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북의 도발 수위 낮추려면 8월 연합훈련 축소 뿐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펠로시 미 하원 의장(민주당)이 중국의 결사적인 반대를 무릅쓰고 대만 방문을 강행한 데 이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다녀갔다. 펠로시 의장은 이밖에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일본 등 중국을 가까이 두고 있는 5개국을 순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월 28일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예고했다. 그러자 시진핑은 ‘불장난을 하면, 스스로 불에 타죽는다’는 뜻의 “완화자분(玩火自焚)”으로 응수했다. 이번 펠로시의 대만 방문 강행은 미국 언론들의 논평처럼 일대 패착으로 보인다.

 

harold.jpg
▲ 필자 김현철 기자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복수 언론은 이번 펠로시의 아시아 5개국 순방에 대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공화당에 밀리는 상황을 만회하려는 펠로시의 도박’이라고 깎아내렸다.

대만 매체 <연합보>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펠로시 방문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64%였다. 중국을 자극하여 긴장을 높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난 6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만인 가운데 ‘독립을 이뤄야 한다’는 응답자는 겨우 5.2%에 불과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용해 러시아를 악마화 하려고 했던 것처럼 펠로시의 이번 아시아 방문 역시 현재 추진 중인 ‘반중’ 반도체동맹인 미국, 일본, 한국, 대만의 칩4(Chip4) 구축 및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까지 친미 5개국을 줄 세워 중국 ‘악마화’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게다가 미 중간선거에서의 저조한 민주당 지지율을 올려보자는 등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었다고 본다.

펠로시의 이번 아시아 순방은, 중국에 내정간섭이라는 항의를, 중국의 보복이 두려운 대만에는 극도의 불안감을 가져왔다. 판문점 방문은 ‘적대시정책의 하나’로 북한을 불쾌하게 했다.

펠로시가 떠나자 중국군은 예상대로 벌인 대규모 전쟁연습에서 사거리 350km에서 750km에 이르는 각종 미사일을 대만 상공을 넘어 대만의 동해 앞바다로 발사했다. 더 멀리는 대만을 완전히 포위하는 11발의 미사일을 필리핀 근해에까지 발사했다.

이미 중국군의 능력을 알고 있는 미 항모전단은 멀찌감치 필리핀 앞바다에서 맴돌았을 뿐 대만 쪽 가까이에 북상하지는 않았다. 중국이 미 항모전단을 묶어둘 만큼 군사 대국임을 이번에 전 세계에 처음 과시한 것이다.

중국은 펠로시 대만방문에 자극 받아 대만통일 5개년 계획의 마지막해인 올해 10월에 있을 금년도 중국공산당 20차대회에 앞서 대만과의 통일을 완성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8월 22일에 시작하는 한미연합훈련의 ‘정도’에 따라 도발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정도’란 ‘선제공격의 움직임이 보인다고 판단되면’이라는 뜻으로 풀이해야 할 것이다. 한미 모두 북이 ‘선제공격의 움직임’으로 판단하지 않도록 언행을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중 전쟁 발발시 북의 남침이 없어야 주한미군 및 한국군의 대만 지원 참전이 자유로울 텐데 만일 중-대만, 남-북한 전쟁이 동시에 터지면 주한미군 또는 한국군까지도 중-대만 전 참여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정은과 시진핑이 미 군사력 분산 및 전열교란을 목적으로 동시에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오는 8월 22일부터 9월 1일까지 전개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지휘소훈련에서 한미당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북을 크게 자극할 위험천만한 대규모 야외 실기동훈련(FTX)을 병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란 소식이다.

펠로시의 대만방문이 패착이었듯, 바이든이 지지율을 의식, 전쟁위험이 도사린 대규모 FTX 훈련을 지시한 모양새도 썩 성공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의 군사력을 제대로 알고 있는 군사참모들이 이를 방관할 수 있을까?

많은 군사전문가들이 주목하며 우려하고 있는 시기는 한미연합훈련(실제로는 ‘북침전쟁연습’) 전후인 8월과 9월이다. 북한이 더는 남측 군을 ‘동족’이라며 핵무기 사용을 자제하려던 때는 지났다. 이는 선제타격주의자 윤석열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면,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위해 미국의 핵 전략자산들이 동원된 대규모 야외 실기동훈련(FTX)을 제외한 연합훈련이 되도록 미국 측에 요구, 관철시켜야 한다. 요구 없이도 눈치껏 미국에 동조하는 윤 대통령에게 그런 용기가 있을 지 모르겠다.

