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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COVID-19 백신개발 경쟁 속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등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희망이 높아지는 가운데 만약 백신이 성공하는 경우 이를 어떻게 배포할 것인지, 또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을 어떻게 강제화할 수 있는지 등의 문제가 제기된다. 사진 : Pixabay

 

전문가들, ‘가능’ 의견이나 접종 거부하는 ‘백신 회의론자들’ 인권침해 문제도 제기

 

전 세계적으로 160여 개의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연구가 진행되고, 사람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한 물질 또한 29개에 이르는 등 조만간 효과를 발휘하는 COVID-19 백신 개발이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는 지난 8월 19일(수), “이른 시간에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성공이 유력한 후보물질 가운데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제약회사 ‘AstraZeneca’가 공동연구 중인 백신을 호주에서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면서 모든 국민에게 무료로 접종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소식은 긴 시간 전 세계인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COVID-19 백신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이는 백신을 어떻게 배포될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윤리적 질문을 제기한다는 의견이다.

호주의 백신 확보 소식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모리슨 총리는 ‘모든 국민에게 무료 접종’을 ‘권장’한다고 발표한 뒤 이를 다시 ‘(접종) 의무화’라는 단어로 수정했다. 이는 아동에게 갖가지 질병에 대한 ‘의무적 접종’을 강요하는 ‘no jab, no play’(보육센터나 학교에서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어린이는 배제하도록 허용하는 등 예방접종을 의무화하는 정부 정책을 일컫는 말) 프레임이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짐작케 했다.

그렇다면 모리슨 총리의 ‘접종 의무화’라는 표현이 실제로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만약 COVID-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강제화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접종을 원치 않는 이들의 인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백신접종 거부 예상 그룹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려는 강력한 제한조치들 가운데 하나인 ‘안면 마스크 착용 요구’에 반발한 이들이 나왔던 것처럼 만약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경우에도 이를 거부하는 이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백신 회의론자들은 이 경우를 대비, 저항할 준비를 하고 있다. 글로벌 네티즌을 대상으로 하는 한 웹사이트에는 백신접종이 강요될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하듯 “호주인들은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들(정부 당국)은 우리에게 DNA 변형 백신을 접종받도록 강요하고 시행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독 주사를 맞게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이 게시되기도 했다.

예방접종에 대한 이 같은 우려는 전통적인 ‘안티 백신’ 그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에서 나온 최근 조사는 COVID-19 백신을 거부하는 이들이 3명 중 1명에 이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수치는 최근 러시아가 1-2상 시험과 달리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3상 임상시험도 거치지 않은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Sputnik V’ 출시를 공표하면서 향후 COVID-19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백신이 시급하다는 것은 잠재적 후보물질들에 대한 연구와 시험이 평소보다 더 빠르게(또는 성급하게) 진행됐음을 의미하며, 이는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의혹을 낳는다.

올해 초 골드코스트(Gold Coast, Queensland)에서는 호주 럭비리그(NRL) 선수 3명이 독감백신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퇴장 당한 일이 발생한 바 있는데,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접종 딜레마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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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에 대해 정부는 ‘no jab, no play’프레임으로 접종을 의무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진은 시드니에서 전개된 예방접종 반대를 주장하는 이들의 집회. 사진 : ABC 방송

 

▲ 정부는 백신접종을 ‘의무화’ 할 수 있나=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변은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필수 예방접종 제도를 시행하기 위한 몇 가지 옵션을 갖고 있다.

