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패권주의 포기가 해결책… 새해엔 남북자유왕래 길 열리길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19일 후보 때의 ‘해외주둔미군철수’ 공약대로 시리아 주둔 미군 전원과 아프간 주둔 미군 절반을 우선 철수하겠다고 언론 공개 전에 전격 발표,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언론에 먼저 보도될 경우에 닥칠 반트럼프 세력의 완강한 반대를 사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시리아는 오바마가 2012년 시리아 정권 전복을 위한 내전용 군비, 무기 등을 시리아 반군에 지원하도록 정보기관(CIA) 등에 비밀명령을 내린지 6년 만에 미국의 압력에서 풀려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미군 철수 명령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해 실제 철수 여부는 미지수다.
 

hyunchul.jpg
▲ 필자 김현철 기자
 

그간 주(駐)시리아 미군은 러시아(6만여명 파병), 북한(2개의 전투부대), 이란, 쿠바, 헤즈볼라 등의 물심양면의 시리아 지원으로 날이 갈수록 궁지에 몰렸고 아프간 주둔 미군도 매우 불리한 여건이 되자 이왕 목적 달성을 못할 바에야 이번 기회에 공약을 이행하자는 트럼프의 판단이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끊임없이 해외주둔 미군 철수를 반대해오던 매티스 국방장관은 당일 45분간이나 트럼프를 만나 시리아 철군의 부당성을 역설하며 설득했으나 끝내 실패, 결국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이 같은 결말은 주한미군철수도 공약대로 머지않아 단행될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얼마 전 상원이 통과시킨 주한미군 2만2천명 이하로는 감군을 못 하게한 법률을 어떻게 넘어서느냐는 것이다.

물론 이미 남북 간 실질적인 종전이 이루어진 터라 미군이 없다 해서 옛 같이 긴장할 것은 없지만 이에 대한 한국정부의 적절한 대책은 필요할 것이다.

트럼프가 연간 주한미군 비용 20억 달러 중 12억 달러(1조3천억원)를 한국이 부담(금년 9600억원 보다 50% 증액) 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남북 간 냉전 때라면 몰라도 이제는 한국이 거기에 응할 필요가 없다. 특히 한국의 경제난을 생각해서라도 절대 이를 거부해야 한다.

트럼프는 후보시절 공약 즉, ‘한국에 주한미군 전체 비용을 부담시키겠다. 한국이 이를 거부하면 미군이 그 많은 돈을 들여 한국에 주둔할 필요가 없다’고 해왔다.



북한에 유화 제스처 계속하는 미국, 이유는?

 


한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12월 20일치는 개인명의의 긴 논설에서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1차 북미 정상 선언문 어디를 봐도 ‘한반도비핵화’ 말고 ‘북한만의 비핵화’라는 단어는 없다. 문제는 미국이 이를 아전인수 격으로 악용, ‘북한만의 비핵화’를 양방이 약속이나 한 듯 서방언론에 계속 주장, 사람들에게 착각을 유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핵화에 진실성이 있냐?’는 질문은 미국이 북한에게 던질 게 아니라 북한이 미국에 물어야 할 질문이며, ‘대치(제재)와 대화’는 공존할 수 없는 것일 뿐 아니라 오히려 한반도 비핵화의 길이 영원히 막힐 수 있다.”

이 논설을 통해 비친 북한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트럼프가 김정은과 진정으로 대화하고 싶다면 우선 북한이 수십 년 전부터 요구해 온 대북적대정책(제재포함)부터 풀고 허심탄회한 자세로 진지하게 북한을 대하라는 것이다.

제재를 더 강화하거나 적대정책을 계속 고집할 때는 북한도 이제 플랜 B 즉, 대화중단 후 ‘핵,경제 병진노선’에 복귀, 군사력을 과시하겠다는 자세다.

앞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해도 그간 트럼프 행정부의 행태를 터득한 북한은 비핵화 문제에 있어 양방이 동시에 주고받기 전에는 일방적인 비핵화 조치는 절대로 없다는 경고다.

미국은 고위급 실무회담부터 2차 정상회담에 이르는 수차례의 제안에도 북한이 일체 대응하지 않자 초조해졌고, 드디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차관보급) 겸 한미워킹그룹 미 측 대표를 12월 19일 황급히 서울로 보냈다.

그는 이례적으로 도착 즉시, 공항에서 ‘미국 민간, 종교 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관한 정책과 북한여행금지 해제를 위한 재검토’ 등 예상보다 크게 중요하지 않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 북한에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북한 매체에 나타난 위의 결론은 비건의 이 같은 제스처에 경고로 대응한 것이었다.

