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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는 각국에서 입국하는 이들로 인해 더욱 확산되기도 한다. 지난 2년여 동안 호주에서 독감 환자가 감소했던 것은 팬데믹 사태에 따른 호주 국경 폐쇄가 하나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제 대부분의 방역초치가 해제되면서 올해에는 독감 환자도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며, 이에 따라 독감예방 접종이 강력하게 권장된다. 사진 : Pexels / Andrea Piacquadio

 

공공보건 전문가들, “COVID-19 동시감염 위험 낮춘다”... 독감백신 접종 권고

 

온도계의 수은주가 내려가고 낮이 짧아지면서 독감 환자 발생이 시작되고 있다. 공공보건 관계자들은 올 겨울의 경우, 이례적인 독감 시즌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올해 초, 보다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Omicron) 바이러스의 하위 변이 BA.2가 호주에 상륙한 후 현재는 지배적 균주로 자리잡아 가는 상황이다. 지난 2년여 COVID-19 방역을 위한 제한 조치와 국경 폐쇄로 인플루엔자 감염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었다.

지난해 바이러스 연구원들은 ‘야마가타 바이러스’(Yamagata virus)라고 하는 하나의 독감 바이러스가 완전히 근절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이 같은 전망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몇 개월 동안 이 바이러스는 보고된 사례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사이 독감이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해서 올해에도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지난 3월 말 내놓은 새 회계연도 예산 계획에서 연방정부가 이번 겨울 독감 및 코로나바이러스 문제 해결을 위해 21억 달러의 보건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한 배경에는 이런 이유도 있다.

 

▲ 올해 독감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지난해 독감예방 접종을 받은 이들이 약 3분의 1에 달했음에도 2021년 독감 감염이 거의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독감 환자 발병이 기록적으로 낮았던 이유는 해외에서의 바이러스 유입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년의 대부분 기간, 호주 국경이 폐쇄된 상태였고 입국자는 2주 동안 호텔 검역 과정을 거치면서 독감 바이러스가 호주로 옮겨져 왔다 해도 많은 인구에 전파되지 못했다. 일반적인 독감 감염의 일부로, 오늘날 이 바이러스에 감염됨으로써 면역 보호를 받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제 호주 국경은 완전 개방된 상태이고 검역 규정도 크게 완화됨으로써 독감이 확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예상이다. 감염병 전문 연구기관인 ‘도허티연구소’(The Peter Doherty Institute for Infection and Immunity)의 인플루엔자 학자인 이안 바(Ian Barr) 교수는 “우리는 이미 그것을 확인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실험실에서 확인된 인플루엔자 환자 수를 추적하는 국립질병감시시스템(National Notifiable Disease Surveillance System)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지난 3월 409건을 기록했으며 대부분 환자가 NSW 및 빅토리아(Victoria) 주에서 발생했다.

바 교수는 “이는 2021년 발생한 총 598건에 근사한 수치”라면서 “4월에는 더 많은 수가 기록될 것”으로 예상했다.

 

▲ 북반구의 독감 시즌을 통해 호주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북반구는 이제 겨울을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적도 북쪽에 있는 국가들의 경우, 독감에 관해서는 어떠했을까. 예상할 수 있듯 지역마다 다른 독감 시즌을 겪었는데, 이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 국경 폐쇄와 같은 서로 다른 수준의 제한 조치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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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에는 살아 있는 바이러스가 포함되지 않아 질병을 막아준다. 사진 : Penn Medicine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관련 보고에 따르면 2021-22년 독감 시즌의 병원 입원 환자 비율은 전염병 사태 이전 4년간의 같은 기간 비율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지난 독감 시즌에서 나타난 특이한 점은, 환자 사례가 증가하고 정점에 이른 뒤 감소하는 전형적인 패턴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즉 두 차례 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2021년 첫 번째 정점 이후 현재 독감환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바 교수는 COVID-19로 인한 사람들의 행동 변화가 독감 발병 사례의 증가 또는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측했다.

