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image

길닦는 시지프스

i뉴스넷 | 미국 | 2018.06.24. 15:37

Web_i뉴스넷_최윤주.jpg

 

 

길 닦는 시지프스

전영주 후보의 추후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

 

[i뉴스넷] 최윤주 발행인 editor@inewsnet.net

sentence_type.png

 

 

한 남자가 있다. 신의 비밀을 누설한 죄로 그에게 형벌이 주어졌다.

거대한 돌을 산 꼭대기까지 굴려 올려야 하는 형벌이다. 힘겹게 정상에 오르면 돌은 아래로 떨어진다. 떨어진 돌을 다시 산 정상으로 올려야 한다. 이 과정은 끝없이 계속 된다.

 

영원히 성취될 수 없는 목표와 끝나지 않는 형벌을 되풀이 해야 하는 남자의 이름은 시지프스다. 그리스 신화 ‘시지프스의 돌’로 잘 알려진 이야기다.

알베르트 까뮈는 시지프스가 받은 고통이 가장 잔인한 형벌이라 말했다. 고통스런 반복행동 끝에 성취는 없다. 힘겨운 과정 속에 보람은 없다.

 

무한 반복되는 현대인의 일상이 대부분 비슷하겠지만, 이민자의 삶은 더욱 그러하다.

혼신을 다해 바위를 밀어 올리는 시지프스처럼 하루의 삶과 처절한 투쟁을 벌이지만, 정상에 닿으면 다시 출발점으로 굴러 떨어지는 돌덩이처럼 눈을 뜨면 언제나 똑같은 아침을 맞이한다.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원위치로 돌아가는 시지프스의 형벌은 철저하게 버려진 삶의 의미를 상징한다.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의미 없는 일’을 ‘자신의 의지’로 지속해야 하는 정신적 고뇌는 삶을 ‘의미’로 채우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을 억압하는 잔인한 고통이다.

가족과 미래를 위한다는 미명 하에 낯선 땅에서 낯선 일로 채워진 하루를 무한 반복하는 이민자의 모습과 묘하게 오버랩 된다.

 

그러나 우리는 시지프스가 아니다. 눈 앞에 놓은 커다란 돌은, 이민자의 삶이 이러하니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관성처럼 굴려올려야 하는 형벌이 아니다.

노력과 땀방울이 허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커다란 돌을 굴리는 건 언젠가 그 돌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마침내 돌을 올려놓은 순간, 수없이 실패를 반복한 그 길은 험한 돌부리도 뾰족한 가시덤불도 사라진 매끈하고 단단한 길이 되어 있을 것이다.

 

“길을 열고 싶었다.”

 

지난 6월 16일(토) 코펠 시의원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전영주 후보는 말했다.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어 말했다.

 

“내가 힘들게 걸은 만큼 다른 사람에겐 편한 길이 될 것이다.”

 

인간의 역사는 길을 통해 개척하고 만들어 왔다.  누가 시작했는지 모를 그 길을 따라 누군가 걸어왔을 것이며, 그 흔적을 쫓아 또 다른 사람들의 걸음이 더해졌을 것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오솔길이 큰길이 되고 기차길이 되고 자동차길이 되었을 것이다.

 

이민역사를 시지프스의 돌처럼 끝없는 반복 속에 가둬두지 않기 위해서는 돌을 옮기고 길을 내야 한다.

 

“길을 내기 위해 정치를 결심했다”는 전영주 후보의 추후 행보가 사뭇 기대되는 이유다.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십대 자녀의 흡연, 어떻게 다룰까(2)

    [교육칼럼] 먼저 흡연 위험성 진지하게 파악해야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마약의 경우는 제재도 강력하고 한 번 걸리게 되면 여러 가지 선도 프로그램이 있지만 담배는 별로 강한 제재를 가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쉽게 손을 대는데 사...