이어 비건은 2차 한미워킹그룹 회의에서 대북제재와는 무관한 사소한 일까지 ‘팥 놔라, 콩 놔라’ 하며 ‘총독’이나 된 듯한 자세로 일관, 우리대표단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문재인 대통령 “우리 장단에 춤 추는 것이 제일”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은 12월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재외공관장들과의 만찬 석상에서 “이제는 남의 장단에 춤출 것이 아니라 우리 장단에 춤을 추는 것이 제일”이라는 우사(尤史) 김규식 선생의 말을 인용, ‘판문점 선언’에 충실할 것을 주문, 미국의 속국이 아닌 독립국가 원수로서의 자세를 보여 민족적 자존심을 안겨 주었다.

북한 측은 미국의 러브콜에 묵묵부답인데 요즈음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연거푸 유화 제스처 일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24일 트윗을 통해 “(북한과)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김정은 위원장과의 다음 정상회담을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최근, 새해 초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를 바라며 북한의 호응을 바란다고 했다.

또 최근 < ABC > 방송에 따르면, 펜스 미국 부통령은 ‘북 인권’ 관련 연설을 준비했으나 “다른 스케줄과 겹쳤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이를 돌연 취소했음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북한을 화나게 할 수 있음을 우려한 탓이라 했다.

미국은 그만 탐욕에서 헤어나 패권 포기 준비를 하고, 남북한-중국-러시아-이란과 함께, 그리고 또 현재 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침략 준비를 중단하는 등 평화의 길을 택해 이제 미국 스스로의 안전을 꾀하는 게 최선책이다. 미국이 쓸 수 있는 대북카드가 더는 없기 때문이다.

올해 2018년은 남북 우리 8천만 민족이 70년이라는 긴 악몽의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킨 역사적인 해였다. 새해 2019년은 한 발짝 더 나아가 민족 대화합이 완성돼 자유왕래와 함께 남북 경제가 크게 호전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아직도 '멸콩의 횃불'을 부르는 사람들 file

      [허리케인 칼럼] 윤 후보에 가슴 철렁, 한방에 훅 간 정치인 떠올린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자, 여기들 좀 보세요, 지금 내 손에 들린 이것이 뭔지 아십니까?" 지금으로부터 72년 전인 1950년 2월, 웨스트 버지니아 휠링의 한 여성단체가 주최한 연설...

    아직도 '멸콩의 횃불'을 부르는 사람들
  • 세계 정상급 오른 대한민국 해군 전쟁능력 file

      한국, 림팩 기동부대사령관까지 맡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세계인들이 2010년 이후 대한민국을 군사력 6위, 경제력 10위 등 모든 부문에서 앞서가는 선진국으로 평가하고 있음은 이제 당연지사가 되었다. 한국 육군의 전쟁 수행능력은 이미 베트남전...

    세계 정상급 오른 대한민국 해군 전쟁능력
  • ‘박근혜 사면’은 촛불국민 배신한 역사적 악수(惡手)

      [시류청론] ‘본부장’ 부패혐의로 윤 지지층 이탈하는 판에 왜?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2월 24일 문 대통령의 박근혜 특별사면 결정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통합에 대한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

    ‘박근혜 사면’은 촛불국민 배신한 역사적 악수(惡手)
  • 신년사 file

          [종교칼럼] 기꺼이 가난해지는 교회 되기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한 교회의 자모실에 노숙인이 들어와 잠을 잤다. 마침내 그 교회 목사님이 그 사람을 잡았다. 그 교회 목사님은 한참을 생각하신 후에 주무신 후에 불을 끄고 문을 잘 ...

    신년사
  • 깊어지는 미국의 고민... 대중전쟁 감행할 수 있을까

    [시류청론] 급성장한 중국의 군사력, 동맹국 동조도 난제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18일 내년 베이징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이라고 하자 영국이 이에 호응했고 호주도 외교적 보이콧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

    깊어지는 미국의 고민... 대중전쟁 감행할 수 있을까
  • 반사행동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어제는 오랜만에 책을 사러갔다. 바오로 딸과 아가페 서적이 가까이 있는 분당엘 갔다. 오랜만이라 쉽게 서점을 찾지 못했다. 두 곳 모두에 이전에 근무하시던 분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반가웠다. 열 권 ...

