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대화 '저울질'하며 갈팡질팡... 전쟁 '승리' 환상 버려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워싱턴포스트> 2월 11일치에 게재한 조쉬 로긴 기자의 단독 기사 첫 단은 ‘지난 주 동안 한미북 간에 싸늘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막후에서는 워싱턴과 평양이 무조건 직접 대화를 시작할 새로운 외교적 진전이 이루어졌다’라고 시작한다.

이 기사는 로긴이 평창에 왔다가 귀국하던 펜스 부통령과의 기상 인터뷰 내용으로 ‘북한이 제재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펜스는 “나는 모른다. 그것이 회담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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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펜스 부통령의 입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무조건 북미 직접 대화”란, 백악관이 뒤늦게 펜스에게 통고한 대북정책의 변화를 뜻하는 것으로, 그 전날까지 평화와 화합의 장인 올림픽 개회식에서 북한 측을 적대해 대부분의 미국 및 세계 언론이 외교전에서 펜스가 김여정에게 패배했다고 크게 보도, 자존심이 많이 상한 상태였다.

만일 이 통고 내용이 트럼프의 진의라면 펜스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충격이 컸을 것이다.

그 말 많은 트럼프임에도 세계 언론의 톱 뉴스감이 분명한 김여정-문재인의 만남에 대해서만은 입을 꾹 다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드디어 대북 대화를 택했기 때문인가?

2월 20일 <미국의소리>가 보도한 “평창올림픽 후 한미합동군사훈련은 계속된다“는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의 2월 14일 발언은 또 무엇인가?

펜스가 ‘무조건 대화‘라면서도 또 ’비핵화 조치가 이뤄질 때’라는 단서를 단 것은, 그 때까지만 해도 트럼프의 진짜 속내를 몰랐거나, 아니면 체면 유지책으로 집어넣은 군더더기일까?

북한은 ‘비핵화’ 단어가 포함된 어떤 대화도 거부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공개 표명했기에 미국도 북미회담과 관련, ‘비핵화’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한 북한이 거부한다는 사실쯤은 미국은 물론 천하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군사전문가들은 북미전쟁이 벌어진다고 가정할 때, 현재의 미 군사력으로는 처음에 북한에 타격을 주겠지만, 결과는 미국이 패한다는 사실을 여러 이유를 들어 주장하고 있다.

‘화성‘ 시리즈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전자기파탄, 수소탄, 미국에는 없는 전 국민용 핵폭탄 대비를 위한 지하방공호, 특히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첩보전에서의 우위 획득 등 이미 미국은 북한에 뒤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이버 전쟁도 북에 완패… 쩔쩔 매는 미국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지지(時事) 통신> 2월 17일자는 지넷 맨프라 미국 국토안보부 사이버안보 담당 차관보가 이날 백악관의 경제자문회의 석상에서 ‘2016년 미국에 대한 북한, 중국 등의 사이버 공격으로 최대 1090억 달러(약 117조6110억원)의 경제적 피해가 있었음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더구나, 직년 4월 12일치 <뉴욕타임스>를 보면 더욱 심각하다. 북한은 사이버 공격으로 미국 국방부(기밀문서 3만여 건)와 국무부 등의 엄청난 특급기밀들을 털어갔다.

그래서 고민 중이던 전임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사이버사령부와 중앙정보국에 ‘최신 사이버 공격 기술’을 동원, 북한의 미사일프로그램에 대한 사이버공격과 전자공격을 단행하라는 특명을 내렸으나 모두 실패했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세계 최고, 최강이라는 미국이 북한에 시도한 사이버 공격에 번번이 실패한 이유를, 북한이 다른 나라들이 모두 쓰는 ‘세계망 (WWW)을 외국인 전용호텔 이외에는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북한 침투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북한은 3~4년 전 ‘친북한’에서 ‘친한국’ 성향으로 돌아선 방글라데시 소재 미국 연방준비은행 방글라데시 지점(방글라데시 국립 중앙은행)을 해킹, 8100만 달러를 빼 가는 등 미국 및 친미 국가들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의 군사기밀을 총괄하는 국방부가 대부분의 기밀문서를 해킹 당해, 전 세계의 미군 분포와 군사작전현황, 군사훈련내용, 신무기제작 현황 정보 등 극비에 속하는 모든 군사기밀을 일시적으로나마 북한군과 공유하는 충격적인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는 첩보전에서 미국이 북한을 당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실례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조석으로 변하는 트럼프를 믿지 않기에 트럼프가 앞으로 당장 해야 할 일은,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이후에 다시 시작하겠다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는 일이다.

그 때, 비로소 ‘대북 관계를 대화로 풀겠다’는 미국의 진의를 전 세계가 믿을 것이며 북한의 도발 필요성도 없어져 미국이 내심 바라는 북미 대화의 길이 열릴 것이다.

북미 대화가 이루어진다면, 그에 발 맞춰 문재인 대통령은 그간 미국의 몽니로 불가능했던 남북정상회담도 성사된다.

트럼프는 대북 대화로 3억 미국인들의 생명을 구하는 평화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북한과 미국이 동시에 파멸할 3차대전을 택할 것이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기로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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