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고에서 배운 교훈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저는 최근에 자동차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자동차는 폐차 처리 되었으므로 사소한 사고가 아니었습니다. 안전벨트와 에어백 덕분으로 크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왼쪽 앞 타이어가 파열되어 중간 분리대를 들어 받았는데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에어백이 작동되었고 에어백에서 나온 연기는 차내를 메꾸었습니다. 정신을 차려 눈을 떠보니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아, 내가 죽지는 않았구나”였습니다. 동시에 인간의 생명은 풍전등화 같아서 일순간에 꺼져 버릴 수 있다는 생각을 새롭게 했습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다른 차와 충돌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처리가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고로부터 얻은 첫번째의 교훈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안전수칙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각성이었습니다. 아직 2년도 되지 않은 비교적 새차이었지만 보통 이상으로 활동량이 많은 저는 이미 7만5000마일을 주행했습니다. 그 정도의 주행거리를 달렸으면 네개의 타이어를 다 갈았어야 옳았습니다.

사실 사고가 나기 30분 전에 오른쪽 앞타이어의 공기가 다 빠졌습니다. 그래서 인근 타이어업소에 들려 새 타이어를 사서 끼었습니다.

타이어를 끼어준 업체에서는 앞 타이어를 두개 다 동시에 바꿔주어야 한다는 충고를 해주었습니다. 그래도 저희집 근처에서는 약간 더 싸게 살수 있기 때문에 한 개만 갈아끼고 다시 고속도로에 진입을 했습니다.

이와 같이 약간의 돈을 아끼다가 더 큰 피해를 입는 현상을 “허실경제”라고 합니다. 제가 “허실경제”의 좋은 표본이 되고 만 것입니다. 불상사는 적절한 시기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원리도 새롭게 알았습니다.

두번째 교훈은 매일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면서 “오늘이 나의 미지막 날일 수도 있다”는 마음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교훈이었습니다.

비행기 사고로 죽은 일본 승객이 마지막으로 가족에게 쓴 편지 쪽지나 동부의 탄광에 갇혀 사망한 광부들이 마지막으로 가족에게 쓴 편지는 단 한가지의 메시지이었습니다. 그 메시지는 “I love you.”이었습니다.

생을 마감 할때 가족에 대한 사랑이외에 뭐가 더 중요하겠습니까? 집을 나오면서 배우자와 자녀에게 “I love you.”를 말하지 않았다면 숨을 걷우면서 큰 후회가 될 것입니다. 제 아내는 이미 유명을 달리했지만 자녀들과 손자녀들에게 앞으로 더 자주 “I love you.” 라고 말해야겠다는 결심을 새롭개 했습니다.

세번째 교훈은 평소에 체력 단련을 해야 할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낀 점이었습니다. 충격으로 인하여 오른 팔을 다쳤기 때문에 사고 이후 2이주 이상을 까맣게 멍이 들고 부은 한쪽 팔을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몸 전체가 여기 저기 아팠지만 다음날 여섯시간의 강의도 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에 체력단련을 비교적 잘한 덕이었음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자동차는 폐차 처리가 되었지만 맡은 일과를 하루도 빼지 않고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비교적 심한 사고를 겪었지만 이 정도의 피해만을 입은 것을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네 번째의 교훈은 보험회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다른 자동차가 관련된 사고가 아니었지만 자동차 값을 보험회사가 어떻게 산출해 줄 지 궁금했고 걱정도 되었습니다.

보험 처리직원을 만나기 위하여 집을 나서면서 까다로운 싱갱이를 할 각오를 하고 떠났습니다. 무시를 받지 않기 위하여 정장을 했고 자동차의 불루북 가격도 컴퓨터로 조사했습니다. 만일에 보험회사의 직원이 자동차 값을 지나치게 낮게 산출을 하면 의료비도 청구하겠다는 협상카드도 마음속으로 준비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협상의 필요도 없을 만큼 보험회사는 잘 처리해 주었습니다. 20대로 보이는 보험회사 직원은 친절하고 미소짓는 태도로 제가 기대했던 액수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산출해서 즉석에서 수표를 써주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그렇게 젊은 직원에게 자동차 값을 산출해서 아무런 결제도 필요 없이 수표를 쓸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그 보험회사로부터 저는 감명을 받았습니다. 기대 이상의 값을 받고 5분도 걸리지 않은 보험처리를 경험한 것입니다. 제가 그 보험회사의 20여년간 단골 고객이었고 제 실수로 저지른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점도 고려가 되었으리라고 믿습니다. 여하튼 이번 사고로 저는 좀 더 철이 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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