’... ACT의 관련 규정 ‘주목’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1 호주 연방 노동당 정부, 야당의 강한 경고 불구하고 ‘Voice 국민투표’ 시행 방침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0 호주 생활비 압박 속, 소비자 신뢰도 최저치... 고용시장도 점차 활력 잃어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39 호주 최악의 임대위기... 낮은 공실률 불구, 일부 교외지역 단기 휴가용 주택 ‘넉넉’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38 호주 규칙적인 낮잠, 건강한 뇌의 핵심 될 수 있다?... 뇌 건강 관련 새 연구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37 호주 Like living in ‘an echo chamber’... 소음 극심한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6 호주 시드니 주택 위기 ‘우려’... 신규공급 예측, 연간 2만5,000채로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5 호주 스트라스필드 등 다수 동포거주 일부 지방의회, 카운슬 비용 인상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4 호주 공립 5학년 학생들 사립학교 전학 ‘증가’... 시드니 동부-북부 지역 두드러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3 호주 850년 이후 전 대륙으로 퍼진 커피의 ‘deep, rich and problematic history’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2 호주 COVID-19와 함께 독감-RSV까지... 건강 경고하는 올 겨울 ‘트리플 위협’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1 호주 올 3월 분기까지, 지난 5년간 주택가격 폭등한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0 호주 높은 금리로 인한 가계재정 압박은 언제까지?... 이를 결정하는 5가지 요인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9 호주 호주 경제 선도하는 NSW 주... 실업률은 지난 40여 년 이래 최저 수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8 호주 전례 없는 생활비 압박... 젊은 가족-임차인들의 재정 스트레스 ‘최고 수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