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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방선거에서 주요 정당의 복지 관련 정책은 두드러진 것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호주 통계청(ABS)에 따르면 현재 호주 전역에는 실업자 수당인 ‘Newstart’에 의존, 하루 40달러로 생활해야 하는 이들이 72만 명 이상에 달한다.

 

정부 차원의 빈곤 관련 복지정책, 지난 20년간 ‘제자리’

‘싱글맘’들 어려움 가중... 내륙의 높은 실업률, 구조적 빈곤 만들어

 

올해 연방 선거에서 빈곤층에 대한 주요 정당의 복지 정책들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토요일(11일) ABC 방송은 ‘You Ask We Answer’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유권자들이 제반 생활비 인상과 함께 빈곤 및 가정폭력과 같은 사회적 문제 관련 정책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NSW 남서부, 빅토리아(Victoria) 주와의 경제 지점에 자리한 농촌도시 알버리(Albury)의 주부인 에밀리 라이트푸트(Emily Lightfoot)씨에게 있어 빈곤은 모든 것을 소비하며 살아야 하는 현실이다.

라이트푸트씨의 하루는 그야말로 아들을 위해 ‘일용할 양식’을 구입할 돈이 충분한지, 차자동차 페트롤을 채울 수 있을 런지, 조만간 받게 될 전기사용 요금 납부 고지서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벅차다.

싱글마더인 그녀는 여기에다 현재 거주하는 집마저 비워주어야 한다. 새 임대주택을 구해서 간다 해도 그녀가 정부 보조금으로 받는 수입의 60%는 임대료로 지출된다.

이제 그녀는 이따금 도움을 받던 ‘푸드뱅크’(foodbanks. 호주 최대의 빈곤자 식량 제공 시회단체)에서 고정적으로 신세를 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라이트푸트씨는 8년 전 아들이 태어났을 때 은행 관계자의 실수로 빈곤 상태에 빠졌고, 파트너와도 헤어지게 됐다.

“아들은 극도로 가난하게 자라났다”는 그녀는 “아들은 결코 비싼 것을 요구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았고, 산타(Santa)에게도 갖고 싶은 값비싼 선물을 목록에 적은 적이 없다”면서 “그는 엄마의 상황이 어떠한지, 또 무엇보다 음식물을 구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호주 빈곤퇴치 기구인 ‘호주 사회복지 협의회’(Australian Council of Social Service. ACOSS)가 NSW대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호주 전역에서 빈곤선(poverty line) 이하의 생활을 하는 이들은 300만 명이 넘는다. 이들은 주(week) 135달러의 수입으로 삶을 이어가는 이들이다.

이 조사 연구는 빈곤 계층의 대다수가 정부 보조의 ‘청소년 수당’(Youth Allowance) 또는 ‘뉴스타트’(Newstart)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주요 정당의 빈곤 문제 대책은...

 

정부 차원의 복지 계획은 지난 20년간 제자리걸음 상태에 있었다. 이런 가운데 빈곤층의 수입을 높이고자 하는 사회복지 서비스 로비 그룹들의 강력한 추진으로 이 문제는 각 정당의 주요 전략이 되고 있다.

ACOSS는 ‘뉴스타트’ 지급액을 하루 10달러 이상 늘려야 한다며 정부를 대상으로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 경우 주(weekly) 지급액은 280달러에서 355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호주 통계청(ABS) 수치는 현재 호주 전역에 72만2,923명이 ‘뉴스타트’ 수혜자이며, 이들은 하루 40달러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복지 로비 그룹은 이 금액으로는 살아가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복지그룹들의 일치된 노력, 여러 여야 의원들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2019년 연방 선거에서도 실업급여 문제는 전혀 바뀌지 않았으며, 선거 캠페인을 전개하는 그 어느 정당도 이의 해결을 위한 방안은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자유-국민 연립은 수당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으며, 이와 관하여 아무런 정책도 내놓지 않았다.

연방 사회서비스부 폴 플레처(Paul Fletcher) 장관은 지난 달, 뉴스타트 지급액을 올려야 한다는 복지그룹들의 요청을 묵살한 채 “현 정부의 정책은 적절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주요 정당 누구도 복지수당 인상을 언급하지 않은 가운데 노동당 빌 쇼튼(Bill Shorten) 대표는 현재의 보조금 수준이 극빈 계층을 더욱 빈곤으로 몰아넣는다는 점을 인정했다. 노동당은 사회복지 시스템의 어떤 부분을 변경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사를 약속한 상태이다.

그런 한편 녹색당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뉴스타트’ 및 ‘청소년 수당’을 1일 75달러로 즉각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알버리의 라이트푸트씨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최소한의 인상이 즉각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뉴스타트’ 수당이 75달러 이상으로 인상되면 좋겠다”는 그녀는 “이 정도만 되어도 생활비 예산을 잘 짜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액수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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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빈곤퇴치 기구인 ‘호주 사회복지 협의회’(Australian Council of Social Service. ACOSS)의 샤메인 크로우(Charmaine Crowe) 복지정책 수석 자문관(왼쪽). 그녀는 “사회복지 로비 그룹들이 요구한 보조금 인상 수준은 이들의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빈곤으로 몰아가는

구조적 문제

 

먼 내륙, 농촌타운 등의 경우 실업률이 높다는 점에서 빈곤 문제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빅토리아(Victoria) 주의 경우 센트럴 골드필드(Central Goldfields), 라 트로보(La Trobe), 밀두라(Mildura), 미첼(Mitchell), 로돈(Loddon), 그레이트 쉐파튼(Greater Shepparton), 모이라(Moira), 베날라(Benalla) 지역(region)은 빈곤에 가장 취약한 곳으로 꼽힌다.

빅토리아 주 그레이트 쉐파튼 지역의 사회지원 서비스 기구인 ‘Family Care’의 데이빗 테넌트(David Tennant) 대표는 “호주의 복지 부문 구조가 빈곤 가정 및 개인을 빈곤의 사이클에 빠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테넌트 대표는 올해 연방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도 지난 25년여 동안 실질적으로 인상되지 않았던 ‘뉴스타트’ 지급액을 인상하겠다고 공약하지 않은 것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호주인들이 이 보조금만으로는 생활을 이어갈 수 없으며 다른 긴급 구호단체에 의존해야 한다”면서 “특히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싱글맘들은 더욱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테넌트 대표는 이어 “특히 실업률이 높은 내륙 농장 지역 공동체에서는 더욱 큰 문제가 되었으며, 이들은 빠져나오기 힘든 구조적 빈곤층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ACOSS의 샤메인 크로우(Charmaine Crowe) 복지정책 수석 자문관은 “사회복지 로비 그룹들이 요구한 보조금 인상 수준은 이들의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ACOSS 또한 연방 정부의 사회보장제도위원회(social security commission)에 보조금 지급액의 적절성 검토를 요구하고 있으며 연방정부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임대료 보조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크로우 자문관은 “보조금 지원 금액이 인상된다면 호주 전역에 걸쳐 지역 경제 기여를 포함해 그 혜택은 더욱 넓은 영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이는 지역 업체들의 고용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어 “보조금에 의존하는 이들은 새로운 기술을 배울 여력이 없다”며 “보조금이 인상된다면 이들은 필요한 기술 습득을 위해 훈련할 시간을 갖게 되고, 지역사회 고용을 촉진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을 돕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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