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image

혐오의 시대

i뉴스넷 | 미국 | 2018.02.13. 05:08

Web_i뉴스넷_최윤주.jpg

 

혐오의 시대

 

[i뉴스넷] 최윤주 발행인/편집국장 editor@inewsnet.net

sentence_type.png

 

요즘 욕설은 확실히 다르다. 험악한 언어폭력 혹은 정을 담은 막말(?)에 가까웠던 예전과는 다른 특별한 감정이 실려있다.

대표적인 게 ‘충’이다. 끝도 없이 쏟아지는 수많은 신조어 욕설에 벌레 충(虫)자가 붙어 있다.

 

맘충, 자전거충, 노인충, 급식충, 출근충, 설명충, 진지충.

 

맘충은 아이 엄마들을 비하하는 단어다. 상황에 맞지 않게 진지하면 ‘진지충’이고, 아침에 출근하느라 지하철을 타면 ‘출근충’이 된다.

 

냉소와 비하의 표현이다. 누군가를 향해 토해내는 단어들 사이에 존중이 사라지고 비방이 춤춘다.

그저 눈살 찌푸릴 일에도, 조금 거슬릴 뿐인데도 순식간에 벌레가 된다.

그 뿐 아니다. 바늘가는데 실 가듯 ‘~충’에는 ‘극혐’이 따라 붙는다. 극도로 혐오한다는 뜻이다.

 

인간을 벌레 취급하는 것처럼 혐오스러운 건 없다. 개나 돼지같은 동물에 빗댄 ‘~같은’이라는 욕보다 몇 수 위다.

 

더 큰 문제는 욕이 더 이상 욕이 아니라는 데 있다. ‘벌레’로 취급받을 만큼 상식없는 사람들이 늘어났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누군가를 향해 ‘~충’이라 손가락질하는 비난이 난무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모멸의 대상으로 넘지 말아야 할 모성, 종교, 여성의 경계선마저 허물어 버린 혐오는 사회 전반에 팽배하다. 일상어가 된 혐오의 언어들이 삭막한 세상에 나비효과를 일으켜 냉소를 더욱 부채질한다.

오죽하면 당연한 배려와 친절이 ‘미담’이 되어 신문기사를 장식할까.

 

비단 언어에 국한되지 않는다. 나와 다른 생각, 다른 피부색, 다른 종교, 다른 정체성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극혐’이 되는 세상이다. 가히 혐오의 시대다.

 

혐오와 차별의 반대편에는 다양성과 포용이 있다. 다양성이 죽은 사회는 발전이 없고, 포용이 없는 사회에서는 신뢰를 찾아볼 수 없다.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강릉에 설치가 검토됐던 ‘무슬림 기도실’이 기독인들의 반대에 부딪쳐 결국 무산됐다. 무슬림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와 개신교의 폐쇄적이고 편협한 시각이 낳은 씁쓸한 결과다.

오죽하면 교계 내부에서 “전국 사찰을 다 돌아다니며 문닫으라 하지. 기독교계,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고 힐책하고, “무슬림에게 기도실을 제공한다고 하나님께 무슨 문제가 생기느냐. 속 좁고 약해 빠져서 선교는 언제 하냐”며 쓴소리를 뱉어낼까.

 

종교마저 인간애와 존엄성을 잃어가는 각박함 속에 혐오가 더욱 판치고 있다. 혐오의 시대에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예수가 그토록 강조했던 ‘사랑’이다.

 

Copyright ⓒ i뉴스넷 http://inewsnet.net 

sentence_type.png

 

A4_800.jpg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달항아리와 남북단일팀

    달항아리와 남북단일팀   [i뉴스넷] 최윤주 편집국장 editor@inewsnet.net   시작 전부터 우려와 반발이 빗발쳤다. 나라밖에서는 평화올림픽의 토대를 닦았다며 벅찬 감격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정작 나라 안은 시끄러웠다. 정치권에서는 북한의 체제 선전에 이용...

