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Talk_20171203_093306551+.jpg

흥해 피해현장 3+.jpg


지진 피해지역에
여러분의 따뜻한 사랑이 필요합니다!

포항 지진 피해 현장을 다녀와서

오원성 _ 민주평통달라스협의회 감사 

 

 

 

자연은 인간과 공생하지만, 때때로 인간을 침몰시키기도 한다.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지진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수 없는 천재지변이다.

 

지진하면 2011년 일본이 떠오르지만, 1755년 포루투칼의 도시 리스본을 쑥대밭으로 만든 대지진을 더 큰 예로 들 수있다.

그 날은 11월 1일 성인을 기리는 축제일이었다. 격렬하게 요동치는 땅, 무시무시한 파도, 모든 것을 집어삼킨 거대한 용암으로 초토화 되면서 사망자가 수만명에 달했다. 당시 지진으로 인하여 종교에 대한 해석을 뿌리채 흔들어 놓는 계기가 되었다고한다.

 

칸트는 "지진은 도덕적 타락에 대한 신의 응징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설명해야한다"며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지진학'이라는 학문분야가 탄생하고 자연재해를 대비하는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전한다.

 

KakaoTalk_20171203_094425086+.jpg

 

우리에게도 불청객이 찾아왔다.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30분경,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은, 2016년 경주에서 있었던 지진 다음으로 큰 것이었다.

 

곁에서는 전쟁을 방부케 하는 요란한 소음이 일었고, 여의도에서 조차 느낄 정도였다고 한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흔들림에 유리창이 깨지고 기둥이 무너졌다. 아침밥을 먹고 직장을 나선 사람의 집 앞에는 노란색 폴리스라인이 쳐지고, 졸지에 '이재민 신세'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사고가 난 지 17일째 되던 12월 1일, 민주평통달라스협의회 유석찬 회장과 함께 서울에 온 나는,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역에서 포항으로 향하는 KTX에 몸을 실었다.

 

기차여행은  즐거움과 낭만을 연상케 하지만, 그럴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국회에  청원한  '달라스총영사관승격서명'에 관한 기사를 언론사 마감 시간 전에 맞춰야 한다는 긴박감 속에서 새벽까지 챙기느라 잠을 겨우 한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

그럼에도 알람시계는 야속하게 6시를 알렸기에, 고양이 세수를하고 부랴부랴 옷을 챙겨 입은 후. 택시를 타고 가 역 대합실에서 따뜻한 커피와 달콤한 빵으로 요기를 했다.

 

KakaoTalk_20171203_093133009+.jpg

 

 

이강덕 포항시장은 출장중이었기에 최웅 부시장의 안내로 '지진피해 사랑나눔성금접수처'에 민주평통달라스협의회 자문위원들이 정성으로 모은 금일봉을 전달한 후. 피해현장을 찾아갔다. 아파트는 여기저기 금이 가고 균열이 일어 한 눈에도 위험해 보였다. 

 

이어 이재민들이 임시 거주하고 있는 흥해 실내체육관으로 이동했다. 부서진  집을 복구하기 전에는 돌아갈 수 없고, 비좁고 불편한 공간에서 기약없는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 여진으로 인한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자신보다는 이웃을 걱정하며 양보하는 공동체 의식이 아름답게 빛났다.

 

KakaoTalk_20171203_094422491.jpg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자원 봉사자들은 수시로 바닥을 쓸고 닦고 텐트 주변의 쓰레기를 줍거나 화장실 청소를 했다. 아이를 돌보는 이도 있었는데, 위기 속에서 피어나는 숭고한 시민정신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란 점을 느끼게 했다.

 

그런데 아뿔사! 지나친 개인주의로 사회를 우울하게 했던 일이 생각나 눈살이 찌푸려졌다.

왜냐하면 특수학교가 세워지면 집 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설립을 반대하던 사람들로 인하여, 장애인 부모를  눈물짓게 하고 무릎꿇게 만든 아픔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은 약자에 대한 배려가 털끝만큼도 없는 이기주의의 민낯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아닌가 싶다.

 

그런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진피해현장에서 움직이는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수능시험을 마치고 온 학생들, 긴급 환자를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있는 택시기사들,  종교는 달라도 이재민들에게 온정을 베푸는 손길은 같다면서 다가가 말벗이 되어주는 분들. 이분들을 뵙고 나니 우리사회가 그리 삭막치만은  않음을 깨달게 했다.