    십대 자녀의 흡연, 어떻게 다룰까(2)
  • 미국은 진정 ‘한반도 비핵화’ 의지 있나?

    [시류청론] 패권주의 포기가 해결책… 새해엔 남북자유왕래 길 열리길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19일 후보 때의 ‘해외주둔미군철수’ 공약대로 시리아 주둔 미군 전원과 아프간 주둔 미군 절반을 우선 철수하겠다고 언론 공개 전에 전...

    미국은 진정 ‘한반도 비핵화’ 의지 있나?
  • 아버지의 칼자국 file

    우리의 자부심은 어디에 있나     Newsroh=장호준 칼럼니스트     아버지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에는 다섯 개의 선명한 칼자국이 있다. 학도병(學徒兵)으로 끌려가 훈련을 받던 중 동상에 걸리셨던 것이다. 하지만 일본 군의관은 곪은 것으로 알았다. 전쟁 말기 후방인 평...

    아버지의 칼자국
  • 딸이 만든 성탄카드 file

    Newsroh=이계선 칼럼니스트     “12월이 됐는데도 아빠가 크리스마스카드 만들 기미가 통 안 보이는 군요. 전같으면 벌써 카드를 보내어 11월부터 크리스마스 기분이였는데...”   “피곤하구나. 엄마 말대로 금년에는 돈 주고 몇장사서 보내고 말련다”   “돈 주고 산 카드...

    딸이 만든 성탄카드
  • C회장님의 선물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트럭이 벙커룸보다 따듯했다. 아늑한 온도에서 편하게 잤다. 아침에 일어나 식당에 갔다. 안전모임이 있는 금요일 아침 식사는 무료다. 안전모임은 9시에 시작한다. 동부 9시면 미주리 스프링필드는 8시, 유타 솔트레이크시티는 7...

    C회장님의 선물
  • 제국과 평화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하늘밭교회) = 세이비어교회의 고든 코스비 목사님은 자신의 조국인 미국을 America라고 부르지 않고 제국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애국자들의 손가락질을 많이 받으셔야 했습니다.   미국은 군인들을 특별 ...

    제국과 평화
  • ‘아버지의 아들로 삽니다’ file

      Newsroh=장호준 칼럼니스트     어려서 동네에서 야구를 했습니다. 모두가 경험 해 보신 적이 있으시겠지만, 신나게 공을 쳤고, 공은 공터를 벗어나 남의 집 담장 너머로 날아 들어갔습니다.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들렸고, 아이들은 일사분란하게 도망 쳤지만 대...

    ‘아버지의 아들로 삽니다’
  • 사슴 고난 주간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새벽 1시에 예정대로 출발했다. 막판 1시간은 약간 졸렸다. 도착하니 6시 15분이다. 여기도 전에 와 본 곳이다. 그때는 물건을 실으러 왔는데 밤새 기다린 적이 있다. 덕분에 출발이 늦어져 다음 장소에서 화물을 못 실을 뻔 했다. 오...

    사슴 고난 주간
  • 유대인이 명절 식탁에 올리는 할라빵, 뭐지?

    [생활칼럼] 긴 가닥 반죽을 땋아 구워내, 가닥 수와 모양에 의미 담아   ▲ 마켓에서 볼 수 있는 할라빵 <자료사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지난 25일 탬파베이 거주 여성 유대인 2백여명이 트레져 아일랜드의 한 클럽에서 모여 메가 할라 베이크(Mega C...

    유대인이 명절 식탁에 올리는 할라빵, 뭐지?
  • 작고한 조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상반된 평가 file

    인간적 면모와 균형 외교, 파나마 침공-이라크 폭격 ‘반인권적’ 부정 평가도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위일선 본호사(본보 법률자문) = 며칠 전 사망한 미국의 41대 대통령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에 대해 세간에는 두 가지 상반된 평가가 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를 ...

