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기대수명 1).jpg

세계적 전염병이 시작된 지난 2020년, 호주인의 기대수명은 남녀 각 0.7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팬데믹 사태에서 국경 폐쇄와 이동 제한 등 적극적인 방역 조치로 사망자를 최소화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진 : Unsplash / Johnny Cohen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연구팀 조사... “봉쇄조치에 감사해야...”

 

지난 2020년 COVID-19의 세계적 전염병 사태 속에서도 호주인의 기대수명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조사한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ANU) 연구원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정부가 발 빠르게 취한 봉쇄 조치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ANU 연구팀은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대학교(Oxford University) 연구팀이 완료한 연구에 호주의 데이터를 추가하여 전염병 발병 이후 호주의 상대적 기대수명을 비교했다.

최근 ‘국제역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된 이 연구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0년 사이 호주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남녀 모두 0.7년이 증가했다. 연구원들은 이처럼 길어진 기대수명에 대해 “1990년대 이후 관찰된 가장 큰 증가”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한 NSW, 퀸즐랜드(Queensland), 빅토리아(Victoria) 주에서 각각 약 반 년의 기대수명 증가가 나타나 전국적으로 생존율이 거의 동등하게 늘어났음이 확인됐다.

 

COVID-19 록다운 및

이동 제한으로 사망 감소

 

2020년도 호주의 기대수명 증가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호주 다음으로 덴마크와 노르웨이가 남녀 모두 각 0.1년, 0.2년 늘어났다. 반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높은 감염비율 및 수많은 사망자를 냈던 미국은 여성과 남성 기대수명이 각각 -1.7년, -2.2년 감소하면서 큰 폭의 하향세를 보였다.

ANU 연구팀은 기대수명에서 호주의 부상을 “2020년도 정부의 적극적인 COVID-19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2019-2020년 여름 시즌, 호주 전역에 엄청난 피해를 불러온 최악의 ‘Black Summer 산불’로 인한 스트레스, 이어진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 사태에도 불구하고 호주는 국경 폐쇄와 국민들의 이동 제한 등의 방역 조치로 기대수명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2020년에는 더 적은 수의 일반적 감염이 보고됐으며 폐렴 및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도 20%가 감소했다. 사람들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집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조치로 인해 도로교통 사망자 또한 크게 줄었다.

이번 연구 보고서의 공동저자 중 하나인 블라디미르 카누다스-로모(Vladimir Canudas-Romo) 교수는 “1918년 스페인 독감 기간에도 국경 폐쇄 시도가 있었다”고 전제한 뒤 “일단 항구가 열리면(국경 개방이 지속되면)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 바이러스는 치명적 영향을 미치며 빠르게 번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호주는 이번 팬데믹에서 백신으로 치명적 운명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카누다스-로모 교수에 따르면 2020년, 호주에서는 비감염성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감소했다.

 

종합(기대수명 2).jpg

공공보건 전문가들은 최근 발표된 2020년 호주인의 기대수명 증가에 대해 “COVID-19 감염을 우려해 기저질환자들이 적극적으로 병원 이용을 자제한 경우가 많기에 이런 양상이 향후 몇 년 동안 기대수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를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사진 : Unsplash / Eduardo Barrios

   

기대수명은

삶의 질에 따라 다르다

 

시드니대학교 공공보건대학원의 팀 드리스콜(Tim Driscoll) 교수는 ANU 연구팀의 연구에 대해 “COVID-19가 호주사회에 미친 파괴적 영향을 감안할 때 그 결과는 상당히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모두는 COVID-19로 인해 많은 이들이 사망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으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기대수명이 최근 몇 년 동안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개선되었다는 것이 새삼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드리스콜 교수는 “다만 우려되는 것은, COVID-19 감염을 우려해 병원을 기피하고 정기적으로 GP를 만나거나 검진을 덜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감안할 때 지난 2년 동안 많은 질병자가 확인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감염으로 인한 질병이 감소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는 그는 “실제로 인플루엔자를 예로 들면 COVID-19 발병 이후 호주 지역사회에서 인플루엔자 발병 건수와 사망자 수는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공공보건 관계자들은 사람들이 COVID-19 감염을 우려해 병원에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드리스콜 교수는 “의사방문 횟수의 감소가 향후 몇 년 동안 기대수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를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한 2020년 이후 나온 ‘델타’(Delta) 및 새로운 ‘오미크론’(Omicron) 변이 바이러스 발병 사례 및 사망자 수 증가로 의료 시스템은 상당히 약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드리스콜 교수는 “ANU 연구팀 조사 결과는 봉쇄 조치로 인해 몇 가지 이점이 있음을 보여주었지만 지역사회의 더 넓은 복지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 하나로 팬데믹 기간 중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정신건강에 대한 영향이었지만 이를 통계로 정의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 공공보건 분야에서는) 많은 우려가 있다”는 그는 “팬데믹 초기, 정신건강 우려와 첫 번째 봉쇄 조치가 취해지면서 자살 위험이 높아졌을 수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볼 때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증거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에 갇혀 지내거나 고립되어 있던 이들의 정신건강 문제, 이로 인한 어려움이 없었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우려했다.

