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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지상철을 이용하면서 ‘빅토리 모뉴먼트’ 역을 한번쯤은 보거나 들어봤을 것이다. 태국어로는 ‘아누싸와리차이싸마라품’(อนุสาวรีย์ชัยสมรภูมิ), 우리말로는 승전 기념탑으로 번역되는 이 탑은 1940년부터 1941년 5월까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일어난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자주독립을 지켜낸 것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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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들은 프랑스와 영국에 의한 식민 지배를 받았으나, 태국은 그 중 유일하게 단 한번의 식민 지배도 받지 않았다. 태국 국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자랑스러워하고, ‘빅토리 모뉴먼트’는 자주독립을 지켰다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상기시켜주며 자긍심을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엔 태국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부여하는 또 다른 역사적 지역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바로, 현재 ‘싸뭇 프라깐’으로 더 잘 알려진 ‘빡남’(ปากน้ำ)지역이다. 이 지역은 방콕 중심부에서 남동쪽으로 20km정도 떨어져있는 항구도시이며 명칭은 짜오프라야 강 초입에 위치하여 강의 입이란 뜻의 ‘빡남’(태국어로 ‘빡’은 입 ‘남’은 물을 의미한다)이다.
1800년대 ‘빡남’은 씨암 제국의 출입문인 동시에 최전방 방어 전선의 역할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 이 지역은 강줄기를 따라 작고 하얀 탑 모양의 요새와 포 진지들이 즐비하게 있었고 여러차례 벌어진 전쟁으로부터 씨암 제국을 지켜냈다. 수차례의 전쟁으로 인하여 대부분의 요새들은 훼손되어 없어졌고 현존하는 곳은 강의 초입부터 라마 1세 다리까지 대략 6곳 정도 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태국인들은 ‘빡남’ 지역과 6곳의 요새를 난공불락의 지역이라 묘사하며, ‘빅토리 모뉴먼트’와 함께 이 지역은 그들로 하여금 자긍심을 자아낸다.
앞서 말한 자긍심을 자아내는 역사적인 두 곳이 전쟁의 역사를 담고 있다하여 과거 태국이 무조건적으로 문호를 닫고 외세와 대립하는 쇄국정책을 펼친 것은 아니다. 여러 이웃 나라들이 주권을 잃어 갈 때 유일하게 태국만이 독립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현명한 군주들의 탁월한 외교정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태국은 라마 4세 몽꿋과 라마 5세 쭐라롱꼰의 휘지만 부러지지 않는다는 뜻의 유연한 ‘대나무 외교정책’으로 식민지화를 넘겼고, 결국엔 영국 프랑스의 완충 국가로서 독립을 보장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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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강하고 용감하게 때로는 유하고 현명하게, 문무를 아우르는 방법으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식민 지배를 받지 않고 국가의 주권을 지켜낸 유서 깊은 역사가 지금 태국인의 자긍심을 자아내는 큰 요소가 아닐까?
(기사 : 교민잡지 강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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