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미국화한 아이리쉬 명절 ‘세인트 페트릭스 데이’
 

saint.jpg
▲ 세인트 페트릭스 데이 즈음 한 가정집에서 만든 클로버 모양의 쿠키들.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매년 3월 17일에 돌아오는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Saint Patrick’s Day)는 아일랜드인들, 즉 아이리쉬들이 퍼뜨린 기념일이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약 8천만명의 아이리쉬들이 흩어져 살고 있으며, 미국에만 4천만명 정도가 살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전통은 미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산되어 왔다.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에는 전국 각지에서 화려한 퍼레이드와 함께 각종 기념행사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또 대부분의 술집이나 바에서는 초록색 옷을 차려 입은 손님들이 초록색 물감을 들인 맥주를 마시며 이날을 축하한다.

이 날은 발렌타인 데이와 부활절 사이에 끼어있는 데다 상업성이 덜해 여타 다른 기념일에 비해 덜 요란하지만 술을 좋아하는 민족인 아이리쉬인들의 기념일인만큼 맥주집들이 성황을 이룬다. 또 아일랜드산 흑맥주인 기네스(Guinness) 맥주가 가장 많이 팔리는 날이기도 하다.

뉴욕 세인트 패트릭스 퍼레이드 해마다 1백만명 관중 동원

미국에서는 1737년 보스턴에서 ‘아이리쉬 자선협회’가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축제를 후원하면서 기념일의 초석을 닦았다. 특히 1762년 뉴욕시 5th 애비뉴에서 최초로 개최된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퍼레이드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내려오면서 매년 1백만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아이리쉬 전통을 자랑해 보이고 있다.

시카고는 또다른 독특한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1962년부터 100파운드 식물 물감을 사용해 강을 1주일가량 초록색으로 물들이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요즘 와서는 40파운드 정도 물감만을 사용해 몇 시간정도 물을 들인다고 한다.

플로리다주에서는 탬파시가 근래 수년동안 힐스버러 강 일부를 초록색으로 물들여 왔다. 마이애미에서는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를 기해 지역의 유명 공원을 흐르는 강물을 초록색으로 물들인다는 계획이 튀어나오기도 했으나 비용문제로 실행에 옮겨지지 못했다.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에는 미국의 많은 사람들이 하루동안 '아이리쉬(being Irish)' 가 되어 즐긴다. 아일랜드 국화인 샴록과 함께 아일랜드 민속동화속 난장이 요정 레프러컨(leprechaun)과 그의 금화단지들로 장식된 축제장에서 사람들은 아이리쉬 춤을 추며 낙천적인 아일랜드인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saint2.jpg
▲ 올랜도 북부 ‘에일 하우스’ 식당의 초록색 맥주. ⓒ 코리아위클리
 


세잎 클로버로 '삼위일체' 설명, 현재는 아일랜드 국화

그렇다면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는 어떻게 유래되었을까?

이날은 5세기경 아일랜드에 기독교를 전파시킨 세인트 패트릭 주교를 기리기 위하여 그의 사망일을 매년 기념해 왔던 것이 유래가 됐다.

세인트 패트릭은 영국에서 태어났다. 당시만 하더라도 영국은 광대한 로마제국의 일부였다. 패트릭의 아버지는 부유한 관리였으며 기독교인이었다. 그러나 패트릭이 여섯 살 되었을 때 해적이 침입하여 젊은 남녀를 생포, 아일랜드에 노예로 팔았는데, 패트릭도 끌려가 아일랜드에서 6년간 양치는 목자로 노예생활을 하면서 어린나이에 신의 존재를 열망하기 시작한다.

그는 결국 아일랜드를 탈출해 영국으로 돌아오는데, 하나님이 꿈에 나타나 특정시간에 배를 타고 영국으로 탈출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것. 꿈대로 행동에 옮겨 영국으로 오게된 패트릭은 이후 아일랜드 땅에 기독교를 전파하겠다는 마음을 굳히고 16년 동안 사제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431년 마침내 아일랜드의 2번째 주교가 됐다.

패트릭은 기독교 불모지인 아일랜드의 북서부에서 20여년동안 수많은 아일랜드인들을 기독교로 개종시켰다. 그의 열정적인 전도로 평민들은 물론 왕족들까지도 상당수 개종하게 된다. 이로인해 켈트족 드루이드 교인들을 자극하게 되고 패트릭은 이로 인해 수차례 체포되기도 했으나 그때마다 탈출해 위기를 넘겼다.

