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케인의 추억

뉴스로_USA | 미국 | 2018.08.28. 02:29

Newsroh=차주범 칼럼니스트

 

 

"안전한 미국과 정연한 이민법 (Secure America and Orderly Immigration Act)"은 부시 정권 시절인 2005년에 연방 상원에 초당적으로 발의된 포괄적 이민 개혁 (CIR, Comprehensive Immigration Reform) 법안이다.

 

공화, 민주 양당의 공동 대표 발의 의원의 이름을 따 맥케인-케네디 법안으로 불렸다. 맥케인-케네디 법안은 포괄적 이민 개혁에 포함되어야 할 서류미비자 합법화, 비자 시스템 정비, 이민업무 적체 해소, 이민 단속과 국경 수비 방안 등을 두루 포괄했다. 이 법안은 이후 쏟아진 모든 이민 개혁 법안의 나침반 역할을 했다.

 

맥케인-케네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경지대인 애리조나를 대표하는 존 맥케인(John McCain) 연방 상원의원은 여러 주를 방문했다. 그가 이민자, 노조 단체들이 주최한 타운홀 미팅 참석차 뉴욕을 방문했을때 마침 1인 1달러 거리 모금 캠페인으로 뉴욕타임스에 이민 개혁을 촉구하는 전면 광고를 게재했던 우리 단체는 행사장에서 단체 대표자가 그에게 광고를 표구한 액자를 증정(贈呈)하기도 했다.

 

그때 우리는 뉴욕 타임스 광고에서 멕케인-케네디 법안이 "좋은 시작점 (a good starting point)"이라고 표현했다. 즉 전폭 지지는 아니지만 더 나은 법안을 끌어내기 위한 토론의 밑바탕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일테면 '비판적 지지'의 스탠스였다.

 

그것은 당시 맥케인-케네디 법안을 대하는 이민자 운동 진영의 전반적인 기조(基調)였다. 그러니 이후 우리는 멕케인-케네디 법안을 넘어서는 더 훌륭한 진보적인 법안을 만나지 못했다. 해가 거듭될수록 심지어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도 이민 개혁 법안은 껍데기만 포괄적인 이민 단속 조항에 지나치게 치우친 '기울어진 법안'들만 상정(上程)되며 상태가 점점 나빠졌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가 장악한 지금은 포괄적 이민 개혁은 커녕, 대규모 추방과 비인간적인 이민자 탄압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존 맥케인 .jpg

존 맥케인 www.en.wikipedia.org

 

 

맥케인 의원은 웬만한 민주당 의원들(뉴욕주 연방 상원의원 척 슈머 포함) 보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는 이민 개혁의 전도사였다. 그가 대선 출마때 공화당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 입장을 잠시 선회(旋回)했을 때 현실 정치의 허망함에 마음이 울적했었다.

 

뇌암 투병중이던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끝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의 기억 회로가 자동적으로 2005년을 향했다. 존 맥케인은 품위를 갖춘 존중할만한 보수 정치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맥케인-케네디 법안 상정의 주역이자 양당의 정치 거목인 에드워드 케네디와 존 멕케인은 차례로 세상을 등졌다. 남은 자들은 이민 개혁의 싸움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차주범의 We Are America’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cjb

 

  • |
  1. 존 맥케인 .jpg (File Size:79.2KB/Download:2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역사인식 file

      [열린창]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2일(현지시간)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 UNCTAD가 1964년 설립된 이래 개도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를 변경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오늘 ...

    역사인식
  • 미중 싸움에 등 터지는 한반도, 피할 길은 없나 file

      [시류청론] 남북정상, 제2의 민족상잔 피할 길 모색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북한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얼마 전 모두 6차례 찍은 북 서해안의 남포 해군조선소에 대한 위성사진 분석 보고서...

    미중 싸움에 등 터지는 한반도, 피할 길은 없나
  • 양복포비아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양복을 입는 것이다.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목사가 되기 전 나는 양복 입기를 정말 좋아했다. 다양한 패션의 양복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양복을 거의 입지 않는다. 설교나 집...

    양복포비아
  • “백신으로 코로나지옥에서 벗어나는 미국입니다” file

    뉴욕에서 벗님들께 보내는 마흔아홉 번째 편지 도쿄올림픽 새로운 코로나지옥 가능성..참가 재고해야       벗님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뉴욕은 며칠 전 쿠오모 주지사가 주 전체 비상령을 해제하고 거리두기 기준을 완화했습니다. 지난 해 하루 수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

    “백신으로 코로나지옥에서 벗어나는 미국입니다”
  •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없이 북미대화 어림없다 file

      [시류청론] 문재인 정부, 형제애 발휘해 북 식량난 고통 덜어줘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바이든 미 행정부의 첫 대북 대화 제의는 북의 거부로 일단 실패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북한이 심각한 식량난 및 경제 악화를 장기간 견디지 못해 북이 머지않...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없이 북미대화 어림없다
  • 탈성장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코로나로 교세가 위축되었다. 틀림없는 사실이다. 대면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교회 예배가 가져왔던 절대성에 대해 회의하게 되었고 예배를 드리지 않는 삶에 안심하게 되었다. 사실 ...

