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포’가 없어서 전화(戰火)를 피했다

 

뉴스로=김태환 칼럼니스트

 

 

4월 15일이 큰 일 없이 지났다. 속보가 없는 것을 보니 축포 없이 행사가 끝난 것 같으므로 제2의 한국전을 피한 것 같다.

 

우리 모두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뿜어보자, 지난 번 대선 후보자들이 토론회에서 한 목소리로 우리와 사전 상의 없는 미국의 대북 선제 공격에 강력한 반대 주장을 내놓았고, 한국 정부도 미국 단독 행동은 없을 것이라고 4월 위기설 진화에 앞장섰다. 그리고, C 신문사의 Y 군사 전문 기자가 한국 정부에 사전 협의/통고 없이 국 독단으로 북 군사 행동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알렸다.

 

이번 위기를 넘기게 된데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 시 주석의 북핵 관련 10분간 해설에 그 문제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닌 점을 깨달았다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토로했다.

 

지금까지 대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가지 주장과 학설이 나왔는데, 가장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제의는 시 주석이 미중 정상 회담에서 내놓은 쌍중단(雙中斷)과 쌍궤 병행(雙軌竝行)이다.

 

쌍 중단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함과 동시에 한미 연합군사 훈련을 중단하여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대결 수위를 낮추자는 것이며, 이와 동시에 항구적 평화를 위해 대북 비핵화 프로세스를 진행하면서 미국과 북한이 평화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 연합 훈련은 사실상 북침 연습이라서 훈련 기간에 언제 북침이 시작될지 몰라서 북한에서는 피를 말리는 대기 상태로 지낸다고 한다. 양측에서 우선 쌍중단에만 합의해도 전쟁의 위기는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쌍궤 병행에서, 북핵은 최대치가 현상 동결이지, 핵 폐기까지는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핵을 포기한 카다피의 운명을 본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만큼 어리석지는 않다고 본다. 그리고, 1953년 7월 27일 한국전 정전 협정 체결이후 평화협정 체결을 중국 정부가 끊임없이 제기해 왔고, 그 연장선에서 다시 이 문제의 중요성에 주의를 환기시킨 것이다. 그때 (1953년) 조인한 것은 문자 그대로 정전(Ceasefire: 전투 행위의 일시 중단) 이므로 이를 영구적인 평화 상태로 바꾸자는 것이다.

 

남북이 사실상 두개의 독립 국가로 이미 유엔 회원국으로 가입된 상황에서 평화 조약을 맺지 못한다는 것은 미국측이 지금까지억지를 부려왔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북한이 기다려 보면 붕궤되거나, 무력으로 북한을 침공하겠다는 말과 같다고 본다.

 

제1차 핵위기인 1994년에도 미국이 북한 핵 시설 폭격 준비를 했는데, 그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자신이 강력히 반대해서 북폭을 막았다고 자신의 공으로 내세웠으나, 미국 자체적으로 북폭의 후과(Aftermath)를 따져보고 그만 두었다는 평가가 더 적합하다고 본다.

 

 

USS_Carl_Vinson_(CVN-70)_underway_in_the_Pacific_Ocean_on_31_May_2015.jpg

Carl Vinson www.en.wikipedia.org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만찬 도중에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귀띔해서 시 주석이 그 말을 듣고 10초 동안 멍해지게 만들고, 그에 더하여 싱가폴에서 호주로 향하던 칼 빈슨 항모 전단을 한반도쪽으로 북상시켜 긴장 상태를 고조시키더니, 급기야 아프가니스탄에 비핵 무기 가운데 가장 큰 폭탄(MOAB: Mother of All Bombs)을 투하하여 북한에 보란듯이 무력시위(武力示威)를 하였다.

 

필자는 트럼프가 아무리 큰 소리를 치고 갖가지 무력시위를 하지만 감히 대북 선제 타격은 없을 것으로 믿었다. 여러 전문가들이 “북한은 시리아가 아니다” 라는 글을 내놓아 북한이 대응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폭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트럼프도 깨달았을 테니까.

 

북폭을 시작하면, 바로 제2의 한국전이 시작되고 전개 상황에 따라 바로 미-중 대결 나아가서 제3차 세계 대전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칼 빈슨항모 전단이 북쪽으로 항행한다는 발표가 나자 중국은 바로 북한 접경으로 15만 대군을 집결시켜서 즉시 투입할 태세를 갖추었다.

 

1950년 10월 중국 지원군이 한국전에 참가한 것은 미군이 한만 국경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고, 67년이 지난 지금도 중국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가지 중요하 것은 북한이 동해쪽으로 미사일 4발을 거의 동시에 발사하여, 일본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여, 미국이 북폭을 자행하는 경우에 전장이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임을 숙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칼 빈슨호가 동해에 진입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고, 15일 방송에서도 동 항모가 한반도에서 400 마일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먼저 미국은 칼 빈슨 항모 전단이 서 태평양에서 일본 해상 자위대와 훈련을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은 미국의 북폭이 있으면, 주일 미군 기지 외 한국에 있는 미군 기지 (오산, 평택, 군산)와 청와대, 그리고 칼 빈슨 호를 타격하겠다고 공격 목표를 분명히 했다. 미국은 우리 한민족이 수백만, 아니 수천만이 죽더라도 눈깜짝하지 않으나, 미군이 하루 이틀 사이에 몇 천명, 몇 만명이 죽어나가면, 아무리 간 큰 트럼프도 감당할 수가 없다. 지난 1994년 위기를 넘겼듯이 미국도 자제하고 북한도 전 통일부 장관 정세현이 말한 것처럼 (“북한도 아주 위험한 상황에서는 꼬리를 쫙 내리고 엎드리는 걸 할 줄 알아요”) 최신 미사일을 쏘지는 않겠지만 (일본 등 외신 기자들에게) 보여는 주겠지만.

 

필자는 우리 조국의 운명이 1950년 12월초에 있었던 트루만-애틀리 선언 체제에 머물러 있다고 기술한 바가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미국과 중국의 입김 때문에 앞으로도 상당 기간, 적어도 100 여년을 분단상태(分斷狀態)로 지내게 되어서 우리의 최선의 선택은 전쟁이 나지 않는 평화 노선에 매달릴 수 밖에 없다고 본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김태환의 한국현대사 비화’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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