이런 자원봉사자들처럼 이웃을 배려하는 의식이 확산된다면, 복구는 하루 빨리 진행될 것이고,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갈등도 실마리를 풀수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이 보였다.

 

KakaoTalk_20171203_094426655.jpg

 

KakaoTalk_20171203_094426733.jpg

 

 

국민소득 3만불 시대가 눈 앞에 있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적으로 넉넉한 국가라 하더라도 올바른 시민의식 없이는 선진국이란 문을 열 수가 없다.

꿈에도 생각지 못한 갑작스런 환경 변화로 힘들어 하는 이재민들, 지도자들이 지진피해로 고통받는 현장 속으로 뛰어들어 낮은 자세로 그들을 위로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다면, 성숙한 사회로 거듭나지 않을까? 민생 최우선정책은 어느 정치 풍토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것이기 때문이다.

 

겨울의 길목에서 강추위가 다가오고 있다.

집에 있는 담요 한 장으로, 나보다는 지진피해로 고통받는 이재민들을 먼저 덮어  주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따뜻한가슴으로 보듬는 온정을, 포항시내에 가득 채워나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17년이 저물어 간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북한은 미사일을 쏘아대며 1년 내내 우리를 긴장 속으로 몰아 넣었다.  몇몇의 삐뚤어진 정치가와 부패한 세력들이 국민을 화나게 하여 냉정함을 잃게한 적도 있었다.
한 해를 되돌아 보고 다가올 새해를 설계하면서, 반복해서는 안될 일, 해서는 안될 일을 반성하고 이성적으로 대비하여, 2018년은 보다 풍성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이재민 여러분! 용가를 잃지 마시고 어서 일어나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시길 두 손 모아 빕니다!


 

 

Copyright ⓒ i뉴스넷 http://inewsnet.net 

sentence_type.png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아직도 '멸콩의 횃불'을 부르는 사람들 file

      [허리케인 칼럼] 윤 후보에 가슴 철렁, 한방에 훅 간 정치인 떠올린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자, 여기들 좀 보세요, 지금 내 손에 들린 이것이 뭔지 아십니까?" 지금으로부터 72년 전인 1950년 2월, 웨스트 버지니아 휠링의 한 여성단체가 주최한 연설...

    아직도 '멸콩의 횃불'을 부르는 사람들
  • 세계 정상급 오른 대한민국 해군 전쟁능력 file

      한국, 림팩 기동부대사령관까지 맡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세계인들이 2010년 이후 대한민국을 군사력 6위, 경제력 10위 등 모든 부문에서 앞서가는 선진국으로 평가하고 있음은 이제 당연지사가 되었다. 한국 육군의 전쟁 수행능력은 이미 베트남전...

    세계 정상급 오른 대한민국 해군 전쟁능력
  • ‘박근혜 사면’은 촛불국민 배신한 역사적 악수(惡手)

      [시류청론] ‘본부장’ 부패혐의로 윤 지지층 이탈하는 판에 왜?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2월 24일 문 대통령의 박근혜 특별사면 결정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통합에 대한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

    ‘박근혜 사면’은 촛불국민 배신한 역사적 악수(惡手)
  • 신년사 file

          [종교칼럼] 기꺼이 가난해지는 교회 되기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한 교회의 자모실에 노숙인이 들어와 잠을 잤다. 마침내 그 교회 목사님이 그 사람을 잡았다. 그 교회 목사님은 한참을 생각하신 후에 주무신 후에 불을 끄고 문을 잘 ...

    신년사
  • 깊어지는 미국의 고민... 대중전쟁 감행할 수 있을까

    [시류청론] 급성장한 중국의 군사력, 동맹국 동조도 난제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18일 내년 베이징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이라고 하자 영국이 이에 호응했고 호주도 외교적 보이콧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

    깊어지는 미국의 고민... 대중전쟁 감행할 수 있을까
  • 반사행동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어제는 오랜만에 책을 사러갔다. 바오로 딸과 아가페 서적이 가까이 있는 분당엘 갔다. 오랜만이라 쉽게 서점을 찾지 못했다. 두 곳 모두에 이전에 근무하시던 분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반가웠다. 열 권 ...

