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문화와 인종차별적 성격도 있어

(워싱턴디시=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이번 주에는 오늘날의 대학생활에 있는 사교 활동의 기회들과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 문제에 대하여 말씀 드리고자 한다.
미국 대학에도 우리나라에서 동아리라고 부르는 (전에는 클럽이라고 불렀던) 것과 비슷한 사교 클럽(social club)이 있다. '프래터니티(fraternity)는 남자 대학생들만, '소로리티(sorority)는 여자 대학생들만 회원으로 하는 소셜 클럽이다.
 
angela.jpg
▲ 엔젤라 김
 
하는 일은 주로 친목 도모 (자기들끼리 혹은 다른 fraternities나 sororities와 함께 하는 각종의 파티)와 사회봉사(community service)활동 등이다.

대학생들 얘기를 다룬 미국 영화를 보면, 가끔 현관 위에 이상한 그리스 문자(Greek letters)가 씌어있는 별장 같이 생긴 집이 나오는데 그것이 이들의 숙소로서 프랫 하우스(frat house) 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선후배간에 끈끈한 정(미국 대학생들에게는 우리 식의 선후배 개념이 없다)을 나누고 평생을 가게 될 인맥을 쌓을 수도 있다. George Bush를 비롯해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상당수가 fraternity 출신이고, 그 외 사회 각계 지도급 인사 중엔 fraternity출신이 많다고 한다.

이 사교 클럽의 이름은 주로 Delta Sigma Phi, A Phi Alpha Kappa, Sigma Alpha Freud같은 그리스 이름들이다. 그리스 이름을 굳이 지은 이유는 아마 자기네들이 ‘덜 문명화된, 덜 교양적인’부류와는 구별된다는 의식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스 사상과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뿌리로 한 소위 ‘문명화’되고 더 배웠다는 이들 사교 클럽은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많이 있다.

좋은 점이라고 하면 이러한 사교 클럽에서 다른 학생들과 만나고 깊은 유대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졸업 후까지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인맥을 형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상 이 클럽들은 역사적으로 술을 너무 좋아하고, 인종차별적인 성격이 매우 강하다. 요즘엔 안 그런다고 하지만 예전엔 신고식이랍시고 신참들을 신체적으로 괴롭히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에도 사발이나 신발에 소주를 부어 마시게 하는 등 신입생 앞에서 위계 질서를 세우려는 그런 일들을 하는데 비슷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신참을 괴롭히는 걸 hazing이라고 한다.) 그리고 매우 배타적이어서 생김새나 사고 방식이 비슷한 사람들만 골라서 클럽 회원으로 가입시키려 하는 경향이 있다.

요즈음에 와서는 많은 클럽들이 아시아계 미국인을 받아 들이고, 특히 한국 학생들은 인기가 좋다고 하는데 과연 부모로서 자녀들이 이런 사교 클럽에 들어갈 것을 허락할 것인가.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러한 사교 클럽에 학생들이 가입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대학에 들어간 목적은 학습, 즉 배움의 경험을 위한 것이고 그것을 방해하는 각종 요소는 멀리해야 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프랫하우스에서 사는 것은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게 하는 각종의 방해 요소들과 함께 사는 것과 마찬가지 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훌륭한 인간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사교 클럽 아니라도 좋은 목적의 활동 모임이나 교회 등 단체가 있다. 특히 종교단체는 건전하고 목적 있는 삶을 꾸려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모임이며 인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사람을 사귀기 위해 사교클럽에 들어가려고 하기 보다 학생 자신이 자기 모습 그대로 생활 하다 보면 진정한 친구와 그 학생과 비슷한 사고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따르게 마련이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도 그렇겠지만 대학생활에서도 학생들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는 장소가 어디가 되었든지 (사교 클럽에서든 수업시간에서든 아니면 학교 식당에서든)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만나고 우정을 나누고, 실망도 하고, 쓴 맛도 경험하는 인간 관계 가운데서 평생 갈 수 있는 친구도 만나고 또 사람들과 부딫치며 인격적으로 성숙해지기도 할 것이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자녀의 입장에서 늘 생각하며, 가르치려 들기 보다는 친구처럼 조언해 주고, 특히 어떤 일이 있을 지라도 사랑할 것이고 도와 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일일 것이다. 부모로서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 아니겠는가. <문의> 엔젤라 유학/교육 상담 그룹, www.angelaconsulting.com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강대국 틈새에서 요동 치는 한반도 정세… 당당하고 자주적인 주권...

