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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호주 정계의 주요 이슈였던 동성결혼 합법화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의 찬반 여부를 묻는 대국민 우편조사 결과에서 ‘찬성’이 61.6%로, 압도적 득표를 얻어 승리했다. 애초 계획된 국민투표가 무산된 가운데 자발적 참여로 의견을 묻는 방식의 ‘우편조사’는 호주 사상 처음이다.

 

말콤 턴불 연방 수상, “사랑과 공정을 전하는 국민 메시지” 평가

수년간의 정치적 공방 마무리 기대, 올 크리스마스 전 법안 처리 전망

 

호주 동성결혼 합법화 찬반 여부를 묻는 대국민 우편조사 집계 결과 ‘찬성’이 61.6%로, 압도적 득표를 얻어 승리했다.

이로써 호주의 결혼법 개정안이 연방의회에 상정되게 됐으며, 올해 말 의원들의 투표를 거쳐 최종 결과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우편조사를 주관한 호주 통계청(ABS)은 11월7일을 최종 조사 마감일로 정하고 15일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고 공지했었다. 이날 ABS가 발표한 우편조사 결과 동성결혼을 찬성하는 이들이 ‘반대’(38.4%) 의사를 표명한 이들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이로써 수년간 이어온 정치적 공방도 조만간 끝이 날 것으로 보인다. 턴불(Malcolm Turnbull) 정부는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동성커플의 결혼을 합법화하는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우편조사는 호주 역사상 최초로 이루어진 자발적 투표로, 약 80%라는 높은 참여율을 보이며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평등 캠페인(Equality Campaign)의 알렉스 그리니치(Alex Greenwich) 공동회장은 시드니에서 열린 모임에 참석해 “사랑의 압도적 승리”라고 외쳤다. 이날 모임에는 존 폴 영(John Paul Young)의 곡 ‘Love Is In The Air’가 울려 퍼졌다.

그는 “올해 말 치러질 연방의원 투표에서 반대 의원들도 찬성에 손을 들 수밖에 없는 충분한 근거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주(state) 및 테리토리(territory) 별로 ‘찬성’ 투표율은 NSW 주(찬성 57.8%, 반대 42.2%)를 제외하고 모두 60%를 넘었다.

준주(Territory)인 ACT는 찬성 74%로 가장 많은 이들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했으며 빅토리아(Victoria) 주가 64.9%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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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우편조사 최종 결과 발표일로 못 박았던 15일(수), 호주통계청(ABS) 데이비드 칼리치(David Kalisch) 통계청장이 캔버라에서 이번 우편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우편조사 참여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70% 이상을 기록했으며, 이 중 18-19세가 80%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25-29세 연령층의 참여율은 71.9%였다.

광역시드니에서는 웬트워스(Wentworth), 시드니 이너시티(inner-city)가 찬성 80.8%를 기록, 호주 전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지역으로 기록됐다.

이번 결과는 동성결혼 합법화에 지속적으로 지지를 표명해온 턴불 총리와 자유-국민 연립의 승리이기도 하다. 턴불 총리는 통계청의 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압도적으로’ 많은 호주인들이 동성결혼을 지지한다”며 기쁨을 표했다.

그는 “호주 국민들은 ‘찬성’ 투표를 통해 공정한 사회, 헌신,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이제 국민들이 맡긴 임무를 크리스마스 전까지 해내는 것이 의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편조사의 찬반 득표율은 55~60%의 찬성을 예측했던 연방 정부 내 ‘찬성’ 지지자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수치이기도 했다.

동성연애자인 자유당의 트렌트 짐머만(Trent Zimmerman) 의원은 “이번 결과는 호주 사회 전체에 결혼 평등성을 표방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오늘 사랑과 헌신이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빌 쇼튼(Bill Shorten) 연방 노동당 대표는 멜번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동성결혼 합법화는 단순히 결혼의 평등뿐만 아니라 현대 호주 사회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지지하며 존중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ABS가 우편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동성연애자들을 전국 곳곳의 거리에서 춤을 추며 기쁨을 표했다.

올해 말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의회 심의에서 ‘찬성’이 승리할 경우 호주는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에 이어 동성커플에게 이성커플과 동등한 자격을 부여한 전 세계 25개국 대열에 합류하게 되며, 영어권 국가로는 마지막 주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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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의 우편조사 결과 전부터 각 도시 곳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결과를 기다렸다. 멜번 소재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State Library of Victoria) 앞에서 동성결혼 지지자들이 우편조사 결과가 나오자 기쁨을 표하며 환호하고 있다(사진).

 

■ 지역별 우편조사 결과

-NSW : 찬성 58%, 반대 42%

-VIC : 찬성 65%, 반대 35%

-QLD : 찬성 61%, 반대 39%

-WA : 찬성 64%, 반대 36%

-SA : 찬성 62%, 반대 38%

-TAS : 찬성 64%, 반대 36%

-ACT : 찬성 74%, 반대 26%

-NT : 찬성 61%, 반대 39%

-전체 : 찬성 62%(782만 명), 반대 38%(487만 명)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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