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으로 이 땅에 살면서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나는 몇해 전에 영등포 문래동에 모여 사는 동포들의 삶을 TV 방송 다큐 프로에서 보았다. 같은 민족이니 생김새도 같고 언어 음식 의복 등 모든 것이 같으면서 그 동포들은 한국인을 ‘원주민’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들은 일제 강점기에 먹고 살기 위해 혹은 독립운동하기 위해 만주로 이주하여 살던 우리 조상의 후손이다.

그런데도 그들이 원주민들에게 차별화 당하는 것은 준법정신이 결여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주민은 동포들이 쓰레기 분리 수거도 잘 이행하지 않으며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린다고 불평을 한다.

같은 동족이면서도 준법정신이 결여된 자들을 멸시하는데 인종이 서로 다른 이민자들이 미국땅에서 이민생활을 하려면 미국법을 잘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일찍이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는 지난 주에 낚시터에서 자식놈과 단 20분도 안되어 각각 팜파노 6마리씩을 잡고 돌아왔다. 마침 해안생태보호경찰이 도착하여 우리가 잡은 생선을 조사하겠다고 한다. 그때 건장한 중년의 백인이 다가와 경찰에게 “이들이 아니고 지금도 낚시를 하고 있는 저 동양인”이라고 말한다. 나는 자식과 백인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나는 그 동양인의 무모한 행동이 괘씸하게 느껴졌다.

낚시터 일이 있던 다음날 해안경찰에 신고했던 중년의 백인은 먼 곳으로 출장을 간 자식놈에게 미주알 고주알 결과를 말한 것 같다. 내용인 즉, 팜파노 한마리에 350불씩을 벌금으로 매겼단다. 한계치 이상 잡은 팜파노가 모두 26마리였으니 벌금이 총 9100달러이다. NASA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동양인은 영구 추방됐다고 한다. 물론 퇴직금도 한푼 받지 못한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 그 동양인은 나이가 내 자식보다 몇살 아래로 보였으니 한참 일할 나이가 아닌가.

내가 31년 동안 정비공장을 운영하는 동안 경찰을 부른 두 사람은 모두 국적이 같은 (한국인이 아닌) 동양인들이었다. 당시 경찰은 나에게 내가 소비한 시간을 이 사람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동양인에게는 “다시는 이런 일로 경찰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후 내가 일손을 놓을 때까지 그들의 차는 단 한 대도 받지 않았다.

나는 1959년에도 동양인들과 엮인 적이 있는데, 독자들은 내 체험을 인종적 편견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란다. 같은 동양계 소수민족으로 이국땅에서 법을 잘 지키고 살자는 얘기다. 당시 그들은 우리는 미군이 아닌데 왜 미군의 내무반 청소겸열을 받느냐며 내무반 청소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같은 내무반을 쓰던 한국군 강 하사만 내무반 청소를 하다 결국 시비가 붙었고, 세 놈이 강 하사를 매 타작을 하기에 내가 그들을 죽지 않을 만큼 때려 주었다.

그날 저녁때 그들의 장교까지 20여명이 자신들의 정복까지 착용하고 나를 포위한 뒤 사과를 요구했다. 내가 왜 사과를 해야하나.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나의 잘못이 없는 한 사과 같은 것은 모르고 살다 갈 것이다. 이것이 소수민족으로 이 땅에 사는 맛이다. 물론 이렇게 살기 위해서는 미국땅에 사는 한 미국법을 잘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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