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입니다

뉴스로_USA | 2019.10.19. 21:02

 

Newsroh=황룡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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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을 끌어당기다 눈에 들어온 선풍기가 잠을 깨우는군요. 문득, 정년이 지난 장년의 뒷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지난여름 소임을 다하느라 열심히도 돌아가던 날개가 멈춰 선 모습에서 왠지 쓸쓸한 가을을 느낍니다.

 

가을입니다. 지난 주말 아내와 서초동에 갔다가 다음날 내려오며 들렀던 산책길에 가을은 구절초(九節草) 환히 핀 길가에 완연했습니다. 함성 같던 여름은 뜨거운 감동을 남기고 가겠지만, 우리가 연대한 가을은 색깔만큼 고우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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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하던 호박잎들도 이제 스러지고 개복숭아 나무엔 마치 호박이 열린 것 같습니다. 토종의 위엄을 간직한 모습에서 후덕하고 넉넉한 가을을 봅니다. 호기심으로 시작된 올해의 자연 공부는 두 포기 심었던 야콘을 캐며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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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기원합니다. 우리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있는 이타적 인간에게 용기를, 오로지 자신들의 안위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간들에게는 감기를 주시길 기원합니다. 이 가을엔 참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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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엉겅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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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드레 나물밥은 부드럽고 그 향이 더해지면 나물밥으로는 거의 으뜸이라 할 수 있다. 봄에 새순이 나오고 바람불면 흔들리는 모습이 술 취한 듯 하다고 곤드레라 했다는데 좀 억지스럽다. 본명은 고려엉겅퀴, 고려가시나물이라고 한다.

 

올해 새순이 나오기만 하면 여러 차례 뜯어 곤드레 밥을 맛있게 해먹었다. 곧 서리가 내리게 되니 농장 가을 정리를 하다가 내년 봄 밭을 갈아엎으면 곤드레 나물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호두나무 근처 호박넝쿨을 걷어 정리한 곳으로 이식(移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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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 가시꽃도 꽃이라고 벌들이 분주히 부닐더니 파옮기는데 만만치 않게 저항하며 난리를 친다. 마치 검찰이 즈덜 권력과 밥그릇 쭈그러질까봐 온갖 꼼수와 억지쓰며 발악하듯 한다. 개무시하고 파 옮겼더니 꽃 가는 데로 따라와 적응하고 또 부닐며 요란하다. 환경을 바꾸기가 힘겹지 바뀌면 또 적응하기 마련이다.

 

옮겨진 곳에서 겨울 잘 나고 봄이 오면 싱싱한 곤드레로 또 나물밥을 먹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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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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