    반사행동
  • 내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가 위험하다… 한국이 갈 길은? file

      [시류청론] 날로 커지는 미중전쟁 징후… 강대국 합종연횡 눈여겨 봐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5개월여를 앞두고 크게 아쉬움이 남는 게 있다. 3년 전 김정은 위원장과의 ‘판문점 선언 제1항’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

    내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가 위험하다… 한국이 갈 길은?
  • 종교개혁에 붙여 file

      [종교칼럼] (서울=어지니교회) 최태선 목사 = 개신교는 종교개혁주일을 지킨다. 어제가 그 날이었다. 개신교에겐 이 날이 독립기념일 같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톨릭의 이날은 국치일 같은 의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게 종교개혁이란 거의 아무런 의미도 없다. 사...

    종교개혁에 붙여
  • 바이든, 종전선언 끝내 외면하려나

    [시류청론] 앞에선 남북 합의 환영, 뒤에선 시간끌기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G20 회의 참석차 로마에 간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29일 교황을 면담, 2018년 북한 지도층의 의향을 확인한 후 요청했던 방북을 재차 요청했고, “초청장이 오면 여러분...

    바이든, 종전선언 끝내 외면하려나
  • 내 잔이 넘칩니다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목자들이 양을 몰아가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는가. 높은 산을 올라가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때론 양들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얼어붙은 강을 건너야 하기도 한다. 밤이면 좁은 우리에 갇혀 지내야 한다. 이 ...

    내 잔이 넘칩니다
  • 대만 둘러싼 패권 다툼… ’중미전쟁’이 두렵다 file

      미국,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경쟁 중국에 패해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국이 2030년 경 개발을 끝낸다는 극초음속미사일(음속 5배 이상 속도)을 중국이 지난 8월 극비로 시험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미국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최근 미국도 극초음속미사...

    대만 둘러싼 패권 다툼… ’중미전쟁’이 두렵다
  • 엘리자베스 여왕이 김정은에 친서를 보낸 이유는? file

      [시류청론]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 분쇄 전략의 일환인 듯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지난 9월 15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방한하는 날에 맞춰 전례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세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김정은에 친서를 보낸 이유는?
  • 김정은 “주적은 한미 아닌 전쟁 그 자체” 강조한 이유는? file

      [시류청론] “북한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미국, 행동으로 보여줘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조선중앙통신> 10월 12일치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0월 11일 3대혁명전시관에서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기념연설에서 "이 땅에서 동족끼...

    김정은 “주적은 한미 아닌 전쟁 그 자체” 강조한 이유는?
  • 형통함과 신앙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 =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구원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리스도인들이 바라는 것은 구원이 아니다. 성서는 구원 받은 이들을 새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 그...

    형통함과 신앙
  • 환대 file

      [호산나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나는 거의 매일 민들레국수집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민들레국수집 이야기는 곧 환대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환대는 복음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요구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강력한 것이기도 하다. 그...

    환대
  • 이낙연이 졌다! '차기' 위해 깨끗이 승복해야 file

    [시류청론] 당 선관위 결정 불복은 민주주의 상식 외면하는 행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월 1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로 선출되었다. 그런데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이 표 계산 방식에 공식적으로 ...

    이낙연이 졌다! '차기' 위해 깨끗이 승복해야
  • 걱정 말아요 그대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 = 어제는 빵을 샀다. 빵집에 가면 빵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이미 예약된 사람들만 빵을 살 수 있다. 한참을 빵을 구경했지만 빵집사장은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나...

    걱정 말아요 그대
  • 앞에선 적대시, 뒤로는 대화 손짓… 미국의 ‘체면 차리기’

      [시류청론] 바이든 정부, 미 국익 위해 대담한 사고 전환 필요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노무현 정부 당시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은 한국과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이른바 ‘3대 원칙’을 고수해온 결과 오히려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진단했다. ...

    앞에선 적대시, 뒤로는 대화 손짓… 미국의 ‘체면 차리기’
  • 종전선언 제안에 호응한 북한… 지금이 적기다

    [시류청론] 대화 계기 마련되면 해빙 급물살 탈 수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9월 24일 북 외무성 리태성 부상은 담화에서 대북적대시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종전선언은 시기상조다. 그러나 정전상태를 끝낸다는...

    종전선언 제안에 호응한 북한… 지금이 적기다
  • 오징어게임과 일제잔재 file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Squid Game)이 한국 드라마로는 처음 전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입니다. 어린 시절 골목길이나 학교운동장에서 흔히 즐겼던 놀이를 ‘데스 게임’(Death Game)의 독특한 소재로 활용했는데요. 더하여 극한상황에 몰린 사람...

    오징어게임과 일제잔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