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김중산 칼럼니스트

 

 

사전 주문이 폭주해 판매가 시작되기도 전에 6차례나 더 인쇄했다는 밥 우드워드 기자가 쓴 화제의 책 ‘공포(FEAR)’에는 한국에 대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천박한 인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도 한 권 샀으니 ‘공포’가 낙양(洛陽)의 지가(紙價)를 올리는데 한 몫 한 셈이다. 하지만 기분은 참 더럽다. 트럼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한미FTA, 일명 KORUS) 파기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등의 내용과 함께 수많은 욕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의 거친 말 속에선 오바마가 그토록 한국을 “지상 최고의 동맹국”이라고 치켜세운 나라에 대한 예의는 눈곱 만큼도 찾아 볼 수 없다. 결국 한미 FTA는 미국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한국측의 양보로 최근 그들의 뜻대로 개정되었고,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까 봐 평화협정은 커녕, 종전선언도 못하면서 걸핏하면 철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모습을 보노라면 ‘동맹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최근 유명(幽明)을 달리한 존 매케인 연방상원의원을 두고 “포로로 잡힌 사람이 무슨 전쟁 영웅이냐”고 조롱해 매케인을 격노케했던 트럼프가 그와의 화해를 위해 베푼 백악관 만찬 자리에서 북한과의 군사적 대결과 관련해 나눈 대화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매케인이 “서울에서만 100만명이 죽을 수 있다”고 하자, 공화당의 대표적 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100만명이 죽어도 그들(코리안들)이 거기(한반도)서 죽지 여기선 안 죽는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이것이 바로 일찍이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인 한스 모겐소 전 시카고대 교수가 “약소국가가 미국과 맺은 최악의 불평등 동맹”이라고 규정한 ‘한미 동맹’의 실체다. 이들에게 한국민의 목숨은 하찮은 파리목숨 만도 못한 것임에 틀림없다. 이런 동맹을 위해 사드 부지로 성주 땅을 99년간 무료로 내어주고, 평택에 자그마치 혈세 107억불을 들여 초호화 리조트나 다름없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군사기지를 공짜로 지어줬는가. 미국의 국익을 위한 전쟁에 총알받이가 되어 죽어도 좋은 동맹국 국민이라면 천문학적인 방위비 분담금 줘가며 동맹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한미 동맹은 해체되어야 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과 관련해 트럼프가 “한국은 미국의 승인(approval)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말해 사실상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임이 확인됐다. 한국이 미국의 사전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독자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가 보다 적확한 표현으로 이는 속국(屬國)을 의미한다. 한국이 주권국가라면 트럼프의 발언은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내정간섭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그같은 망언에 대해 한목소리로 강력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했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그랬듯 299명 국회의원 중 민주당 송영길 의원과 정의당 이정미 의원 단 두 명 만이 유감을 표명했을 뿐 약속이라도 한듯 모두가 꿀먹은 벙어리처럼 침묵했다. 과연 ‘들쥐(lemming)’ 같은 한심한 국민답다. 이재봉 원광대 교수의 전언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대부분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 국가인 줄 알고 있다고 한다. 왜 아니겠는가. 국가주권의 상징인 전작권도 없는 나라가 아닌가. 하물며 전작권을 되돌려 준대도 한사코 손사래 치는 이상한 나라를 누가 주권국가로 인정하겠는가.

 

“트럼프를 욕해? 뭔 주권? 주권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이만큼 살게 된 게 다 누구 덕인 데?” 그렇게 미국이라면 죽고 못 사는 사람들, 박근혜 석방 탄원서를 백악관에 보내고 심지어 김기춘과 조윤선이 출옥하는 날 교도소 앞에서 성조기를 들고 시위를 벌인 이른바 ‘애국 보수’에 고한다. 당신들은 애국 보수가 아니라 사대 매국(賣國) 보수요 망국(亡國) 보수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시도 때도 없이 성조기를 흔들어 미국의 속국임을 자처할 바엔 차라리 당신들 마음의 조국인 미국에 괌이나 푸에르토리코처럼 한국이 미국의 자치령이 되거나 51번째 주로 편입시켜 줄 것을 미국 정부에 청원하는 범국민운동을 적극 벌일 것을 제안한다.

 

 

태극기 성조기.jpg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김중산의 LA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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