김정은은 7월 27일 '핵무기 사용'을 강조하면서 집권 후 처음으로 "선제공격 움직임이 있으면 윤석열 정권과 국군은 전멸할 것"이라는 메가톤급 경고를 내놓은 사실을 가볍게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
  • |
  1. 4290B328-7204-473D-94C1-FB9E749FCB1D_THUMB_3.jpg (File Size:84.0KB/Download:16)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서울 하늘 7시간 누빈 북 무인기들, 무사히 돌아간 이유는? file

      [시류청론] 조준 사격회피? '혈맹 미군'의 침묵이 의심스럽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정찰임무를 띤 것으로 보이는 북의 저속 소형무인기 5대가 12월 26일 오전 서부전선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울, 김포, 파주, 인천 강화 지역의 상공을 7시간이나 저공...

    서울 하늘 7시간 누빈 북 무인기들, 무사히 돌아간 이유는?
  • 국민은 언론의 정도(正道)를 바란다 file

      MBC 뉴스채널 조회수 '세계 1위'로 올린 윤정부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세계 ‘유튜브 뉴스채널’ 부문 월간 집계 결과 한국어 방송인 MBC가 3억9300만 조회, 하루 평균 1310만 조회라는 엄청난 기록을 달성,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이명박 준독재 ...

    국민은 언론의 정도(正道)를 바란다
  • 미국은 더 늦기 전에 적대정책 폐기해야 file

      [시류청론] 북한 최신 ICBM 연속 발사에 주한미우주군사령부 창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다탄두 대륙간탄도탄(ICBM)을 계속 발사하여 긴장감이 높아지자 미군이 ‘인도-태평양사령부 ...

    미국은 더 늦기 전에 적대정책 폐기해야
  • 부탄에서 보는 하나님 나라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전 국민의 90%가 기독교인이라고 한다면 이 나라는 지상천국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 속을 들여다보면 지옥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 선교사님이 일 년간 선교지(에스와티니)에서의 삶을 ...

    부탄에서 보는 하나님 나라
  • 미국은 북중러 군사력 인정해야 전쟁 막는다 file

      [시류청론] 패권경쟁보다 현상유지 위한 평화 구축 시급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이 최근 미 본토 타격용 대륙간탄도탄을 태평양으로 이미 여러 차례 발사했다. 반면에 미국은 북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항모전단, 장거리핵폭격기, 핵잠 등을 동원하...

    미국은 북중러 군사력 인정해야 전쟁 막는다
  • 북핵 연속 발사 이끈 윤 정부의 '치명적 일격' 발언 file

      [시류청론] "한국 핵보호는 자살행위"...핵우산 반대 목소리 커지는 미국 여론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블룸버그통신>은 10월 23일 앙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 동아시아 국장 등의 한반도 전...

    북핵 연속 발사 이끈 윤 정부의 '치명적 일격' 발언
  • 이끌리는 지도자 file

      [종교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헨리 나우엔 신부는 <예수님의 이름으로>라는 작은 책자에서 미래의 그리스도인 지도자에 대해 말했다. 그가 말한 미래의 지도자란 이끌리는 지도자이다. 생각을 해보자. 아니 상상을 해보자. 지도자라는 ...

    이끌리는 지도자
  • 연이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불안한 한반도

      [시류청론] 미국, 대북 적대정책 폐기만이 살 길이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10월 4일 한국군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이른 아침 중거리(미국은 장거리미사일로 판단)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 2017년 이후 5년 만에 일본...

    연이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불안한 한반도
  • 북한의 핵무력법 법제화, 전쟁준비 끝냈다는 뜻? file

    [시류청론] 북의 최근 행보가 우려되는 이유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지난 9월 8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14기 7차 회의는 자위적 수단으로 ‘핵 선제타격’을 명문화한 법령을 통과시켜 세계의 눈길을 끌었다. 미국 등 전 세계 9개 핵보유국의 ...

    북한의 핵무력법 법제화, 전쟁준비 끝냈다는 뜻?
  • 재외동포 언론인이 한국정부에 호소합니다 file

    [주장] 재외 언론진흥재단 설립이 필요한 이유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흔히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가 애국자가 된다고들 한다. 현지에서 터 박고 사는 재외 언론인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어쩌면 더 깊고, 더 강한 열정으로 국가의 이익에 봉사해야만 하...

