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pink lake 1).jpg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미드 웨스트’ 지역(Mid West region)의 포트 그레고리(Port Gregory)에 자리한 핑크 빛깔의 소금 호수 ‘헛 라군’(Hutt Lagoon)이 중국인들에게 알려지면서 본토는 물론 홍콩에서 온 관광객들로 넘쳐나고 있다.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 담기에 여념이 없는 중국 관광객들(사진).

 

소셜 미디어의 힘... WA의 핑크빛 호수, 중국 관광객 넘쳐나

부족한 관광 인프라로 ‘몸살’... 지역 당국, 뒤늦게 개발 계획 착수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퍼스(Perth) 북쪽으로 약 510킬로미터 거리의 포트 그레고리(Port Gregory)는 WA 중서부의 작은 항구 타운이다. 헛 강(Hutt River) 입구에 위치한 곳으로, 거주민은 약 50명에 불과한 이곳이 호주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은 핑크 빛의 소금호수 ‘헛 라군’(Hutt Lagoon) 때문이다.

이 호수가 짙은 분홍 색깔을 띠는 것은 식품 착색물질이자 비타민 A 공급원인 베타카로틴이 만들어내는 조류 두날리엘라 살리나(algae Dunaliella salina)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헛 라군은 패션 촬영 장소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Life is Beautiful’를 주제로 한 세계적 화장품 브랜드 랑콤의 상품 광고, 또 ‘마이어’(Myer) 백화점이 유명 모델 제니퍼 호킨스(Jennifer Hawkins)를 등장시켜 한 여름 컬렉션 제품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이 핑크빛 소금 호수가 중국 여행자들에게 알려지면서 중국 본토는 물론 최근까지 홍콩에서 온 이들로 북적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 여행자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romantic’이라는 말을 만들어내면서 서부 호주 중부의 새로운 여행지로 부상한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헛 라군은 서부 호주 중부 지역민들에게 호기심을 주는 장소였지만 이제는 호수를 따라 난 도로 위를 자동차, 캐러밴, 캠퍼 밴(campervan)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심지어 핑크빛 호수를 찾은 중국인들은 주변의 덤불을 제치고 호수 가장 자리로 들어가는 길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종합(pink lake 2).jpg

‘헛 라군’이 짙은 분홍색깔을 띠는 것은 식품 착색물질이자 비타민 A 공급원인 베타 카로틴이 만들어내는 조류 두날리엘라 살리나(algae Dunaliella salina)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합(pink lake 3).jpg

헛 라군으로 가는 도로를 가득 메운 중국 관광객 차량들. 이들은 도로 위에 무단으로 주차하거나 차량 위에 올라 사진을 찍는 등 위험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 ABC 방송에 따르면 그야 말로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몰려들기 시작한 중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이 지역이 몸살을 앓고 있으며, 포크 그레고리가 있는 서부 호주 ‘미드 웨스트’ 지역(Mid West region) 당국은 핑크 호수의 관광 인프라 개선을 위한 마스터플랜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 플랜을 주도하는 ‘미드웨스트 개발위원회’(Mid West Development Commission)의 개빈 트레져(Gavin Treasure) 위원장은 몰려든 여행자들의 안전 유지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지나치게 많은 이들이 몰려옴으로써 무척 혼잡스럽다”며 “미드 웨스트 지역은 관광지로 설정되지 않았던 곳이지만 일단은 좋은 현상”이라고 평했다.

 

핑크 호수 옆에서 주유소(Lynton Station)를 운영하는 제니 포에트(Jenny Poett)씨는 늘어난 방문객 숫자에 반가움을 표하면서 이들의 지나친 행동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동영상을 담고자 하는 이들, 웨딩드레스 입은 여성을 찍기 위해 도로를 막아버리는가 하면 차량 지붕에 올라가 사진을 찍는 위험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이처럼 무질서한 행동에 대해 중국 여행사 측은 “중국 관광객들이 이곳의 사진을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리면 더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을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게 포에트씨의 말이다.

포에트씨는 관광객들의 무단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차라리 호수 위로 제티(jetty)를 만들어 놓은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중국 방문객들을 이곳으로 데리고 오는 여행가이드 에밀리 장(Emily Zhang)씨는 “중국인들은 친구나 가족, 소셜 미디어 팔로워들에게 핑크 호수 풍경을 보여주고자 더 나은 사진을 찍고 싶어 한다”고 말한다. 장씨에 따르면 이곳의 헛 라군은 이제 중국인들에게 호주 여행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 중 하나’가 되었다.

 

종합(pink lake 4).jpg

햇살을 받아 더욱 진한 핑크 색깔을 보여주는 헛 라군. 사진 : 인스타그램 / abcaustralia

 

