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날을 지내며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2월 18일은 미국의 ‘대통령의 날’이다. 멜본은 오늘 낮 기온이 기상 관측 이후 최고의 온도를 기록했다고 한다. 화씨 89도였다. 올랜도는 85도였다. TV 에서는 어제 오늘 미국 역대 대통령중에 전쟁을 해야만 했던 사연을 방영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마당일을 했다.

할멈이 만들어 놓은 화초 밭을 오늘 하루종일 손질하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겼다. 앞으로 두달 후면 올랜도에서 산지도 만 45년이 되니 한 곳에서 참으로 오래 살았다.

앞으로 최저 기온이 화씨 4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망고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맛있는 망고를 많이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할멈은 왜 이 많은 꽃밭을 일궈놓고, 그리고 수많은 과실 나무들을 심었을까 혼자서 생각해 보았다.

할멈은 디즈니 월드 매직킹덤에 갈때마다 꼭 가보는 곳이 미국 대통령관이다. 갈때마다 ‘한국에도 언제쯤 이런 대통령관이 생길까’ 하였다.

할멈은 초등학교 졸업장도 없으면서 왜 이 말을 수없이 하였는지 나도 모른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중에 가장 못난 짓 한 대통령이 누구냐고 나에게 질문을 했었다. 사실 이민와서 노동에 찌든 내가 미국 역사를 배우려 했을리 없으니 나는 사실대로 ‘모른다’고 하였다.

하루종일 마당일을 하고 저녁을 먹고 전국노래자랑을 보고 나니 피곤하여 일찍 잠이 들었다가 새벽 일찌기 잠이 깨어 구문을 뒤지다가 할멈의 질문의 답을 찾았다.

미국 역사상 외모가 가장 대통령답다는 평가를 받았던 외런 하딩(1865 1923)은 ‘최악의 대통령’으로도 손꼽힌다. 키가 큰 미남에 좋은 목소리로 인기가 높아 60%가 넘는 지지율로 당선된 그는 취임 후 무능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이 드러났다.

화려한 외양으로 허망한 실체가 가려지는 현상을 일컫는 ‘하딩의 오류(The Warren Harding Error)'라는 심리학 용어가 생겨날 정도였다는 신문기사를 읽으면서 다음에 할멈과 같이 대통령관에 가면 저 잘생긴 대통령이 제일 못난짓 한 대통령이라고 말해 줄 것이다.

내가 그동안 사 모은 책중에 가장 많은 돈을 주고 구입한 책은 ‘사진과 함께 읽는 대통령 이승만’이란 책이다. 몇개월 전에 송료까지 260불을 주고 샀다.

내 나이 23살때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했다. 그때 나는 미국에서 급송되어 귀국하여 졸병군인의 눈으로 4.19의 혼란을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한심한 나라였다. 역사는 언젠가는 바르게 평가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대통령의 날을 맞아 나는 한국에도 ‘하딩의 오류’가 없기를 진심으로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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