    [허리케인] 일본의 경제도발과 동북아 정세   ▲ 겨레하나 회원들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조치에 대한 규탄 촛불집회를 열고 아베 규탄과 '친일적폐'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 이희훈   (LA=코리아위클리) 박문규 (캘리포니아 ...

    강대국 틈새에서 요동 치는 한반도 정세… 당당하고 자주적인 주권 국가 확립해야
  • 내 마음속 깊이 간직한 어머님 사진

    단 하나밖에 없는 사진, 매년 CD에 충실하게 복사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집에 불이 나면 여러분은 뭐를 제일 먼저 들고 집밖으로 뛰어 나가겠습니까? 대부분의 미국시민들은 가족사진첩을 들고 뛰어나가겠다고 대답을 합니...

    내 마음속 깊이 간직한 어머님 사진
  • 집 잘 팔려면 성 요셉상을 파묻어라?

    [생활칼럼] 미 민간전통, 근래 부동산 활기에 힘입어 표출   ▲ 아마존 닷컴에 올려진 성 요셉상 상품들. ⓒ 코리아위클리   오랜 기간 죽었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미국의 일부 매스컴들은 그동안 민간에서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행해져 왔던 '성 요셉상 땅속에 ...

    집 잘 팔려면 성 요셉상을 파묻어라?
  • 대학 사교클럽, 인간관계 형성엔 좋지만...

    술 문화와 인종차별적 성격도 있어 (워싱턴디시=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이번 주에는 오늘날의 대학생활에 있는 사교 활동의 기회들과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 문제에 대하여 말씀 드리고자 한다. 미국 대학에도 우리나라에서 동아리라고 부르는 (전...

    대학 사교클럽, 인간관계 형성엔 좋지만...
  • "아주머니, 대단히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file

    할멈 장례식에 참석한 어느 분께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 = 잘 알지도 못하는 분이 우리 할멈 장례식에 참석해 주신 것에 우선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날 장례식장에서 처음 뵙는 아주머니께서 부조금 접수와 식권은 어디에서 받느냐고 질문을 하셨을 때 나는...

    "아주머니, 대단히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 ‘평양의 택시가 줄어든 까닭’ file

    北바로알기 Phila 강연회     Newsroh=로창현 칼럼니스트         “몸물비누. 귀전화..정말 재미있네요.”   필라델피아에 갔습니다. 6개월여만의 방문이네요. 8일 필라델피아 인근 블루벨의 가야 레스토랑에서 ‘통일기러기 로창현기자의 北바로알기 동포간담회’가 열렸...

    ‘평양의 택시가 줄어든 까닭’
  • '기레기 언론'과 '정치검찰' 꺾은 문재인 정부

    [시류청론] 조국 법무장관 임명, 사법개혁 향한 큰걸음 내디뎌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9월 9일 법무부 장관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임명하면서 “의혹만 가지고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된다”고 했다. 언론과 자유한국당(...

    '기레기 언론'과 '정치검찰' 꺾은 문재인 정부
  • 첼시에서 펼쳐진 ‘가을의 아우라’ file

    9인 한인작가 작품전시 K&P Gallery 감상기       Newsroh=이오비 칼럼니스트         지난 9월 5일 목요일 첼시 K&P Gallery에서 두번 째 '프로젝트 그룹 전시' 오프닝이 있었다. 총 3주의 전시기간중 첼시에서는 일주일동안만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화풍도 개...

    첼시에서 펼쳐진 ‘가을의 아우라’
  • 성큼 다가온 뉴욕의 추석 file

          추석은 양력으로 9월 13일이지만 뉴욕은 일찌감치 한가위 분위기가 풍기고 있습니다. 곧 추석대잔치가 열리고 맨하탄에서도 연례 행사인 코리안 퍼레이드가 추석 시즌에 맞춰 개최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일찍 추석을 맞이하는 곳은 한국 사찰들입니다. 추석 ...

    성큼 다가온 뉴욕의 추석
  • 영화배우와 탤런트 file

    후쿠시마재앙은 진행형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새벽 2시 30분 출발했다. I-81을 따라 남쪽으로 달렸다. 100마일도 가지 않았는데 전화가 왔다. 야간 디스패처다. 커네티컷으로 리파워를 할 수 있냐고 묻는다. 30마일 거리에 있다고. 웬만하면 리파워해주겠는...