461년 3월17일 그가 사망할 때까지 패트릭은 아일랜드 땅에 3백 개 이상의 교회를 세우고 12만 명에게 세례를 주었다.

세인트 패트릭에 대해서는 여러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샴록(세잎 클로버 아일랜드 국화)을 가지고 삼위일체(성부, 성자, 성신)를 가르쳤다는 것 외에도 신의 저주를 독사들에게 옮겨 그들을 모조리 바다로 몰아쳐 빠뜨렸다는 것 등이다.

샴록은 아일랜드 노동자 계급에서 저항의 표시로 달기 시작, 어느때부턴가 아일랜드의 국화가 되었고 아일랜드 국경일인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의 상징물이 되었다.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신년사] ‘언론자유의 봄’을 기대하며 file

    2023년 ‘흑토끼의 해’가 저물고 2024년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흔히들 한 해를 보내며 ‘다사다난했다’는 표현을 씁니다만, 2023년이 정확하게 그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언론계를 포함한 전...

    [신년사] ‘언론자유의 봄’을 기대하며
  • 촛불 혁명은 진행 중이다. file

    [시류청론]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대학시절 나는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냥 역사가 재미있었다. 그래서 “서양사상사”라는 과목을 수강했다. 그때 나는 토인비를 비롯하여 많은 역사가들에 대해 듣고 배울 수 있었다. 슈팽글...

    촛불 혁명은 진행 중이다.
  • 한미연합사령관이 핵무기 대응 훈련 거부한 이유는? file

        [시류청론] 북의 핵무력 두려운 미국… '평화협정'이 답이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한미가 최근 B-1B 미 전략폭격기 전개와 함께 ‘을지자유의방패(UFS)’ 연합훈련을 시작했다. 그러자 북한은 8월 29일부터 전면전을 가상한 ‘남한 점령’ 전군 지휘 훈...

    한미연합사령관이 핵무기 대응 훈련 거부한 이유는?
  • 작아지기 file

    [종교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내 어린 시절, 다니던 교회에는 선교사들이 있었고, 그들은 철조망을 친 신학교 구내에 살고 있었다. 나는 비슷한 또래의 선교사 아이들과 어울려 놀았다. 아마 한국어 습득을 위해 우리와 놀 수 있게 한 것...

    작아지기
  • 거동 불편한 100세의 키신저가 방중한 이유는? file

        [시류청론] 중미 및 북미관계 개선 여지 탐색한 듯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실용주위자요 합리주의자인 미국의 외교 전략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만 100살의 나이에 부축을 받으며 '적국'인 중국까지 장시간 여행을 강행,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거동 불편한 100세의 키신저가 방중한 이유는?
  • 밀란 쿤데라의 '우연' file

    [종교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얼마 전 일이다. 작은 아이가 손자(조카)를 안고 가다 넘어졌다. 내 귀에는 손자의 머리가 땅에 부딪혀 쿵 소리가 난 것처럼 들렸다. 손자는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울기 시작...

    밀란 쿤데라의 '우연'
  • 켄터키 전략핵잠함 투입했다 ‘보복’ 당한 미국 file

      [시류청론] ‘중무장' 북한 자극하는 불장난 멈춰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강순남 북한 국방상은 7월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틀 전 미 대형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SSBN, 1만8750톤)의 부산항 해군기지 입항을 두고, ‘미 군부측에 전략핵잠수...

    켄터키 전략핵잠함 투입했다 ‘보복’ 당한 미국
  • 블링컨의 중국 방문이 실패로 끝난 이유는? file

      [시류청론] 미국은 대중국 ‘이중 플레이’ 단념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중 관계가 전쟁을 향해 치닫는가 싶더니 갑자기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달 18일 베이징에서 중국의 고위 관리와 시진핑 주석을 차례로 만났다. 중국을 적대해서는 미국...

    블링컨의 중국 방문이 실패로 끝난 이유는?
  • 양대 노조가 ‘윤정권 퇴진’ 공동투쟁에 나선 이유는? file

    [시류청론] 노·농·빈 37개단체, 6대 실천행동 기조로 퇴진운동 본격화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청년, 여성, 대학생 등 37개 단체가 결합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준비위원회(이하 퇴진운동본부)'가 6월 27일 발족, 준비 후 ...

