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북한은 나약해서 대화에 나선 것이 아니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5월 6일이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북한 외무성은 “미국이 우리의 평화 애호적인 의지를 ‘나약성’으로 오판하고 우리에 대한 압박과 군사적 위협을 계속 추구한다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트럼프에 경고했다.

이는 최근 미북 간 고위급 회담에서 조율이 끝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지, 핵실험장 폐기 등의 비핵화 조건 이외에 북한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영구적 핵 폐기’라는 조건들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포함시킨 탓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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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미국이 새롭게 요구하는 조건들을 보면, 대량살상무기, 미래의 핵계획, 핵무기를 다시 개발하고 제조할 수 있는 기술과 인력, 평화적 우주개발 목적의 인공위성 발사 등을 영구히 완전하게 금지하고 폐쇄하라는 것이다.

‘완전한 핵 폐기’는 핵무기 폐기만 확인시키면 됐지만, ‘영구적 핵 폐기’라는 조건은 북한이 보유한 핵 기술자(약 5,000명)와 연구데이터에 대한 조치, 거기에 평화적 우주개발마저도 불가하다는 어처구니없는 조건들로 비쳐질 수 있다.

특히 북한의 핵 기술자 중 상당 수는 군 관련 인사들로 ‘핵 기술자 폐기’는 군대 해산까지요구하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한데, 이는 북한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이밖에도 북한을 불쾌하게 만든 또 다른 조건에 군사적 위협도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4월 초에 미국은 해마다 열리는 ‘맥스썬더 공중폭격훈련’ 참가를 이유로 전례 없이 세계 최강이라는 스텔스 전투기 F-22랩터(마하2.5) 8대를 광주공군기지에 새로 배치했다.

F-22랩터는 적의 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 핵심 시설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어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이렇게 겁을 주면 북한이 위축돼 미국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믿은 듯하다.

5월 7일부터 이틀 간 열린 김정은-시진핑 다롄(대련) 제2차 북중 정상회담은 미국의 대북 정책을 꼬이게 하는 폼페이오-볼턴 등 강경파에 보내는 분명한 견제 메시지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 외무성 경고 훨씬 이전인 지난 4월, F-22 8대가 광주에 배치되자마자 처음으로 2년 전에 실전 배치된 북극성-3형(사거리 ICBM급) 탄도미사일 발사대가 8개가 탑재된 최신형 고래급(수중 배수량 3,000톤으로 2014년에 진수) 핵공격전략잠수함(SLBM)을 공개, 미국 첩보위성에 찍힌 사진이 <38노스> 매체에 실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 군부는 항상 그래 왔듯이 이를 ‘고래급’이 아닌 구형 ‘신포급’으로 폄하했다. 하지만 최신형인 북극성-3형을 탑재했다면, 이는 최신 핵잠수함 ‘고래급’이 맞다. 신포급에는 북극성 탑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왕 미국에 경종을 울리려면 구형이 아닌 신형을 보여주는 게 상식 아닌가?


고래급 잠수함이 구형 신포급이라고?


북극성 탄도미사일이 실린 고래급 SLBM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미 군사전문가들의 고래급 잠수함 진수 직전 경고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제 북한의 고래급 잠수함이 진수되면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생각을 접어야 한다”고 할 정도였다.

이미 6년 전에 개발이 끝난 잠수함용(휴대용) 원자로와 북한이 8년 전 러시아에 넘겨 준 것으로 알려진 인공지능을 북극성-3형에 장착하면 사거리는 무한대, 표적 타격은 명중률 100%, 무소음으로 최신 음파탐지기로도 탐지 불능 등 전체 미 육해공군 무력으로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가공할 무기체계다.

고래급 핵공격잠수함 단 한척이 뉴욕 앞바다에서 수중발사하면 미 본토 전체가 초토화를 면할 수없는 위력이다. 그러나 현재 북한 잠수함이 미국 해안에 잠수중인지는 군사기밀 내용이라 미국도 모르고 있다.

북한은 소련 붕괴 직후 헐값으로 들여 온 대형 9600톤급 핵공격전략잠수함 두 척을 비롯해, 자체 생산한 고래, 신포, 로미오 등 각급 잠수함, 잠수정, 그 중 핵공격전략잠수함 최소 23척(2014년 현재, 지금 정확한 수는 확인 불가) 등 약 100척(2014 현재)을 보유, 전 세계 최강 잠수함 국가다. 2위는 미국 72척, 3위 중국 65척, 러시아 62척이다.

북한은 이러한 SLBM 덕분에 대미전쟁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긴 사거리의 전쟁수단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2003년 8월 1일, “7월 중순에 미 국방부가 대북 전쟁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는 ‘우리가 참패한다’(We're going to be fucked)였다”고 보도, 미국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는 북한의 핵무력 완성 14년 전의 일이니 오늘날 북한의 핵무력은 우리들의 상상을 초월한다고 보아야 한다.

북한이 핵을 개발한 이유가 미국을 상대로 핵을 사용하겠다는 게 아니라 “핵(미국 포함 전 세계)을 없애기 위해서였다.“는 것이 북한이 내세우는 것이다. ‘평화는 북한이 핵을 보유해야만 가능하다‘는 북한의 주장을 존중하지 않고 못들은 척하면서 북한의 평화 의지를 ‘나약의 결과’라고 판단한다면 대단한 오판이라는 것을 미국은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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