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이야기] 타이거우즈의 재기를 보고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베트남전 참전 그린베레 출신인 흑인 아버지가 아들을 통해 인종차별의 한을 풀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버지는 타이거 우즈에게 '이기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고 한 것 같다.

10년 전 타이거 우즈는 우리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다. 겨울이면 세계 곳곳에서 이곳으로 골프를 즐기러 온다는데 긴 세월 이곳에서 살면서 골프채 한번 잡아 보지 못한 내가 골프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조금은 부끄럽다. 나는 골프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의 처지가 골프를 즐길만 하지 못했기에 손을 대지 않았다. 그렇다고 골프를 못친다고 안달하거나 주눅이 들었던 적은 전혀 없었다.

일손을 놓고 한가할 때 가끔 타이거 우즈의 경기를 보았는데, 그가 하루 아침에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모든 것을 가졌고 모든 것을 얻었는데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몇 해 전까지도 그는 약물 중독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모습을 TV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지난 달에 마스터스에서 다섯번째로 우승한 후 현역 스포츠 선수로는 처음 '자유의 메달' 상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받는 장면을 보았다. 그 모습을 보며 과연 미국 문화는 잘못을 인정하고 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관대하다는 것을 느꼈다. 타이거 우즈는 우승 소감에서 자기가 재기하려고 노력한 것은 자식들에게 나의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고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또 그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도 하였다.

최근 마스터스 구경을 한 처 조카는 타이거 우즈를 따라 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자신은 그에게 가까이 가려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TV 중계에서 비쳐진 마스터스 골프장을 보니 참 아름다웠고, 그곳에 모인 수많은 팬들은 부유하고 건강해 보였다.

나는 '자신을 이길 수 있으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쉽게 말하면 남따라 장에 가지 않고, 각자의 분수대로 능력껏 산다는 말이다. 사실 골프 선수가 우승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너무 희박하다는 것은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부모의 강요나 욕망으로 우승하지 못할 선수 생활을 계속 한다는 것은 한 인생을 허송 세월 보내는 것이다. 이곳에서 한인 젊은이들이 꿈을 품고 매일 필드에 나가서 열심히 연습을 하였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 없이 사라져 버린 경우도 있었다.

골프를 치는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나이든 한국인 부부가 골프장에서 남자만 돈을 내고 들어가고 부인은 몰래 들어가 골프를 즐기다가 발각되어 쫓겨났다는 소문을 들었다. 어느 분은 이곳에서 골프를 안치면 친구가 없으니 남따라 장에 가듯이 매주 마지 못해 골프장에 나간다고 한다. 골프를 치는 한인들이 제 분수껏 치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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