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절름발이 독립국 정부의 수모, 언제까지 견뎌야 하나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친일-친미 이명박근혜 정부가 미국에서 우리 전시작전통제권을 되찾아 올 생각이 없었듯, 친일-친미 극우 기득권 적폐세력도 한국의 운명을 주한미군과 미국에 전적으로 맡기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 과연 우리의 운명을 맡길만한 미국일까?

역대 정부 중 한국이 명실공히 독립국임을 과감히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정부는 김대중-노무현 정부뿐이었고, 문재인 정부는 민주정부로서는 손색이 없으면서도 대미 대북 외교만은 자주민족 의식 결여로 지지층인 촛불시민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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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적폐세력은 1905년 11월에 있었던 을사늑약(乙巳勒約)과 관련하여 이완용, 박재순 등 ‘을사5적’으로 불리는 친일 민족반역자들에 대해 ‘우리가 못나서 그런 꼴을 당했다’며 과거는 잊고 친일-친미의 길로 가야한다고 주장한다. 또 이들은 사대주의자들답게 미-일에 꼬리를 치면서 을사늑약 체결 4개월 전에 있었던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을사늑약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실은 모르쇠로 얼버무린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은 1905년 7월27일 미국 육군성(국방부 전신) 장관 윌리엄 태프트가 일본을 방문, 가쓰라 다로 일본 수상과의 회담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이 밀약은 일제의 한반도 식민통치와 얄타 삼상회담(三相會談)에서 미국의 주도로 이루어진 한반도 분단, 그에 따른 6•25전쟁과 남북한 냉전의 근본원인으로 우리민족에게 엄청난 재앙을 안겨주었다.

1924년까지 대외 극비에 붙여졌던 밀약의 주요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당시 미국이 점령 중인 필리핀을 미국의 식미지로 만드는 데 일본은 반대하지 않는 대신, 미국은 한국에 대한 일본의 지배권을 인정한다는 것으로, 일본의 한반도 병탄(竝呑)에 미국이 막대한 역할을 했음을 말해 준다.



미국은 한일병탄 때부터 일본편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던가. 2015년 12월28일 한일 외교장관 사이에 체결된 위안부 문제 합의도 오바마 정부가 중국의 굴기(屈起) 억제 정책에 따라 한미일 동맹 강화차원에서 일본편을 들어 한국을 압박, 박근혜 친일정부는 미국의 요구대로 굴욕적인 위안부 합의에 기꺼이 서명했다.

적폐세력은 한국의 민족주의 말살을 위해 미국이 직.간접으로 관여한 4.3 제주민중항쟁, 여수순천민중항쟁, 5.18 광주민중항쟁, 민족주의자 단체인 보도연맹원들에 대한 학살은 물론, 애국자 김구 선생, 여운형 선생 암살 사건 등에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도리어 희생된 민족주의자들을 빨갱이로 매도, 사건들을 정당화해 왔다.

이밖에도 적폐세력이 알아야 할 사실은 더 있다. 미국이 소련에 ‘북한을 좋은 공산국가로 만들라’며 38 이북을 내주었을 때, 경제사정이 안 좋았던 소련이 머뭇거리자 미국은 소련에 경제원조까지 해주며 북한 점령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북을 공산국가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되었던 이유는, 남북 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냉전 상태를 유지해야만 무기장사에서 재미를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도 남북 대화를 막고 긴장을 유지해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6.25 직전 미국은 자기네 정보기관과 이승만 정부가 보고한 북한군의 남한 전면 침공 정보, 즉 남한군과는 비교가 안 되는 북한군의 병력, 전투기, 탱크 등 완벽한 남침준비 완료 정보를 못 들은 척 한국군 증강을 철저하게 외면했으며, 오히려 북한의 침공을 유도했다는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에치슨 당시 미 국무장관과 맥아더 극동군사령관은 특급 군사기밀에 속하는 ‘미국의 방어선은 일본까지’라는 전쟁 유도를 위한 성명발표에 이어 실제로 주한무장미군 전원을 철수시켜 한반도가 미국 방어권 밖임을 전 세계에 확인시켰다.

그러나 미국은 언제 그런 소리를 했냐는 듯 북한군 남침 1주일 만에 대북전쟁 준비를 착실히 해 온 미군을 한국전선에 긴급투입, 김일성-스탈린-마오쩌둥의 뒤통수를 쳐 세상을 놀라게 했다.



무기장사 맛들인 미국, 전작권 반환하려 들까?
 

 

미국은 한국 점령 직후부터 남북한 냉전을 이용한 무기장사의 길을 착실히 닦아 수십 년째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미국이 남북한을 위해 ‘전작권반환’이니 ‘북미평화협정’ 같은 무기장사 망칠 짓을 할 것인지 심히 의문이다. 앞으로도 이 핑계 저 핑계 시간 끌기 작전을 펼치지 않을까?

오늘의 한국은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방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로 성장, 미국 등 강대국들도 경제제제 이상은 함부로 할 수 없는 선진국이 되었다.

문재인 정부가 군통수권도 없는 절름발이 독립국 정부라는 수모를 이제나마 면하려면 김대중-노무현을 넘어서서 경제제재를 감수하더라도 한미합동군사훈련 불참 등 남북합의에 반하는 미국의 무리한 요구를 철저히 거부해 나아가야 한다. 그럴 각오 없이는 대한민국이 절대로 미국의 속국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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