    재외동포 언론인이 한국정부에 호소합니다
  • 무기 강국 대한민국, 더 이상 미국 ‘호구’ 되지 말라 file

    [시류청론] K-방산 장비 수출 세계 4위… 미국도 항공기 1000여대 구입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최근 < CNN > 특집 방송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해 10월 폴란드에 K-9 자주포를 수출한데 이어 최근에는 20조원(약 15억 달러) 규모의 K-9 자주포, K-2...

    무기 강국 대한민국, 더 이상 미국 ‘호구’ 되지 말라
  • 나를 망하게 한 한 권의 책 file

      [종교칼럼] 기로에 선 그리스도인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오래 전 일이다. 동기목사들 몇이 한 시골교회를 방문했다. 그곳의 목사는 동기였고 시골교회라서 아무런 문제없이 세습을 완료한 교회였다. 사실 시골교회에서는 목사가 왕이다. 철따...

    나를 망하게 한 한 권의 책
  • '동족상잔의 길' 걷고 있는 윤 정부에 대한 경고 file

      '미한일 vs 중러북' 대결 구도 형성에 말려들지 않기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본래의 한미군 연합훈련(올해는 '을지 자유의 방패')이 시작된 8월 22일 연 '을지국무회의'에서 "을지훈련이 지난 5년간 축소돼 시행됐다. 올해는 실제 ...

    '동족상잔의 길' 걷고 있는 윤 정부에 대한 경고
  • 펠로시의 대만 순방과 판문점 방문… 북한은 불안하다 file

      [시류청론] 북의 도발 수위 낮추려면 8월 연합훈련 축소 뿐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펠로시 미 하원 의장(민주당)이 중국의 결사적인 반대를 무릅쓰고 대만 방문을 강행한 데 이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다녀갔다. 펠로시 의장은 이밖에도 싱가포르, ...

    펠로시의 대만 순방과 판문점 방문… 북한은 불안하다
  • 젤렌스키의 실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윤 정부 file

      [시류청론] 미국의 '대중 전쟁'에 휘말리지 말아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독일을 포함한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위협을 예상하면서도 미국의 꼬임에 넘어가 우크라이나(우크라)에 무기와 전비를 적극 지원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

    젤렌스키의 실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윤 정부
  • 전문가들의 제국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이반 일리치는 20세기 중반을 '인간을 불구로 만드는 전문가의 시대'라 부른다. 맞는 말이다. 현대는 전문가들의 제국이 되었다. 사람들은 전문가들이 아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함을 알면서도 전문가들에게 ...

    전문가들의 제국
  • 77년간 불허한 일본군 장교 입국을 허용하다니! file

      [시류청론] '초청자' 미군에 동조, 반민족적 행태 보인 윤 정부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주한 미8군 사령부는 7월 4일부터 8일까지 캠프 험프리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초급 장교들의 교류 심포지엄에 광복 이후 처음으로 일본군 초급 장교들을 초청, 한...

    77년간 불허한 일본군 장교 입국을 허용하다니!
  • 다시 떠올려본 신문윤리실천요강 file

    [옥자편지 제44화] '따옴표 저널리즘'을 개탄한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새빛교회 사무장: (화난 목소리로) 아니, 이럴 수가... 내가 언제 목사님이 사퇴하셨다고 했습니까? 누리신문 천 기자: 어라? 저는 그날 천지종교협회 창립 1주년 식사 자리...

    다시 떠올려본 신문윤리실천요강
  • 일본의 핵 폐수 방출 결정이 '진지한 연구'의 결과라고? file

      [시류청론] 이기심과 거짓 태반... 한국정부, 저지 노력 계속해야 (텐진=코리아위클리) 이윤낙(재중대한체육회 회장) =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13일 내각 회의에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 발전소의 100만t 핵 폐수를 바다에 방출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이 ...

    일본의 핵 폐수 방출 결정이 '진지한 연구'의 결과라고?
  • 추체험과 축제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 = 중학교 때 방민재라는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의 집은 부자의 집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그 집에 놀러간 우리들은 거실에서 당구를 쳤다. 당구대가 있었다. 그것도 미니 당구대가 아니라 당구장에서 보는 것과 똑같은 당...

    추체험과 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