멜번(Melbourne) 기반의 스윈번대학교 법학대학원(Swinburne University Law School) 원장인 미르코 바가릭(Mirko Bagaric) 박사는 “호주 정부는 국민들이 원치 않는다 해도 백신을 맞도록 강요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바가릭 박사는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가 개인의 자유, 이동 및 집회의 자유에 대한 국민의 권리를 재구성한 방식’을 언급하면서 “법적으로 정부는 국민들에게 정부가 원하는 모든 요구사항을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형법 전문가인 바가릭 박사는 “그러나 정부가 이 권한을 발휘할 가능성은 낮으며 또한 ‘전례 없는’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백신접종의 물리적 특성(피부를 뚫는다는)은 종교적-정치적 권리를 제한하고 심지어 국민들로 하여금 집안에 머물도록 하거나 지문을 남기도록 강요하는 것과는 별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바가릭 박사는 “법적 방어 측면에서 예방접종을 강요하는 것이 ‘고문’에 해당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면서 “강제 소독이라는 문제는 차치하고, 인체는 언제나 ‘불가침’으로 여겨져 왔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접종을 의무화하는 것은 지금까지 거의 절대적 권리로 간주되어 온 것에 대한 위반”이라고 설명한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접종을 시행하기 위해) 정부가 그것을 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던진 후 “물론 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스스로를 실용주의자라고 말한 바가릭 박사는 “정부가 ‘그것을 해야 하는가’라고 한다면, 이에 대해 ‘그렇다’는 입장”이라며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접종 일정을 표준 예방접종처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바가릭 박사는 “규범이나 규칙, 법률은 인간의 순 번영(net human flourishing)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에 기반하여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임을 전하며 “만약 안전한 백신이 가능하다면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생활하는 비용이 너무 높다는 점에서도) 그 백신을 통해 인류의 순 번영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경우는...= 일각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접종에 반대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no jab, no play’ 정책을 변형해 일부 정부 복지지원을 제한하는 등의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일부 주(State)에서는 애초 정책처럼 보육센터나 프리스쿨 등록에도 적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13년,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총리는 사회복지부를 통해 ‘no jab, no play’ 정책 강화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사회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현 모리슨 총리는 ‘백신에 대해 매우 강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리슨 총리는 “백신에 대해 이해해야 하는 중요한 사항은, 이것이 스스로의 건강을 보호한다는 것이며 또한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일”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면서 “모든 백신에 대해 그렇듯 명확한 의학적 이유로 어떤 종류이든 백신을 맞으면 문제를 일으키는 체질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no jab, no play’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모리슨 총리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아이들에게 젤리빈(jelly bean)을 주는 것처럼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모든 이들이 백신을 접종하도록) 한 번에 한 걸음씩 내딛겠지만 이런 문제를 제시하는 대로 받아들이고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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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백신이 성공한다 해도 이것이 골고루 배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를 누구에게 우선 접종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ABC 방송

 

물론 다른 옵션도 가능할 것이다. 일종의 ‘면역 여권’(immunity passport)을 만들어 COVID-19 백신접종을 마친 이들에게 제한조치 상황에서 더 많은 자유를 허용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연방 보건부 의료 부책임자인 닉 코츠워스(Nick Coatsworth) 박사는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에게는 일종의 인센티브 제한이 필요하다는 강한 대중적 견해가 있을 것”이라며 “레스토랑 출입금지나 해외여행을 못하고 하며 대중교통 이용을 막는 것, 과거 황열병(yellow fever)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던 이들에게 적용했을 법한 이런 구체적인 조치들이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 백신이 나오면, 누구에게 먼저 접종해야 하나=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인 백신 후보물질 가운데 효과가 입증, 승인된다 해도 전 세계적 전염병임을 감안할 때 모든 국가에 골고루 배포되기까지는 1년 또는 1년 반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은 성공하는 백신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각국의 상황을 감안할 때 특정 국가가 한꺼번에 많은 양을 공급받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백신이 공급될 경우 제한된 양을 누구에게 먼저 접종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정부 보건정책을 담당한 바 있는 ‘그라탄연구소’(Grattan Institute)의 보건경제학자 스티븐 덕켓(Stephen Duckett) 연구원은 “백신 출시와 관련된 윤리적 문제에 맞서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견이다.

덕켓 연구원은 “누가 새로운 백신을 우선 접종받아야 하는지, 누가 가상의 ‘면역 여권’을 먼저 가져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의료 종사자를 우선순위에 두고 면역체계 문제로 위험에 처한 젊은이들이 다음 차례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그는 “백신이 나온다면 누구를 우선 접종 받게 할 것인지, 호주사회의 진정한 가치와 부합하는 방안은 무엇인지 등 우리사회가 이를 논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덕켓 연구원은 주택불평등으로 일부 그룹은 다른 이들에 비해 더 큰 (전염병 감염) 위험에 있다며 한 가지 사례로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 멜번의 사회주택단지를 언급했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직장을 잃은 이들 가운데는 독립된 주거지 비용 부담으로 친구와 함께 모여 사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거주 공간 과밀을 유발할 수 있고 기본적 방역인 물리적 거리 유지를 어렵게 한다”고 설명한 덕켓 연구원은 “이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접종의 우선 후보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의 우선접종 대상 문제 외에 덕켓 연구원은 “정부가 백신 옵션을 공개하고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하는 후보물질뿐 아니라 다른 백신 연구팀과의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현재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의 후보물질은 상당히 유력한 백신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최종 문턱에서 실패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게 덕켓 연구원의 말이다.

이는 모리슨 총리도 설명한 것으로, “정부는 영국에서 진행 중인 후보물질뿐 아니라 다른 백신 연구팀과도 백신개발 성공을 전제로 이의 조기 확보를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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