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사실상 ‘종전선언’… 미국 종전선언하면 북은 완전 비핵화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정상회담 직후 드디어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되었다”고 선언했다.

한반도의 지상•해상•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의 남북 적대 행위 일체를 전면 중지한다는, 사실상 ‘종전선언’이나 다름없는 '군사분야합의서’는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 중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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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이번 남북 간 군사분야합의는 두 정상이 미국에 종전선언을 압박하고 평화협정을 추동하기 위한 전략적 발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서는 우리 민족이 북미 간 근본문제와 관련하여 남북 민족공조를 취해 ‘남북 대 미국’이라는 공식을 만든 일대 쾌거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4대기업 총수들의 방북은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해 일반적인 남북경제 협력 문제 등으로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이 또한 경제부문의 첫 민족공조로 보아 마땅할 것이다.

다음 주 유엔총회는 한반도 외교의 '중심 무대'로 떠오를 것이다. 이번 유엔총회는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북한 리용호 외무상 등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디. 이를 계기로 한미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구테헤스 유엔사무총장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엄청난 큰 진전”이라며 대만족,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지시했다. 북미 종전선언이 성큼 가까워 오고 있는 것이다.

평양공동선언 이후, 대부분 미국 언론의 논조는 남북미 대화 중 최대 승자는 김정은 위원장임을 인정하면서 ‘남북한이 이토록 가까워졌다면 미국이 어쩔 도리가 없다. 이제 미국은 북한이 바라는 방향으로 종전선언, 그리고 북한 경제 발전을 도와 함께 친선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게 미국의 국익에 보탬이 된다’는 긍정적 주장들이 큰 흐름을 이루었다.

특히 ‘미국이 과거처럼 대북 압박을 계속한다면 남한 정부가 더는 미국 편에 서지 않고 북한과 밀착, 미국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는 시각들도 있었다.
이는 미국의 국력이 이제 남한 정부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을 만큼 약화된 반면, 경제력의 남과, 군사력의 북이 뭉친 힘은 미국도 두려워할 수준으로 급상승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대목이다.

이번 평양공동선언 내용을 기준으로 하고, 미국이 일부 강경파의 오판으로 계속 대북 군사력 시위로 허세를 부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제는 한국군이 미국의 군사력에 편승해 미국의 용병 같은 행동을 하는 치욕스런 시대를 마감해야 한다.



“미국은 우리 민족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



미국이 이번에 북한을 방문한 문 대통령의 거동을 자세히 살펴보았다면 남북의 밀착도를 가늠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양 정상이 백두산 천지를 향해 걸어 내려갈 때, 마치 딸이 친정엄마와 정답게 걸어가듯, 리설주 여사가 김정숙 여사의 왼팔에 팔짱을 꼭 끼고 걷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장면은 공동선언이 열 번 나오는 것보다 더 강하게 남북한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임을 과시하면서 미국에게‘이제 더 이상 남북 민족 간에 끼어 들 생각을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능라도 5•1 종합경기장에서 약 15만 명으로 추산되는 북한 동포들에게 7분 간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우리는 5천 년간 함께 살아오다가 70년 간 갈라져 살았다.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연설하는 동안 12번이나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토록 엄청난 파장은 예상 밖이었다.

분단체제를 악용해 자신의 영달을 꿈꾸는 자유한국당 사람들과 일부 바른미래당 등 민족 반역적 반통일 세력들 이외의 남북 민족 중 정신이상자가 아닌 한, 문 대통령의 이 발언에 박수를 치지 않을 자는 없으리라고 본다.

김정은 위원장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관련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폐기하고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강조한 “상응 조치”는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북 ‘적대정책 폐기와 비핵화 동시 실행’을 ‘선 비핵화 후 대북 평화협정’으로 악용한 미국의 교활성에 대한‘대못질’ 제동이라 할 수 있다.

또 김 위원장이‘남북정상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발언한 내용 중 우리 민족의 가슴에 와 닫는 대목은 “뭉쳐진 민족의 힘은 하나 된 강대한 조국의 기틀이 될 것이다. 세계는 오랫동안 짓눌리고 갈라져 고통과 불행을 겪어 온 우리 민족이 어떻게 자기 힘으로 자기 앞날을 당겨 오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다”고 한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땅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서울로 귀환할 때까지 하늘색 한반도기(통일기) 밑에 남북 우리민족의 얼은 통일의 기운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민족과 통일이라는 두 단어가 우리들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

이제 문-김 두 정상이 던진 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앞으로 미국의 종전선언과 대북 제재 완화 여부는 과연 미국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지녔느냐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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