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COVID 2년 1).jpg

2020년 1월 25일, 호주에서 첫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났다. 중국에서 입국한 이들로부터 시작된 호주 내 바이러스 전파 이후 2년이 되는 지난 1월 25일(화) 현재, 호주에서는 188만 9757번 째 COVID-19 감염 사례가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델타’(Delta) 변이 확산과 함께 방문자 출입을 막았다가 하반기, 'Hello again'이라며 방문객을 받기 시작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Sydney Opera House). 사진 : 김지환 / The Korean Herald

 

2020년 1월 25일 첫 감염자 확인, 초기 감염자는 대부분 해외에서의 입국자들

봉쇄와 자택 격리→국경 폐쇄→호텔 검역 시스템으로... 바이러스 유출은 계속돼

 

COVID-19 전염병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났다. 2020년 1월 25일(토) 호주에서는 첫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 발생이 확인됐다.

 

그 이전 몇 주에 걸쳐 호주는 중국 우한(Wuhan)에서 이상한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해 1월 23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구 1100만 명의 도시 우한에 봉쇄 조치가 취해졌다”고 밝히며, “이는 공공보건 역사상 전례가 없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도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에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호주에서도 조만간 감염 사례가 나올 것이며 몇 주 안에 호주도 봉쇄 조치를 취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호주의 경우 지금까지 COVID-19 상황은 100여 년 전 스페인 독감(Spanish flu)의 영향을 받았을 때보다 두 배나 길게 이어지고 있으며, 아직도 그 끝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동안 호주는 공공보건 당국이 방역정책을 주도하면서 전염병 대책 계획을 세우고 전염병 학자들은 이 바이러스를 연구하면서 불가피한 바이러스 확산에 대처해 왔다.

 

호주의 코로나 바이러스 이야기는 2년 전의 이날(2020년 1월 25일) 기록된 첫 감염 사례부터 2년이 지난 2022년 1월 25일 현재 188만 9757번 째 사례까지 우여곡절로 가득했다. 그 사이 호주는 수차례의 감염자 폭등 파장을 겪었고 그 주요 원인도 달랐다.

 

호주의 첫 감염자

 

2020년 1월 25일 아침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두려워했던 일이 발생했다. 호주에서 첫 감염자가 나온 것이다. 이날 보고된 감염자는 6일 전인 1월 1월 19일, 중국 우한에서 광저우(Guangzhou)를 거쳐 멜번(Melbourne)으로 입국한 50대 남성이었다.

 

이 남성을 시작으로 감염자는 같은 날, 순식간에 4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오후, NSW 주에서는 3건이 연이어 확인됐다. 중국에서 입국한 30대, 40대, 50대 남성 3명이었다.

 

이 단계에서 이 바이러스는 COVID-19라는 공식 이름을 갖기도 전에, 또한 그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파악하기 훨씬 이전, 중국에서 최소 41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1000명 이상을 감염시킨 상황이었다.

 

당시 호주 연방 보건부 최고 의료 책임자인 브렌던 머피(Brendan Murphy) 박사는 “중국 외에서 확인된 감염 사례, 우한에서 호주로의 여행자 규모를 감안할 때 호주에서 일부 감염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종합(COVID 2년 2).jpg

현재 호주의 COVID-19 감염 사례는 전 세계 집계에서 약 2% 비중이다. 데이터는 각 지역에서 발생하는 평균 7일간의 새로운 감염 사례를 기준으로 집계한 것임. Source: Our World In Data

   

호주에서 처음으로 기록된 감염자들의 호주 여행 일정, 이들이 탑승했던 항공편 이외에 이들 4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중국에서의 입국자로 시작된 호주 내 바이러스 감염의 핵심 줄기는 세계적 전염병(pandemic)이 시작되면서 친숙한 이야기가 됐다.

 

COVID-19 초기, 호주에서의 감염자 발생은 대부분 해외에서 입국한 이들에게서였다. 가장 먼저 중국에서 들어온 이들에서 시작됐으며, 이 바이러스가 점차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유럽, 미국, 그리고 더 먼 곳에서 유입된 사례도 나타났다.

 

해외에서 유입, 지역사회에서 확산

 

당시 호주의 감염자들은 ‘하필 이 즈음에’ 해외로 여행을 떠났던 이들, 해외에 거주하다가 전염병 사태를 맞아 호주로 돌아온 이들, 전 세계 각국에 있던 이중국적자, 업무나 여행을 위해 호주로 입국한 외국인들이었다.

 

호주의 항공사들은 감염자가 탑승했던 항공편 목록 및 좌석번호를 발표했다(주변에 있던 이들의 감염검사 필요성에 따라). 유람선 승객들도 바이러스를 호주로 유입시켰다.