드리스콜 교수는 “궁극적으로 기대수명은 건강을 보여주는 유일한 지표는 아니며, 삶의 질을 보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기대수명 1).jpg (File Size:59.5KB/Download:10)
  2. 종합(기대수명 2).jpg (File Size:62.7KB/Download:1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351 호주 시민단체-일부 의원들, “직업 없는 홀부모 자녀양육 보조금, 확대해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7.
6350 호주 팬데믹 당시의 인구감소 지역, 해외 인력 재유입으로 주택수요 ‘빠르게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7.
6349 호주 NSW 자유당의 온건파 중심 인사 마크 스피크먼 법무장관, 새 지도자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7.
6348 호주 베스트셀러 작가 핍 윌리엄스, 새 소설 ‘The Bookbinder of Jericho’ 선보여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7.
6347 호주 ABS 세부 노동시장 데이터... 광역시드니 고용률, rest of NSW에 뒤처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7.
6346 호주 Rental crisis... 시드니 지역 유닛 임대료, 1년 만에 주 120달러 급등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7.
6345 호주 “메이저 은행들, 금융사기 방지 및 피해 보상 위한 더 많은 조치 취해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7.
6344 호주 인플루엔자 우려 증가... NSW 보건부, 지역사회에 ‘독감백신’ 접종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7.
6343 호주 Cancer Council, 상당수 호주인 건강에 영향 미치는 희귀암 ‘우려’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7.
6342 호주 멜번, ‘세부기술 측면에서’ 시드니 제치고 호주 최대인구 도시로 발돋움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6341 호주 앤서니 알바니스 총리, ‘Time’ 지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6340 호주 자유당 지지자들, 당 지도부 ‘반대’ 불구, ‘Voice’ 관련 ‘Yes 캠페인’ 준비...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6339 호주 상위 10% 계층이 전체 경제성장 이익의 93% 차지... 호주, 경제 불평등 심화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6338 호주 시드니의 불평등 심화... NSW 거주민 100만 명 ‘빈곤’ 상태서 생활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6337 호주 호주인들, 지난 한해 갖가지 사기 행각 피해로 총 31억 달러 손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6336 호주 호주 일자리 호황 속 ‘안정적 실업률’ 이어져... RBA의 이자율 인상 ‘압력’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6335 호주 Class warfare... NSW 각 학교에서의 폭력 행위, 지난 10년 사이 50%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6334 호주 농업 체험 여행자 증가... TAS 농장-식품업체들, 방문객 유치 ‘본격화’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6333 호주 연방정부,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 감안해 최저 소득계층 임금인상 ‘지지’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6332 호주 ‘Science of pokies’, 도박자를 유혹하는 포커머신의 설계와 작동방식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6331 호주 생활비 위기 속 ‘빠질 수밖에 없는 함정’... BNPL 이용자 ‘고군분투’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6330 호주 “생산성 낮은 기업들, 대개는 이주 노동자에 의존... 생활수준 위협”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6329 호주 ‘Work from Home’ 협상... ‘호주 사무실 문화의 미래’, 새로운 도전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6328 호주 시드니 경전철 이용객, ‘COVID 제한 해제’ 이후 1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6327 호주 만성적 주택 부족 상황... 11개월 만에 주택가격 상승... 임대료 고공 행진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6326 호주 아웃백 캠핑 여행 증가... SA 주 당국, COVID로 중단했던 내륙 여행 허용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6325 호주 “현 기준금리 유지, 추후 이자율 인상 없으리라는 것 보장하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6324 호주 광역시드니 각 지역의 성적 우수 학교들, 등록 학생 크게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6323 호주 시드니 주택소유자들, 20년 전 비해 보유 기간 길어... ‘코어로직’ 데이터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6322 호주 멜번 교외지역 거리에서 맹견 공격으로 60대 여성, 치명적 부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6321 호주 Female firsts... NSW 크리스 민스 정부 내각 확정... 절반이 여성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20 호주 100인 이상 고용 기업, 내년 초부터 성별 임금격차 공개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19 호주 연방 자유당 피터 더튼 대표, ‘아스턴’ 보궐선거 패배 책임 ‘인정’하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18 호주 시드니 일부 유명 사립학교, 허용된 학생 정원보다 수백 명 이상 추가 수용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17 호주 ‘Indigenous Voice to Parliament’, 헌법 명시 위한 국민투표 결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16 호주 “호주 여자 축구팀 성원과 우리 사회의 다양성에 동참해 달라...”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15 호주 정부, 의약품 보조 계획의 COVID-19 항바이러스 치료제 ‘자격 기준’ 확대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14 호주 금 탐사자, VIC주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서 2.6kg 금덩어리 ‘횡재’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13 호주 호주 중앙은행, “하락하는 물가 수치 지켜보겠다”... 이달 금리 인상 ‘보류’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12 호주 지난해의 부동산 시장 침체기, 가격 하락폭 컸던 시드니 주택 규모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11 호주 “독감 심각”, “예측 불가능”... 겨울시즌 앞두고 독감 백신 접종률 저조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10 호주 올해 Term 4부터 NSW 주 공립 하이스쿨서 휴대전화 사용 ‘금지’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09 호주 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주택가격 상승했지만... “향후 상황, 확신 못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08 호주 뱅스타운 ‘브라이언 브라운 극장’, 각 장르의 수준 높은 공연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07 호주 “QLD 거주민, 지난해 최소 한 차례는 COVID-19에 감염되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06 호주 스트라스필드 카운슬, 새로운 내용의 ‘Strathfield Festival’ 준비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05 호주 “RBA의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건축 및 주택대출 승인 크게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23.04.06.
6304 호주 Under God... 크리스 민스 47대 주 총리 취임, “충성-직무 충실” 선서 file 호주한국신문 23.03.30.
6303 호주 NSW 주 선거-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정부 불신, NSW 주 선거 승패 갈랐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3.30.
6302 호주 NSW 주 선거- 12년 만의 노동당의 승리 이끈 Chris Minns 대표는 누구? file 호주한국신문 23.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