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견딘 추신수를 다시 생각한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 = 내 나이 60세때 일이다. 이민 와서 중노동에 찌든 몸과 정신적 고통을 술과 담배로 달랬다. 술과 담배도 그나마 조금 먹고 살만하니까 가까이 할 수 있었던 셈이다. 나의 몸과 마음을 해로운 것으로 달랬으니 암이라는 선고를 받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대 수술을 받은 후 사흘만에 일반 병동으로 옮겨져 외로이 독방에 누워 있으니 만감이 교차하였다. 이민 와서 앞만 보고 24여년을 살면서 몸 망가지는 것 생각 않고 살았던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다섯 자식들 대학까지는 교육을 시켜야 이 땅에서 살아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눌렀을 것이다.

병원서 나흘 째 되는 날 보험회사 직원이란 사람들이 병실에 찾아와 내일 아침 퇴원하라고 했다. 그들이 병실을 나가고 얼마 있다가 자원 봉사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70세 미국인 여성이 들어왔다.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는 그 때 수술 전에 내 몰골이 이 정도 될 것을 알았다면 수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며 수술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녀는 “당신이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왔다”면서 추신수 선수를 아느냐고 물었다. 나는 말을 할 수 없으니 필답으로 '모른다'고 했다. 그때 추신수 선수는 이미 미국에 와서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동갑내기 여자 친구가 찾아와 결혼을 했다.

자원봉사자 여성은 마이너리그 선수와 결혼을 선뜻 하기 힘들었을 텐데 결혼을 했다며 그들 부부를 추겨 세웠다. 또 그녀는 추신수 선수의 성공담을 전해주면서 “너도 병마를 이겨내고 너의 공장문을 다시 열게 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나는 그때 비로서 추 선수를 알게 되어 이후 칼럼에서 그의 성공담을 세번이나 쓴 적이 있다.

내가 그때 병상에서 좌절했다면 지금 우리 부부는 노후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온 몸에 가느다란 고무호스를 3개나 꼽고도 나는 열흘만에 공장문을 다시 열었다. 그때부터 10여년간 휴가 한 번 가지 않고 열심히 일하며 노후 준비를 했다. 비록 자동차 정비공이지만 나를 믿고 맡겨 준 미국인들의 자동차를 열심히 손질하여 주었다.

요즈음 옛 직장동료 공장이나 자동차 정비공장들을 방문하면 "춘, 너는 30여년 동안 너의 공장을 운영하며 몇 놈에게 고소를 당했느냐"고 질문을 받는다. 나는 단 한번 '스몰 클레임 코트'에 간 적 밖에 없다. 그것도 비양심적인 사안이 아니라 인보이스에 사유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이유인데, 나도 모르는 잘못 때문이었다.

어쨋거나 동양계 이민자 마이너리티의 삶이 녹록치 않았으나 나는 여러 불리함을 견뎌내며 무사히 은퇴하게 된 것을 감사하면 산다.

박찬호, 추신수 선수 모두들 미국 선수들로부터 보이지 않는 차별과 질시를 받으며 선수생활을 견디어 냈다. 추신수 선수는 미국땅에서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기 위해, 그리고 마이너리그로 쫓겨나지 않기 위해 피눈물 나는 노력을 했을 것이다.

이들의 선수생활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보고 들으면서 나 역시 인생 후반 10년을 견디어 냈으니 이들 선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다시 한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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