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폼페이오 방북 취소는 북의 적대적 비밀편지 때문"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은 8월 24일, 이틀 후에 있을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평양 방문 계획을 전격 취소시켰다. 그가 밝힌 이유는 "북한의 비핵화에 충분한 진전이 없다", "(미-중 간 무역 분쟁 때문에)중국이 과거처럼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 도움을 줄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김 위원장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를 곧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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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한편 <워싱턴포스트>의 외교전문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8월 27일치 칼럼에서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폼페이오 방북 취소 이유는 사흘 전인 24일 폼페이오 장관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적대적인 비밀편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원래 한국 정부의 구상은 폼페이오 방북과 시진핑의 평양 방문, 3차 남북정상회담 등 연쇄적인 빅 이벤트를 통해 비핵화 협상 진전과 종전선언을 이끌어내자는 것이었다.그러나 북미 대화 국면에 균열이 생겨 당장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와 평양 정상회담 추진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남북 정상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북한은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이후 9개월째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비롯해 최근의 ‘유엔산하기구 북한 미사일 검증 수용‘에 이르기까지 미국에 다섯 개의 큰 선물을 안겨주었다. 이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체제안전보장과 비핵화를 교환하기로 합의한 데에 따른 자발적인 북한의 성실한 약속 이행이다.



‘제재’와 ‘관계개선’은 같이 갈 수 없다

 


반면 예의도, 경우도, 상식도 없는 ‘막무가내’ 미국은 내일 당장 재개할 수 있는 군사훈련만 유예한 채 미국이 선제 타격용 중요 정보로 활용할 수 있는 핵리스트를 북한에 지속적으로 강요하고 있다. 이는 오랜 세월 세계 약소국가들에게 똑같은 방법을 자행해 온 미국의 상습적인 짓이라 새삼 놀랄 것도 없다.

게다가 교활하고 표리부동한 미국은 앞에서는 대화를 주장하면서 뒤에서는 비밀리에 ‘네이비 씰’ 같은 미군 정예부대 등을 동원, 현재도 일본과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대북 침략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아직도 미국이 북한의 대지, 대공, 대함 방어능력과 요격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바로 북미정상회담 후에도 대북적대관계를 포기하지 않는 미국의 이러한 자세에 실망, 김영철이 폼페이오에게 적대적인 서신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김부위원장의 비밀 서신 내용은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실상 북한이 폼페이오 방북을 거부한 것으로 보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더구나 미국은 내년도 ‘국방수권법'을 확정하면서 주한미군을 2만2000명 이하로 감축할 수 없도록 하고 비핵화 협상에 미군철수 문제를 포함시킬 수 없다고 명시했으니 북한이 미국을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종전선언 다음은 주한미군 철수-평화협정-정식수교로 진행되는데, 이 내용을 명시하고 있는 싱가포르 선언에 트럼프가 서명했는데도 불구하고 ‘국방수권법'에도 서명한 것은 미국이 두 얼굴을 가졌음을 세계에 공표한 것이다.

북한과 동등한 주권을 전제하고 합리적인 주고받기가 이뤄질 때 북미 관계는 종전선언을 출발점으로 정식수교까지의 먼 코스를 질주할 수 있다.제재란 관계개선과는 반대되는 단어다.

‘미국 본토에 핵만 날리지 말아 달라’며 졸아 있는 미국의 입에서 어찌 상반된 두 단어가 나올 수 있는가? 북미 정상이 서로 잘 해보자고 약속했으면 즉시 제재라는 몽둥이는 내려놓는 게 옳은 경우요, 상대방에 신뢰를 주는 행동이다.

미국은 북한이 아직도 비핵화 할 태세가 아니며 계속 핵물질을 생산한다고 주장한다.이러한 미국의 불평은, 최악의 대북 제재를 계속하며, 비밀리에 대북침략 훈련을 하고 있는 자신을 망각하고 있는데서 오는 주장이다. 미국의 행태와 같이 북한도 계속 핵.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할 때에나 가능한 주장이라는 뜻이다.

더구나 현재 미국은 최신 무기를 생산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계속 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쳇말로 ‘내로남불’인가?불신과 대결의 자세를 꿋꿋이 이어가고 있는 “강도 같은 미국(북한의 표현)”에 과연 북한이 언제까지 인내하며 양보할지 궁금해진다.

미국의 급선무는 북한의 체제안전보장을 위한 종전선언이다. 아들 부시에 이어 오바마-트럼프 등 아무런 대북 정책에 변화가 없는 미국에 실망, 언젠가는 북한이 이상 행동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전쟁이 나도 한반도에서 나니 염려할 것 없다’던 트럼프의 무지와는 달리, 북한의 육해공 비대칭군사력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북미전쟁에서 최대 피해를 입는 나라는 미국임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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