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공정성 밑바닥’ 한국 보수언론, 이젠 민족 이익 대변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이 1월 11일 백악관을 찾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중국의 시진핑, 일본의 아베 등과 훌륭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놀라겠지만 아마도 김정은과도 아주 좋은 관계를 갖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기자가 ‘김정은에게 때로는 공격적인 발언을 했다’라고 지적하자, 트럼프는 ‘물론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을 많이 보았겠지만, 갑자기 누군가 나의 가장 절친한 벗이 된다. 나는 그런 사례를 20개 아니 30개나 제시할 수 있다’라고 답변,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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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요즈음 트럼프의 자세는 예전과는 너무 달라져, 북한이 비핵화 의사를 먼저 밝혀야 미국과의 회담이 가능하다는 종래의 주장은 자취를 감췄고, 대북 대화에 매우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며 심지어 가까운 미래에 북미 대화가 이루어 질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1월 10일 에르나 쏠베르그 노르웨이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노르웨이 기자가 ‘미군이 대북 공습작전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한 미군 고위지휘관의 발언의 진위를 묻자, 트럼프는 “우리는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고 있다. 나는 우리가 장기적인 평화기에 들어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과 지금 좋은 회담(남북대화?)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라며 북한과의 전쟁가능성을 부인했다.

워낙 막말과 요변이 심한 성격 탓으로 아직은 그를 100% 신뢰할 수는 없지만 대북 자세가 누그러져 화해 제스처를 10일 이상 계속 반복하는 점이 당혹스럽게 느껴지기 까지 한다. 하지만 수사관의 지시로 범행 경과보고서를 날마다 작성하게 할 경우 결국은 피의자의 거짓진술은 걸러지고 공통된 내용만 사실로 남는다는 이치와 같이, 반복되는 그의 언행이 일말의 신뢰감을 심어주고 있는 현실도 부인할 수 없다.

미국 편향 보수언론 반성해야

그런데 한국 언론들은 이번에도 백악관 성명에는 들어있지 않은 ‘비핵화’ 조건을 트럼프가 언급한 것처럼 보도, 또 장난질을 쳤다. 바로 이런 점이, 최근 미국의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정치적 이슈에 대한 공정성 및 뉴스 정확도' 면에서 한국 언론이 조사 대상 38개국 중 37위 즉, 꼴찌에서 두 번째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사실보도가 언론의 생명인데도 북한의 핵 무력에 대한 한국 보수 언론의 사실과 다른 폄하성 보도에만 의존하는 사람들은 북핵에 대한 편견과 오해, 착각에 사로잡혀 북미 핵대결이 끝났다는 사실을 믿지 못할 것이다. 올바른 정세판단을 위해서는 진보 언론을 함께 접해야 하는 이유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월 11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나는 김정은 위원장이 전 세계 어느 지점에도 도달할 수 있는 1만3000km나 되는 장거리 사거리의 로켓트를 가지고 있어 북미 핵대결에서 북한이 승리한 것으로 본다‘며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공표하고 나선 대목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2018년 벽두부터 급변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정세는 남북 대화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북과의 대화에 성공하게 되면 미국이 갈망하는 북미 대화로 자연스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 때는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조건도 꺼내지 못할 것이고, 한미합동군사훈련도 할 수 없게 된다. 북미 회담이 시작된다면, 북한의 요구대로 북미 간 평화협정에 따른 국교 정상화, 주한미군 철수 등 난제들이 속속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다.

그러한 가능성이 없다면 애당초 북한과의 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평창대회가 끝난 직후 한미합동군사훈련이 다시 계속된다면 지금의 트럼프의 말은 또 거짓말로 들통 날 것이니 이를 눈여겨 봐야 한다.

한국인들의 의식이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자꾸 깨어나고 진화해, 뒤늦게나마 미국이라는 나라를 ‘자국 이익을 위해 일정하게 한국을 이용해 온 나라’로 인식하게 된 것은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 퍽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18년 새해에는 한국의 보수 매체 조중동 및 자유한국당 등 아직도 내 민족보다는 강자인 미국을 더 앞세우며 무조건 맹종하는 세력들마저도 조금씩이나마 ‘민족에 우선하는 동맹은 없다’는 진리를 깨닫고 무엇이 내 조국을 위해 우선해야 할 일인지를 깨달아 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북한은 트럼프를 달래야 하는 남측 현실 이해해야

다른 한편으로 최근 북한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쓴 소리에 한마디 하고자 한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1월 14일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 중 ‘남북대화가 시작된 게 미국 주도의 제재와 압박의 효과일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크다’고 했음에 발끈하면서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그만둘 수도 있다는 논평을 냈다.

북한 매체들은 이어 ‘화해 국면에 찬물을 끼얹는 온당치 못한 망언이다. 앞으로 이러한 불순한 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론 북한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만 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의 전시작전권이 아직은 미국에 있다는 사실, 미국이 몽니를 부리면 북미대화는 커녕 남북대화도 불가능해 진다는 사실 등을 북한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추켜세우면 얼음 녹듯 하는 어린애 같은 트럼프의 기질을 간파한 문 대통령이 달래는 제스처를 취할 수 밖에 없는 굴욕적 현실을 감안, 북한이 이해하고 양보의 미덕을 발휘했으면 한다.

한민족의 평화를 위해 작은 것을 희생하고 큰 것을 건질 수 있다면, 북측이 보다 너그러워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하루 속히 남북 간 진솔한 평화적 대화가 시작되고, 이게 북미 대화로 연결, 북미 수교와 북핵 동결이라는 열매를 거두는 게 우리 8천만 겨레의 염원이라고 믿는다.

화해의 발걸음을 디디고 있는 희망찬 새해, 남북 모두 민족의 먼 앞날을 바라보자. 서로 간에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말고 큰 발걸음을 내딛어 우리 민족의 70년 숙원인 평화통일 달성에 큰 열매가 맺히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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