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북한은 더 이상 미국의 전쟁 상대가 아니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작년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서 “우리 국가의 핵 무력은 미국의 그 어떤 핵 위협도 분쇄하고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라고 했다.

미국 독립 이래 어느 누구도 감히 미국을 향해 발설하지 못했던 모욕적인 발언을 했음에도 트럼프는 묵묵부답이었다. 이쯤 되면 북미대결은 이미 끝난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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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북한이 미 본토 어디나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시험) 발사했을 때까지만 해도 미국은 3개 항모전단을 한반도 앞 바다에 전개, 북한을 위협하는 등 ‘북미정상회담’같은 것은 상상도 못했던 때였다.

김정은의 신년사 후 6일만인 작년 1월 6일 트럼프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기자들에게 “남북이 고위급 회담을 통해 올림픽 참가를 논의하는 것은 큰 출발점이다”,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전화통화 할 수 있다’며 북미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 20여 년간 북미 대화를 요구할 때마다 걷어찼던 미국의 자세가 180도 바뀐 것이다.

트럼프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북한의 ICBM 미 본토 타격’ 가능성이었다. 이를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막아서 미국시민들의 불안을 제거하는 일이 급선무가 된 트럼프는 부랴부랴 북한에 끌려 나오듯 싱가포르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 수밖에 없었다.

싱가포르 이후 일단 느긋해진 트럼프는 이제 초조할 필요가 없어 국제 간 약속, 조약 등의 내용이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 깨버리는 미국 특유의 망나니짓으로 다시 돌아가 1차 정상회담에서 결정한 ‘한반도 비핵화’를 ‘북한만의 비핵화’로 억지를 썼다. 하노이 회담까지 실패하자 북한은 또 다시 핵무력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김정은은 핵,미사일 발사 중단 1년 반 만에 요격이 불가능한 단거리 핵,미사일 발사 재개를 시작으로 북한 최대 군수공장 시찰 등 위압적인 자세를 보였고 미국이 주장하는 리비아식 비핵화가 아닌 '새 계산법'을 연말까지 제시해야만 트럼프와 만날 수 있다고 시한까지 못 박아 압박했다.

더구나 북한은 북미대화에 걸림돌인 폼페이오와 볼턴 등 하노이 정상회담을 실패로 이끈 강경파들을 더는 입회시키지 말라며 실명까지 거론, 트럼프를 압박했다.

김정은이 외교관례를 몰라 감히 미국을 상대로 이런 오만방자한 자세를 취했을 리는 만무하다.

그의 눈에 비친 미국은 하노이를 거치면서 '신뢰도 제로' 국가가 되었다. 외교관례를 따질만한 정상국가로 보이질 않는 '강도 같은' 상대일 뿐이라는 뜻이다.

미국은 과거 전쟁 시뮬레이션 결과부터 공부해야

재선 준비 시기는 다가오고 더는 버틸 수 없겠다고 느낀 트럼프는 북한이 주장해 온 ‘동시적 단계적’ 해법 비슷한 ‘동시적 병행적’ 해법은 어떠냐고 한 발짝 물러서면서까지 북미 대화에 목을 맸다.

사학자 겸 언론인 윌렴 블룸의 저서 ‘절망’(Killing Hope, 1995)이 밝혔듯, 미국은 2차 대전 승리(1945) 후 50년 간 57회나 정보기관 개입 및 군사력으로 남의 나라를 침략, 꼭두각시 친미 정권을 만들어 온 엄청난 ‘아메리카 제국’임에도 북한 앞에서는 맥을 못 추는 지경이 된 것이다.

트럼프 등 미국의 지도급 인사들은 미국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신뢰도 99.9%의 슈퍼컴퓨터로 실시된 클린턴 정부의 대북선제공격 명령 직전인 1993년 12월 10일의 ‘북미 전쟁전략 시뮬레이션’, (아들)부시 정부의 2003년 5월 30일, 2003년 7월 15일 등 세 차례의 전쟁시뮬레이션 결과부터 공부해야 한다.

특히 당시의 시뮬레이션은 모두 미군은 핵무기인데 반해, 북한은 비핵 즉, 재래식 무기로 치러진 것이었음에도 ‘미군의 처참한 패전’으로 결론이 났음을 주목해야 한다. 오바마는 아예 ‘전략적 인내’라는 알쏭달쏭한 이유를 들어 북핵문제에 눈을 감아버리지 않았던가.

2003년 8월 1일치 <뉴욕타임스>는 현역장성 등 5월과 7월 두 차례의 시뮬레이션 현장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증언을 보도,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르면 전쟁 3개월 만에 미군 희생 5만2천여명, 장기전이 되면 미군 40만~50만명 희생, 전쟁 시작과 더불어 남한 수도권 1500만명 희생, 전쟁비용은 하루 평균 57억~71억 달러, 3년 장기전이면 3조 달러 이상, 결과는 ‘우리는 참패한다’(We're going to be fucked up)였다.

미국 정부는 패전결과가 계속되는 북미전쟁 시뮬레이션 결과를 군의 사기를 보아 이후 공개하지 않았다. 하물며 재래식 무기가 아닌 핵무기의 북한이라면 더 말해 뭘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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