서부 호주 중서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경비행기 회사인 ‘Geraldton Air Charters’의 공동 설립자이자 항공기 조종사인 웬디 만(Wendy Mann)씨는 자기네 회사가 이 호수를 중국 및 홍콩인들에게 알리는 데 일조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녀는 지난 2014년 처음으로 14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태우고 호수 위를 비행했다. 그 후 지난해에만 그녀는 4천 명의 중국계 여행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만씨는 “중국인 방문자들은 우리 사업의 큰 고객”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어 핑크 호수를 찾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호수 주변의 관광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그녀는 특히 자동차 주차 공간이 10대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pink lake 1).jpg (File Size:48.2KB/Download:43)
  2. 종합(pink lake 2).jpg (File Size:66.2KB/Download:15)
  3. 종합(pink lake 3).jpg (File Size:45.3KB/Download:22)
  4. 종합(pink lake 4).jpg (File Size:45.3KB/Download:23)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451 호주 “높은 기준금리-인플레이션 수치에 불구, 호주 가계들 ‘탄력적’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0 호주 RBA 로우 총재 임기, 9월 종료 예정... 호주 첫 중앙은행 여성 총재 나올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9 호주 Uni. of Sydney-Uni. of NSW, 처음으로 세계 대학 20위권에 진입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8 호주 연방정부, 비자조건 위반 강요를 ‘형사 범죄’로 규정하는 새 법안 상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7 호주 시드니 제2공항 ‘Western Sydney Airport’, 예비 비행경로 공개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6 호주 시드니 주택가격 상승 전환... 부동산 시장 반등 이끄는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5 호주 겨울 시즌에 추천하는 블루마운틴 지역의 테마별 여행자 숙소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4 호주 ‘전 세계 살기 좋은 도시’ 목록에 호주 4개 도시, 12위권 이내에 포함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3 호주 호주의 winter solstice, 한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이기는 하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2 호주 정치적 논쟁 속에서 임차인 어려움 ‘지속’... ACT의 관련 규정 ‘주목’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1 호주 연방 노동당 정부, 야당의 강한 경고 불구하고 ‘Voice 국민투표’ 시행 방침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0 호주 생활비 압박 속, 소비자 신뢰도 최저치... 고용시장도 점차 활력 잃어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39 호주 최악의 임대위기... 낮은 공실률 불구, 일부 교외지역 단기 휴가용 주택 ‘넉넉’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38 호주 규칙적인 낮잠, 건강한 뇌의 핵심 될 수 있다?... 뇌 건강 관련 새 연구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37 호주 Like living in ‘an echo chamber’... 소음 극심한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6 호주 시드니 주택 위기 ‘우려’... 신규공급 예측, 연간 2만5,000채로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5 호주 스트라스필드 등 다수 동포거주 일부 지방의회, 카운슬 비용 인상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4 호주 공립 5학년 학생들 사립학교 전학 ‘증가’... 시드니 동부-북부 지역 두드러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3 호주 850년 이후 전 대륙으로 퍼진 커피의 ‘deep, rich and problematic history’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2 호주 COVID-19와 함께 독감-RSV까지... 건강 경고하는 올 겨울 ‘트리플 위협’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1 호주 올 3월 분기까지, 지난 5년간 주택가격 폭등한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0 호주 높은 금리로 인한 가계재정 압박은 언제까지?... 이를 결정하는 5가지 요인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9 호주 호주 경제 선도하는 NSW 주... 실업률은 지난 40여 년 이래 최저 수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8 호주 전례 없는 생활비 압박... 젊은 가족-임차인들의 재정 스트레스 ‘최고 수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7 호주 거의 7만6천 개 일자리 생성으로 5월 실업률 하락... 기준금리 인상 전망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6 호주 대마초 관련 정당, NSW-빅토리아-서부호주 주에서 ‘합법화’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5 호주 대학졸업자 취업 3년 후의 임금 상승 규모, 직종에 따라 크게 달라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4 호주 최고의 부유층들, 대부분 시드니 동부 지역에 거주... 억만장자들, 납세기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3 호주 호주 국민가수 슬림 더스티의 히트곡 ‘A Pub with No Beer’의 그 펍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2 호주 연금 정보- 새 회계연도부터 고령연금 지급, 일부 변경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1 호주 지난해 NSW 등서 매매된 부동산의 25%, 고령의 구매자가 모기지 없이 구입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0 호주 NSW 노동당 정부의 첫 예산계획, ‘70억 달러 블랙홀’ 직면... 삭감 불가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9 호주 그래프로 보는 호주 노동시장... 경제학자들, “전환점에 가까워졌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8 호주 3월 분기 호주 경제성장률 0.2% 그쳐... 현저한 GDP 둔화 신호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7 호주 호주 전체 근로자 거의 절반, 부채에 ‘허덕’... 정신건강 전문가들 ‘우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6 호주 4만 명에 달하는 범법 행위자 자녀들이 겪는 고통-복합적 불이익 드러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5 호주 최저임금 8.6%-근로자 일반급여 5.75% 인상, 향후 금리상승 압박 ‘가중’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4 호주 NSW 주 소재 공립대학들, 등록학생 감소로 2022년 4억 달러 재정 손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3 호주 프랑스 식민지가 될 뻔했던 호주... 영국의 죄수 유배지 결정 배경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2 호주 악화되는 주택구입 능력... 가격 완화 위해 부유 지역 고밀도 주거지 늘려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1 호주 시드니 평균 수입자의 주택구입 가능한 교외지역, 20% 이상 줄어들어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0 호주 기준금리 상승 불구, 5월 호주 주택가격 반등... 시드니가 시장 회복 주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09 호주 퀸즐랜드 아웃백 여행자 11% 감소... 4년 만에 맞는 최악의 관광시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08 호주 정신건강-자살예방 시스템 변화 구축, “실제 경험 뒷받침되어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07 호주 CB 카운슬의 폐기물 처리 기술, ‘Excellence in Innovation Award’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06 호주 그라탄연구소, 정부 비자개혁 앞두고 이주노동자 착취 차단 방안 제시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6405 호주 호주 가정의 변화... 자녀 가진 부부의 ‘정규직 근무’, 새로운 표준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6404 호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이후 부동산 투자자들의 세금공제 신청, 크게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6403 호주 NSW 정부의 첫 주택구입자 지원 계획... 인지세 절약 가능 시드니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6402 호주 기준금리 상승의 실질적 여파... 인플레이션 더해져 소비자들, 지갑 닫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