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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범죄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호주 이민부의 파트너 이민 프로그램, 즉 배우자 비자 시스템이 일부 남성들에 의해 노예결혼 도는 인신매매로 악용되고 있다며 이를 변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은 노예결혼을 빗댄 이미지.

 

범죄연구소 보고서... 사기 결혼으로 입국시켜 노역 강요


 

호주의 파트너 이민 프로그램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 또는 여성들의 강제 노역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호주 범죄연구소의 금주 발표한 보고서는 호주인 남성과의 행복한 결혼을 약속받고 호주로 건너온 시드니 및 캔버라 거주 8명의 여성이 겪은 사례를 소개하면서 궁극적으로 이들은 파트너 이민 프로그램에 의해 혹사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범죄연구소의 사만다 린햄(Samantha Lyneham) 연구원은 이들 여성들을 상세히 인터뷰 했다. 린햄 연구원은 직접 만난 여성들 가운데 가장 심각한 케이스로 한 여성이 겪은 일을 언급하면서 “남성 파트너의 말에 순종하지 않을 경우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으며, 얼음이 얼 정도로 추운 겨울, 집 뒤 정원의 나무 아래서 잠을 자도록 강요당한 일이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커다란 가위를 주고는 집 정원의 잔디를 모두 깎을 것을 강요당하기도 했다”면서 “일을 마치지 못하면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린햄 연구원은 또 다른 사례로 인도에서 온 여성 카냐(Kanya)씨를 언급했다. 그녀는 호주에 거주하는 가족 친구와의 중매 주선을 받았고 18살 때 인도에서 호주 남성과 처음 맞선을 보았다. 그리고는 맞선 3일 후 결혼식을 가진 뒤 호주로 건너왔다.

 

시드니 공항에 도착하자 인도에서 결혼한 남편과 남편의 여자 친구가 그녀를 데리러 나왔다. 이어 카냐씨는 남편을 따라 집에 도착했고, 무려 16명의 가족이 한 집에서 살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때 카냐씨는 “이 집의 노예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녀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남편의 집에 들어온 날부터 그녀는 16명의 가족을 위한 식사준비와 집안 청소, 어린 아이들 돌보기에 나이 든 노부모의 수발을 들어야 했다.

얼마 안 되어 그녀는 남편과의 결혼이 사기였으며 노예와 같은 처지에 빠지게 된 것을 알고 그 집을 빠져나올 때까지 수개월을 함께 살아야 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린햄 연구원이 인터뷰 한 여성들은 18세에서 49세 사이로 아시아, 중동, 남태평양 도서국가 및 동유럽인들이었다.

 

그녀들은 모두 호주의 남성들과 결혼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막상 결혼식을 올리고 나서는 사기결혼을 당한 것임을 알게 된 이들이었다.

 

린햄 연구원은 “이들 여성 모두 결혼하여 호주로 와서는 집에 갇혀 있어야했고, 외부와 연락도 안 되었으며 친구도 없고 심지어 본국에 있는 가족과의 연락조차 차단당한 생활을 해야 했다”고 고발했다.

 

린햄 연구원은 “뿐 아니라 이들은 언어 장벽에 폭력과 성폭행, 물리적 폭행에 국외추방이라는 협박까지 받아야 했다”면서 “그럼에도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한 이들이었다”고 말했다.

 

호주 구세군(Salvation Army Australia)는 이처럼 인신매매된 여성들을 위해 피난처를 제공하는 있다. 호주 구세군은 로라 비달(Laura Vidal) 대변인은 “지난 한 해 동안 약 40명의 이 같은 여성들에게 주거지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인신매매로 악용되는 파트너 이민 프로그램을 변경하고 또 이를 악용하는 이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호주 범죄연구소는 이 같은 케이스에 대해 “가정폭력보다 더 강력한 처벌을 통해 인신매매 및 노예범죄를 다스려야 할 것”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이민부에 비자신청 처리 방법을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범죄연구소는 그 방법의 하나로 접수된 배우자 비자를 처리할 경우 신청 배우자 외 여성들을 별도로 인터뷰할 것을 제안했다.

 

린햄 연구원은 “많은 이들이 성적 인신매매 또는 이보다 더한 노예노동자 매매 등에 대해 듣고 있겠지만 실제 피해자들의 사연에 대해서는 속속들이 모르고 있다”면서 “이번 보고서가 지역사회의 인식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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