    작고한 조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상반된 평가
  • 평화를 도모하는 사람들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하늘밭교회) = 오늘날 교회는 본래의 교회의 모습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교회가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고, 특히 오늘날 그런 교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목사를 없애야 한다...

    평화를 도모하는 사람들
  • 증가일로 알콜 중독... 얼마나 알고 마실까 file

      [건강칼럼] 미국인 1400만명 알콜 중독… 치명적인 교통사고의 41%가 알콜 때문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최근 미 건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약 1400만명이 알콜 중독자로 분류되고 있다. 또한 미 성인의 반 이상이 가까운 친척중 알콜중독을 ...

    증가일로 알콜 중독... 얼마나 알고 마실까
  • 마음은 다스리기 나름 file

    [이민생활 이야기]   (탬파=코리아위클리) 신동주(독자) = 사람들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지만 긍극적으로는 타인으로부터 좋은 사람으로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성격이...

    마음은 다스리기 나름
  • 낙태 합법화로 여성이 경제에 공헌?

    낙태로 잃어버린 경제가치 생각해 봐야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클린턴 전 대통령의 무남 독녀 딸인 첼시가 한 낙태 옹호 단체의 모임에서 낙태 옹호 연설을 했습니다. 그녀의 주장은 미국의 여성은 1973년 부터 2009년 사이...

    낙태 합법화로 여성이 경제에 공헌?
  • 자녀의 흡연, 어떻게 다룰까?(1)

    흡연 학생 80% 성인 흡연자로 이어져 심각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오늘은 젊은이들과 흡연에 관한 문제를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 듣고 있지만 필자가 한국을 떠난 70년대만 해도 남자 어른 들은 거의 담배를 피우...

    자녀의 흡연, 어떻게 다룰까?(1)
  • “최소한 ‘판관사또’는 되지 말아라” file

    이발소 아저씨의 충고를 기억하며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사나이가 최소한 ‘판관 사또’는 되지 말아야지요”라고 말하였 때가 내 나이 17살이었다. 휴전협정이 되어 고향으로 혹은 연고지로 피난민들이 한 집 두 집 피난지 진해에서 떠나기 시작하였을 ...

    “최소한 ‘판관사또’는 되지 말아라”
  • 아아 93세 김복동할머니 file

    암투병 ‘위안부희생자’ 다큐만들어         김복동 할머님께서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으시고 너무나 고통스런 투병(鬪病)을 하신다는 소식입니다.   고통속에서도 소녀들과 여성들을 위해 마지막 다큐를 만들고 계신답니다.   전쟁 없는 세상이 소원이라고 하십니다.  ...

    아아 93세 김복동할머니
  • 나마스떼 할아버지 file

    Newsroh=장호준 칼럼니스트     슈레이야는 네팔에서 이주 온 젊은 부부의 막내딸입니다.   프리스쿨에 다니는 슈레이야는 오전반 인지라 아침 8시 02분에 픽업해서 11시 54분에 집에 내려줍니다. 부모가 모두 네팔 식당에서 일을 하는데 아침에는 엄마가 슈레이야를 스...

    나마스떼 할아버지
  • 북 고위층 3명 제재… 트럼프는 ‘그래도 김정은’

    대북 강령론 밀어낸 트럼프, 북은 보복 자제로 ‘정중동’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국 재무부는 12월 10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심복인 최룡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정경택 국가보위상(한국의 국정원장 동격), 박광호 조선로동당 중앙위원...

    북 고위층 3명 제재… 트럼프는 ‘그래도 김정은’
  • 미국 대학 졸업반 직장 구하기 file

    [교육칼럼] 카운셀러 상담과 취직 설명회 참가 구직에 도움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 = 올해 학기를 지나면서 대학 졸업반 학생들은 직장 구하는 문제로 걱정을 시작하게 된다. "직장을 구할 수나 있을까?" " 좀 괜찮은 직장이 있기나 한 걸까?" 이런 저런 질...

    미국 대학 졸업반 직장 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