    탈성장
  • 미국, 평화 원한다면 한반도 문제 당사자에게 맡겨야 file

      [시류청론] 초강력 무기 완비한 북한… 무력대결은 답이 아니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중앙일보> 6월 18일치를 보면, 미국 ‘국가-국토안보를 위한 EMP 대책위원회’ 사무총장 빈센트 프라이 박사는 6월 6일 공개한 ‘북한의 EMP(전자기파) 위협 평가 보...

    미국, 평화 원한다면 한반도 문제 당사자에게 맡겨야
  • 필화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나도 모르게 나는 글 쓰는 목사가 되었다. 나는 글 쓰는 목사가 아니라 섬기는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다. 내 생각이지만 그 일을 하면 잘 할 것 같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내게 다른 길을 가게 하신다. 글쓰...

    필화
  • 문재인 정부, 도쿄올림픽 불참-지소미아 종료 선언하라! file

      [시류청론] 올림픽 지도에 “독도는 우리 땅” 생떼 쓰는 일본, 두고만 볼 건가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7월 24일부터 열리는 도쿄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교과서에서까지 한국 땅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한 일본은 이번 올림픽 성화 봉송 ...

    문재인 정부, 도쿄올림픽 불참-지소미아 종료 선언하라!
  • 미국 현충일에 file

    미국은 매년 5월 마지막 월요일을 현충일(Memorial Day)로 지냅니다. 제가 속한 Veterans for Peace(평화재향군인회)에서는 보통 맨해튼 남쪽에 있는 작은 공원에서 행사를 합니다. 전쟁에서 죽었거나 전쟁으로 인해 죽은 이들을 그날 기억합니다. 제게 발언 기회가 주...

    미국 현충일에
  • 한미정상회담 합의, 미국의 실행 의지가 문제다 file

      [시류청론] 미 국무부, 한국 화해 노력에 '제재' 언급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한미정상회담 10일 만인 5월 31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김명철 국제문제평론가의 글을 통해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와 관련 “고의적 적대행위이자 미국의 대북적대시정...

    한미정상회담 합의, 미국의 실행 의지가 문제다
  • 아! 지구촌교회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지구촌교회는 내가 좋아하는 교회였다. 나는 내가 다니던 교회에서 성가대지휘를 했다. 교회를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수요일에는 다른 교회를 나갈 수 있었다. 나는 좋은 교회로 소문난 교회들을 수요일에 ...

    아! 지구촌교회
  • ‘지구의 마지막 연필’ 시리즈 19 file

    조성모작가의 '지구의 마지막 연필' The Last Pencil on Earth 문명과, 자연, 그리고 인간 Title : The Last Pencil on Earth https://youtu.be/yDit97GrdaQ https://youtu.be/QvxtxXESECo https://youtu.be/8tQNy4g5HmA Product Year : 2020 Size : Object Size...

    ‘지구의 마지막 연필’ 시리즈 19
  • 바이든의 ‘싱가포르 합의 존중’ 일단 반긴다 file

    [시류청론] 한반도 비핵화 실행 구체적 언급 없어… 북의 반응은?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한미 정상은 5월 21일 정상회담에서 대화와 외교를 통한 대북 접근법을 택하며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존중한다는 데 합의했다. 북한이 김정은 총비서의 최대...

    바이든의 ‘싱가포르 합의 존중’ 일단 반긴다
  • 카이사르의 교회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기사를 보았다. 그는 미국의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이 “방미 기간에 미국 주요 업체 백신 1,000만 개를 한미동맹 혈맹 차원에서 대한민국 쪽에 전달해줄 것을 정·재계 및 각종 ...

    카이사르의 교회
  • 누구를 위한 ‘쿼드’ 참여인가 file

    “쿼드참여는 섶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격”     지난해 6월 3일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가 미중 갈등과 관련해 “일각에서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

    누구를 위한 ‘쿼드’ 참여인가
  • 목사가 필요하다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나는 스스로 담임목사라는 말을 사용하는 목사와 교제하지 않는다. 자신의 이름을 말할 때마다 목사라는 호칭을 붙이는 목사와도 교제하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이상한 사람이다. 나는 전화를 걸건 메일을 ...

    목사가 필요하다
  • 문 대통령 4년차 특별 연설에 거는 기대

    [시류청론] 평화의 길 트고, 검찰개혁, 경제 혁신 성장 지속하길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5월 10일 취임 4년차 특별연설에서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우리와 긴밀히 협의한 결과 바이든 미 행정부는 긴 숙고의 시간을 끝내고 대...

    문 대통령 4년차 특별 연설에 거는 기대
  • 공동의 식사

      [종교칼럼] 하나님 나라의 예표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어지니교회) = 코로나19가 오기 전 나는 두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한 교회는 교사수련회를 인도하기 위해서, 다른 한 교회는 특별한 목적 없이 그냥 방문해서 설교도 아니고 강의도 아닌 나눔의 시...

    공동의 식사
  • 미국의 ‘단호한 억지’, 북핵 해법 아니다

      [시류청론] 바이든 발언에 격분한 북한, 북미관계 개선에 난기류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바이든 대통령이 4월 28일 의회에서 ‘이란과 북한의 핵이 미국과 세계의 안보를 위협한다. 동맹국과 협의해서 외교와 단호한 억지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억...

    미국의 ‘단호한 억지’, 북핵 해법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