바 교수는 “만약 COVID 감염자 수가 많아지면 사람들은 더 많은 시간을 집에 머물게 되고 다른 이들과 덜 접촉하게 된다”며 “미국의 일부 주(State)에서는 마스크 착용 및 학교 휴교 등 엄격한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고, 이런 것이 인플루엔자 확산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외 국가들에서 나타난, 전반적으로 낮은 독감 수는 점차 기온이 떨어지고 있는 호주가 올 겨울 시즌에도 독감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 교수는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아주 혹독한 독감 시즌을 보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독감 바이러스들이 유입되면 더 폭넓게 퍼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독감예방 주사가 필요한 이들은= 독감을 억제하려면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우리가 매년 이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 이유는, 인플루엔자가 모양을 바꾸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즉 인플루엔자는 쉽게 변이하고 인체의 면역력을 피해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독감백신은 다양한 경우를 예상해 매년 조정되고 있다.

호주에서는 생후 6개월 이상의 경우 매년 계절성 독감백신을 접종받도록 권장된다. 특히 △6개월~5세 사이의 영유아, △65세 이상 고령자, △생후 6개월 이상의 원주민(토레스 해협 도서민 포함), △생후 6개월 이상으로 당뇨나 심장질환이 있어 심각한 독감 및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은 이들, △해외여행자, △의료 분야 종사자, 노인보호시설 간병인, 가감류 및 돼지고기 업계 근로자, △노숙자, △임산부가 주요 대상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더라도 이 그룹에 속한 이들의 경우 독감에 걸리면 합병증 등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가령 임신의 모든 단계에 있는 임산부에게는 독감예방 접종이 아주 강력히 권장된다. 바 교수는 “지난 2009년 우리는 끔찍한 돼지독감을 겪었다”며 “당시 많은 임산부들이 이 독감에 크게 시달린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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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와 인플루엔자는 발열, 기침, 숨가쁨, 피로감 등 일부 동일한 증상을 유발한다. 호주 백신자문그룹 ATAGI(Australian Technical Advisory Group on Immunisation)는 이제 COVID-19 및 인플루엔자 백신 동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사진 : Pixabay / Photojog

   

▲ 독감예방 접종은 언제 받아야 하나= 호주에서 독감백신이 출시되는 시기는 매년 이맘때쯤으로, 이는 우연이 아니다. 독감예방 주사로 생성된 항체는 약 4개월 후 약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최소 6개월, 아마도 그보다 약간 더 많은 기간 동안 매우 견고한 보호를 제공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따라서 보통 8월은 독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이지만 지금 예방접종을 받은 이들은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다.

독감백신의 효과는 mRNA COVID-19 백신에서 본 만큼 높지는 않지만 질병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되며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질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준다. 아울러 독감백신은 COVID-19에 동시에 감염될 위험도 감소시킨다.

 

▲ COVID-19와 인플루엔자에 동시 감염되는 경우는= 호주에서는 아직 광범위한 인플루엔자와 COVID-19의 동시 감염이 없는 상태이다. 해외 데이터에 따르면 두 바이러스 동시 감염은 COVID-19 감염의 1% 미만(추정치는 지역에 따라 다름)이다.

하지만 전염병 방역 규정 완화로 ‘플루로나’(flurona)라 부르는 인플루엔자와 COVID 동시 감염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으며, 전염병 전문가들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

최근 2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영국의 연구에서는 COVID-19와 독감에 걸린 환자의 경우 COVID-19에만 감염된 이들에 비해 사망 위험이 2배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는 이전 연구에서 도출한 결론을 뒷받침한다.

이런 이유로 멜번 소재 왕립 멜번병원(Royal Melbourne Hospital)을 비롯해 일부 병원에서는 이미 호흡기 증상이 있는 모든 환자에게 독감 및 COVID-19에 대한 정기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독감 검사는 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코와 인후 부분의 액체를 면봉에 담아 실험실로 보내는 COVID-19 검사와 유사하다.

 

▲ COVID-19 백신 및 독감예방 주사를 이제야 동시에 맞을 수 있는 이유는= 호주 정부에 백신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Australian Technical Advisory Group on Immunisation(ATAGI)은 지난해 COVID-19와 독감백신 접종을 2주 정도 간격을 두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후 그 조언을 철회하고 지금은 두 가지 백신을 동시에 접종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바 교수에 따르면 COVID-19와 독감예방 접종 사이에 14일간의 간격을 두는 것은 두 가지 백신에 모두 반응하는 경우를 대비한 예방적 조치였다. 그는 “이제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COVID-19 백신 접종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이 있음을 확인했고, 독감백신을 병행해 투여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OVID 또는 기타 인플루엔자 백신과 같은 표준 예방접종의 부작용 위험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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