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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

 

[i뉴스넷] 최윤주 발행인 editor@inews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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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현정(破邪顯正). 사악한 것을 부수고 바른 것을 드러내다. 올해의 사자성어다.

 

해마다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전국의 교수 1천명 중 340명이 파사현정을 꼽았다.

국정농단 사태에 이은 촛불집회, 대통령 탄핵, 문재인 대통령 선출. 그리고 새정부의 적폐청산과 개혁행보. 지난 1년동안 급박하게 달려온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지난 1년을 파사현정에 빗댔다.

 

지난해 사자성어는 군주민수(君舟民水)였다. 강물이 분노하면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강은 백성이고 배는 임금이다.

두 해의 사자성어를 하나로 이었다. 군주민수하니, 파사현정되다. 강물이 분노하여 배를 뒤집으니, 사악한 것을 부수고 바른 것이 드러났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과 2017년이 단번에 정리된다.

 

2위부터 5위도 일맥상통한다.

2위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이다. 거문고 줄을 새로 고쳐맨다는 뜻이다.

3위는 수락석출(水落石出)이다. 물이 빠지자 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의미다.

4위는 나라를 다시 일으킨다는 재조산하(再造山河)고, 5위는 잘못된 모습을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바뀐다는 환골탈태(再造山河)다.

 

1위부터 5위까지 하나같이 긍정적이다. 개혁과 변화의 투지가 읽힌다.

최근 수년간 선정됐던 사자성어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조금은 낯설고 의아할 정도다.

 

2015년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였다.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혔다는 뜻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가장 컸다. 청와대가 삼권분립을 어기고 의회민주주의를 파기하기도 했다.

2014년은 지록위마(指鹿爲馬)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부른다는 뜻이다. 그해 세월호 참사, 정윤회 국정개입 등 권력에 의해 사건의 본질이 호도됐다. 거짓이 진실인양 판을 쳤다.

2013년은 도행역시(倒行逆施)다.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의미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으로 나라가 혼란에 빠진 해다.

2012년은 온 세상이 모두 탁하다는 뜻의 거세개탁(擧世皆濁), 2011년은 비판이 싫어 귀를 막는다는 엄이도종(掩耳盜鐘), 2010년은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했다는 장두노미(藏頭露尾)였다.

 

파사현정은 본래 불교용어다. 용수보살의 중관(中觀)사상에서 나왔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심에서 보는 게 중관사상의 출발점이다.

중도사상 관점에서 보면 파사(破邪)의 깨뜨려야 할 사(邪)는 사악함이 아니라 극단의 오류다. 저만 옳고 저만 잘났다는 생각이다.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인 강퍅한 태도다. 세상에 만연한 대립과 경쟁이다.

극단의 오류를 깨는 것, 그 자체가 바름(正)을 드러내는(顯) 현정(顯正)이다.

 

변화를 갈망하는 새해다. 내 삶의 바름을 드러내려면 깨야 한다. 드러내야 깨진다. 드러내지 않고는 어떤 변화도 이루기 어렵다.

2017년을 마무리하는 파사현정. 2018년을 시작하며 깊이 되새길 법한 사자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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