 

이 즈음, 보건 당국은 감염 확산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일환으로 자택격리를 도입했고 정부는 호주 국경을 폐쇄했으며 이후에는 해외에서 입국하는 이들에게 2주 동안의 호텔 검역 절차를 시행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호텔 검역 과정에서 누출돼 최소 20차례 이상 호주 내 각 지역사회로 번졌다.

 

오랜 시간 동안, 해외에서의 바이러스 유입은 호주 내 감염사례의 주요 요인이었다. 2년이 지난 지금, 감염자 발생 원인은 전혀 다르게 바뀌었다. 해외에서 감염되어 호주로 들어온 케이스는 전체 중에서 작은 부분이 됐다. 그리하여 지금은 다른 국가에서 호주 여행자 입국을 막거나 이를 검토하는 상황이다.

홍콩은 올해 초 호주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입국을 금지했으며 유럽 이사회(European Council)는 이달 넷째 주 초 호주를 감염 핫스폿으로 지정, 회원들에게 호주인들의 입국 차단을 권고했다.

 

대규모 발병 대부분은 취약계층 거주지역서

 

첫 감염자 발생 약 한 달 후인 2월 29일. 시드니에서 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이란(Iran)에서 귀국한 남성의 여동생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 첫 호주 내 지역사회 발병 사례로 기록됐다. 이전까지 해외에서 입국한 이들 중 30여 건의 감염 보고가 있던 상황이었다.

 

이로써 바이러스가 호주로 유입되고 탐지를 피하면서 지역사회 전파 패턴이 나타나고 새로운 핫스폿이 분명해졌다. 지역사회 발생 초기 일부 사례는 감염 경로가 분명하게 밝혀졌다. 이는 해외에서의 유입된 후 지역사회로 전파됐음을 확인시켰다.

 

종합(COVID 2년 3).jpg

인구 1인당 감염 사례에서 호주는 전 세계 평균에 비해 큰 편이다. 각 지역의 100만 명당 신규 사례(평균 7일간)를 기준으로 집계. Source: Our World In Data

 

최초의 대규모 발병 중 하나는 불안정한 노동력과 취약한 거주민이 있는 노인요양시설이었다. 호주에서 두 번째로 치명적이었던 시드니 서부, 킹스우드(Kingswood) 소재 노인요양시설인 ‘Newmarch House’에서는 70명의 노인 거주자와 직원이 감염됐고 19명이 목숨을 잃음으로써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었다.

 

예방접종 프로그램과 노인요양시설 감염을 조사한 왕립위원회(royal commission)의 특별 보고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계속됐다.

 

지난 1월 20일, 연방 보건부가 내놓은 가장 최근의 전국 노인요양시설 발병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198곳의 요양시설에서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7861명의 노인 거주자, 1만 1198명의 직원이 감염됐다. 팬데믹이 공식 선포된 이후 현재까지 노인요양시설에서는 총 1,130명 이상(노인요양시설 전체 감염자의 36%)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의료분야 종사자들은 대체적으로, 특히 가장 최근에 출현한 ‘오미크론’(Omicron) 변이 파동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육류가공 및 소매점 등 필수 서비스 업종도 감염 핫스폿이었다.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초기에는 멜번, 후에는 시드니로)의 경우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 종사자가 많고, 대가족이 한 집에 거주하며 지역사회와의 의사소통이 빈약한 점(이민자 그룹이 많고 영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 등의 요인이 합쳐져 초기 감염자 물결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접촉자 추적이 타인에게 자신의 삶을 알게 해 준다는 것에 대한 호주인들의 민감도도 덜해졌다.

 

접촉 추적 시스템의 강점은, 감염자 발생 건수가 적거나 급격한 감염 파장 사이에 있을 때 바이러스가 어떻게 퍼져 나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추적을 통해 확인된 ‘Hoxton Park party’, ‘St Kilda engagement party’, ‘Barbecue Man’ 등은 새로운 발병의 약칭이 됐다. 그리고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하면서 이전까지의 세부적인 접촉 추적은 상당 부분 완화됐다.

 

현재까지 호주 내 각 지역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광범위한 감염이 이루어졌지만 특히 20대 연령층이 큰 타격을 받았다.

 

이제 호주인들은 COVID-19에 감염되는 것을 걱정할 뿐만 아니라 두 번, 세 번 감염될 수 있음을 두려워하고 있다.

 

감염 데이터가 알려주지 않는 것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 및 사망 등의 위험 수준은 항상 수치로 판단되어 왔다.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과 함께 이 숫자는 더욱 늘어났다. 호주뿐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에서 새로운 감염사례 수에 대한 기록이 새로 쓰여지고 있다.