    달항아리와 남북단일팀
  • 트럼프는 ‘고민중’... 북미대화 언제 응하려나

    [시류청론] 대화 '저울질'하며 갈팡질팡... 전쟁 '승리' 환상 버려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워싱턴포스트> 2월 11일치에 게재한 조쉬 로긴 기자의 단독 기사 첫 단은 ‘지난 주 동안 한미북 간에 싸늘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막후에서는 워싱턴과 평...

    트럼프는 ‘고민중’... 북미대화 언제 응하려나
  • 근혜씨의 생일잔치 file

    근혜씨의 생일잔치     Newsroh=이계선 칼럼니스트     지난 2월 어느날 박근혜씨의 67회 생일파티가 있었다. 전직대통령의 생일상은 얼마나 호화판일까? 그런데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죄수의 신분이라서 말이 아니었다. 일반죄수 음식에 달랑 미역국 한 그릇 더 올려놓...

    근혜씨의 생일잔치
  • 영혼의 우주(the cosmos of soul) 上 file

    별나라형제들 이야기 (25회)     Newsroh=박종택 칼럼니스트     먼저 ‘영혼의 우주’의 저자에 대해 소개하고 싶다.   저자 Patrica Cori는 샌프란시스코 태생이고, 1970년도 뉴에이지 운동초기부터 깊이 간여했다. 그녀는 타고난 투시능력을 활용하여 전 생애에 걸쳐 치...

    영혼의 우주(the cosmos of soul) 上
  • 이아손의 리더십, 노무현의 리더십 file

    유라시아의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 (52)     Newsroh=강명구 칼럼니스트     바투미, 그리스어로 ‘깊은 항구’라는 뜻이다. 이곳은 아자르 자치공화국의 수도이며 아주 오래 전부터 문명의 교차로(交叉路)였다. 바투미의 시장이 사람들로 붐비고 흥청망청 거릴 때 동서...

    이아손의 리더십, 노무현의 리더십
  • 설날 이승의 벗과 저승의 벗이 만나다 file

    학사주점 ‘금요회’ 벗님들아     Newsroh=신필영 칼럼니스트       어제는 20018년 설날이었습니다   설날 하루 전날 나를 찾아 온 친구 하나가 무엇엔가 쫒기듯 닥쳐 들었습니다   그는 들어서자 마자 꿈얘기로 시작한 그는 많이 흥분 해 있었습니다         그는 자리...

    설날 이승의 벗과 저승의 벗이 만나다
  • 허공 file

    [종교칼럼]   (서울=하늘밭교회) 최태선 목사 = 언제부터인가 매일 시를 몇 편씩 읽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시인은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봅니다. 그것을 날카롭게 부각해내면서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러면 저 같은 둔한 사람도 그것을 보고 시인이 해석해...

    허공
  • 삶은 편해졌지만 부부 행복도가 내려간다면

    부부애는 서로가 노력할 때 지켜지는 것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결혼생활을 하는 미국인 부부들의 행복도를 조사했습니다. 1980년 대에 조사한 결과를 보면 “매우 행복하다”고 답한 부부는 38%이었는데 2000년대의 조사에서...

    삶은 편해졌지만 부부 행복도가 내려간다면
  • 자녀에게 좋은 성품 길러주자(2)

    ‘순종’은 사회를 배워나가는 데 있어 필요한 성품 "순종은 옳은 권위와 질서에 즉시, 기꺼이 따르는 것입니다." 위대한 성품이 위대한 인생을 만듭니다. 성품은 처한 환경에 관계 없이 나타나는 한 사람의 인격입니다. 성품이 어느 정도 타고 나는 부분도 있겠지만 좋은...

    자녀에게 좋은 성품 길러주자(2)
  • 2월 14일의 죽음과 사랑

        2월 14일의 죽음과 사랑   [i뉴스넷] 최윤주 발행인 editor@inewsnet.net     서기 270년경 2월 14일. 한 남자가 참수형을 당했다. 당시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는 로마신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센 종교탄압을 일삼았다. 그가 구금된 이유는 자세히 알 수 없다. ...

    2월 14일의 죽음과 사랑
  • 발렌타인데이와 안중근의사 file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Valentine’s day)는 한국에서 명절처럼 중요한 날이 되었습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겐 그러하지요.   한국에서는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초콜렛을 주면서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지만 미국에선 연인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날입니...

