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2월말 2차북미정상회담이 기대된다



(마이애미) 김현철 기자 =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노동당 김영철 부위원장을 백악관에서 1시간 반 동안 만났으며, 2월말에 열릴 정상회담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의 후속 절차를 이행하는 데 사실상 실패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차 회담에 나선 것은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를 강조해왔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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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민주당과의 갈등으로 불거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등 미국 국내의 여러 복잡한 문제로 취임 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트럼프로서는 유일한 타개책인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정치적 운명을 걸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래서일까. 연합뉴스, 동아일보 등은 미국이 입국 금지 대상자로 지정해놓은 북한노동당 부위원장 김영철을 “일부 국가 정상이 올 때에도” 하지 않는 파격 대우로 “정상급 예우”를 해주었을 뿐 아니라 김영철은 미국 대통령, 외교 및 정보 수장을 모두 다 만날 것으로 보여 초특급 환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오늘날 북한의 국격이 그 정도로 상승했음을 부인하진 않지만, 평소 미국 정치지도자들이 한국을 ‘좋아하면서도 경멸하는 나라’, 북한은 ‘싫어하면서도 존경하는 나라’라고 해온 사실이 입증되는 듯해 입맛이 씁쓸하다.

한국정부가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문제와 설을 때 맞춰 추진하려던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 남북 간 현안문제를 1월 17일 한미워킹그룹 화상회의에서 논의했으나 미국 측 거부로 보류, 사실상 무산됐다고 한다.

우유부단하고 나약하다는 평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문재인 정부가 남북 간 실질적인 불가침 선언까지 해서 더는 북한의 남침 위협도 사라진 마당에, 이제 그만 미국의 부당한 내정간섭에 일일이 굴종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친미사대주의자들을 제외한 대부분 국민들의 자존심을 세워줄 수는 없을까?

북한 언론매체들이 9월평양정상선언, 능라도 15만 인민들 앞에서의 강연 등을 들먹이며 진실로 통일을 바라는 문 대통령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최대 강적’ 북한에 주도권 빼앗긴 미국


그런데 지금까지 미국의 대북 핵 대결 과정을 돌이켜보면, 최근 북한이 협상재개 선결조건으로 내놓은 ‘제재완화요구’를 무시하며 ‘제재완화불가론’을 주장했지만 북한이 이를 백안시하며 무대응으로 냉대하자 최근에 와서 미국은 제재조치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또 미국은 ‘미-중 공조’로 북미협상에서 북한을 고립시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처럼 큰소리쳤지만, 북중 정상회담이 연거푸 열리자 이에 찔끔, ‘미-중 공조’라는 말은 자취를 감췄다.

미국은 또 작년에 북미협상이 진행되는 도중, 북한이 미국에 핵신고서(리스트)를 제출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했지만, 북한은 “강도 같은”이라는 단어까지 쓰면서 ‘북한 공격 목표를 달라는 거냐?’고 반발하자 미국은 후퇴하고 말았다.

그밖에도 미국은 작년에 북미 간 핵협상이 시작될 무렵, 북한의 핵무기를 미국 본토로 내 보내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리비아식)을 한동안 계속했지만, 북한의 거부로 꼬리를 내린 사실도 있다.

미국이 끈질기게 요구하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라는 강경한 주장도 북한이 버티자 어느 샌지 사라졌다.

결국 미국은 상대방이 강적일 경우 우선 협상하는 척하고 시간을 벌면서 찔러볼 때까지 찔러보다가 한계점(미 본토를 향한 ICBM 발사 가능성)에 도달하면 얼른 자세를 바로잡아 상대방 심기를 더 건들이지 않는 작전을 쓰고 있다.

이는 미국의 2백여년 전쟁사를 통해 변함없이 유지해 온 피침략국에 대한 무자비한 자세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이미 위의 예와 같이 미국이 다섯 차례나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북한이야 말로 최대 강적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서방언론을 활용, 북한에 최강도 압박을 가해 북미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것처럼 체면치레용 가짜 뉴스를 조작, 세계인들을 속이는 재주도 세계 제일이다.

북-중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1월 8일에 열린 북중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조선반도 정세관리와 비핵화협상과정을 공동으로 연구 조종해 나가는 문제와 관련, 심도 있고 솔직한 의사소통을 진행”했다.

정전협정의 체결국인 북한과 중국은 북미 전쟁의 종결과 평화보장을 위한 외교공세에서 대 미 합동작전을 펼치고 있어 미국에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작년에 미중 패권경쟁을 시작한 트럼프는 북-중 밀착에 따른 북중미 3각 구도에서 수세에 몰렸고, 자신의 불리한 처지를 만회하기 위해 비핵화협상에 따른 북미관계의 개선으로 2대1의 대립각을 완화시켜야 할 처지가 되었다.

2차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하면 새해는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새로운 전략국가 북한의 부상과 더불어 세계패권국가 미국의 국력쇠퇴로 인한 세계의 새로운 힘의 균형이 차츰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2019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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