    영화배우와 탤런트
  • 괴벨스의 ‘거짓 망령’에 사로잡힌 망국언론들

    [시류청론] 조국 장관 임명 강행 후 적폐세력의 거취는?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조중동, 자유한국당 등 이른바 토착왜구 극우세력들의 장난으로 요즈음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 ‘청문회 전 자진사퇴 또는 지명철회’를 요구하는 언론...

    괴벨스의 ‘거짓 망령’에 사로잡힌 망국언론들
  • "아주머니, 대단히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file

    [이민생활이야기] 할멈 장례식에 참석한 어느 분께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 = 잘 알지도 못하는 분이 우리 할멈 장례식에 참석해 주신 것에 우선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날 장례식장에서 처음 뵙는 아주머니께서 부조금 접수와 식권은 어디에서 받느냐고 질문...

    "아주머니, 대단히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 부모의 '가벼운' 거짓말, 아이에는 '큰' 영향

    아이들의 순수함 속에서 때로 '진리'를 배운다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교수) = 3년전에 장미동산에 네살 짜리 외손자를 데리고 갔습니다. 묘석과 주변을 정리하고 되돌아 오면서 무심코 제가 침을 뱉었습니다. 그랬더니 어린 손자도 ...

    부모의 '가벼운' 거짓말, 아이에는 '큰' 영향
  • 학습 의욕은 능력과 습관만큼이나 중요

    [교육칼럼] 과제 미루지 않기, 긍정적 자세, 공부 전략 등은 의욕 북돋워 (워싱턴 디시=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가) =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의욕은 일의 성패를 결정 짓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특히 학습에 있어서 공부를 하고자 하는 학생의 ...

    학습 의욕은 능력과 습관만큼이나 중요
  • 철학자 강아지 렉스 file

    나의 사랑 나의 렉스     Newsroh=앤드류임 칼럼니스트         렉스야   오늘은 너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어서 편지를 쓰자 생각하게 됐어. 이젠 네가 아빠의 편지를 이해할 수 있는 곳에 가 있을 거라고 굳게 믿어져서.   네가 어떻게 아빠에게 오게 됐는지부터 얘기할...

    철학자 강아지 렉스
  • 심바와의 상봉 file

    작전 변경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變數(변수)가 생겼다. 나는 당연히 트레일러를 핏스톤 터미널에 내려놓고 내일 새벽 버스를 타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 그 계획을 메시지로 알렸다. 글렌은 휴가를 떠났다. 대체 디스패처는 상황을 잘 모를 수도 있으니 미...

    심바와의 상봉
  • 트럼프의 황당한 요구, 문재인은 거부해야

    [시류청론] 미군 주둔비 5배 요구, 미군철수 구실 만들기?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최근까지도 미국에는 NO!를 몰랐던 문재인 정부가 아베 일본정부의 경제제재-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미,일이 집요하게 요구해 온 ‘한일군...

    트럼프의 황당한 요구, 문재인은 거부해야
  • 감동 안겨준 광복절 음악회 file

    '옥의 티' 전화 벨 소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신현주(전 평통위원) = 지난 10일 광복 74주년을 맞아 자슈아 선교 재단과 한인단체가 후원하는 음악회에 다녀왔다. 오랫만에 열린 동포 문화 행사였다. 많은 사람들이 왔다. 한인단체가 서로 협력하여 행사를 준비하는 ...

    감동 안겨준 광복절 음악회
  • 고객을 기다리지 말고 찾아가라

    편지나 전자메시지는 고객의 마음을 연결할 수 있는 수단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교수) =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말할 때 “이만하면 되었다”는 생각과 태도는 금물입니다. 고객 서비스는 아무리 잘해도 더 잘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

    고객을 기다리지 말고 찾아가라
  • 과외 활동은 균형있는 학창생활 도와

    [교육칼럼] 공부와 식견 넓히기에 도움 되게 해야 (워싱턴디시=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칼럼니스트) = 대학에 가는 목적은 교육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어떤 사람은 특정 직업을 염두에 두고 그것에 관한 훈련과 기술을 얻기 위해 대학에 갑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

    과외 활동은 균형있는 학창생활 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