    양대 노조가 ‘윤정권 퇴진’ 공동투쟁에 나선 이유는?
  • 고민에 빠진 미국... 북한, 미 군사위성 파괴할 수도 file

      [시류청론] 북 직승위성요격미사일 시험 성공 여부에 이목 집중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중앙위 부부장의 6월 3일 담화에서 “유엔안전보장리사회가 미국의 강도적 요구에 따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성 발사 권리를 단독 안건...

    고민에 빠진 미국... 북한, 미 군사위성 파괴할 수도
  • 족집게식 핵타격 계획중인 북한… 미국은 알고 있나 file

      [시류청론] 미국의 예방책은 대 북중 적대정책 폐기 뿐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지난해 6월 30일과 7월 1일치 < 데일리 NK > 연속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작년 6월 21일부터 3일 간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 확대회의에서 ‘한미동맹’ 파괴를 목표로 한미...

    족집게식 핵타격 계획중인 북한… 미국은 알고 있나
  • 예수기도 file

      [종교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목사가 된 이후 나는 돈을 벌고 싶었다. 지금은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알지만 당시로는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헌금을 많이 거두어서 그런 일을 할 생각은 없었다. 그것이 멸망으...

    예수기도
  • 북한이 핵 무인 수중 공격정 공개한 이유는? file

    [시류청론] 한미, 한미일 군사훈련 그만 중단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월 27일 10기 이상의 소형화, 규격화된 새 핵탄두 '화산-31'과 다른 한편에 최소 3종의 각각 다른 종류의 새 미사일이 늘어서 있는 핵무기연구소...

    북한이 핵 무인 수중 공격정 공개한 이유는?
  • '강대강'으로 막 나가는 한반도, 길이 안 보인다 file

      [시류청론] 한미일 합동훈련 개시…북은 잠함 순항미사일로 경고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3월 13일 한미일 훈련 시작 전부터 북한이 연거푸 각종 미사일을 발사,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3일에 이어 14일 이른 아침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2...

    '강대강'으로 막 나가는 한반도, 길이 안 보인다
  • 서로 사랑하라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오늘도 돈 이야기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먼저 어떤 사람이 병상에서 쓴 글을 읽어보시라. 병상에서 나는 사업에서 성공의 최 정점에 도달했었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내 삶이 성공의 전형처럼 보일 것이다...

    서로 사랑하라
  • "우리의 태평양사격장 사용빈도, 미군 하기에 달렸다" file

      [시류청론] 북한, 한미연합훈련 실행 경우 ‘초강력 대응’ 위협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지난해 70발 이상, 사상 최대 규모로 핵미사일을 쏜 북한이 2월 들어 이어지는 한미공군 서해연합훈련에 자극 받아 2월 18일 오후 또 다시 미국을 타격목표로 하는...

    "우리의 태평양사격장 사용빈도, 미군 하기에 달렸다"
  • '금년 전쟁 준비 태세 완비' 선언한 북한… 위기의 한반도 file

      [시류청론] 못 믿을 미국의 핵우산, 윤 정부는 정신 차려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2월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확대회의에서 북한이 ‘2023년도 전쟁준비태세 완비'를 채택 결정했다는 가슴 철렁한 소식...

    '금년 전쟁 준비 태세 완비' 선언한 북한… 위기의 한반도
  • 존재의 무게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오래도록 무력한 삶을 살았다. 특히 새로운 교회를 이루고자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여전히 요원할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기다리는 삶에서 인간이 어떻게 일에 함몰되는지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

    존재의 무게
  • 반복되는 대통령의 외교 참사, 대체 어디가 끝인가 file

      [시류청론] 이번엔 '이란발' 대형사고, 신속한 사과만이 해결책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9개월 동안 무지, 무능, 무책임, 잦은 말실수, 기초적인 사리판단 부족, 거짓말, 남탓에 따른 국익 훼손, 야당과의 협치 외면, 진보언론 탄...

    반복되는 대통령의 외교 참사, 대체 어디가 끝인가
  • 주한 미 대사가 극비리에 본국을 방문한 이유는? file

        [시류청론] 북한 자극 계속하는 윤 대통령, 불안한 미국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휴전협상이 열리던 70년 전, 한반도의 반 토막이 아닌 ‘통일 한국’의 대통령이 소원이었던 이승만은 당시 중국군의 인해전술로 한국전에서 승산이 없었던 미국이 추진...

    주한 미 대사가 극비리에 본국을 방문한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