    발렌타인데이와 안중근의사
  • 잔칫집 재 뿌린 펜스… 그래도 갈 길은 가야

    [시류청론] 김정은 정상회담 제의, 남북화해 절호의 기회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평창올림픽 개회식 참가를 위해 김영남 북한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방한한 김여정 대남 특사(북한노동당 제1부부장)는 2월 10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에게 남북...

    잔칫집 재 뿌린 펜스… 그래도 갈 길은 가야
  • 한민족 능멸한 펜스 file

    부통령자리가 아깝다     Newsroh=노창현칼럼니스트 newsroh@gmail.com     미국의 부통령은 대통령이 임기 도중 사망하거나 사임, 탄핵(彈劾)당할 경우, 그 자리를 승계하는 직책입니다. 또한 상원의 의장을 겸임하는데 의결시 같은 수의 찬반표로 나뉠 때 캐스팅보트(...

    한민족 능멸한 펜스
  • 혐오의 시대

      혐오의 시대   [i뉴스넷] 최윤주 발행인/편집국장 editor@inewsnet.net   요즘 욕설은 확실히 다르다. 험악한 언어폭력 혹은 정을 담은 막말(?)에 가까웠던 예전과는 다른 특별한 감정이 실려있다. 대표적인 게 ‘충’이다. 끝도 없이 쏟아지는 수많은 신조어 욕설에 벌...

    혐오의 시대
  • 평창의 평화촛불를 위협하는 외부바람들

    [특별기고] 평창의 평화촛불를 위협하는 외부바람들   정광일 세계한인민주회의 사무총장   지인 가족 결혼식에 갈 때는 혼인을 축하해주기 위함이다. 그래서 축하객, 하객이다. 지인 장례식에 가는 것은 죽은 자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함이다. 조문객이다....

    평창의 평화촛불를 위협하는 외부바람들
  • “하나님 컴퓨터가 업그레이드 됐어요” file

    Newsroh=장호준 칼럼니스트     한국에서 유학 온 친구들이 하는 불평 중 하나는 “미국은 어째 한국보다 인터넷이 더 느려요?!”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가 대답 해 줍니다.   “나, 2006년까지 삐리리...뜨리리...찌리리... 전화모뎀 걸어서 인터넷 연결 했었어...”   물...

    “하나님 컴퓨터가 업그레이드 됐어요”
  • 3차원과 4차원 사이에 있는 지구인 file

    별나라형제들 이야기(24)     Newsroh=박종택 칼럼니스트     지구인은 현재 3차원과 4차원 사이에 있다. 아니 양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변형은 점진적이다. 왜냐하면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면에서 함께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지상에서 진동(vibration)은 바...

    3차원과 4차원 사이에 있는 지구인
  • 시간의 흐름이 멈춘 청산도, 여서도(2) file

    빈무덤 2차 조국순례기     Newsroh=장기풍 칼럼니스트         서편제 촬영지 길 건너에는 조선시대 축성된 청산진성이 길게 뻗어 있었다. 마음은 무한정 걷고 싶은데 다리가 불편해 섬 일주 도보는 대폭 줄여야 했다. 마침 청산도 일주 관광버스가 사람들을 내리고 있...

    시간의 흐름이 멈춘 청산도, 여서도(2)
  • '하나님 나라'의 역설 file

    [종교 칼럼] '코스타'를 바라보는 다른 눈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하늘밭교회) = 몇 년 전이야기입니다.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던 딸아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유럽 코스타(유학생 수련회)의 강사로 왔던 분이 교회에서 집회를 한다고 해서 기대를 가지고 ...

    '하나님 나라'의 역설
  • 자녀에게 좋은 성품 길러주자(1)

    [교육칼럼] '경청'은 자녀를 리더로 키우는 데 있어 매우 중요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경청은 “너는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존재란다”라고 알리는 행동입니다- 지난 주에는 부모로서 자녀들이 갖고 개발하기를 원하는 성품들에 대하여 개...

    자녀에게 좋은 성품 길러주자(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