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화합과 통일의 초석 놓기를

 

 

Newsroh=소곤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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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조성모

 

 

휘영청 보름달이 밝았다. 2월 19일은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이다. 음력으로 설날이 지나고, 첫 보름달이 떴다. 안타깝게도 모국에선 보름달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날 전국 대부분에서 눈과 비가 내렸기때문이다. 일부 지방에선 밤 늦게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비췄다.

 

내가 있는 뉴욕에선 다행히 날이 맑아 저녁부터 꽉 찬 보름달을 볼 수 있었다. 기실 대낮에도 테두리가 둥그런 흰 달의 그림자가 동녘 하늘에 새겨져 보름달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게다가 오늘은 정월 대보름이 아닌가.

 

뉴스를 보니 대보름달은 심지어 ‘수퍼문(Super Moon)’이었다. 달과 지구의 평균 거리는 38만4400㎞인데 이번엔 지구와 가장 가까운 35만7000㎞까지 다가와 3만㎞ 가량 가까워졌다. 그만큼 크게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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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은 ‘오기일(烏忌日)’ 혹은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오기일은 까마귀를 기리는 날인데 신라 소지왕이 까마귀의 덕으로 죽을 위기를 넘긴 은공을 기리기 위해 정월 대보름 찰밥을 지어 제사를 지낸데서 유래한다.

 

우리네 세시풍속에서는 보름달의 의미가 대단히 크다. 추석도 보름날(음력 8월 15일)이 아니던가. 달의 움직임으로 날짜를 헤아리는 음력에서 한 해의 시작인 설날이 가장 큰 명절이다.

 

한반도 북부에서는 단오(음력 5월5일)가 큰 명절이지만, 중부 이남에서는 7월 보름인 백중(百中)보다도 비중이 작았다고 한다. 따라서 정월대보름은 우리 세시풍속에서는 설날만큼 중요한 날이다.

 

사실 우리 민족만큼 달을 숭상하는 민족도 없는 것 같다. 중국만 해도 추석은 한식과 단오, 중구(重九 9월 9일)보다 규모가 훨씬 작았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신라의 가위(가배 嘉俳) 기록에도 있다시피 경외의 대상이 바로 보름달이었다.

 

그래서 첫 보름달이 뜨는 시간에 대지의 풍요를 비는 동제(洞祭)가 열렸다. 재미있는 것은 줄다리기도 정월 대보름날 밤에 행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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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조성모

 

 

경남 영산에서는 줄다리기를 할때 암줄(여자편)과 수줄(남자편)의 고리를 거는 일을 ‘성행위’처럼 여겼는데 “대낮에 그러한 짓을 하는 자는 없고 해가 져야 이루어진다”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또 줄다리기는 암줄편인 여성편이 이겨야 대지에 풍년이 든다고 했다.

 

대보름날 놀이로는 쥐불놀이와 사자놀이, 관원놀음, 오광대탈놀음 등이 있다. 고싸움, 나무쇠싸움 등 각종 편싸움도 펼쳐지고, 제웅치기 나무조롱달기 더위팔기 모깃불놓기 뱀치기 등의 액막이 행사도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뭐니뭐니해도 먹는 즐거움을 빠뜨릴 수 없다. 대보름에는 쌀, 보리, 조, 수수, 팥 등의 다섯 가지 이상의 곡물을 섞어 지은 오곡밥을 지어 먹었다. 정월 보름날 새벽에는 부스럼이 생기지 말라고 밤 잣 호두 등 부럼을 깨물어 먹는다.

 

또 보름날 새벽에 데우지 않은 찬술을 조금씩 마시는걸 귀밝이 술이라고 했는데 밤에 뒷동산에 올라가 달맞이를 하며 소원 성취를 빌고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했다. 이때 달빛이 희면 많은 비가 내리고 붉으면 가뭄이 들고, 달빛이 진하면 풍년이 오고 흐리면 흉년이 든다고 생각했다.

 

대보름날에는 점을 친다. 율력서에 "정월은 천지인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달"이라고 설명한다. 율력서에 따르면 "정월은 천지인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달"이라고 한다. 따라서 정월은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화합하는 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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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조성모

 

 

오는 27일과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선 북한과 미국의 2차 정상회담이 열린다. 음력으로는 1월 23일과 24일이다. 모쪼록 양 정상이 정월 대보름의 기운으로 화합하여,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합의되고 한머리땅의 영구한 평화와 통일의 초석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그리하여 2019년 기해년(불기 2563년, 단기 4352년) 정월은 환한 보름달처럼 역사속에 광영(光榮)이 드리우길 간절히 기도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소곤이의 세상뒷담화’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s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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