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이오비 칼럼니스트

 

 

KakaoTalk_20161114_023912985.jpg

 

 

한대수씨를 인터뷰 했던 날 그는 나와 동행하는 지인에게 맥주를 부탁했고 그의 집에서 인터뷰가 진행될 예정이기에 흔쾌히 그를 위해 잭슨하이츠에서 술을 샀다. 미국맥주를 좋아한다며 다른 브랜드를 완강히 거부한 그에게 왜? 미국맥주냐고 물었다. 흔히 말하는 나쁜 짓일수도 있겠지만 첫 경험이기에 또렷한 느낌 때문 아니었을까. (가장 외롭고 방황했던 고교시절의 추억이 각인된 듯 했다.)

 

그의 뉴욕 이주행은 알려진대로 끔찍한 딸바보 아빠로서 오로지 양호를 위한 결정이었다. 공립학교에 다니는 양호는 어려서부터 영어 한국어가 능통하고 이제 엄마 옥산나에게 러시아어를 조금씩 배우는 재능이 많은 아이지만 아침 8시에 나가서 밤 8시가 되어야 들어오는 한국식 교육에 피곤한 열살이었고 양호의 친구는 밤 10시에 들어온다고 하니 이러다간 아이 잡겠다는 생각에 쉽지 않은 이주를 아내와 오랜 의논끝에 결정했다고 한다.

 

 

KakaoTalk_20161029_214716992.jpg

 

 

1년 정도 먹고 살 정도의 돈을 준비했다 해도 여전히 한국에서 그의 명성(名聲)으로 돈 안내도 밥값을 식당주인들이 대접해주고 팬들이 밥을 사주던 그때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을까. 모든 걸 내려놓고 왔지만 흔히 말하는 명성이라는 것에 본인은 후회가 없다 말한다. 딸의 행복을 위해서.

 

평범한 가정의 자녀들이 알 수 없는 유년(幼年)의 아픔이 있었고 그렇게 락의 정신은 탄생했다. 집에 스테이크가 있고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있었던 누구보다도 유복한 아이였지만 부모님이 없었다. 친구들이 부모님과 함께 할 때 혼자였고 그 상처는 클래식만 공부하고 ‘목포의 눈물’ 기타연주를 친구에게 듣고 새로운 세상을 열게 된 계기였다.

 

 

KakaoTalk_20161114_023808721.jpg

 

KakaoTalk_20161114_023859990.jpg

 

 

백일이 되기 전에 아버지는 실종되셨고 그래서 아버지의 얼굴을 모르고 살다 나중에 다시 만났던 이야기는 너무 큰 아픔이라 조심스러웠다. 열 여덟에 자신을 낳은 어머니는 아버지의 실종 후 몇 년이 지나 재혼해서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그는 지금도 자신의 정열과 건강함이 어머니가 젊어서 출산을 해서 그런가 보다며 웃으며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어린 시절 그 충격과 상실감이 얼마나 컸는지 절대 자신의 딸만은 아프게 하고싶지 않아 모든걸 버리고 뉴욕행을 결정했다.

 

 

KakaoTalk_20161029_214723436.jpg

 

 

인터뷰하는 내내 그의 락정신과 뛰어난 학업에 감탄했다. 모든 락은 아픔에서 출발한다며 존 레논을 비롯하여 알 수도 없는 수없는 락의 역사를 설명하는 그를 보면 나이를 의심케 한다. 끊임없이 아버지를 관심과 사랑을 원하는 딸은 한시간 반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칭얼거리지만 아버지라는 이름의 사람은 절대 짜증을 내지 않고 마시던 맥주도 그만하고 아이의 저녁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만난 한대수는 양호를 위한 아버지로서 완벽했다. 그래서 먹고 살 걱정을 하는 그는 한인 라디오 방송국의 DJ부터 워렌버핏과의 런치처럼 여행상품까지 여러번 도전을 했고 “정 안되면 택시기사가 why not?”이라고 웃으며 말한다. 나는 어쩌면 음악가로서 성공한 한대수보다 가족을 위한 가정을 지키기 위한 가장을 만났는지 모르겠다.