    반사행동
  • 내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가 위험하다… 한국이 갈 길은? file

      [시류청론] 날로 커지는 미중전쟁 징후… 강대국 합종연횡 눈여겨 봐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5개월여를 앞두고 크게 아쉬움이 남는 게 있다. 3년 전 김정은 위원장과의 ‘판문점 선언 제1항’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

    내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가 위험하다… 한국이 갈 길은?
  • 종교개혁에 붙여 file

      [종교칼럼] (서울=어지니교회) 최태선 목사 = 개신교는 종교개혁주일을 지킨다. 어제가 그 날이었다. 개신교에겐 이 날이 독립기념일 같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톨릭의 이날은 국치일 같은 의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게 종교개혁이란 거의 아무런 의미도 없다. 사...

    종교개혁에 붙여
  • 바이든, 종전선언 끝내 외면하려나

    [시류청론] 앞에선 남북 합의 환영, 뒤에선 시간끌기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G20 회의 참석차 로마에 간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29일 교황을 면담, 2018년 북한 지도층의 의향을 확인한 후 요청했던 방북을 재차 요청했고, “초청장이 오면 여러분...

    바이든, 종전선언 끝내 외면하려나
  • 내 잔이 넘칩니다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목자들이 양을 몰아가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는가. 높은 산을 올라가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때론 양들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얼어붙은 강을 건너야 하기도 한다. 밤이면 좁은 우리에 갇혀 지내야 한다. 이 ...

    내 잔이 넘칩니다
  • 대만 둘러싼 패권 다툼… ’중미전쟁’이 두렵다 file

      미국,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경쟁 중국에 패해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국이 2030년 경 개발을 끝낸다는 극초음속미사일(음속 5배 이상 속도)을 중국이 지난 8월 극비로 시험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미국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최근 미국도 극초음속미사...

    대만 둘러싼 패권 다툼… ’중미전쟁’이 두렵다
  • 엘리자베스 여왕이 김정은에 친서를 보낸 이유는? file

      [시류청론]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 분쇄 전략의 일환인 듯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지난 9월 15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방한하는 날에 맞춰 전례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세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김정은에 친서를 보낸 이유는?
  • 김정은 “주적은 한미 아닌 전쟁 그 자체” 강조한 이유는? file

      [시류청론] “북한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미국, 행동으로 보여줘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조선중앙통신> 10월 12일치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0월 11일 3대혁명전시관에서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기념연설에서 "이 땅에서 동족끼...

    김정은 “주적은 한미 아닌 전쟁 그 자체” 강조한 이유는?
  • 형통함과 신앙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 =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구원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리스도인들이 바라는 것은 구원이 아니다. 성서는 구원 받은 이들을 새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오늘날 그...

    형통함과 신앙
  • 환대 file

      [호산나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나는 거의 매일 민들레국수집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민들레국수집 이야기는 곧 환대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환대는 복음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요구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강력한 것이기도 하다. 그...

    환대
  • 이낙연이 졌다! '차기' 위해 깨끗이 승복해야 file

    [시류청론] 당 선관위 결정 불복은 민주주의 상식 외면하는 행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월 1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로 선출되었다. 그런데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이 표 계산 방식에 공식적으로 ...

    이낙연이 졌다! '차기' 위해 깨끗이 승복해야
  • 걱정 말아요 그대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 = 어제는 빵을 샀다. 빵집에 가면 빵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이미 예약된 사람들만 빵을 살 수 있다. 한참을 빵을 구경했지만 빵집사장은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나...

    걱정 말아요 그대
  • 앞에선 적대시, 뒤로는 대화 손짓… 미국의 ‘체면 차리기’

      [시류청론] 바이든 정부, 미 국익 위해 대담한 사고 전환 필요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노무현 정부 당시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은 한국과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이른바 ‘3대 원칙’을 고수해온 결과 오히려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진단했다. ...

    앞에선 적대시, 뒤로는 대화 손짓… 미국의 ‘체면 차리기’
  • 종전선언 제안에 호응한 북한… 지금이 적기다

    [시류청론] 대화 계기 마련되면 해빙 급물살 탈 수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9월 24일 북 외무성 리태성 부상은 담화에서 대북적대시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종전선언은 시기상조다. 그러나 정전상태를 끝낸다는...

    종전선언 제안에 호응한 북한… 지금이 적기다
  • 오징어게임과 일제잔재 file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Squid Game)이 한국 드라마로는 처음 전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입니다. 어린 시절 골목길이나 학교운동장에서 흔히 즐겼던 놀이를 ‘데스 게임’(Death Game)의 독특한 소재로 활용했는데요. 더하여 극한상황에 몰린 사람...

    오징어게임과 일제잔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