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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시즌 엄청난 홍수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NSW 중북부 리스모어(Lismore) 거주 주민들이 연방 총리의 시드니 관저인 ‘Kirribilli House’ 앞에 침수된 물품을 옮겨놓은 뒤 피켓을 들고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의 ‘기후행동’(Climate Action)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키리빌리 소재 총리 관저 앞에 침수 물품들 옮겨 놓고 ‘Climate Action’ 촉구 시위

 

라니냐(La Niña)에 직면한 이번 여름 시즌, 극심한 홍수로 NSW 주 중북부 일대는 물론 시드니 지역 또한 상당한 피해를 입은 가운데 가장 극심한 상황에 처한 리스모어(Lismore) 지역 이재민들이 분노를 표출했다.

지난 3월 21일(월), 엄청난 홍수로 가옥은 물론 모든 생활도구를 잃은 이들은 침수된 물품을 트럭으로 옮겨와 시드니 북부, 키리빌리(Kirribilli)에 있는 총리 관저 앞에 쌓아놓은 뒤 ‘기후 행동’(Climate action)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지금은 리스모어지만 다음 피해지역은?’(Lismore now, where next?),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한 당신의 무행동이 내 이웃의 죽음을 가져왔다’(Your climate inaction killed my neighbour)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모리슨 총리를 직접적으로 질타했다.

시위에 참가한 리스모어 거주자 케이트 스트라우드(Kate Stroud)씨는 “우리 지역사회가 겪었던 상실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모리슨 총리가 이해하기를 바란다”면서 “우리 지역 모든 이들의 집밖에 이것들(리스모어에서 옮겨와 총리 관저 앞에 쌓아놓은, 침수된 가정용품들)의 50배에 이르는 폐물품이 쌓여 있다고 생상해 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리스모어 주민 멜비나 마틴(Melveena Martin)씨는 “모리슨 총리와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개 자리에 총리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주민들이 크게 화가 난 상태”라고 말했다.

리스모어 주민들이 키리빌리 관저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날, 모리슨 총리는 퀸즐랜드 주 방문 길에 리스모어에 들렀지만 총리의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마틴씨는 “총리가 우리 지역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조차 하지 않은 채 숨어버렸다고 생각하면, 정말 개탄스럽다”고 비난했다.

시위대에 합류한 쿠드라 팔라(Koudra Falla)씨는 홍수에 의해 가옥이 잠기던 순간을 회상하며 “도움을 청하는 이웃의 다급한 외침을 들었고, 새벽 3시에 나는 마을을 휩쓴 급류 속을 헤엄쳐야 했다”고 말했다. NSW 중북부 지역을 강타한 홍수로 리스모어 카운슬 지역에서만 3천 채 이상의 주택이 ‘거주 불가능 상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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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된 가정에서 나온 폐기물들을 트럭으로 옮겨와 ‘Kirribilli House’ 앞에 내리는 주민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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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자들이 트럭에서 내린 폐기물을 총리 관저 앞으로 끌고 가고 있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주민들은 급류로 둘러싸인 주택 지붕에서 두려움에 떨어야 했으며, 특히 구조요원 및 장비가 부족해 몇 시간을 공포 속에서 구조되기를 기다려야 했다.

리스모어 주민들의 이번 시위에 대해 NSW 주 폴 툴(Paul Toole) 주 부총리는 “주민들은 자유롭게 시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홍수피해 지역인) 노던 리버스 지역 주민들에 대해 걱정해야 하는 것은 당장 거주할 집을 마련하는 것(getting a roof over your heads)”이라면서 “지금은 정치적 발언을 하거나 플랫폼을 가동할 때가 아니라 피해지역 커뮤니티의 재건을 확실하게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스모어 주민들의 이번 시위는 홍수 피해에 대한 독립적 조사 계획이 발표된 후에 이어진 것으로, NSW 경찰청의 믹 퓰러(Mick Fuller) 전 청장, NSW 주 독립 기관인 ‘Independent Planning Commission’의 매리 오케인(Mary O'Kane) 의장이 3개월간의 조사를 이끌게 된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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