 

 

KakaoTalk_20161029_214742439.jpg

 

 

* ‘글로벌웹진’ 뉴스로 칼럼 ‘Obi Lee's NYHOTPOINT’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lita

 

  • |
  1. KakaoTalk_20161029_214716992.jpg (File Size:49.9KB/Download:67)
  2. KakaoTalk_20161029_214723436.jpg (File Size:92.6KB/Download:50)
  3. KakaoTalk_20161029_214742439.jpg (File Size:110.4KB/Download:47)
  4. KakaoTalk_20161114_023808721.jpg (File Size:89.9KB/Download:50)
  5. KakaoTalk_20161114_023859990.jpg (File Size:83.5KB/Download:49)
  6. KakaoTalk_20161114_023912985.jpg (File Size:83.1KB/Download:42)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평창’ 가려다 ‘평양’ 간 사람들 file

    이름 비슷해 실수 속출     Newsroh=로빈 칼럼니스트     "여기가 평양이라구요? 평창 가려했는데..ㅜ"     2018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과 북한의 수도 평양이 흡사한 이름탓에 세계인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기 전만해도 평창은 국제...

    ‘평창’ 가려다 ‘평양’ 간 사람들
  • 구글이 기대하는 VR과 AR file

    Newsroh=이오비 칼럼니스트         몇 년전부터 가상현실을 체험하기 위한 VR기기들이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 물밀듯 쏟아지고 있다. 브랜드도 다양하고 가격대, 성능도 천차만별(千差萬別)이다. 이젠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VR, AR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가상현...

    구글이 기대하는 VR과 AR
  • 북한 ICBM 발사 성공, 미국 ‘패권주의’가 깨지고 있다

    [시류청론] 대북관계, 새로운 인식 필요한 한미 정부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이 지난 달 말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을 발사한 후, 성명을 통해 “오늘 비로소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케트 강국 위업이 실현되었다”고...

    북한 ICBM 발사 성공, 미국 ‘패권주의’가 깨지고 있다
  • 영국함대가 거문도를 점령한 까닭 file

    문장가의 섬, 민족 수난의 섬 거문도 (2) 2차 조국순례 이야기     Newsroh=장기풍 칼럼니스트     영국군 묘지로 가는 언덕길에 거문초등학교가 있다. 영국군의 테니스장 자리다. 거문도 주민들은 건설작업에 참여하면서 일당으로 식품과 술 담배 설탕 등 진기한 서양음...

    영국함대가 거문도를 점령한 까닭
  • DACA 중단 이후의 새로운 드림 법안들 file

    [이민법 칼럼] DACA의 중단과 새로운 법안 발의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위일선 변호사(본보 법률자문) = 지난 9월 5일 트럼프 행정부는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대로 2012년부터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추진해 온 청소년추방유예 조치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그...

    DACA 중단 이후의 새로운 드림 법안들
  • '가정은 성이다'는 옛말, 주택 보안 필요

    [생활칼럼] 보안장치 설비 주택은 매물 경쟁서도 유리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제가 한 두번 주택 보안 장비의 중요성에 관하여 칼럼을 방송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매년 300만 개의 주택이 괴한의 침입을 받습니다. 물론...

    '가정은 성이다'는 옛말, 주택 보안 필요
  • 미국 대학 토플 규정은 대학마다 달라

    [교육칼럼] 조기 유학생 등 애매한 경우 학교 요구 따라야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학생의 일반적인 학습 수행 능력을 측정하고자 고안된 것이 SAT라고 한다면 토플이란 TOEFL, 즉 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의 약자로서 말 그...

    미국 대학 토플 규정은 대학마다 달라
  • 카네기홀과 세종솔로이스츠 file

    Newsroh=이오비 칼럼니스트         뉴욕에 살면서 '세종솔로이스츠'라는 이름은 자주 들어왔지만 그 배경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는데 지난 3일 카네기홀에서의 연례갈라콘서트를 통해 어느 정도 궁금증을 해소(解消)할 수 있었다. 1992년 강효 줄리어드 음대교수는 아스...

    카네기홀과 세종솔로이스츠
  • 문장가의 섬, 민족 수난의 섬 거문도 (1) file

    2차 조국순례 이야기     Newsroh=장기풍 칼럼니스트         흑산도를 나와 점심 무렵 목포에 도착했다. 3년 반 전 70일간 배낭여행 때 알게 되어 변함없이 교류해 온 벗님이 반갑게 맞이해주어 싱싱한 생선회를 대접받고 곧바로 시외버스편으로 여수로 출발했다. 여수...

    문장가의 섬, 민족 수난의 섬 거문도 (1)
  • 길 잃은 외계인을 도와준 할아버지 file

    별나라형제들 이야기(15)     Newsroh=박종택 칼럼니스트         오늘은 저자가 30대 나바호족 인디언을 농구장 스탠드에서 만나 대담한 내용이다. 그 남자는 농구 팬이었고, 그 날은 그 지역 고등학교 농구팀이 경기하는 날이어서 두 사람은 농구 경기를 보면서 이야기...