 

종합(COVID 2년 4).jpg

팬데믹 사태 2년이 지나면서 COVID-19가 정점에 왔거나 이미 지난 것으로 보는 일부 시각도 있다. 사진은 시드니의 한 COVID-19 집중치료 병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전 세계적으로 공식 집계된 사망자 수는 유럽 각국에서 빠르게 번지던 2020년 4월, 10만 명에 달했다. 두 달 뒤인 6월 말에는 50만 명으로 늘어났다. 9월에는 100만 명, 다시 4개월 후에는 200만 명으로 두 배가 증가했다. 현재까지 이 수치는 약 560만 명으로 기록되었지만 실제 수치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공식 사망자 수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는 점이다.

 

감염 사례에서는 3억5천만 건으로 집계됐다. 호주는 이 수치에서 아주 적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오미크론 변이는 달랐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감염은 세계적인 급증과 함께 였기에 호주는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전체 감염자 비율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한 수준이다.

 

하지만 국가별 인구 수와 비교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인구 1인당 감염자 수에서 호주는 비교적 많은 편이다. 물론 호주는 2021년 연말 및 올해 초, 감염 검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등 대부분 국가에 비해 더 많은 테스트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인구별 감염 사례가 조금 앞선다는 것이 놀랄 일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부 주(State)에서 정기적인 PCR 검사의 3분의 1이 양성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빠른 항원검사(rapid antigen test) 결과를 집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호주의 감염 비율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물론 전국적으로 높은 수준의 예방접종 비율 측면에서 현재의 팬데믹 관련 초점은 병원 입원자 또는 중환자 병동에서 집중 치료를 받는 수치 및 사망자로 옮겨졌다. 이 집계는 전염병 초기 단계에 있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편이다. 다만 오미크론의 빠른 확산으로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사망자 또한 계속 나오고 있다.

 

2022년 1월 25일 현재까지 호주에서의 COVID-19 사망자는 3103명으로, 지난 2년간 감염자 대비 사망률은 0.16%이다.

 

그러나 관련 통계와 데이터가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세부 사항을 빠뜨리는 것이다. 그 죽음 하나하나는 또 다른 이야기를 남긴다. 가족, 친구, 각각의 사연들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남은 이들에게 쉽게 잊을 수 없는 일이 된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COVID 2년 1).jpg (File Size:156.4KB/Download:11)
  2. 종합(COVID 2년 2).jpg (File Size:29.2KB/Download:12)
  3. 종합(COVID 2년 3).jpg (File Size:31.2KB/Download:13)
  4. 종합(COVID 2년 4).jpg (File Size:82.6KB/Download:1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093 호주 주택부족 해결의 한 방안으로 ‘파라마타-빅토리아 로드’ 재개발 제시 file 호주한국신문 23.11.02.
5092 호주 ‘NSW Young Liberals’, 당에 ‘Z세대 주택구입 능력 정책 우선’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3.11.02.
5091 호주 Where to find the best craft beer in Hunter Valley, NSW file 호주한국신문 23.11.02.
5090 호주 경매 통한 주택구입, 지금이 적기? 올해 봄 시즌, 입찰경쟁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3.11.02.
5089 호주 시드니 일부 지방의회, 건축-개조 신청 거부 가능성 최대 6배 file 호주한국신문 23.11.02.
5088 호주 “인구 증가-검은색 계열의 지붕이 도시 중심가 ‘열섬’ 만들어낸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11.02.
5087 호주 탄력 받고 있는 ‘build-to-rent’ 주택, 임대위기 완화에 도움 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11.02.
5086 호주 팬데믹 당시 ‘고용 보장’ 위한 ‘JobKeeper 프로그램’, 중요한 역할 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11.02.
5085 호주 호주, 中 관계회복 속도내나…총리 방중 앞두고 문화재 반환 라이프프라자 23.10.26.
5084 호주 호주 억만장자, Trump "미국의 외교 비밀 공개" 라이프프라자 23.10.23.
5083 호주 호주 총리, 중국 방문 라이프프라자 23.10.23.
5082 호주 호주인구의 지속적 성장으로 높은 기준금리, 더 오랫동안 이어질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9.
5081 호주 시드니 inner-south west 30개 이상 교외지역 ‘하이스쿨 선택 구역’ 개편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9.
5080 호주 ‘Voice to Parliament’의 국민투표 패배, 그 결과의 잔인한 진실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9.
5079 호주 2023년, 전 세계 1억 달러 이상 자산 보유한 ‘슈퍼리치’ 2만8,420명천 명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9.
5078 호주 지방 지역으로 이주한 이들, 소유한 부동산 손실판매 가능성 높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9.
5077 호주 The best places to watch the sunrise and sunset in Sydney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9.
5076 호주 호주 작가 플레러 맥도널드, “미국 ‘Books3’가 작품 내용 도용” 제기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9.
5075 호주 ‘Comedy Wildlife Photo Awards’, 올해의 수상 후보작 공개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9.
5074 호주 “2024년 Australia Dat Awards, 후보자 추천을 바랍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