    길 잃은 외계인을 도와준 할아버지
  • 우포 갈대숲 file

    우포 갈대숲 [시선]   호월(올랜도 거주 과학시인)   물 위에 뜬 달 잔물결에 슬슬 풀어져 녹고 있다   갈대가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서걱거리며 갈대숲 요정이 귀가하는 소리 갈대숲에는 방게도 갯지렁이도 밀물도 썰물도 비릿한 짠 내도 살랑 바람도 함께 산다   다시 ...

    우포 갈대숲
  • 74세 의병장 최익현 file

    2차 조국순례 이야기 모진 세월 검게 타버린 흑산도 (4)     Newsroh=장기풍 칼럼니스트     구한말 일제 침탈에 항거하여 순국한 면암(勉庵) 최익현(崔益鉉 1834~1907)은 1876년 병자수호조약 체결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려 흑산도에 유배당했다. 그가 4년간 유배된 곳은...

    74세 의병장 최익현
  • 마리차 강변의 추억 file

    ‘La Maritza’과 대동강변의 추억 유라시아의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35)     Newsroh=강명구 칼럼니스트         라~~라~ 랄 라라라 라라라, 라~~라~ 랄 라라라 라라라, 실비 바르탕의 ‘마리차 강변의 추억’의 후렴구를 흥얼거리면서 이 글을 읽어주기 바란다. 내가 마...

    마리차 강변의 추억
  • 어느 보석가공업자의 이야기 file

    별나라형제들 이야기(14)     Newsroh=박종택 칼럼니스트         이번에는 저자가 어느 유명한 인디언 보석가공업자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저자는 그로부터 다음과 같이 들었다고 했다.   “지금부터 6년 전 어느 여름이었어요. 하늘에 별들이 아름답게 빛나...

    어느 보석가공업자의 이야기
  • 천사의 섬에서 이뤄진 박해 file

    정약전 유배지를 가다 2차 조국순례 이야기-흑산도(3)     Newsroh=장기풍 칼럼니스트     www.ko.wikipedia.org     절해고도 흑산도에 25.4Km의 해안 일주도로가 개통된 것은 7년 전인 2010년 봄이다. 가파른 해안절벽을 따라 개통된 일주도로는 공사기간이 무려 30년 ...

    천사의 섬에서 이뤄진 박해
  • 백만송이 평화장미를 평양으로 file

    유라시아의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34)     Newsroh=강명구 칼럼니스트         불가리아에 들어와서 계속 ‘백만 송이 장미’라는 러시아 민요가 머리에 떠오르다가 오늘 제목을 이렇게 뽑았다. 발칸의 붉은 장미 불가리아는 세계 최대 장미 산지이다. 최고의 장미 오일...

    백만송이 평화장미를 평양으로
  • 세 전역 군인들의 회상 file

    별나라형제들 이야기(13)     Newsroh=박종택 칼럼니스트         오늘은 “별나라 사람들과의 만남” 이라는 책에 실린 50여 가지 사례들 중에 한 가지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저자는 세 명의 인디언을 만나서, 45년 전에 겪었던 UFO 목격담(目擊談)을 기록하였다. 당시...

    세 전역 군인들의 회상
  • 모진 세월 검게 타버린 흑산도 (2) file

    2차 조국순례 이야기     Newsroh=장기풍 칼럼니스트         나는 언덕길에서 작은 전동차를 타고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진리로 가는 길과 그곳의 민박집을 물었다. 당신을 따라 오라고 하신다. 민박집으로 가니 주인이 출타(出他)중이다. 할머니는 자기 집에서 기다리라...

    모진 세월 검게 타버린 흑산도 (2)
  • 소피아는 리듬을 타고 file

    유라시아의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33)     Newsroh=강명구 칼럼니스트     내 마음 갈대와 같아서 가는 나라마다 그 나라에서 다른 사랑에 빠져서 헤어질 때마다 곤욕(困辱)을 치르곤 한다. 내가 사랑에 약한 사람이다. 세르비아와의 사랑은 지독한 것이었다. 세르비...

    소피아는 리듬을 타고
  • 달라스 이민 50주년?

        달라스 이민 50주년? “잘못된 역사 재단, 바로잡아야 한다”   ○‥1966년 8월 15일에 교회 창립했는데 1967년이 이민 첫해? ○‥달라스 한인사회의 책임있는 이민역사 규명 필요     [i뉴스넷] 최윤주 발행인 editor@inewsnet.net     아랍어의 ‘알(Al)’은 영어의 ‘더(T...

    달라스 이민 50주년?